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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 원세에게 권면하다 勉吳君源世 학문의 참된 도리는 하늘로부터 받나니 學問眞詮受上天공부는 결단코 지체해서는 안 된다네 下工斷可莫遷延치평174)은 결국 공효가 성대하기 그지없고 治平究竟功爲大효제는 원래 최우선으로 힘써야 한다오175) 孝悌由來務在先노친 봉양하고 밭 가느라 비록 겨를 없다 해도 養老服田雖不暇책 읽고 이치 궁구하는 데 어찌 인연이 없으랴 讀書究理豈無緣천리 밖에서 종유하지만 우의를 잊기 어려우니 相從千里難忘誼새 시를 가져다 준 건 우연한 뜻이 아니라네 持贈新詩匪偶然 學問眞詮受上天, 下工斷可莫遷延.治平究竟功爲大, 孝悌由來務在先.養老服田雖不暇, 讀書究理豈無緣?相從千里難忘誼, 持贈新詩匪偶然. 치평(治平) 《대학장구(大學章句)》의 팔조목(八條目) 가운데 마지막 완성 단계인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를 합칭한 말이다. 팔조목은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 평천하를 이른다. 효제(孝悌)는……한다오 《논어》 〈학이(學而)〉에 "그 사람됨이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무니,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난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 군자는 근본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가 생기는 것이다. 효도와 공경이라는 것은 인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라고 하였는데, 이를 차용한 것이다. '제(弟)'는 '제(悌)'와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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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생일을 만났는데 이때 나이 육십 세였다 旅中逢生朝 時年六十 마음에 허물과 후회가 숲처럼 어지러우니 心頭咎悔亂如林모두 중간에 촌음을 아끼지 않은 탓이네 總在中間不惜陰끝났구나 신령한 단약은 소식 없는데 已矣靈丹無信息외구가 괴롭게 침범하니 어이하랴 其如外寇苦侵尋육십 세의 장부 나이는 꽉 찼고 丈夫六十年光滿곡례 삼천 가지169)는 의리가 깊구나 曲禮三千理義深억 시의 경계170)로도 고인의 자취 찾을 수 있으니 抑戒猶堪追古蹟객창에서 생일날 부질없이 시를 읊조리네 旅窓弧日謾成吟 心頭咎悔亂如林, 總在中間不惜陰.已矣靈丹無信息, 其如外寇苦侵尋.丈夫六十年光滿, 曲禮三千理義深.抑戒猶堪追古蹟, 旅窓弧日謾成吟. 곡례(曲禮) 삼천 가지 곡례는 세세한 절목의 예절을 말한다. 《예기》 〈예기(禮器)〉에 "큰 절목의 예의가 3백 가지요, 세세한 절목의 예절이 3천 가지인데, 그 정신은 하나이다.[經禮三百, 曲禮三千, 其致一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 제27장에도 "크고 넉넉하도다. 예의가 3백 가지요, 위의가 3천 가지로다.[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라고 하였다. 억(抑) 시의 경계 〈억〉은 《시경》 〈대아(大雅)〉의 편명인데, 위 무공(衛武公)이 95세가 되었는데도 이 시를 지어 악공(樂工)에게 날마다 곁에서 노래하게 하여 스스로 위의(威儀)와 공경(恭敬)을 다하여 조금이라도 방심하지 않으려고 자신을 경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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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으로 가는 중에 길을 헤매다 益山行迷路 반일 동안 녹음이 무성한 숲을 뚫고 가다 半日行穿翠密間갈림길에서 길 헤매니 마음이 괴롭구나 臨岐迷失惱心官사람 만나면 번번이 번다한 일을 물으니 逢人輒問飜多事그림자 돌아보고 탄식하며 잠시도 한가롭지 못하네 顧影相歎暫不閒문자는 세 번 생각하면 도리어 의혹이 생기고384) 文子三思歸反惑정현은 두 번 헤아리고는 처음이 진실임을 알았네385) 程賢再數覺初眞도맥을 찾기 어려움도 이와 같으니 難尋道脈亦如此오로지 정밀히 밝혀 이치를 연구함으로 돌아오는 데 있네 亶在精明格致還 半日行穿翠密間, 臨岐迷失惱心官.