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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형 월파45) 백언【시림】과 영벽정에 오르다 與族兄月波伯彥【時林】登映碧亭 영벽강46) 가에는 모래사장이 십리나 펼쳐지고 (映碧江邊十里沙)봉서루47) 아래에는 수많은 집이 있네 (鳳棲樓下萬人家)백 리 길 나란히 말을 타고 스승을 찾아가니 (聯鞭百里從師去)지금부터 끊임없이 찾아와 많은 도움을 얻으리라 (自此源源受益多) 映碧江邊十里沙。鳳棲樓下萬人家。聯鞭百里從師去。自此源源受益多。 월파(月波) 정시림(鄭時林, 1839∼1912)의 호이다. 자는 백언(伯彦)이다. 보성 출생으로,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다. 문집으로 『월파집(月波集)』이 있다. 영벽강(映碧江)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에 흐르는 강이다. 이 강가에 영벽정(映碧亭)이 있었다. 봉서루(鳳棲樓)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석고리에 있는 누대로, 옛 관아 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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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우연히 짓다 道中偶成 어제 비가 길 가는 사람을 막아 근심 깊었는데 憂深昨雨滯行人오늘 아침 날씨가 산뜻하여 되려 기쁘구나 却喜今朝天氣新기쁨과 근심이 오가는 것과 같으니 一喜一憂如往復기쁨과 근심에 부질없이 애태울 필요 없다네 喜憂不必謾勞神 憂深昨雨滯行人, 却喜今朝天氣新.一喜一憂如往復, 喜憂不必謾勞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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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김대진 진근 을 곡하다 哭金友大眞【鎭根】 그대와 같이 걸출한 인물은 드문데 傑然人物罕如君뜻밖에 오늘 아침 갑자기 그대를 곡하네 夢外今朝遽哭君세속에서 벗어난 망동이라고 비웃지 말라 出世妄行人莫笑지금 그대 재주 시험하지 못함을 한탄하노라 當今恨未試之君 傑然人物罕如君, 夢外今朝遽哭君.出世妄行人莫笑, 當今恨未試之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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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강에게 사례하다 謝金秋岡 추강의 높은 의기는 천추에 드무니 秋岡高義罕千秋오십년 예전 교분을 잊지 않았도다 不忘前交五十秋다시 어진 아들 있어 아비의 뜻을 이으니 更有賢子承父志지금 세상에 그대 집안만 《춘추》를 읽는구려 君家此世獨春秋 秋岡高義罕千秋, 不忘前交五十秋.更有賢子承父志, 君家此世獨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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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에게 사례하다 謝楊愚石 우석의 사귀는 정은 돌보다 견고하니 愚石交情堅勝石곤진이 다행히도 완석을 버리지 않았네429) 崑珍幸不棄頑石평생토록 신의 있기를 스스로 기약했으니 平生信義自期心그대 말을 표출하여 빗돌에 새길 만하여라 表出君言可勒石 愚石交情堅勝石, 崑珍幸不棄頑石.平生信義自期心, 表出君言可勒石. 곤진(崑珍)이……않았네 곤진은 곤륜산의 진귀한 보배로 상대방을 비유하고, 완석(頑石)은 다듬어지지 않은 단단한 돌로 자신을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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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계 운에 차운하다 次竹溪韻 금오산 아래 죽계가 맑으니 (金鰲山下竹溪淸)중간에 주인에게 빌려 작은 글방을 지었네 (中借主翁小塾成)군자가 의젓하니 옥을 다듬은 듯하고231) (君子綠猗如琢玉)아손들이 즐비하니 성곽을 에워싼 듯하네 (兒孫密比似環城)추운 해 풍우 속에서 이름난 절개를 보겠고 (寒年風雨看名節)따뜻한 날 그늘 속에서 훗날의 영광을 보겠네 (暖日蔭茠視後榮)방에 들어가 의연히 옛 얼굴을 보니 (入室依然瞻舊額)나도 모르게 슬픈 감회 일어나네 (令人不覺感悲生) 金鰲山下竹溪淸。中借主翁小塾成。君子綠猗如琢玉。