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부) 서간(書簡) 2 고문서-서간통고류-서간 광주 민종기 (재)한국학호남진흥원 칠월칠석 다음날에 서울에서 관직 생활 중인 아버지가 고향에 있는 아들에게 보낸 안부 서간. 칠월칠석 다음날에 서울에서 관직 생활 중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낸 안부 서간이다. 지난달 26일의 편지를 어제 받아 울적했던 마음이 위로 되었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그 후로 여러 달이 지났다며 그간 너의 어머니는 별 탈이 없고, 아이들의 서증(暑症)은 다 낫고, 학우(鶴寓)도 다른 근심 없고, 인 아(仁兒)는 이미 돌아왔는지, 너는 이미 나가서 착실히 공부 하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죽천(竹川) 소식은 무슨 말이냐며 차마 말로 할 수 없이 참혹하다고 하고, 너의 형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하더냐고 물었다. 자신은 우선 몸 아프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데 이는 주인의 정성스런 마음 때문이라며 다행이라고 했다. 대정(大政)이 이미 지난달 말일에 있었던 것, 누구에게 적당한 직자리가 있지 않아 관직에 제수되지 않은 것, 자신이 있는 지금의 자리가 박록(薄祿)하며 관직은 운수(運數)에 달려 있다는 한탄, 보리쌀이 떨어 졌으니 이제 환곡으로 살아야 한다며 앞으로의 생계 걱정 등을 한 후 아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기만을 바란다고 전했다. 그 외 허(許) 거창(居昌) 댁은 남동(南洞)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는데 한번 갔더니 만나지 못했다며 다시 편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눈이 흐려서 여러 사람에게 각기 편지 하지 못하니 이 편지를 보여주라고 당부하고 집의 추성(秋省) 준비를 미리 해야 하는데 뒤의 편지를 기다려서 전송하라는 당부, 농사의 상황이 흉년은 면하겠다는 것, 서울의 돌림병이 이미 깨끗해 졌고, 남쪽 고향도 매우 심하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것, 서울의 비는 이달 초부터 장마가 되어 걱정이라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추신에는 앞으로의 편지를 전할 방도가 읍편(邑便)이 있을 듯 하다며, 읍의 서리 박동춘(朴東春)의 아우가 서울 포수(炮手)로 있어 서울에 살고 사람도 착실하다며 이 말을 누구에게 전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