逢人輒問飜多事, 顧影相歎暫不閒.文子三思歸反惑, 程賢再數覺初眞.難尋道脈亦如此, 亶在精明格致還. 문자는……생기고 세 번 생각함은 아주 신중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논어》 〈공야장(公冶長)〉에 "계문자가 세 번 생각하고 행하였다. 공자께서 이를 들으시고 두 번이면 가하다고 하였다.[季文子三思而後行. 子聞之, 曰再斯可矣.]"라고 하였다. 정현(程賢)은……알았네 정현은 어진 정자(程子)를 말하는 것으로, 명도(明道) 정호(程顥)를 가리킨다. 《근사록(近思錄)》 〈존양(存養)〉에 "백순(정호)이 예전에 장안의 창고 안에 한가로이 앉아서 긴 행랑의 기둥을 보고 마음속으로 세었다. 이미 의심이 없었으나 다시 세어 보니 맞지 않자 사람으로 하여금 일일이 소리 내어 세어 보게 하였는데, 결국 처음 세었던 것과 차이가 없었다. 그러한즉 마음을 두어 잡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안정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伯淳昔在長安倉中閑坐, 見長廊柱, 以意數之. 已尙不疑, 再數之, 不合, 不免令人一一聲言數之, 乃與初數者無差, 則知越著心把捉, 越不定.]"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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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윤【익모】에게 보냄 與具德允【翼謨】 새봄이 온 지 이미 오래이건만 아직도 벗과 서로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겨를 없이 분주하였고 이와 더불어 차질을 빚었기 때문입니다. 영정(詠亭)에 머물 때부터 또한 이따금 서신이 있었지만 길이 어긋나는 것으로 말미암기도 하고 복잡한 일에 연루되기도 하여 여전히 문안을 여쭙는 의절을 갖추지 못하였기에 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인편이 이르러, 삼가 부모를 모시고 지내는 체후가 한없이 큰 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현윤(賢胤 상대방의 맏아들)과 영함(令咸 상대방의 조카)은 잘 자라고 학과에 열중하여 조부모님과 부모님에게 기쁨을 드리는지요? 간절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의림(義林)의 고달프고 퇴락한 처지는 얘기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신암유고(愼庵遺稿)》56)는 한 차례 정리하였지만 제대로 교정을 하지 못하였으니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한 번 가지고 와 저와 함께 평가하면 어떻겠습니까. 서문(序文)은 감히 인색하게 굴려는 것이 아니라 삼가 대방 거수(大方巨手)를 구하여 조금이라도 널리 알리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우리 벗께서 운운하신 것이 있다고 들었으니 힘이 닿는 대로 글을 지으셔야 할 따름입니다. 생각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見新春已久。而尙未與故人相見。莫非奔汨無逞而與之差池故也。自住詠亭。亦不無種種便紙。而或因迂違。或坐悤撓。尙未有候問之儀。尋常未安。便到。謹審省候茂納崇嘏。賢胤令咸。善茁善課。爲重庭供悅否。馳溯不在。義林勞碌頹塌。無可言者。愼庵遺稿櫛過一番。編校未善。想不無多少礙眼。幸一者携來與之對評。如何。序文非敢斳惜。竊欲得大方巨手。以揄揚其萬一也。聞吾友有所云云。第當隨力下筆。諒之如何。 신암유고(愼庵遺稿) 하석홍(河錫洪, 1786~1834)의 문집이다. 하석홍의 자는 성칙(聖則), 호는 신암(愼庵), 본관은 진양(晋陽)이다.