兒孫密比似環城。寒年風雨看名節。暖日蔭茠視後榮。入室依然瞻舊額。令人不覺感悲生。 군자가……듯하고 『시경』「위풍(衛風) 기욱(淇奧)」에 "저 기수 가의 언덕을 보니, 푸른 대가 아름답고 무성하도다. 문채 나는 군자여, 골각(骨角)을 끊고 간듯, 옥석(玉石)을 쪼고 다듬은 듯 하도다.[瞻彼淇奧, 綠竹猗猗. 有匪君子, 如切如磋, 如琢如磨.]"라고 하였다. 학문과 덕행을 연마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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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일145)에 심회를 서술하다 回甲日述懷 이전 을사년에는 어린아이였는데 (前乙巳年赤子身)후일 을사년은 백발노인이네 (後乙巳年白髮人)백발이 거듭 생겨도 마음은 어린아이와 같건만 (白髮重生如赤子)당에 오르니 우리 부모는 보이지 않네 (升堂獨不見吾親) 前乙已年赤子身。後乙巳年白髮人。白髮重生如赤予。升堂獨不見吾親。 회갑일 작자는 1845년(헌종11) 을사년에 태어났으며, 작자의 회갑은 1905년(고종4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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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중194)【준관】에 대한 만사 挽朴敬仲【準觀】 생을 마감하는 일 어찌 이렇게 빈번한가 (風燈草露何頻頻)인간 만사 영원히 이별하는 때일세 (萬事人間永訣辰)예부터 지하에서 돌아올 길 없었으니 (自古窮泉無返路)지금 깊은 밤 아직 새벽이 밝지 않았네 (至今厚夜不曾晨)좋은 벗 죽어 애통한 마음을 어이 감당하랴 (況堪良善云亡痛)후손이 남은 복 새롭게 받기를 고대하네 (佇見遺承餘祿新)병을 앓아 상여 끈 잡고 곁을 지키지 못하니 (吟病嗟違携紼役)멀리서 작약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遙瞻芍藥淚盈巾) 風燈草露何頻頻。萬事人間永訣辰。自古窮泉無返路。至今厚夜不曾晨。況堪良善云亡痛。佇見遺承餘祿新。吟病嗟違携紼役。遙瞻芍藥淚盈巾。 박경중(朴敬仲) 박준관(朴準觀, 1841~?)이다. 본관은 밀양(密陽), 자는 경중, 호는 오봉(五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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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생 경함195)【철원】의 수미시에 차운하다 次黃生景涵【澈原】首尾韻 황생을 보지 못한 지 지금 얼마나 되었나 (不見黃生今幾時)아득한 인사 더욱 쇠락해져 가네 (悠悠人事轉衰移)기운이 넘치는 청년일 때 공부를 넓힐 수 있으니 (靑年壯氣方克拓)백발의 늙은 나이에도 의심을 품네 (白首頹齡抱晦疑)행실은 반드시 말을 실천해야지 실행이 되고 (行必踐言爲實行)지식은 함양해야지 참으로 아는 것이네 (知從涵養是眞知)낡은 지팡이에 해진 나막신 신고 석양녘에 가니 (殘筇敞屐斜陽路)황생을 보지 못한 지 지금 얼마나 되었나 (不見黃生今幾時) 不見黃生今幾時。悠悠人事轉衰移。青年壯氣方克拓。白首頹齡抱晦凝。行必踐言爲實行。知從涵養是眞知。殘筇敞屐斜陽路。不見黃生今幾時。 황생 경함(黃生景涵) 황철원(黃澈原, 1878-1932)이다. 자는 경함, 호는 중헌(重軒)이다. 저서에 『중헌(重軒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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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응칠【도열】에게 답함 答邢應七【道烈】 서로 헤어진 지 매우 오래되고 한 해가 또 저물어가니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찌 안절부절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럴 즈음에 전팽(專伻)을 보내 안부를 물으시니 얼마나 위로가 되고 기뻤겠습니까. 보내신 편지로 부모를 모시고 지내는 체후가 강녕하심을 알았으니 더욱이 제가 바라던 바에 부합합니다. 아우는 예전처럼 보잘것없는 상황입니다만 이렇게 섣달그믐을 맞으니 외롭게 지내며 미치지 못하는 회한으로 마음을 다잡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또한 흐르는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아 용모는 날이 갈수록 더욱 쇠약해지고 내일 아침이면 또 부들처럼 나약한 쉰 살의 늙은이가 됩니다. 