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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노첨 동망231)을 희롱하다 戲崔魯詹 東望 전생엔 제갈량이요 후생엔 그대이니옛사람과 지금 사람을 구분짓지 말라예로부터 〈양보음〉 읊기 좋아했으니지금도 여전히 따뜻한 봄을 만나길 원하네232) 諸葛前身子後身莫將分作古今人從古好爲梁甫詠至今猶願見陽春 최노첨 동망 최동망(崔東望, 1557∼?)으로, 본관은 통천(通川). 자는 노첨(魯瞻), 호는 재간(在澗)이다. 최립(崔岦)의 아들이다. 예로부터……원하네 〈양보음(梁甫吟)〉은 초나라 지방의 악부곡으로, 제갈량(諸葛亮)이 출사하기 전에 즐겨 읊었던 노래이다. 또 당나라 이백(李白)의 〈양보음〉 시에 "길게 양보음을 부르노니, 어느 때나 양춘을 볼거나.[長嘯梁甫吟, 何時見陽春.]"라고 하여, 지사(志士)가 임금의 지우를 입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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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문268)에 머물며 무지개를 보다 留薊觀虹 한쪽에는 석양 비치고 한쪽에는 비 내리는데갑자기 긴 무지개가 푸른 하늘에 걸렸누나옥황상제가 내 사행길 힘든 줄 아시고는특별히 공중에 무지개다리 놓아 주었구나 一邊殘照一邊雨忽有長虹掛碧霄玉皇知我乘槎苦特許空中架彩橋 계문(薊門) 북경의 덕승문(德勝門) 밖의 지역으로, 북경으로 들어가는 관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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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생각하다 2수 憶慈親【二首】 편지를 써서 어머니께 알려드리니나랏일 마쳐야 이 아들 비로소 돌아갑니다세밑에서야 집에 돌아갈까 걱정 마소서행장에 그래도 촘촘히 꿰맨 옷 있습니다269)해가 긴 여름 오월에 막 객이 되었는데보름달 뜬 중추절에도 아직 돌아가지 못했네이르노니, 서풍이여 급히 불지 말라추워져도 다시 겨울옷 받지 못하니 裁書爲報慈親道王事休來兒始歸莫畏還家落歲暮行裝猶有密縫衣日長夏五初爲客月望中秋尙未歸爲報西風吹莫急寒來不復授寒衣 행장엔……있습니다 어머니가 먼 길을 떠나는 자식을 위하는 마음을 형용한 것이다. 당나라 맹교(孟郊)의 〈유자음(遊子吟)〉시에 "자애로운 어머니 손안의 바느질한 실올은,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몸에 걸칠 옷이라오. 떠나갈 때에 임하여 촘촘히 꿰매신 것은, 마음속에 더디 돌아올까 염려해서이네.[慈母手中線, 遊子身上衣. 臨行密密縫, 意恐遲遲歸.]"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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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참의에 대한 만시 趙參議輓 그대 형님은 나에게 장인뻘이요그대 아우는 나보다 한 살이 많지옛날 호서에서 사별할 때 흘닌 눈물 생각나니지금 또 옷깃 적실 줄 어찌 알았으랴 令兄爲我丈人行賢季於吾一歲强憶昔湖西死別淚豈知今日又霑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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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3 卷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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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箋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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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이 건강이 좋지 않아 죄인을 사면하는 교서를 반포하는 글 中殿失寧頒赦文 잘못이 없이 재액에 걸렸으니약을 쓰지 않는 기쁜 일1)을 점치지 않아도 알아라.선을 쌓아 넘치는 경사가 있으리니이에 사생2)의 은혜를 미뤄 넓혔어라.함께 살면서그들이 다시 시작하게 하려는 것이네.삼가 생각건대, 일찍이 건도와 짝하여끝내 곤의를 바르게 하였어라.유정한 덕3)을 드러내니모두들 천년 뒤의 태사4)라고 칭하였네.공은 사직에 남아 있으니십난 가운데 읍강5)에 부끄럽지 않아라.하늘이 명복의 반포를 시행하였고백성들이 복록의 노래를 널리 전파하였네.어찌 생각이나 했으리, 세자6)가 문안드리다가7)왕비께서 건강이 좋지 않다고 갑자기 전할 줄을.한 달 넘게 병으로 앓아산천도 규벽8)에 응하지 않았어라.그때 혹한의 날씨라인삼, 복령의 탕약도 도움이 되지 못하였네.이에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오랫동안 질곡의 고통당한 것을 생각하였어라.죄가 있건 없건 간에모두 천지에서 같은 기를 받았으니임금이 되건 백성이 되건똑같이 몸에 질병의 아픔이 있누나.만약 억울한 원망이 있다면어찌 천지에 감통하리오.이에 백성의 부모된 마음으로자제들의 허물을 기록하지 않으리.법에 오형이 있으니비록 큰 죄는 반드시 죽이라고 하였어도,여덟 가지를 따져본9) 뒤에 권도를 따라마땅히 잡범은 용서해 주어야 한다.오호라! 죄가 의심스럽거든 가볍게 처리하고공은 의심스럽거든 무겁게 처리하라10) 했으니온 삼한이 은혜를 함께 받도록 하라.어그러진 기는 재앙을 이르게 하고온화한 기운은 상서로움을 이르게 하니백성들과 함께 장수의 지경에 오르게 하노라.