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났다. 1819년(순조19)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이듬해 성균관 학유(成均館學諭)에 임명되고, 박사와 전적을 거쳐서 1825년(순조25)에 사헌부 지평(司憲府持平)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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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민75)【승호】에게 답함 答李道敏【承灝】 세변(世變)이 있은 이래로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아울러 쇠병이 오래되어 인사(人事)가 전부 멈춰버렸습니다. 심지어 일반적인 안부조차 백에 하나도 묻지 못하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매번 우리 형께서 저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먼저 안부를 물으시니 그때마다 놀라서 스스로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옛날에 종유(從遊)를 했던 즐거움과 오늘날 천지를 뒤덮는 변고에 대한 탄식에 대해서, 보내주신 서한을 여러 번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목메어 울었습니다. 천하의 이치 가운데 혼란을 겪고도 다스려지지 않고 가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논의는 없습니다. 강직하고 정대하며 정직하고 방정한 기운은 또한 충분하고 넉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고와 책임 운운하신 일이야 어찌 저같이 우매한 자가 감히 맡을 수 있겠습니까. 오직 나의 학문을 더욱 강구하고 나의 뜻을 더욱 굳게 하여 세상이 어려울 때 서로를 기약하는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 이것이 저의 보잘것없는 바람입니다. 自世變以來。寧寐無訛。兼以衰病支離。人事都廢。至於尋常問訊。百不修一。每承吾兄不較先施。輒瞿然自疚。昔時遊從之樂。今日懷襄之歎。三復惠狀。不覺嗚咽。天下之理。未有亂而不治。往而不復之論。其剛大直方之氣。亦可以七分約綽矣。規責云云。豈昏昏所敢當。惟益講吾學。益堅吾志。無負歲寒相期之意。是所區區。 이도민(李道敏) 도민은 이승호(李承灝, 1836~1886)의 자이다. 본관은 광주(光州), 호는 취호(醉湖)이다. 기우만(奇宇萬)의 《송사선생문집》 권37에 〈취호이공묘갈명(醉湖李公墓碣銘)〉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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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삼【기태】에게 답함 答朴允三【淇台】 반년 사이에 두 차례나 편지를 주고받았으니, 이것은 전에 없던 일입니다. 여풍(餘風)을 그대로 이어가 이제부터 끊임없이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편지를 받은 지 여러 날이 지났는데 경전(經典)을 익히며 지내는 안부가 평안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멀리서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편지에서 말씀하신 "일생이 이미 저물었다는 것이 마음 아프고 뜻한 일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 서글프다."라는 구절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읊조리려니 저로 하여금 끝없이 서글픈 감회가 일어나게 합니다. 아, 이것은 고금에 걸쳐 모두의 근심거리였으니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가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좌우(左右 상대방을 가리킴)의 입장에서 이 사람과 견준다면 한창 솟아오르는 해와 같습니다. 어찌 늦음이 있겠습니까. 저를 전철(前轍)로 삼아 미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농은기(農隱記)〉는 이처럼 글이 서툰 사람이 어찌 감히 손을 대겠습니까. 