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 이승학(李承鶴) 간찰(簡札) 3 고문서-서간통고류-서간 개인-생활-서간 庚寅臘月十八 父 寄光兒 庚寅臘月十八 李承鶴 李光秀 전남도청(2020년 구입 의병자료) (재)한국학호남진흥원 1890년 12월에 이승학(李承鶴)이 아들 이광수(李光秀)에게 경학(經學)의 진척과 학문을 독려하는 내용을 전한 간찰. 1890년 12월에 이승학(李承鶴)이 아들 이광수(李光秀)에게 경학(經學)의 진척과 학문을 독려하는 내용을 전한 편지이다. 편지 서두에는 그리움을 표하고 안부를 묻는 내용을 적었다. 넉 달 동안 서울에 있으면서 얼굴도 보지 못하고 편지도 받지 못해 그리움이 깊다고 전하며 할머니와 어머니를 모시면서 사는 생활은 어떠하며, 경서(經書) 공부에 대한 진척을 상세히 물었다. ?시경(詩經)?은 다 마쳤는지, 그 책을 마쳤다면 ?상서(尙書)?를 읽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책을 읽고 있는지, 그동안 몇 권이나 독파했는지를 물었다. 또 동무들과도 함께 공부하면서 모범이 되고 있는지 물으며 학문을 독려했다. 이어 독서의 즐거움과 중요성에 대해 논하며 재차 학문에 힘쓰기를 바란 내용이 보인다. 독서는 무한한 즐거움이라고 하면서 선대가 이뤄놓은 것을 넓히고 짧은 시간도 낭비하지 말고 힘쓴다면 모든 일이 실상을 따라 나아갈 것이라고 하였다.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오랫동안 행하다 보면 식색(食色)과 같은 욕망을 좇는 삶에서 멀어져 조금씩 진보가 될 것이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유유범범(悠悠泛泛) 하여 이룬 것이 없을 것이라고 하며 학문에 힘쓰도록 하였다. 또 사람은 아버지나 스승, 어른이 옆에 있을 때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으나 홀로 있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맹자(孟子)가 구방심(求放心)을 말했고, ?대학(大學)?에서 성의(誠意)를 강조했으며, ?중용(中庸)?에서 근독(謹獨)의 중요성을 표했다는 것이다. 경학(經學)에서 이른 이 말들을 한마디로 하자면 '진실한 자리'라고 하면서 아버지가 곁에 없는 지금을 경계하고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장성(長城) 하사(下沙) 편으로 편지를 붙인다고 말을 덧붙이며 편지를 마쳤다. 이승학(1857∼1928)의 본관은 전주(全州)로, 양녕대군(讓寧大君)의 후손이며, 자는 자화(子和), 호는 청고(靑皋)이다. 전남 담양(潭陽) 장전리(長田里)에서 출생하였다. 아버지는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인 진사 이최선(李最善)이고, 이승학 본인도 기정진의 문하에서 배웠다. 을미사변(乙未事變) 때 팔도에 격문을 보내어 의병을 일으키기도 했다. 문집으로 ?청고집(靑皋集)? 4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