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보의 자설 朴寬甫字說 사람의 그릇은 역량이 똑같지 않으니, 근약(斤龠)과 같은 역량으로는 두소(斗筲)와 같은 역량을 수용할 수 없고24), 부곡(釜斛)과 같은 역량으로는 종정(鍾鼎)과 같은 역량을 수용할 수 없으며25), 강하(江河)와 같은 역량으로는 천지와 같은 역량을 수용할 수 없다. 지금 작은 힘과 적은 용량으로 보잘것없는 양을 수습하고 방울져 떨어지는 물을 주입하여 모은다 한들 끝내 받아들이는 양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 만약 크게 수용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그릇을 크게 해야 한다.천지는 본디 나와 동체이고, 사해(四海)는 본디 나와 한 집안이며, 천지가 제자리를 잡고 만물이 길러지는 데에 참여하여 돕는 것은 본래 나의 일이니, 이것이 옛사람이 학문을 하는 초기에 반드시 큰 뜻을 세우고 큰 본체를 정립하여 차례대로 채우고 길러 나아가서 허다한 사업을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러므로 공자가 말하기를, "너그러움으로써 거하라."라고 하였고, 정자가 말하기를, "마음이 크면 온갖 일이 모두 형통한다."라고 하였으니, 관보(寬甫)는 힘쓰기 바란다. 人之器。量不一。斤龠之量不能容斗筲。釜斛之量。不能容鍾鼎。江河之量不能容天地。今以孑孑之力。區區之量。零星收拾。涔滴注會。而畢境所受。爲幾何哉。噫如欲大有所容。必有以大其器。天地本吾同體。四海本吾一家。參贊位育。本吾職事。此古人所以爲學之初。必先立大志定大體。而次第充養將去。做得來許多事業者也。故孔子曰。寬以居之。程子曰。心大則百物皆通。願寬甫勉之。 근약(斤龠)의……없고 근(斤)은 무게의 단위로 16냥이 1근이 되고, 약(龠)은 용량의 단위로 한 홉(合)의 10분의 1에 해당하며, 두(斗)는 한 말들이, 소(筲)는 한 말 두 되들이의 용기(容器)를 말한다. 부곡(釜斛)의……없으며 부(釜)는 6말 4되, 곡(斛)은 10말이 들어가는 그릇이고, 종(鍾)은 여덟 곡(斛)이 들어가는 그릇이며, 정(鼎)은 큰 솥으로 부곡보다 큰 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