다만 간절한 뜻을 저버리기 어려워 대략 이렇게 추태를 보였습니다. 半歲之間。得再往復。此是前未所有。未知因仍餘風。從此源源否。未審書后有日。經履衛重。遠溯彌至。來喩感年華之已晏。悼志業之難成。此一句三復諷詠。令人有悵然不盡之懷。嗚呼。此是古今通患。其能脫然於此者。有幾人哉。然以左右而視此漢。則猶爲方升之日也。夫何晏之有。視作車鑑。俾不至靡逮之地。如何如何。農隱記。以若不文。何敢下手。但勤意難孤。略此露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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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중【진휴】에게 보냄 與李善仲【進休】 봄이 한창인 요즘 몸은 편안한지요? 그리워하는 마음을 그칠 수가 없습니다. 의림(義林)은 한결같이 병에 신음하는 것이 날마다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理)란 무엇입니까? 매양 선중(善仲)이 빈손으로 힘써 일하면 살아갈 이치가 조금씩 모여들 것이니 이것이 위로될 만합니다. 그러나 인생의 사업은 스스로 있는 것이니 어떻게 구구하게 입고 먹는 계책에만 그칠 수 있겠습니까? 모름지기 고요한 한 칸 방에서 토론하고 다소의 글을 저술하고 몸소 밭을 간 뒤에 여력이 있으면 매양 깊은 이치를 완미하는 공을 더하여 조용히 수양하며 암장(闇章)97)의 실질이 있도록 한다면 이것이 바로 그대와 그대의 집에 있어 첫 번째 계책이 될 것입니다. 만약 자신과 자신의 집에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일체 쓸어버려 그만두고 함께 교유하지 않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이것이 오늘의 효상(爻象)에 있어서 더욱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卽惟春殷。體事佳迪。瞻溯無已。義林一病沈綿。日以甚焉。理也何爲。每念善仲赤手拮据。生理稍集。此可慰慰。然人生事業。自有所在。豈止於區區喫着之計而已也。須討靜室一間。蓄多少文字。躬耕餘力。每加沈玩溫理之功。俾有潛修闇章之實。此是身家第一策。若其無關於身事家事者。一切掃斥。不與之交涉。如何。此在今日爻象。尤宜留念也。 암장(闇章) 《중용(中庸)》 33장에 나오는, '암연이일장(闇然而日章)'의 준말이다. 군자는 도덕이 심원하여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분명하지 않지만 도덕이 속에 있기 때문에 날로 그 빛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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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응소27)【봉현】에게 답함 答權應韶【鳳鉉】 동쪽과 서쪽으로 천애(天涯)와 지각(地角)처럼 동떨어져 있어 우체편이 드물고 비록 있다고 해도 거개가 불시에 간다고 하여 우체 편에 따라 안부를 전하지 못한 것이 오래 되었네. 보통의 정으로 헤아려보면 마땅히 배척을 당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또 따지지 않고 간곡하게 안부편지를 보내주는 것이 이와 같이 끊임이 없으니, 지극히 감사하는 마음에 부끄러움과 송구함이 아울러 지극하네. 더구나 나에 대해 일컬으며 장려하는 것이 실제에 너무 지나치니, 그대 같은 밝음으로 남을 위해 도모하는 충(忠)이 어찌 이러한 것인가? 의림(義林)은 젊어서는 노력하지 못하였고 늙어서는 알려진 것이 없이 좀먹어 떨어진 옷에 병충이 든 곡식을 먹으며 지내고 있어, 목거사(木居士)28)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멀다네. 그러나 내가 노년에 수습하려는 생각은 혹 무너져 벗겨지고 가려 고질이 된 가운데에서 종종 틈발(闖發)함이 없지 않아 어진 사우의 뒤에 인연을 맺으려 생각한 것이 어찌 끝이 있었겠는가? 오직 바라건대 그대는 힘써 더욱 자중자애 하시게. 東西厓角。便遞闊然。雖或有之。而擧皆不時吿行。未得隨便致候者。久矣。揆以常情。宜若見斥。而猶且不較。繾綣垂訊。若是源源感戢之至。愧悚傡至。況稱道奬借。過浮實際。以若左右之明。謀人之忠。何其乃爾耶。義林少而不力。老而無聞。蠹衣蝗粟。其不及木居士遠矣。然區區收桑之念。或不無種種闖發於頹剝蔽痼之中。