그러므로 이에 교시하나니마땅히 자세히 알 것이라 생각하노라. 无忘1)罹災未卜勿藥之喜積善有慶玆推肆眚之恩欲其幷生與之更始恭惟夙配乾道終正坤儀德著幽貞咸稱千載後太姒功存社稷不愧十亂中邑姜天申命服之頒民播福履之詠何圖鶴駕之問寢遽報翟幃之愆和月餘彌留山川未應於圭壁時當嚴沍湯劑無賴於蔘苓爰思囹圄之囚久被桎梏之苦有罪無罪同受氣於生成作君作民均在身之疾痛苟有冤怨何能感通肆以父母之心不錄子弟之過五刑有法雖大憝之必誅八議從權宜雜犯之見宥云云嗚呼罪疑惟輕功疑惟重擧三韓共沐恩波乖氣致灾和氣致祥與百姓同躋壽域故玆敎示想宜知悉 잘못이……일 《주역》 〈무망괘(无妄卦) 구오(九五)〉에 "아무런 까닭이 없이 걸린 병이니, 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 희소식이 있으리라.[无妄之病, 勿藥有喜.]"라고 하였다. 사생 사생(肆眚)은 무의식적으로 범한 실수나 상황이 불운해서 지은 죄는 용서하여 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유정한 덕 유한정정(幽閑靜貞)의 준말로 곧 왕비의 정숙한 덕을 말한다. 태사 문왕의 부인이나 무왕의 어머니이다. 십난……읍강 난(亂)은 치(治)의 뜻으로, 주 무왕(周武王)에게 난신(亂臣) 10인이 있었는데, 그중에 무왕의 처 읍강(邑姜)이 들어 있다. 《書經 泰誓》 새자 '학가(鶴駕)'는 《열선전(列仙傳)》에 "주영왕(周靈王)의 태자(太子) 진(晉)이 흰 학을 타고 칠월 칠일 산봉우리에 두어 날을 머물다 떠나갔다."라고 하였는데, 뒷사람이 태자의 행차를 이르게 되었다. 여기서는 태자를 가리킨다. 세자가 문안드리다가 선조의 계비 인목왕후(仁穆王后)와 세자 광해군을 가리킨다. 규벽 신명(神明)에게 제(祭)를 올릴 때 폐백으로 쓴 것인데, 무왕(武王)이 병이 들자 주공(周公)은 규벽을 가지고 제를 지내면서, 자신이 대신 죽게 해 달라고 하늘에 기도하였다. 여덟 가지를 따져본 형벌을 적용할 때 감안해 주는 여덟 가지 경우를 말한다. 첫째는 의친(議親)인데, 황제의 단문(袒免) 이상의 친족과 황태후의 시마(緦麻) 이상의 친족 및 황후의 소공(小功) 이상의 친족이 해당된다. 둘째는 의구(議舊)인데, 옛 친구가 해당된다. 셋째는 의현(議賢)인데, 큰 덕행이 있는 사람이 해당된다. 넷째는 의능(議能)인데, 큰 재주와 공업(功業)이 있는 사람이 해당된다. 다섯째는 의공(議功)인데, 큰 공훈이 있는 사람이 해당된다. 여섯째는 의귀(議貴)인데, 직사관(職事官)은 3품 이상, 산관(散官)은 2품 이상, 급작(及爵) 1품이 해당된다. 일곱째는 의근(議勤)인데, 큰 노고가 있는 사람이 해당된다. 여덟째는 의빈(議賓)인데, 선대(先代)의 후손으로 국빈(國賓)이 된 자가 해당된다. 《唐律疏議 名例》 죄가……처리하라 《서경》 〈대우모(大禹謨)〉에 법관인 고요(皐陶)가 순(舜) 임금의 살리기 좋아하는 덕을 찬양하면서 "죄가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가벼운 쪽으로 처벌하고, 공이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중한 쪽으로 상을 주었다. 그리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기보다는 차라리 형법대로 집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감수하려고 하였다.[罪疑惟輕 功疑惟重 與其殺不辜 寧失不經]"라고 하였다. '忘'은 '妄'의 오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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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역적 허균이 복주된 것을 하례하는 전문 昌原賀逆筠伏誅箋 나라의 법은 상도(常道)가 있으니역적의 죄인을 어찌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리오.이에 왕업의 큰 토대가길이 반석같이 편안한 곳에 올리어질 것이라.무릇 보고 듣는 이들은모두 발을 구르며 춤을 출 것이라.삼가 생각건대, 덕이 견고한 상성께서중흥의 운을 만났어라.11)총애하는 은전이 자주 명에서 내려와스물네 글자의 휘호를 크게 받았어라.훌륭한 업적은 선대왕보다 많아서천만 대의 크나큰 계책을 성대하게 열었네.누가 감히 그 사이에 모반의 싹을 지녀서스스로 부월의 죽임으로 나아가랴.뜻밖에도 집안의 적자가또한 나라에 난신이 되었어라.모친이 돌아가셔도 상을 지내지 않으니이것이 차마 하는 것이요.자신은 죽음을 당해도 죄는 남거늘무엇이 괴로워 배반하는가.정상은 자술서에 이미 드러났으니대중들이 버림에 처형을 어찌 늦추리오.12)《춘추》의 군친을 해하려는 마음과 한법의 대역무도13)는너에게서 나왔으니 너에게로 돌아간다14)는 것이니 처벌해야 하네.오형을 두루 논하여 삼족을 아울러 멸해야 하니꾀를 냄에 공교로우면 그 꾀에 넘어간다15)는 경우의 밝은 증험이라.비록 그의 목숨이 여우 쥐처럼 미약하다고 해도나라에 있어서 그 경사 승냥이 이리를 없앤 듯하여라.삼가 생각건대 남쪽 고을의 백수 늙은이북궐 향하여 일편단심이라네.천세 부르며 축원하는데16)원로의 반열17)에 달려가지 못하지만해는 멀리 있고 하늘은 높으니해바라기의 정성은 시들지 않아라. 邦刑有常逆竪豈容乎網漏罪人斯得丕基永措於磐安凡在瞻聆無非蹈舞恭惟德固上聖運値中興寵典屢自天朝誕膺卄四字之徽號嘉績多于先烈蔚啓千萬歲之洪圖誰敢孽芽其間自就鈇鉞之戮不意家之賊子又於國爲亂臣母歿不臨喪是可忍也身死有餘罪何苦叛乎情狀旣露於自供誅討寧緩於衆棄春秋無將漢法不道出乎爾反乎爾之通辭五刑具論三族幷夷工於謀敗於謀之明驗雖渠命本微狐鼠在國慶若除豺狼伏念白首南州丹心北闕嵩呼華祝鴛鷺之班未趨日遠天高葵藿之傾不替 중흥의 운을 만났어라 중흥은 반정(反正)을 가리키니, 여기서는 인조의 반정을 이른다. 대중들이……늦추리오 《예기(禮記)》 〈왕제(王制)〉에 "사람을 시장에서 처형하여 대중들과 함께 그를 버린다.[刑人於市 與衆棄之]"라고 하였다. 