보잘것없는 지업(志業)은 지금껏 성취가 없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삼가 생각건대 우리 형께서는 부모님을 모시면서 가르침을 받고 장수를 기원하면서 아우와 자제들이 공경스러운 태도로 나란히 모시고 있으니 하늘이 화락함을 도와주어 복과 상서(祥瑞)가 성대하게 이를 것입니다. 멀리서나마 한없이 경하(慶賀)드립니다. 分張許久。歲色且除。懷想之情。安得不憧憧。際玆專伻致存。何等慰悅。憑審侍省康寧。尤副願言。弟碌碌如前而當此歲除。惟是孤露靡逮之恨。有難爲心耳。且流先不貸。衰相日深。而明朝又作恰浦五十人。區區志業。未有所就。奈何竊想吾兄彩衣趨庭。獻壽盡歡。群弟諸郞。濟濟列侍。天相愷弟。福祥溱臻。遙賀萬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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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천110) 영신에 투숙하다 宿福川永新 준비 끝에 이제야 복천 유람을 하니 (經營始得福川遊)좋은 땅 가려 사는 주인옹에게 하례하네 (爲賀主翁擇地留)흰 구름은 한 곳의 도원 속에 떠있고 (白雲一處桃源裏)밝은 달은 삼경에 서석산 머리에 비치네 (明月三更瑞石頭)산은 명승지를 감싸 빙 둘러 우뚝 솟았고 (山護名區環壁立)물은 아름다운 기운을 거두어 굽이돌아 흐르네 (水收佳氣折旋流)거주하는 사람은 기억하겠는가 (寄語居人能記否)자주 서로 따르는 것 이번 가을부터 하리란 걸 (頻頻從逐自今秋) 經營始得福川遊。爲賀主翁擇地留。白雲一處桃源裏。明月三更瑞石頭。山護名區環壁立。水收佳氣折旋流。寄語居人能記否。頻頻從逐自今秋。 복천(福川) 현재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同福)에 있는 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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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 덕여【우흡】에 대한 만사 輓洪丈德汝【佑洽】 오산이 우뚝하고 침계가 둘렀으니 (鰲山屹屹枕溪環)아, 우리 현인 떠나서 돌아오지 않네 (嗟我賢人去不還)지난날 자주 찾아뵌 정의가 있는데 (伊昔源源趨拜誼)어느 곳에서 다시 뵐 수 있을까 (未知何處更承顔) 鰲山屹屹枕溪環。嗟我賢人去不還。伊昔源源趍拜誼。未知何處更承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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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담와【익제】의 회갑 운에 삼가 화운하다 謹步趙澹窩【翼濟】回甲韻 태어난 해 오래 되어 회갑이 되었으니 (先庚久矣後庚回)남극에서 상서를 바쳐 한 길이 열리네 (南極呈祥一路開)함안의 고택 청명절에 (咸安古宅淸明節)아들 둘과 손자 둘 번갈아 술잔을 올리네 (二子雙孫迭進杯) 先庚久矣後庚回。南極呈祥一路開。咸安古宅淸明節。二子雙孫迭進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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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강회 華巖寺講會 두류산206)에 이르자 눈이 갑자기 밝아지니 (行到頭流眼忽明)표연히 속세 생각 사라진 줄 모르네 (飄然不覺出塵情)지세는 영험함이 많아 뭇 신선의 굴이 있고 (地多靈異群仙窟)산세는 관방이 되어 만 길의 성곽을 이루었네 (山作關防萬仞城)꽃 너머 멀리 천 리의 약속을 찾고 (花外遙尋千里約)등불 앞에서 각각 한 경전 강론하네 (燈前各講一經成)도리어 부끄러운 건 방장산207)에 다시 유람하는 내 (却慙方丈再遊客)명구의 품격을 올리지 못하는 것일세 (未使名區足重輕) 行到頭流眼忽明。飄然不覺出塵情。地多靈異群仙窟。山作關防萬仞城。花外遙尋千里約。燈前各講一經成。却慚方丈再遊客。未使名區足重輕。 두류산(頭流山) 지리산의 다른 이름이다. 방장산(方丈山) 지리산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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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직부에게 보냄 與朴直夫 그대가 떠나고부터 배나 외롭고 쓸쓸하여 단지 서쪽 구름만 바라보며 때로 마음만 보냈을 뿐이었네. 가뭄과 더위가 바야흐로 치성한데 다시 생각건대 조모와 모친은 강녕하시며, 어른을 모시는 체후는 진중하며, 집에 돌아가 집안일을 주관하는 나머지에 옛 학업을 다시 익혀 이어나가는 것에 과정이 있는가? 