思欲寅緣於賢士友之後者。豈有窮已哉。惟左右勉加自愛。 권응소(權應韶) 권봉현(權鳳鉉, 1872~?)을 말한다. 자는 응소, 호는 오강(梧岡), 본관은 안동(安東)이다. 목거사(木居士) 고목(古木)이 자연적으로 인형(人形)처럼 생긴 것을 사찰(寺刹)에 안치해 둔 것을 이르는데, 한유(韓愈)의 〈제목거사(題木居士)〉에 "물불에 타고 씻긴 게 몇 해인지 알 수 없는데, 밑동은 두면 같고 중동은 몸통과 같구나. 우연히 목거사라 적어 놓으니, 문득 복을 구하는 사람이 한도 없구려.[火透波穿不計春, 根如頭面榦如身. 偶然題作木居士, 便有無窮求福人.]"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韓昌黎集 卷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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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함에게 보냄 與黃景涵 주재(主宰)는 심(心)이고 주재하는 것은 성(性)이라는 것 이것은 나의 창견(創見)이 아니고 바로 주자의 말이네. 이것은 심성의 경계를 절단한 것이 지극히 분명하니, 어찌 입언(立言)의 본의를 궁구하지 않고 여러 가지로 지적하는 것이 가하겠는가? 보내온 편지에서 "심과 이로 말하면 구분이 없다고 이르는 것은 불가하지만 겨우 주재(主宰)라고 말하면 문득 심과 이가 합일한 곳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한 단락은 명백하지 못한 점이 많네. 심이라는 것은 본래 주재의 이름이니, 주재 두 글자를 놓아두고 다시 따로 심이 없네. 지금 심과 이는 구분이 있다고 하면서 주재는 구분이 없다고 하였네. 그렇다면 이 심 자는 어떤 심이며, 이 주재는 어떤 주재인가? 또 "겨우 주재라고 말하면 문득 심과 이가 합일한 곳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미 합하여 하나가 되었다면 유독 나누어 둘로 만드는 것이 불가한가? 대저 심이 주재가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신령하기 때문인가, 이가 있기 때문인가? 그 근본을 근원해 보면 이이지만 당체(當體, 실체) 말하면 신령하기 때문이네. 바야흐로 당체에 나아가 말하면서 잘못 원두(原頭)의 설로 섞으니, 이것이 지루하여 귀숙할 곳이 없는 까닭이네. "묘용(妙用)의 행(行)이 이발(已發)이 된다.……"라고 한 것은 아마 그렇지 않을 듯하네. 심으로 말하면 실로 동정이 있지만 이로 말하면 일동(一動)과 일정(一靜)이 모두 유행하는 것이 되니, 다시 생각해 보시게. 主宰者心也。主宰底性也。此非愚之創見。而卽朱子之語也。此是截斷得心性界至。極其端的。豈可不究其立言之本意。而曲加指摘耶。來喩以心與理言。不可謂無分。而才曰主宰。便是心理合一處。此一段多未瑩。心者。本是主宰之名。舍主宰二字。更別無心。今曰心與理則有分。而曰主宰則無分。然則此心字。是何心。而此主宰是何主宰耶。且曰才說主宰。便是心理合一云云。旣合而一之。則獨不可分而二之耶。大抵心之爲主宰。是何故。以其靈故耶。以其有理故耶。原其本則理也。而言其當體則是靈故也。方就當體語。而枉以原頭說。混之。此所以支離而無歸宿也。妙用之行。爲已發云云。恐不然。以心言之。固有動靜。而以理言之。一動一靜。均之爲流行也。更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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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낙범【홍량】에게 답함 答魏洛範【洪良】 봄 사이에 이별하고서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는데도 그리워하는 마음 깊어 2~3년의 오랜 시간이 지난 듯하네. 그런데 뜻밖에도 그대 사촌과 여러 공들이 지나가다가 들렀는데, 삼가 그대의 정성스러운 편지를 받들게 되었으니 그 고마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네. 더구나 부모를 모시면서 기쁘고 화락하며 신령이 도와 건강하다고 함에랴. 남은 힘으로 공부를 함에도 또한 응당 멈추지 않고 부지런하여 날로 높고 깊게 발전할 것이네. 보낸 편지 가운데 '게으른 본성이 돌연 다시 싹터서 그 동안의 공이 흩어져 이전처럼 어리석게 되었다.'