춘추의……대역무도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장공(莊公) 32년조에 "장래에 군주나 부모에 대하여서는 배반하겠다고 생각만 하고 아직 실천에 옮기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용서받지 못하고 주살한다.[君親無將, 將而誅焉]'라고 하였으며, 같은 책 소공(昭公) 원년 조에 "군친(君親)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만약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때는 반드시 복주시켜야 한다.[君親無將 將而必誅焉]"라고 하였다. 한 고조(漢高祖)가, 항우(項羽)가 의제(義帝)를 강남(江南)에서 시해하자 대역부도라고 하였다. 《史記 高祖本紀》 너에게서……돌아간다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증자가 말하기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戒之戒之 出乎爾者 反乎爾者也]' 하였다."라고 하였는데, 선과 악은 자신이 남에게 베푼 대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뜻이다. 꾀를……넘어간다 《고문진보》 〈서오대곽숭도전후(書五代郭崇韜傳後)〉에서 "모략을 좋아하는 선비는 모략에 패망하고 변론을 좋아하는 선비는 변론에 패망한다.[好謀之士, 敗於謀, 好辯之士, 敗於辯.]"라고 하였다. 축원하는데 '화축(華祝)'은 화봉인(華封人)의 삼축(三祝)을 줄인 말로,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는 말이다. 화 땅을 지키는 사람[華封人]이 요 임금에게 수(壽)와 부(富)와 다남(多男)을 축원했다는 《장자(莊子)》 〈천지(天地)〉의 일화에서 유래하였다. 여기서는 다만 축원하였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원로의 반열 '원로(鴛鷺)' 원추새와 백로인데, 이 두 새는 모습이 한아(閑雅)하고 질서가 있다 하여 조정 반열에 늘어선 백관을 비유하는 말로 곧잘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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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李生)【유인(有仁)】에게 주는 편지 與李生【有仁】書 누추하고 궁벽한 곳에 거듭 방문해주시고 또 지은 글을 보여 주시니, 배움에 대한 뜻이 두텁고 논의가 넓음을 흠모하고 공경합니다. 기본이 이와 같으니, 수립하는 것의 어려움을 어찌 근심하겠습니까? 몹시 탄복할 따름입니다.다만 세상에서 이 일을 하는 자는 두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마음 지키기만을 전적으로 하는 자는 문자를 천하게 여기고 언사(言辭)를 풍부하게 하는 자는 본체를 소홀히 여기니, 이는 고금의 공통되는 근심입니다. 초학자는 다만 마땅히 옛 사람이 이루어 놓은 법을 준수하고 법도를 어기지 않아 견문을 넓히고 몸소 실천하며 몸소 실천하고 마음과 몸을 밝게 한 뒤에야 말을 하고 글을 이루어 선현(先賢)들에 부합하고 후세에 모범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육경(六經)의 전술(傳述)이 천하를 두루 방문한 뒤에 이루어졌고143) 두 책의 장구(章句)가 기유년(1189년)에 지어졌던 것144)이니, 도(道)가 무르익고 덕(德)이 이루어진 때에 말을 세운 것은 도가 행해지지 않은 뒤에 지은 것일 뿐만 아니라, 또한 한 글자라도 혹 잘못되어 후세 사람을 그르칠까 염려하였기 때문입니다. 비루하고 못난 견해로 평소 정한 것이 이와 같기 때문에 이에 감히 대략 언급하였습니다.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어진 그대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말에 병통이 있다면 깨우쳐 주시기를 바랍니다.그대가 지은 글 가운데 두세 군데 의문이 있는 곳에 모두 먹을 칠하여 표시하거나 각주를 달아 두었습니다. 비루한 견해가 맞는지 틀린지를 또한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부지런히 찾아와 주신 데 감격하여 광망함과 경솔함이 이러한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몹시도 부끄럽습니다. 봄이 저물기 전에 혹 직접 만나서 물을 수 있겠습니까? 重臨陋僻。又辱眎所製文篇。欽尙向學意篤。論議廣博。根基若此。何患樹立之難也。傾服傾服。但世之爲此事者有二病。專內守者賤文字。富言辭者忽本軆。此古今之通患。初學但當遵守古人成法。不違繩墨。聞見博而踐履實。踐履實而心體明。然後吐言成章。可以有符於往哲。垂法於來世。是以六經傳述。成於歷聘之後。二書章句。述於己酉之年。盖以言立於道熟德成之日者。非徒不行而後作也。亦恐一字或舛。以誤後人也。鄙拙之見。素定如此。故玆敢略及。未知賢意以爲如何。其言有病。幸相箴可也。賢述文字二三所疑處。皆以墨抹以標之。或有註脚。鄙見得失。亦可回敎。感惠顧之勤。狂率至此。愧仄萬萬。春未暮。或可面扣耶。 육경(六經)의……이루어졌고 '육경(六經)'은 유가(儒家)의 여섯 가지 경서를 말한다. 곧 《시경(詩經)》‧《서경(書經)》‧《예기(禮記)》‧《악기(樂記)》‧《역경(易經)》‧《춘추(春秋)》로, 공자가 천하를 주유한 뒤인 말년에 편찬하였다고 전해진다. 두……것 주희(朱熹)가 60세 되던 1189년에 《대학장구》와 《중용장구》를 완성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주희는 〈대학장구서〉와 〈중용장구서〉를 각각 1189년 2월과 3월에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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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생(文生)145)【사고(師古)】에게 주는 편지 與文生【師古】書 눈 속을 헤치고 찾아와 주신 일이 마치 어제의 일과 같습니다. 