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축년 자근(自近) 간찰(簡札) 고문서-서간통고류-서간 自近 李生員 광주 민종기 (재)한국학호남진흥원 HIKS_Z999_99_A01042_001 을축년 정월 28에 모평에 거주하는 인제 자근이 옥산의 이 생원에게 달성 시험은 자신의 직분을 다한 뒤에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것이 도리이고, 운수로 말하면 우도나 좌도나 다를 것이 없으니 가까운 곳을 버리고 먼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내용 및 출발 날짜는 다음달 2일로 정했으며, 그때 지나는 길에 상대방을 방문할 계획이니 행장을 꾸려서 기다리고 있다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 등을 전한 간찰 을축년 정월 28에 모평(茅坪)에 거주하는 인제(姻弟) 자근이 옥산(玉山)의 이 생원(李生員)에게 달성 시험은 자신의 직분을 다한 뒤에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것이 도리이고, 운수로 말하면 우도(右道)나 좌도(左道)나 다를 것이 없으니 가까운 곳을 버리고 먼 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내용 및 출발 날짜는 다음달 2일로 정했으며, 그때 지나는 길에 상대방을 방문할 계획이니 행장을 꾸려서 기다리고 있다가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 등을 전한 간찰이다. 비록 혹 편지 쓰는 일은 있었다고 해도 2년 동안 만날 길이 없었으니 그리운 회포를 더욱 헤어리기 어렵다는 내용, 요즈음 상대방과 가족들 모두 편안한지 안부를 묻고 간절히 위로되고 그립다는 내용, 자신은 중병(重病)의 남은 증세가 그 뿌리를 제거하기 전에는 날마다 쇠약한 모습이니 스스로 가련한들 어쩌겠느냐는 내용, 지난번에 상대방이 말한 내용 중 굳게 약속한 일에 대해 자신이 그 사이에 어찌 감히 다른 생각을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한결같이 상대방의 지휘가 어떻든 믿는 것은 평소 서로 믿는 도리이니 어찌 허술한 지경에 의심할 수 있겠느냐며 단단히 결정하여 자신의 간절한 바람에 부응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내용, 달성의 시험에서 혹시라도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직분을 다한 뒤에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의 도리이니 시관(試官)이 제대로 인재를 뽑는 데에 달려있을 뿐, 하필 우도가 더 나을 것 같다고 염려하는지, 가령 우도가 나을 것 같다고 해도 병든 몸으로는 길이 조금 멀어도 움직이기 어려우니 운수(運數)로 말하자면 우도든 좌도든 차이가 없으니 어찌 꼭 가까운 곳을 버리고 먼 곳으로 가겠느냐는 내용, 출발하는 날짜는 다음달 2일로 정했는데 그때 지나는 길에 상대방을 방문할 계획이니 상대방도 미리 행장을 꾸리고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가면 좋겠다는 내용, 그 중 약속한 물건은 과거시험 전 날짜가 임박했으니 서로 만난 뒤에 잘 헤아려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내용 등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