는 등의 말은 참으로 겸손함에서 나온 것임을 알겠으니, 어찌 고명 같은 자가 이런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일찍이 들으니, 선각의 말에 "학자는 기질에 지거나 습관에 마음을 빼앗기니 다만 그 뜻을 책망해야 한다."108)라고 하였으니, 잘 모르겠네만 이런 말을 일찍이 본 적이 있는가. '뜻을 책망한다.[責志]'는 두 글자는 보통의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법으로 진전요결(眞詮要訣)이 되니, 어떻게 생각하는가. 春間分離。日月無多。而懹想之積。濶然若數三年之久。料外令從氏及諸公委過。謹承惠訊之勤。其爲感豁。無容言喩。矧審侍省怡愉。神相萬祉者乎。餘力居業。亦應慥慥不住。日就崇深也。示中閒懶本色。遽然復萠渙散。依舊阿蒙等語。固知其出於撝謙也。豈以高明而有是哉。然嘗聞先覺之言有曰。學者爲氣所勝習所奪。只可責志。未知會見此語乎。責志二字。此是衆人通法眞詮要訣如何。 학자는……한다 《근사록》 〈위학(爲學)〉에서 정자(程子)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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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귀정에서 제생들에게 주어 작별하다【5수】 詠歸亭贈別諸生【五首】 지금 수많은 현자들 전현을 배우고 (今賢濟濟學前賢)가을바람 부는 팔월에 서로 전송하네 (相送西風八月天)뜰의 잣나무 한 가지 꺾어 주어 보내니 (庭柏一枝持贈去)세한에 시들지 않는 푸른빛을 보리로다 (歲寒觀取色蒼然)영귀정에서 팔월에 뭇 현자들을 전송하니 (詠亭八月送群賢)갈대 무성하고 이슬 내리는 때에 각자 떠나네 (各去蒼葭白露天)앞길에는 말을 매어 놓을 곳 많지 않으니 (前程繫馬無多處)만 가닥 버들 가을에 놀라 모두 시들었으리 (萬柳驚秋摠薾然)공부하면 성현이 될 수 있거니와 (功夫爲聖可爲賢)부귀는 사람에 달렸고 또 하늘에 달렸네 (富貴在人又在天)무엇을 가볍게 여기고 무엇을 중시해야 할지 (何者爲輕何者重)그대들은 여기에서 환하게 볼 수 있으리라 (諸君於此見昭然)지혜와 어짊보다 아름답고 귀한 것이 없으니 (莫美於知莫貴賢)단지 나의 마음이 바로 현묘한 하늘이라네 (只吾方寸是玄天)다만 마땅히 힘써 자기에게서 구해야 하니 (但當勉力求諸己)학문이 쌓이면 비로소 시원스레 관통함을 볼 수 있으리 (積累方能見脫然)무슨 까닭으로 어리석고 무슨 까닭으로 어질게 되는가 (何故爲愚何故賢)헤아려 보니 자기 때문이지 하늘 때문이 아니네 (算來由己不由天)그대 상자 안의 거울을 가져다 보라 (請君看取匣中鏡)보얀 먼지 닦아내면 다시 밝아지네 (磨去纖塵復瞭然) 今賢濟濟學前賢。相送西風八月天。庭柏一枝持贈去。歲寒觀取色蒼然。詠亭八月送群賢。各去蒼葭白露天。前程繫馬無多處。萬柳驚秋摠苶然。功夫爲聖可爲賢。富貴在人又在天。何者爲輕何者重。諸君於此見昭然。莫美於知莫貴賢。只吾方寸是玄天。但當勉力求諸己。積累方能見脫然。何故爲愚何故賢。算來由己不由天。請君看取匣中鏡。磨去纖塵復瞭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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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에 만당형장399)을 그리워하며 病中懷晩棠兄丈 지난해 단양에서 이별할 때 去歲端陽拜別時나중에 만나자는 말씀이 간절하였네 丁寧一語後逢期반년의 풍진 세상은 어찌 그리 분란한가 風塵半載何紛擾초겨울에 앓은 질병은 몹시 위독했다오 疾病初冬亦篤危아픔을 남의 일처럼 여긴다는 걸400) 듣지 못하였고 不聞痛痒歸越視정담 중에 〈귀거래사〉401)를 외운 걸 기쁘게 생각하네 思悅情談誦陶辭형은 팔순의 고령이고 나는 일어나기 어려운데 兄年八耋吾難起동서로 외로이 떨어져 있어 그지없이 서글퍼라 落落東西絶可悲 去歲端陽拜別時, 丁寧一語後逢期.風塵半載何紛擾, 疾病初冬亦篤危.不聞痛痒歸越視, 思悅情談誦陶辭.兄年八耋吾難起, 落落東西絶可悲. 만당형장(晩棠兄丈) 김희현(金熺鉉, 1872~1951)으로, 만당은 그의 호이다.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정오(定五)이다. 후창의 외종형(外從兄)이다. 후창이 일찍이 그를 위해 〈만당시고서(晩棠詩稿序)〉를 썼다. 