가르쳐 주시고 돌아봐 주시는 사이에 봄날이 이미 화창해졌는데, 이러한 때에 또 안부를 묻는 편지를 받고서 산 위의 높은 재(齋)에서 날마다 맑은 수양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저로 하여금 머리를 들고 정신이 향하도록 합니다.말씀하신 성복(成服)146)하였을 때의 제사는 예(禮)에 비록 별도로 마련된 글이 없기는 하나 조전(朝奠)은 습속을 따라 설행하더라도 정리(情理)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듯합니다.어육(魚肉)을 날것으로 쓰는 문제는 아마도 율곡(栗谷)을 따르는 것이 옛 뜻에 부합하는 것일 듯한데, 사계(沙溪)147)와 같은 분께서도 또한 습속이 오래되어 바꾸기 어렵다는 뜻을 면치 못하셨으니,148) 하물며 그 아래에 있는 자에 있어서이겠습니까?기름으로 지진 음식은 예를 따라야 함을 의심할 것이 없으니149) 예를 좋아하는 선비가 속세의 논의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누가 감히 시비하겠습니까?홀(笏)을 잡는 예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옛날에 선비는 대나무 홀을 사용하였으니 임금과 어른을 섬길 때 항상 이를 사용하였습니다.150) 지금 세속에서는 부모를 섬길 때 살아계실 적에 이미 이러한 의절(儀節)이 없으므로 율곡께서 간략함을 따르신 것이 아니겠습니까.축문(祝文)을 사르는 문제는 마땅히 주자(朱子)를 따르는 것이 옳으니, 《집설(集說)》을 따라서는 안 될 듯합니다.151)어제 선친의 기일에 곡을 하였기에 병든 정신이 다 소모되고 마음이 아득합니다. 급하게 쓰느라 격식을 갖추지 못합니다. 雪裏來訪。如昨日事。指顧之間。春日已和。此時又承存問。知山上高齋。日有淸修。令人首擡而神馳也。所喩成服之奠。禮雖無別設之文。仍朝奠從俗設行。似無大妨於情理耶。魚肉生用。恐從栗谷。爲得古意。而以沙溪亦未免習久難變之意。况出其下者耶。膏煎之物。從禮無疑。好禮之士。砥柱於俗論。則誰敢非是哉。執笏之禮。古者士用竹笏。事君事長之常用也。今俗事親。生旣無此節。故栗谷從簡耶。焚祝當從朱子爲正。集說恐不可從矣。昨哭先忌。病神頓喪。志意茫然。走草不一。 문생(文生) 문사고(文師古, 1637~1701)를 가리킨다. 본관은 남평(南平)이다. 부모의 상(喪)에 효성을 다하였으므로 효자로 이름이 났으며, 학문에도 힘을 쏟았다. 성복(成服) 상례에 있어서 대렴(大斂)을 마친 다음 날 복(服)에 따라 상복(喪服)을 입는 것을 말한다.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1548~1631)을 가리킨다. 사계(沙溪)는 그의 호.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희원(希元)이다. 이이(李珥)의 문인이다. 1578년에 학행(學行)으로 천거되어 창릉 참봉(昌陵參奉)이 된 뒤 정산 현감(定山縣監), 호조 정랑, 안성 군수(安城郡守), 형조 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예학(禮學)에 조예가 깊어 《상례비요(喪禮備要)》, 《가례집람(家禮輯覽)》, 《전례문답(典禮問答)》, 《의례문해(疑禮問解)》 등의 저술을 남겼다. 어육(魚肉)을……못하셨으니 《사계전서(沙溪全書)》 〈의례문해(疑禮問解)‧시제(時祭)〉에, "《주자가례(朱子家禮)》에서 말한 어육(魚肉)은 생어육입니까? 율곡(栗谷)은 생어육을 썼는데, 이를 따라서 행해도 무방합니까?[家禮 魚肉是生魚肉否 栗谷用生 遵此行之 無妨否]"라는 송준길(宋浚吉)의 물음에 대해, 김장생이 "《주자가례》에서 이른바 어육은 생어육이 아니라 바로 어탕(魚湯)과 육탕(肉湯)이네. 율곡이 생어육을 쓴 것은 비록 《서의(書儀)》에 근거한 것이지만, 《의례》 궤식례(饋食禮)와 다르기에 일찍이 집안 어른께 질문하고 우계(牛溪)께도 질문하였더니, 답하기를, '생어육과 숙어육(熟魚肉)을 함께 섞어 쓰는 것이 비록 고례이기는 하지만, 《주자가례》에 이르러서는 주자께서, 「연기(燕器)로써 제기(祭器)를 대신하고, 상찬(常饌)으로써 조육(俎肉)을 대신한다.」라 하셨으니, 생어육을 쓰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하였네.[家禮所謂魚肉 非生魚肉也 乃魚湯肉湯也 栗谷之用生 雖本於書儀 與儀禮饋食禮不同 嘗質于家庭 問于牛溪 答曰 參用生熟 雖是古禮 至於家禮 則朱子曰 以燕器代祭器 常饌代俎肉 則不用生 明矣]"라 하여, 제사에서는 생어육을 쓰지 않는다고 답한 내용이 보인다. 다만 그가 생어육을 쓰는 문제에 대해 습속이 오래되어 바꾸기 어렵다고 한 내용에 대해서는 미상이다. 기름으로……없으니 《의례주소(儀禮注疏)》 〈기석례(旣夕禮)〉에, "전물(奠物)로 쓰는 가루음식[糗]은 모두 기름으로 지지지 않는다.[凡糗不煎]"라 하였고, 이에 대한 주에 "기름으로 지지면 지저분하게 되므로 공경하는 것이 아니다.[以膏煎之 則褻非敬]"라 한 내용이 보인다. 홀(笏)을……사용하였습니다 '홀(笏)'은 천자 이하 제후‧대부‧사가 조복을 입거나 제례 등을 올릴 때 손에 드는 판이다. 《예기(禮記)》 〈옥조(玉藻)〉에 홀의 제도를 말하면서 "천자는 옥을 사용하고, 제후는 상아를 사용하며, 대부는 물고기 수염으로 꾸민 대나무를 사용하고, 사(士)는 밑을 상아로 꾸민 대나무를 사용한다.[天子以球玉 諸侯以象 大夫以魚須文竹 士竹本象 可也]"라 하였다. 축문(祝文)을……듯합니다 《주자가례(朱子家禮)》 〈통례(通禮)‧사당(祠堂)〉에, "무릇 축판은 길이가 1척, 높이가 5촌 되는 판을 사용해 만드는데, 종이에 글을 써서 그 위에 붙이고, 의식이 끝나면 떼어 내어 불에 태운다.