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에서 눈을 읊다 6수 安邊詠雪【六首】 땅을 둘러싼 두터운 구름 얼어서 걷히지 않고말발굽 눈을 뚫고 가는 소리 우레처럼 진동한다유인의 찻잔엔 얼음이 –원문 1자 결락100)-공자의 화로엔 불이 재로 변했구나눈 덮인 소나무 푸른 빛 더하고기운 연이어진 –원문 2자 결락- 요란함을 돕네음만 있는지라 그야말로 삼동 추위이니단지 봄이 북두자루 따라 돌아오길 기다리노라하룻밤 사이 뜰에 만곡의 소금 쌓였으니101)촌거 살림살이 이미 청렴에 어긋나는구나행인은 길을 잃고 새벽에 말 채찍 휘두르고시인은 산을 보며 저물녘에 발을 걷네옥 같은 눈 구슬 같은 먼지가 흰빛을 다투고떨어지는 꽃 흩날리는 버들개지 매우 가늘어라시 읊조리는 혼 맹렬한 추위에 몹시 제압되니새로운 시 읊고자 해도 입이 재갈을 물린 듯하여라눈 파묻힌 변방 산에 뾰족한 봉우리 사라질 듯하니추운 기상이 어쩌면 그리도 매서운가옥루엔 소름 돋도록 추위가 가득하고은해는 어른거려 시야가 어지럽네102)산봉우리 모두 희게 된 것 애석하나송백이 홀로 푸른 것 매우 어여뻐라나라에서 바닷물 끓인 것 매우 늦었다 탄식했는데하늘이 우리 백성을 위해 이미 소금을 뿌려주었구나하늘과 땅 맑고 맑아 티끌 하나 없고육지와 물 희고 희어 옥구슬 흩어지누나땅에 들어간 누리알 어찌 찾아낼 것 있으랴구름 닿도록 자라날 보리 북돋울 필요 없네103)잠깐 속이니 문 앞 버들 여전히 눈 찡그리고몰래 질투하니 뜰안 매화 아직 뺨 펴지 않았네104)멀리서 생각노니, 호산은 발목이 잠길 정도로 깊숙하니군대는 그 언제나 괴수를 섬멸했다 알려올거나납월에 흩날리는 눈꽃 특이한 상서이니바람에 나부끼는 수 많은 눈송이 행랑에 들어오네너의 일편단심과 교결함 다투니나의 양 귀밑머리 더 희끗해졌어라월나라 개 짖는 소리 무리를 이루니105) 참으로 가소롭고영 땅의 노래에 화답하기 어려운들106) 또한 무슨 상관이랴산촌을 비추는 밤 중의 밝은 빛 덕분에큰길에 승냥이 이리 버티고 있을까107) 근심하지 않노라내년이 백곡이 풍년들지 알고자 한다면겨울에 내린 눈이 해충을 누르는지 살펴보라아름다운 벼 상서를 드러내자 한 왕조가 중흥했고108)가뭄의 재앙 제거되자 성탕을 칭송했지109)남만 바다의 운무 활짝 걷힌 것을 보니기자 나라의 온 백성 뛸 듯이 끼뻐하네예로부터 운수가 막히면 다시 트이는 법이니하늘의 뜻 사람의 계책 모두 선함을 얻었구나 匝地頑雲凍不開馬蹄衝雪動乾雷幽人茶椀氷【缺】合公子薰爐火易灰景壓霜松添鬱翠氣連【二字缺】助喧豗孤陰正耐三冬冷直待春隨斗柄回一夜庭堆萬斛塩村居生計已傷廉行人迷路揮晨策騷客看山捲暮簾玉雪瓊塵爭皜皜落花飛絮好纖纖吟魂苦被寒威制欲唱新詞口似鉗雪壓關山欲沒尖凌凌氣像一何嚴玉樓起粟饒寒凜銀海生花眩視瞻可惜峰巒皆白首最憐松栢獨蒼髥公家煮海嗟何晩天爲吾民已播塩乾坤瑩瑩絶塵埃川陸皚皚散珮瑰入地遺蝗何用捕連雲宿麥不煩培乍欺門柳猶嚬眼暗妬庭梅未破腮遙想胡山深沒脛元戎何日報殲魁臘月飛花是異祥風飄萬點入回廂與子片心爭皎潔添吾雙鬢作蒼浪越吠成羣眞可笑郢吟難和亦何傷賴得山村照夜白不愁當道有豺狼要識明年百穀穰試看冬雪壓螟蝗嘉禾呈瑞興劉漢旱魃除灾頌聖湯蠻海雲烟瞻霽豁箕邦民物喜翶翔從來否運還成泰天意人謀兩得臧 원문 1자 결락 원문은 '【缺】合'이다. '合'은 원문의 문제로 번역하지 않았다. 만곡의 소금 쌓였으니 눈이 많이 내린 것을 가득 쌓인 소금에 비유한 것이다. 당나라 이백의 시에 "오나라 소금이 꽃처럼 쌓였는데 백설보다도 더 깨끗하다.[吳鹽如花皎白雪.]"라고 하여, 눈을 소금에 비겼다. 《李太白集 卷6 梁園吟》 옥루는……어지럽네 옥루(玉樓)는 어깨를 가리키고 은해(銀海)는 눈을 가리키는 말로, 너무 추워서 어깨에 소름이 돋고 눈이 어른거린다는 뜻이다. 