《後滄集 卷20 晩棠詩稿序》 남의……걸 원문의 월시(越視)는 '월시진척(越視秦瘠)'의 줄임말로, 월(越)나라 사람이 진(秦)나라 사람의 수척한 모습을 무심하게 보는 것처럼 어떤 일에 대해 자신과는 무관한 남의 일로 여긴다는 말이다. 귀거래사(歸去來辭) 원문의 도사(陶辭)는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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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견【상백】에게 답함 答李光見【常白】 생각지 않게 서한을 받았는데 하시는 말씀과 꾸짖는 뜻이 사람의 눈과 마음을 모두 깨어나게 하였습니다. 대체로 우리 두 사람이 서로 알게 된 지 이제 몇 년입니까. 매번 풍의(風義)가 단정하고 동정(動靜)이 점잖은 것을 보았지만 고상하고 우아함에 대해서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눈이 부끄럽습니다. 이러한 형이 있고 이러한 아우가 있는 것이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저의 부러움이 전보다 배로 늘었습니다. 의림(義林)의 노쇠한 정경과 병들어 칩거하는 처지는 참으로 비루하여 형용하기 어렵습니다. 오직 영백씨(令伯氏 상대방의 백부(伯父)) 만이 가까이 있어 날마다 서로 어울리면서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지금 또 고명(高明 상대방)께서 저를 멀리하지 않으시고 교제를 이어가는 것이 이처럼 진중하시니, 지극한 고마움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계산(溪山)의 적막한 물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밭을 갈고 소를 키우는 여가에 형제분이 나란히 서안(書案)을 마주하고 화목한 모습으로 경전(經典)을 연구하니 이것이 얼마나 보기 좋은 광경이겠습니까. 저에게도 종종 나누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科外獲承德音。其措辭遺意。令人心目俱醒。大抵吾兩人相知。今幾年矣。而每見其風義端飭。動止安詳。而至於文雅之贍邃。今日而後。乃始知之。可愧其眼不識人也。有是兄有是弟。豈是偶然。區區艶仰。有倍於前。義林衰索病蟄。固陋難狀。而惟是令伯氏在邇。日月相從。僅且支過矣。今又得高明之不遐。而托契定交。若是珍重感感之極。不知云喩。溪山涔寂之濱。漁樵耕牧之餘。伯兮叔兮。對床聯榻。怡怡講究於詩禮墳典之間。此何等勝致耶。爲之種種波及。是望是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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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견에게 답함 答李光見 왕림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또 정함(情函 상대방의 편지)을 받았습니다. 아, 저를 아끼고 은혜를 베푸시는 것이 역시 지극하십니다. 하물며 이렇게 밤새도록 비바람이 몰아쳐 문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적막하게 칩거하면서 의지할 곳 없이 무료하게 지내고 있으니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오직 우리 벗이 가까이에 있어 서로를 따르면서 강학과 토론이 이처럼 끊이지 않으니 위안을 받고 고마움을 느끼는 심정을 어찌 말로 할 수 있겠습니까. 《주역(周易)》은 근래 과연 눈앞에 두고 시간을 보내려고 계획했지만 매운 고추를 통째로 삼킨다는 비난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끝내 무슨 보탬이 있겠습니까. 부끄럽습니다. 《맹자(孟子)》 공부는 근래 몇 권에 이르렀습니까? 노년에도 학문을 좋아하여 남모르게 날마다 성취를 이루는 것이 오늘날 누가 우리 벗과 같겠습니까. 매번 앙모하는 마음이 절실합니다. 하루 동안 유람하는 일은 중지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지금이 어느 때이겠습니까. 유람 같은 무익한 일을 하여 스스로 허물을 초래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承枉未幾。又獲情函。其愛我惠我。吁亦至矣。況此風雨長夜。行不得門外一步。跧蟄踽凉。