[凡言祝版者 用版長一尺 高五寸 以紙書文 黏於其上 畢則揭而焚之]"라 하였다. '집설(集說)'은 명나라 풍선(馮善)이 지은 《가례집설(家禮集說)》을 가리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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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직(鄭處直)152)에게 부치는 편지 寄鄭處直帖 요즈음 평소 한가하게 지내시는 체후를 진중히 하고 계십니까? 듣건대 어제 공들이 거문고를 가지고 함께 노래 부르며 월연대(月延臺) 위에서 성대한 모임을 가지셨다고 하니,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과연 그러한 일이 있었습니까? 국상(國祥)153)이 바로 이 달에 있어 군부(君父)께서 아직 담복(禫服)154)을 입고 계신데, 신민(臣民)이 된 자가 높은 곳에 올라 음악을 연주한다면 온당치 못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사처(私處)에 있더라도 오히려 해서는 안 될 일인데, 하물며 전패(殿牌)155)를 봉안하는 읍부(邑府)에 있어서이겠습니까? 해서는 안 될 일임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공들은 평소에 원래 마음을 다하고 독실하게 행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이가 이미 연로하였으니, 말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재(齋) 안의 신진(新進)으로서 배움에 뜻을 둔 사람들이 반드시 공들을 모범이 되는 선진(先進)으로 여길 것이요, 이러한 일 또한 반드시 본보기로 삼을 것이니, 이는 경계하고 두려워할 지점이 아니겠습니까? 비루한 제가 공들에 대해 소회가 있어 굳이 이와 같이 고하였으니, 바라건대 주제넘고 경솔한 점에 대해 노여워해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此日雅况珍嗇。聞昨日公輩。携琴與歌。高會月延臺上云。未知果然耶。國祥未經本月。君父尙在服禫之中。爲臣民者登高作樂。無乃未安耶。在於私處。猶爲不可。况邑府殿牌奉安之地乎。决知其不可爲也。公輩平日。元非苦心篤行之人。而年已老矣。不足云矣。齋中新進向學之人。必以公輩爲先進表率之人。如此等事。亦必爲準式。則此非警懼處乎。鄙人於公輩。有懷必告如此。幸怒僭率如何。 정처직(鄭處直) 정지(鄭榰)를 가리킨다. 자세한 사항은 미상이다. 국상(國祥) 국상(國喪)의 소상(小祥)이나 대상(大祥)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는 효종(孝宗)의 대상을 가리킨다. 담복(禫服) 대상(大祥)을 치른 다음 달 하순의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에 지내는 담제(禫祭) 때 입는 옷을 말한다. 전패(殿牌) 각 고을의 객사(客舍)에 봉안한 '전(殿)' 자를 새겨 세운 나무패다. 임금을 상징하는 것으로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관리 전부가 모여 배례(拜禮)하였다. 훼손이나 모독하면 불경(不敬)으로 처리되어 당사자는 물론이고 수령(守令)과 그 고을까지 처벌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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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응제 迎祥應製 성군께서 흥기하시어 해동을 다스리시니태평성대 송축함이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똑같구나인후한 풍속 천지의 은혜에 보태지고임금의 은택 조화옹의 공에 동참했네격양가 부르는 백성들은 임금님 덕분이요봄 다투는 매화 버들은 하늘의 은혜라모든 관원 궐에서 머리 조아리니일제히 임금님 장수하시길 송축하네 聖主龍興撫海東太平歌頌邇遐同仁風添作乾坤惠睿澤同參造化工擊壤烝黎蒙帝力爭春梅柳荷天公千官稽首彤墀下齊祝堯齡等華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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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읊는데 염(鹽)자를 얻다 2수 詠雪得鹽字【二首】 적선의 시구에서 눈을 오나라 소금에 비유했는데365)우리 집 뜰에 그득 쌓이니 내가 청렴하지 않구나고을 관리가 바닷물 끓이라 재촉한다고 들었으니산야에 이미 질리도록 쌓인 줄 어찌 알랴서호에서 그 당시 팔던 상공의 소금366)천년 뒤 사람도 오히려 청렴치 않다고 비웃네오늘 밤 산에 가득 쌓여도 산이 사양치 않으니골짜기가 가장 욕심 많은 줄 비로소 알겠네 謫仙詩句比吳塩盈我中庭我不廉聞道縣官催煑海豈知山野已饜饜西湖當日相公塩千載人猶笑不廉今夜滿山山不讓始知磎壑最無饜 적선의……비유했는데 적선(謫仙)은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을 가리킨다. 오(吳)나라 땅에서 생산되는 소금이 가장 희고 깨끗하였으므로 최상품의 소금을 오염(吳鹽)이라 하는데, 이백의 시에 "오나라 소금이 꽃처럼 쌓였는데 백설보다도 더 깨끗하다.[吳鹽如花皎白雪.]"라고 하였다. 《李太白集 卷6 梁園吟》 상공의 소금 상공차(相公鹺)라고 하는데, 남송 말엽의 재상 가사도(賈似道)가 판매했던 사염(私鹽)이다. 《山堂肆考 卷194 似道販鹽》 가사도는 송 이종(宋理宗) 가귀비(賈貴妃)의 동생으로, 자는 사헌(師憲). 권세를 믿고 갖은 비행을 저지르고 황음무도한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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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짇날 박계길367)과 함께 짓다 三月三日與朴季吉共賦 협곡 어귀에 꽃샘추위로 꽃구경 더디어져짙은 꽃 빛깔이 옥 술잔에 비치게 하지 못하네노년에 강호에서 터 잡고 살려 하였는데늙도록 영로368)에 있으니 이미 기약 어겼구나 春寒峽口訪花遲不遣深紅暎玉巵白首江鄕將卜築黃昏郢路已違期 박계길 박경심(朴慶深, 1562~?)