천하에 좋은 책은 《근사록》만한 것이 없으니, 이 책을 읽고서 학문이 진보하지 않으면 이른바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네. 다만 보건대 직부(直夫)는 마음이 침착하고 고요하며 순박하고 진실하여 별다른 종류의 병통이 없네. 이것은 실로 전날에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인데 근래 함께 지내면서 전날보다 더 좋은 줄 더욱 깨닫겠으니, 위로와 기쁨이 많네. 다시 분발하여 격려(激勵)할 곳에 깊이 생각을 지극히 하고 매번 사색하여 연구하는 공부를 더한다면 그 진보를 헤아릴 수 없는 점이 있을 것이니, 어떻게 여기는가? 自君之去。一倍孤索。只有瞻望西雲。以時送情而已。旱炎方熾。更惟重堂康寧。侍履珍重歸家幹蠱之餘。舊業溫理。接續有程否。天下好書。無如近思錄。讀此書而學不進。則所謂吾末如之何矣。但覸直夫心地沈靜。淳實無他。種種病痛。此固前日所稔知。而近日相處。尤覺其勝似前日。慰悅多矣。更於振發激勵處。深致意焉。而每加思索硏窮之功。則其進有不可量。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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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언【만원】에게 답함 答金明彦【萬源】 세초(歲初)에 만나지 못한 허전함은 나중에 생각해봐도 가슴에 맺힌 듯합니다. 뜻하지 않게 보내주신 편지를 받드니 감격스러움이 더욱 지극합니다. 삼가 체후가 편안하고 순조롭다는 것을 알았으니 실로 제가 듣고 싶던 바에 부합합니다. 아우는 10일 동안 감기를 독하게 앓느라 아직도 글을 짓지 못하여 고민스럽습니다. 송사(松沙)의 답서(答書)는 아직도 받아보지 못하셨습니까? 어디에서 지체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월파(月波)의 편지는 보셨습니까? 제게 물으신 전실(前室)과 후실(後室) 운운한 것은 선사(先師)의 정론(定論)이 있는데 남편의 전실로 칭하셨으니 살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歲初失遇之悵。追念如結。謂外拜承惠存。感戢尤至。謹審體節。履泰萬勝。實副願聞。弟患感毒十餘日。尙未擡頭。苦悶。松沙答書。尙未關聽云。未知何處濡溯。月波書得見否。俯問前後室云云。此有先師定論。而以夫前室稱之矣。諒之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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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용에 대한 만사 挽鄭在庸 향리의 교유 점점 줄어듦을 깨달으니 (鄕里交遊漸覺稀)누가 오늘 우리 공이 죽을 줄 알았으랴 (誰知今日我公歸)하동의 문벌은 온 호남에 명망이 드러났고 (河東門閥全湖望)둔촌 노인의 가풍은 후손들 대대로 빛내네 (遯老家風奕葉輝)태곳적 정신 신야232)에 뜬 달에서 보겠고 (太古精神莘野月)백년동안 안식함은 부춘233)의 사립문에 남았네 (百年棲息富春扉)저승으로 가는 길 막혀서 찾기 어려우니 (泉臺一路遮難得)노인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닦고 또 닦네 (老淚涔涔揮復揮) 鄕里交遊漸覺稀。誰知今日我公歸。河東門閥全湖望。遯老家風奕葉輝。太古精神莘野月。百年樓息富春扉。泉臺一路遮難得。老淚涔涔揮復揮。 신야(莘野)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에 있는 들판을 이른다. 부춘(富春)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에 있는 고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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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 양 어른께 올림 上泉川梁丈 계절이 따뜻해지니 삼가 정양하심에 여가가 많고 체후는 강녕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계씨(季氏) 어른은 근래 안부는 어떠하십니까? 아름다운 얼굴 백발의 나이에 책상을 마주하고 기뻐할 것이니, 융숭한 광휘가 어찌 한갓 한 가문의 복이겠습니까. 매양 삼가 우러러보고 송축합니다. 소생은 인척이면서 친구 사이로 두세 세대에 걸쳐 교유하였으니 한 가문의 우의가 존문(尊門)과 같은 분이 누가 있겠습니까. 선친과 교유한 분으로 지금까지 생존하여 이 사람이 의지하며 앙망하는 분 가운데 존장(尊丈)과 같은 분이 또 누가 계시겠습니까. 