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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이야기

종가 소개

종가와 문중

종가(宗家)의 사전적 의미는 ‘한 문중에서 맏아들로만 이어 온 큰집’이다. 종가는 종법(宗法) 제도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적장자 상속을 통해 대대로 이어져 나가는 대종(大宗)과 대종의 집안에서 갈라져 나간 소종(小宗)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시조로부터 적장자로 이어진 대종가(大宗家)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의 개별 종가는 중시조(中始祖)로부터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종가는 일반적으로 파종가(派宗家)라 할 수 있다.


한편, 문중(門中)은 동성동본의 가까운 집안으로, 공동의 조상을 지닌 자손들이 조상의 제사를 목적으로 조직한 부계 혈연집단을 말한다. 일명 종중(宗中)이라고도 한다. 문중은 공동으로 조상숭배 예식을 거행하며 조상에 관계된 건물이나 유적을 수리·보전하고 족보를 편찬하는 등 문중 제반의 일과 구성원 간의 결속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

퇴계 종가

종가의 역할과 구성

퇴계 사당

종가의 역할은 단순히 맏아들이 대를 이어 집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종(宗)의 문자적 의미에는 ‘시조의 적장자’라는 뜻 이외에 ‘사당’ 혹은 ‘제사 지내다’라는 뜻이 있다. 즉, 종가는 불천위(不遷位)를 모시는 집안으로서의 큰집이다. 불천위란 나라에 큰 공이 있거나 학덕(學德)이 높은 인물에 대해 신주를 사당에 영구히 두고 제사 지내도록 허락된 신위를 말한다. 시조가 아니더라도 불천위가 되면 독자적인 종을 형성하여 종가가 되는 것이며, 불천위 제사를 지내는 것은 종가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무이다.


종가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대를 이은 종손(宗孫)과 그 아내인 종부(宗婦)이다. 종손은 종가의 혈통을 계승하고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으로서 문중을 대표하고 문제를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다. 따라서 종가에 대를 이을 자손이 없으면 양자를 통해서 대를 잇게 하였다. 종부는 종가의 맏며느리로서 ‘조상의 제사를 받들고 손님을 접대하는[奉祭祀接賓客]’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가계 계승을 위해 적자를 생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처럼 종손과 종부는 가문 유지를 위한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각별한 대우를 받았으나, 현재는 그러한 관념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

종가의 의미와 가치

천위로 추대된 조상으로부터 성립된 종가는 선조의 업적과 덕망을 이어받아 종가로서의 정통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


종가는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실천해 오고 있다. 먼저, 유교 문화를 중시하는 조선 사회에서 가례에 따라 제례를 행하는 종가의 존재는 문화적 자부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편이 되었다. 제사를 통해 유학의 가르침을 따르고 효를 실천하는 것은 친족간의 결속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종가는 지역 사회 안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여 사회적, 도덕적 책무를 다하였다. 상부상조의 미덕을 보여주고, 흉년으로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는 곳간을 열어 가난을 구휼해 주었다. 나아가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의리 정신을 바탕으로 국난을 극복하는 데 모범이 되었다. 변란이 일어났을 때는 의병 운동의 선두에 있었고,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하는 데 앞장섰다.

종가가 보여주는 사회적 기능은 특히 영남지역 종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16세기 이후 영남지역에서는 퇴계를 중심으로 학파가 형성되어 성리학의 예학에 따라 조상의 제사를 받들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제사의 장자 상속을 강화하여 종가문화를 발전시켰다. 영남지역 중에서도 경북 북부의 안동은 퇴계의 학맥과 혼반(婚班)을 통해 명문 종가를 형성해갔다. 향약공동체로서 나눔을 실천하고, 의리 정신으로 외침을 이겨낸 것이 모두 이 지역, 안동의 종가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종가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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