이다. 본관은 죽산(竹山)이고 계길(季吉)은 자이다. 영로 초나라의 수도인 영(郢)의 길거리로, 여기서는 도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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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2 卷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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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당의 〈천추절〉 시51)에 차운하다 次虛白堂千秋節韻 계인52)이 파루(罷漏)를 외치자 궐문 열리니꽃 밑에 용깃발이 새벽 바람에 나부낀다백관이 찬 칼과 패옥 성대하니 그 광채 햇살에 번쩍이고금위군의 창 부딪히니 그 기개 무지개처럼 뻗었네봄이 집집마다 재촉하여 수양버들 푸르르고은혜가 천관에 두루 미쳐 취한 얼굴 붉어라외람되이 경하의 반열에 낀 못난 이 몸 부끄러우니감히 충심을 기울여 숭산에서처럼 송축할 수 있을거나53) 鷄人唱罷闢金宮花底龍旌颭曉風釰佩繽紛光耀日羽林磨戞氣成虹春催萬戶垂楊綠恩浹千官醉面紅猥厠賀班慚薄劣敢傾丹悃祝如嵩 허백당의 천추절 시 허백당(虛白堂)은 성현(成俔, 1439~1504)의 호로, 성현은 본관이 창녕(昌寧), 자가 경숙(磬叔)이다. 〈천추절〉 시는 《허백당시집》 권11 〈맹추 3일에 문화전에 나아가 천추절을 하례하다[孟秋三日, 詣文華殿, 賀千秋節]〉 시를 가리킨다. 문화전은 북경 자금성 내의 전각으로 황제의 편전과 경연 장소로 사용되었다. 계인 새벽을 알리는 일을 관장하는 벼슬아치를 말한다. 계인은 원래 주(周)나라 관직 이름으로, 국가에서 큰 의식을 거행할 때에 새벽을 알리며 백관을 깨워 일으키는 일을 관장했는데, 뒤에는 궁중의 물시계를 관리하는 사람을 일컫게 되었다. 《周禮 春官 雞人》 숭산에서처럼……있을거나 군주를 위해 송축한다는 뜻이다. 한 무제(漢武帝)가 숭산에 올랐을 때 이졸(吏卒)들이 세 번 만세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는 고사가 있다. 《漢書 武帝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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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鄭氏)【세륜(世綸)】에게 답하는 편지 答鄭【世綸】書 그대의 나이가 아직 성동(成童)이 되지 않았는데 몸을 가다듬고 마음을 바르게 하여 부모를 섬기고, 그 부모를 섬겨 천지가 사람에게 부여한 이치에 도달하며, 더구나 부모가 질병에 걸린 것으로 인하여 스스로 책망하고 스스로 경계하여 배움을 두터이 하고 몸을 바로 세우는 근본으로 삼을 줄 아니, 기질의 아름다움과 심지(心志)의 순수함을 아름답게 여기고 훌륭하게 여길 만한 것이 이와 같습니다. 이로 인하여 뜻을 세우고 배움을 부지런히 하고 힘써 행하여 원대한 데까지 이른다면, 성현(聖賢)이 되는 일은 이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요 경공(卿公)이 되는 일 또한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는 힘쓰십시오.만약 이러한 자질을 가지고서 배움에 힘쓰지 않고 이러한 뜻을 가지고서 행하기를 부지런히 하지156) 않는다면 반드시 시골의 수준 낮은 사람이 됨을 면치 못할 것이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라 나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157) 그대는 힘쓰십시오.마음을 평안히 하고 기운을 고르게 하여 그 자질을 고요히 기르고 책 상자를 짊어지고서 학문을 이룬 이에게 속히 의탁하기를 저는 날마다 바랍니다.임인년(1662, 39세) 12월 20일, 남교(南郊)의 병든 이는 쓰다. 爾年尙未成童。能知脩身正心以事父母。事其父母。以達於天地賦人之理。又况仍其疾病。乃知自責自警。以爲篤學立身之根本。氣質之美。心志之純。可嘉可善若此。仍此立志。勤學力行。以至遠大。則爲聖爲賢。自此可始。爲卿爲公。亦不外此矣。爾其勖哉。若有此質而學不力。有此志而行不動。則必不免鄕里下品之人。可不畏哉。日月逝矣。歲不我延。爾其勖哉。平心調氣。靜養其質。負笈擔書。速歸成學。余日望焉。壬寅十二月二十日。南郊病夫書 부지런히 하지 원문은 '동(動)'인데, 문맥을 살펴 '근(勤)'으로 바로잡아 번역하였다. 세월은……않으니 《논어》 〈양화(陽貨)〉에,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라 나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는다.[日月逝矣 歲不我與]"라 하였고, 주희(朱熹)의 〈권학문(勸學文)〉에,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 배우지 않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라 나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아, 늙었구나, 이것이 누구의 허물인가.