송나라 소식(蘇軾)의 〈눈 내린 뒤 북대의 벽에 쓰다[雪後, 書北臺壁]〉 시에 "얼음이 옥루에 얼어붙어 추위로 소름이 일고, 빛이 은해를 흔들어 어지럽게 어른거리네.[凍合玉樓寒起粟, 光搖銀海眩生花.]"라고 하였다. 땅에……없네 눈이 많이 와서 보리농사가 잘 될 것이라는 뜻이다. 소식의 〈눈 내린 뒤 북대의 벽에 쓰다[雪後, 書北臺壁]〉 시에 "누리 알이 땅속으로 응당 천자나 들어갈 터이니, 보리가 구름에 닿는 집 몇 집이나 되려나.[遺蝗入地應千尺, 宿麥連雲有幾家?]"라고 하였는데,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고 하여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보리농사가 잘 된다는 말이 있다. 《蘇東坡詩集 卷12》 《農政全書 卷11 占候》 잠깐……않았네 눈이 버들을 속이고 매화를 질투하여,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봄에 처음 돋아난 버들은 사람이 잠에서 막 깨어나 눈을 뜬 것과 같다는 이유로 '유안(柳眼)'이라 하고, 한창 부풀어 오르는 매화의 꽃봉오리는 아름다운 여인의 뺨과 같다는 이유로 '매시(梅顋)'라고 한다. 송나라 이청조(李清照)의 사(詞) 〈접련화(蝶戀花)〉에 "따스한 햇살 맑은 바람이 처음으로 추위를 깨뜨리니, 버들 눈과 매화 뺨, 벌써 춘심이 동하누나.[暖日晴風初破凍, 柳眼梅腮, 已覺春心動.]"라고 하였다. 월나라……이루니 월(越) 지방은 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눈이 한번 내리면 개들이 마구 짖어 댄다고 한다. 《柳河東集注 卷34 答韋中立論師道書》 영……어려운들 초나라 서울 영(郢)에서 노래를 잘하는 어떤 사람이 처음에 통 유행가인 〈하리파인(下里巴人)〉을 부르자 그 소리를 알아듣고 화답하는 사람이 수천 명이었는데, 나중에 〈양춘백설(陽春白雪)〉이라는 수준 높은 노래를 부르자 화답하는 사람이 수십 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文選 卷28 對楚王問》 큰길애……있을까 동한(東漢) 순제(順帝) 때 대장군 양기(梁冀)가 국권을 전횡하고 있었다. 장강(張綱)을 순안어사(巡按御史)로 임명하자 수레바퀴를 땅에 파묻으면서 말하기를 "승냥이와 늑대가 지금 큰길을 막고 있으니, 여우와 살쾡이 따위야 굳이 따질 것이 있겠는가.[豺狼當路 安問狐狸]"라고 하고는 곧바로 당시의 권간(權奸)인 대장군 양기(梁冀)를 탄핵하면서 그가 속으로 임금을 업신여긴 15조목의 일을 열거하여 경사(京師)를 진동시켰다. 《後漢書 卷56 張綱列傳》 아름다운……중흥했고 한나라 광무제(光武帝)가 태어날 때 아름다운 벼가 한 줄기에 아홉 이삭이 달려 크게 풍년이 들자 이름을 수(秀)라고 지었다고 한다. 광무제는 왕망(王莽) 정권을 무너뜨리고 한나라 유씨(劉氏) 왕조를 중흥하여 후한(後漢)을 세웠다. 《後漢書 光武帝紀》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19 帝系部 嘉禾之瑞》 가뭄의……칭송했지 은나라에 여러 해 동안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탕왕(湯王)이 상림(桑林)에서 기도하며 여섯 가지 일로 자책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방에 큰비가 내렸다고 한다. 《荀子 大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