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위로 추대된 조상으로부터 성립된 종가는 선조의 업적과 덕망을 이어받아 종가로서의 정통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
종가는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실천해 오고 있다. 먼저, 유교 문화를 중시하는 조선 사회에서 가례에 따라 제례를 행하는 종가의 존재는 문화적 자부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편이 되었다. 제사를 통해 유학의 가르침을 따르고 효를 실천하는 것은 친족간의 결속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종가는 지역 사회 안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여 사회적, 도덕적 책무를 다하였다. 상부상조의 미덕을 보여주고, 흉년으로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는 곳간을 열어 가난을 구휼해 주었다. 나아가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의리 정신을 바탕으로 국난을 극복하는 데 모범이 되었다. 변란이 일어났을 때는 의병 운동의 선두에 있었고,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하는 데 앞장섰다.
종가가 보여주는 사회적 기능은 특히 영남지역 종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16세기 이후 영남지역에서는 퇴계를 중심으로 학파가 형성되어 성리학의 예학에 따라 조상의 제사를 받들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제사의 장자 상속을 강화하여 종가문화를 발전시켰다. 영남지역 중에서도 경북 북부의 안동은 퇴계의 학맥과 혼반(婚班)을 통해 명문 종가를 형성해갔다. 향약공동체로서 나눔을 실천하고, 의리 정신으로 외침을 이겨낸 것이 모두 이 지역, 안동의 종가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종가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