[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日月逝矣 嵗不我延 嗚呼老矣 是誰之愆]"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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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군(尹君)【선삼(先三)】 및 문생(文生)【팔주(八柱)】, 조카 정씨(鄭氏)【세경(世經)】 등에게 주는 경계의 편지 與尹君【先三】曁文生【八柱】鄭侄【世經】等戒書 그대들은 시골 사람과 어울려 살고 서로 접하여 일찍이 이 일을 한 적이 없었으니, 오늘부터 시작하여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향당(鄕黨)에서는 화목함을 위주로 삼고 남을 대할 때는 공경함을 위주로 삼아야 하니, 화목하면 습속이 점차 충후(忠厚)해지고 공경하면 남들 또한 나를 공경하게 됩니다. 함께 있을 때 비록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이나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노기를 얼굴에 드러내거나 말에 성난 기운을 드러내어 한 고을 안의 풍랑을 격하게 이루어서는 안 됩니다.절대로 다른 사람과 마음을 풀어놓고158) 희학(戱謔)을 일삼아서는 안 되며, 또한 다른 사람과 다름을 너무 드러내서도 안 됩니다.편지를 쓸 때는 서로 논란(論難)하기를 힘쓰고 한가할 때에는 함께 좋은 이야기를 해야 하니, 세상의 일을 언급하고 시비를 다투어 논하여 남에게 이기기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서책과 필묵 및 침구류 따위에 이르러서도 또한 각자 자신의 것을 단속해야 하니, 다른 사람들의 것과 섞어서 함께 두어 혐의의 단서를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음식이 비록 혹 극진하지 않더라도 또한 스님들을 대뜸159) 꾸짖거나 성을 내서는 안 됩니다.왕래할 때에는 고삐를 나란히 하고 채찍을 함께하여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두어야지, 앞서거나 뒤처지거나 하여 거리가 떨어지거나 나란하지 않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이러한 몇 마디의 말은 모두 아끼는 지극한 정에서 나온 것이니, 늙고 졸렬하며 쓸모없는 사람의 헛소리라 치부하지 말고 깊이 단속하여 행한다면 그대들의 실제 행동에 또한 작은 도움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편지를 정처직(鄭處直) 군에게도 전해 드려 임인년(1662, 39세)의 일을 기억하도록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160)을사년(1665, 42세) 6월 그믐날 쓰다. 諸君與鄕人羣居相接。曾無此事。今日爲始。不可不愼。鄕黨以和爲主。接人以敬爲主。和則俗漸忠厚。敬則人亦敬我。同處之中。雖有不如意人不如意事。不宜怒形於色。言形於悖。激成一鄕中風浪。切不宜與人敬情恢謔。亦不宜表之異衆。著書則務相論難。乘閑則共打好話。不宜談及世事。爭論是非。取勝於人。至於書冊筆墨及衾枕之類。亦可各自端束。不宜與衆人相雜共置。以起嫌疑之端。飮食雖或未盡。亦不宜據加叱怒於僧輩。至於往來之際。連轡共鞭。秩然有序。不宜或先或後。間斷不齊可矣。凡此數語。皆出於相愛之至情。幸毋置之老拙無用之空談。而熟加裁制而行之。則於諸君之實行。亦不無小補云。此紙仍呈鄭君處直。記得壬寅年事否。乙巳六月晦日書。 풀어놓고 원문은 '경(敬)'인데, 문맥을 살펴 '방(放)'으로 바로잡아 번역하였다. 대뜸 원문은 '거(據)'인데, 문맥을 살펴 '거(遽)'로 바로잡아 번역하였다. 이……있겠습니까 '정처직(鄭處直)'은 정지(鄭榰)를 가리킨다. 김만영은 정지가 효종의 국상(國祥)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벗들과 월연대(月延臺)에 올라 음악을 즐긴 일을 알고 편지를 보내 그를 책망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남포집》 권4 〈기정처직첩(寄鄭處直帖)〉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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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에서 회포를 서술하다 2수 禁中述懷【二首】 성군의 은혜 크건만 이 몸은 미천하니보답하려는 마음 지녔으나 일마다 어긋나네궐 안에서 꽃을 보니 해를 향하는 것 어여쁘고산속에서 약초를 캐니 돌아가고픈 생각 떠오르네58)노년에 시 읊조림은 가을 벌레가 울듯 괴롭고만년의 계책 저녁 새가 돌아가듯 재촉하네나월과 송운을 밤마다 꿈꾸니59)꿈꿀 땐 그곳이건만 깨고 나면 아니구나홀을 괴고 생각에 잠겨 푸른 산 마주하니60)내 어찌 세상을 등졌으랴, 세상이 나와 어긋난 게지광망(狂妄)한 뜻은 나는 나라고 자신했으나61)졸렬한 계책은 어찌하여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는가허로는 구름이 북쪽으로 간다는 시구 읊조렸고62)소옹은 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단 말 마음으로 좇았지63)나그네 감흥은 고금에 다를 바 없으니어찌 유독 도연명만 지난날 잘못됨을 깨달았으랴64) 聖君恩重此身微欲報心將事事違禁裡看花憐向日山中採藥憶當歸老吟苦作秋蟲咽晩計催如夕鳥飛蘿月松雲夜夜夢夢時方是覺時非柱笏凝思對翠微吾何違世世吾違狂圖自信我爲我拙計云胡歸不歸許老句吟雲北去蘇翁心逐鵲南飛羈人感興無今古豈獨淵明悟昨非 궐……떠오르네 '향일규(向日葵)'라는 꽃과 '당귀(當歸)'라는 약초에서 뜻을 취한 것이다. 나월과……꿈꾸니 꿈 속에서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나월(蘿月)은 등라(藤蘿) 사이에 뜬 달이고, 송운(松雲)은 푸른 소나무와 흰 구름으로, 고향의 풍광이나 은자의 처소를 의미한다. 홀을……마주하니 세속에 얽매이지 않는 초탈한 모습을 말한다. 