외로운 여생은 이치상 마땅히 종종 찾아뵙고 구구한 제가 미치지 못한 한을 달래야 하지만 근년에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마치 말이 채찍 끝에 있듯이 조금도 멈추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풍모와 위의를 우러러 그리워하니 다만 슬픈 마음 간절할 따름입니다. 끝으로 더욱더 몸을 아끼고 보중하여 언제나 강건하시어 사모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에 부응해 주십시오. 時令向和。伏惟靜養多暇。體候康寧。季氏丈近節何如。華顔白髮。對床怡悅。其隆重輝光。豈徒一門之福。每切瞻祝。生姻戚故舊。二三世源源。一室之誼。孰有如尊門在。先人遊從。至今在世而爲此生依仰者。又孰如尊丈哉。孤露餘生。理合種種趨謁。以慰區區靡逮之恨。而年來身事。流離無常。未得少頃停息。如馬在鞭頭。瞻望風韻。只切悲悒。餘祈加愛保重。竹柏長春。以副此慕想之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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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도【선묵】에게 답함 答梁致道【善默】 편지 속에서 얼굴을 뵈니 놀랍고 감격스러운 마음이 세속을 벗어난 선경(仙境)의 푸른 하늘을 보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형의 체후가 안정되고 쾌적하며 신이 장수의 복을 돕고 아들이 태어나 1년이 지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늘그막에 지난날을 회상하며 젖는 감회와 기쁨과 경사가 뻗어나가기를 축원하는 마음이 끝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러러 그리운 마음을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아우는 한 번 병이 들더니 넉 달이 지났고, 이로 인하여 이불 속의 물건이 되어 그저 저승사자가 당도하기만 기다릴 뿐입니다. 고통을 겪는 것이 이와 같더라도 우리 형의 수연(壽筵)에 모인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뻐서 어깨가 들썩이는 심정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병든 몸을 일으켜 억지로 길을 나서려고 생각합니다만 저를 조롱하는 일이 없으리라는 것을 모르겠으니 과연 계획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承書中顔面。驚感之情。如得世外空靑。矧審兄體安重。而神相壽祿。懸弧周期。老境追感之懷。覃上歡慶之祝。想無涯極。篤之仰溯。曷任情悰。弟一病四朔。因爲衾中物。只俟符到而已。所苦雖如此。聞吾兄壽筵之會。不勝喜聳之情。有力疾强策之意。未知事不有戱。而果能如料否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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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성【인형】에게 답함 答姜士性【仁馨】 뜻하지 않게 영랑(令郞)이 저를 찾아오고 혜서(惠書)가 함께 이르러 체후가 편안하고 집안의 묵은 근심이 차례차례 잘 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이 화락한 군자를 위로하는 것이 진실로 이와 같으니 제 마음의 위안이 어떠하겠습니까. 의림(義林)은 노쇠함이 나날이 심해지고 평생에 걸쳐 품었던 뜻이 날로 어긋나 애타는 마음을 어루만지며 늘 미치지 못한 데 대한 탄식만 절절합니다. 어찌 한 조각이라도 남은 힘이 있어 다른 사람을 위한 계책을 내겠습니까. 다만 영랑은 자질이 뛰어나고 재주가 총명하며 학문을 향한 노력이 대단합니다. 다른 집안에서는 이러한 젊은이를 찾기가 매우 쉽지 않으니 특별한 행운입니다. 하물며 정의(情誼)가 두텁고 세의(世誼)가 독실함을 또 어찌 다른 사람에 비하겠습니까. 제가 좌우(左右)를 친근하게 여기는 마음은 실로 다함이 없습니다. 이러저러한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영랑이 돌아가면 자세히 아뢰리라고 생각합니다. 謂外令郞見過。惠緘伴之。備審體候晏重。眷內宿憂。次第大和。神勞愷弟。固應如此。私情慰仰。爲何如耶。義林衰索日甚。宿心日負。無念耿耿。常切美逮之歎。安有一半餘力。可以爲人謀哉。惟是令郞質美才悟。向學甚力。人家少年如此人。甚不易得。奇幸奇幸。況有使契之重。世誼之篤。又豈餘人比哉。區區相厚之意。實無涯量也。多小見狀。令郞自去想詳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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