진(晉)나라 왕희지(王羲之)는 성품이 소방(疏放)하고 구속을 싫어하여, 거기장군(車騎將軍) 환충(桓沖)의 기병참군(騎兵參軍)으로 있을 때 업무를 보라는 환충에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고 홀(笏)로 턱을 고이고서 "서산에 아침이 오니, 상쾌한 기운이 이는구나."라고 하였다. 《世說新語 簡傲》 광망(狂妄)한……자신했으나 유하혜(柳下惠)의 고사를 인용하여, 관직 생활의 적극적 포부를 말한 것이다. 유하혜는 춘추 시대 노(魯)나라의 대부로, 벼슬길에 나가서는 어짊을 숨기지 않아 반드시 그 도리를 다하였고, 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곤액을 당하여도 근심하지 않았으며,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我爲我], 네 비록 내 곁에서 옷을 걷고 몸을 드러낸들 네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孟子 公孫丑上》 허로는……읊조렸지 허로는 당나라 시인 허혼(許渾)을 가리킨다. 허혼의 〈서울에서 한가롭게 지내면서 두 도읍의 벗에게 부치다[京中閒居, 寄兩都親友]〉 시에 "만남과 이별은 때가 있으니 구름 북쪽으로 가고, 부침은 헤아릴 수 없으니 강물 동쪽으로 흘러가네.[聚散有期雲北去, 浮沈無計水東流.]"라고 하였다. 소옹은……좇았지 소옹(蘇翁)은 송나라 시인 소식(蘇軾)을 가리킨다. 삼국 시대 조조(曹操)가 〈단가행(短歌行)〉에서 "달이 밝아 별이 드문데, 까막까치 남으로 날아간다.[月明星稀, 烏鵲南飛.]"라고 하여 전란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상황을 비유했는데, 훗날 소식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달은 밝고 별은 드문데, 까막까치는 남으로 날아간다고 한 것은 조맹덕의 시가 아닌가?[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라고 하였다. 도연명만……깨달았으랴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길을 잘못 들긴 했어도 아직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으니, 지금이 옳고 지난날은 잘못된 것을 깨달았네.[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라고 하였다. 《古文眞寶 後集 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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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술동이에 들어온 것을 탄식하다 鼠入酒甕歎 큰 쥐야 큰 쥐야나의 곡식 먹지 말라곡식을 먹는 건 그래도 괜찮지만술동이 속 좋은 술은 –원문 1자 결락- 어이할꼬술동이는 네가 넘을 것이 아니요술은 네가 욕심낼 것이 아니로다네 몸은 작은 것 중에 작으나술동이 하나에 누를 끼치기 족하네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손님 저버리게 하여흰 망아지 골짝에 들이지 않네16)널 죽이더라도 남은 재앙 있을 것이요네 살을 찢더라도 진실로 속죄하기 어려우리너는 마치 등잔에 달려드는 부나방 같으니17)나는 파리가 옥 더럽힘18)을 안타까워하노라그 누가 이 허물을 책임질꼬술동이 담당한 아이종을 꾸짖노라아이종이 쥐에게 어금니 있다 하니담장 뚫린 일 송사에 비기네19)진실로 고양이 기르지 않았다면털 있는 짐승끼리 또한 서로 욕보였으리 碩鼠復碩鼠無食我苗粟食苗粟尙可奈【缺】樽中綠樽非爾可越酒非爾可欲有體微乎微累及一罇足令人負佳客白駒不入谷殺身有餘殃磔肉固難贖渠如蛾赴燈我惜蠅汚玉伊誰執此咎典守責僮僕僮言鼠有牙穿墉比訟獄苟爲不蓄猫毛蟲亦相辱 흰 망아지……않네 손님을 머물게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시경》 〈소아(小雅) 백구(白駒)〉에 "깨끗한 저 흰 망아지가, 마당에 난 싹을 먹었다고 핑계 대고, 발을 묶고 고삐를 매어 오늘 아침을 길게 늘여서, 귀한 이 손님을, 더 놀다 가시게 하리라.……깨끗한 흰 망아지가 저 빈 골짜기에 있도다.[皎皎白駒, 食我場苗, 縶之維之, 以永今朝, 所謂伊人, 於焉逍遙.……皎皎白駒, 在彼空谷.]"라고 하였다. 등잔에……같으니 등잔불에 마구 덤벼드는 나방은 세속의 명리를 좇아 허덕이는 무리들을 비유한다. 파리가 옥 더럽힘 소인배가 군자를 무함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백벽청승(白璧青蠅)'이라 하여, 보통 백옥은 어진 사람을, 쉬파리는 참소하는 소인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시경》 〈소아(小雅) 청승(靑蠅)〉에 "앵앵거리는 쉬파리가 울타리에 앉았도다. 화락한 군자는 참소의 말을 믿지 말지어다.[營營靑蠅, 止于樊. 豈弟君子, 無信讒言.]"라고 하였다. 쥐에게……비기네 《시경》 〈소남(召南) 행로(行露)〉의 구절을 인용하여, 쥐에게 어금니가 있기 때문에 담장이 뚫린 것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소연하는 아이종의 모습을 읊은 것이다. 《시경》 〈소남 행로〉에 "누가 '쥐가 어금니가 없으리오. 없다면 어떻게 내 담을 뚫었겠는가.'하며, 누가 '네가 실가의 예가 없으리오. 없다면 어찌 나를 송사에 불러들였겠는가.' 하건만, 비록 나를 송사에 불러들였으나 또한 나는 너를 따르지 않으리라.[誰謂鼠無牙, 何以穿我墉? 誰謂女無家, 何以速我訟? 雖速我訟, 亦不女從.]"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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