無聊無賴。而惟有吾友在邇。從逐講討。源源若此。慰慰感感。何以容喩耶。羲經近果爲遮眼消日計。而亦未免辣椒皮呑之譏。畢竟何益之有。愧愧。盛課近在鄒傳何卷耶。老而嗜學。闇然日就者。在今日。孰有如吾友哉。每切馳仰。一日之遊。停之似宜耳。此時何時。恐不必爲遊衍無益之擧。以自招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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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문【계창】에게 답함 答魏岐文【啓昌】 그대의 아들이 보잘것없는 나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두 번이나 찾아와 주셨으니, 이것은 사사로운 정에 있어서 이미 매우 감사할 일인데, 다시 또 편지를 부탁해 보내서 곡진한 뜻을 보여 주시니, 이것이 어찌 저처럼 천박한 자가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저는 어려서부터 이 뜻이 없지는 않았으나 기질에 얽매이고 질병이 간간이 생겨 끊임없이 오가다가 하나의 쓸데없는 물건이 되었고 지금은 백발이 성성하니 매우 아득히 끝없는 한이 있을 뿐입니다. 상황이 이와 같으니 그대가 보잘것없는 나에게 기대하는 마음이 비록 무성한 관용에서 나왔더라도 또한 그대의 밝은 식견에 누가 됨을 면치 못할까 두렵습니다. 관산(冠山)은 옛날에 문명(文明)의 고을이라고 일컬어졌는데 근래에 더욱 번성했습니다. 게다가 그대의 아들은 단아하고 신중하며 깨달음이 있어서 함께 큰일을 할 만하니, 그에게 오가며 영향을 받게 하고 좌우에서 보살핀다면 어찌 성취할 가망이 없다고 근심하겠습니까? 보잘 것 없이 살아온 저 같은 처지는 지난일에 부치더라도 여파에 젖어 노년에 만분의 일이라도 거두려는 계획으로 삼을 계획이 없지는 않습니다. 令郞不鄙無狀。再度垂訪。此在私分。己極感荷。而又且委賜寵翰。示意繾綣。此豈淺淺者所可承膺耶。義林小少非無此志。而氣質局之。疾病間之。捱去捱來。成就得一箇無用之物。至今白髮紛如。只切悠悠無窮之恨而已。然則執事之寄意於鄙生者。雖出於包含之盛而亦恐未免爲明見之一累也。冠山古稱文明之鄕。而近來尤蔚然焉。且令郞端詳開悟。可與有爲。以之出入擩染左右扶將。何患無成立之望。區區衰散如此生者。雖屬過境。而不能無思霑餘波。以爲收楡萬一計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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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석주】에게 답함 答金宗一【錫柱】 "병이 많아 옛 벗도 멀어지네."142)라고 하였으니 옛 사람도 오히려 그러하였거늘 하물며 오늘날임에랴. 어진 그대는 내가 병이 많다고 해서 소원(疎遠)하게 대하지 않고 편지 한 통을 뜻밖에 보내주니, 이는 옛사람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겠는가. 봉투를 열어 낮게 읊조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병세가 풀리는 것 같네. 부모를 모시면서 평안하다는 소식을 지면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한 달 전쯤의 소식이니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네. 신령이 단정한 군자를 위로하여 응당 보답을 받을 때이네. 그렇다면 마음에 위안됨이 어찌 다하겠는가. 공부가 이전과 다르지 않다고 하였는데, 이는 참으로 겸손한 말이네. 그러나 마음이 있지 않으면 어찌 이전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겠는가. 다름이 없는 것을 보고 더욱 더 노력하여 다름이 있는 지경에 이른다면 이것이 바로 학문이 발전하는 방법이네. 시속(時俗)의 말들이 어지럽다고 하였는데, 비록 지극히 두렵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 어찌 한 집안 한 사람의 재앙에 그치겠는가. 최종적인 처분은 하늘에 달렸으니, 다만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한 뒤에 기다릴 뿐이네. 의리를 강론하고 밝혀서 추향을 헤매지 않게 하며 심지(心志)를 완전하게 함양하여 지킨 바를 흔들리지 않게 하여야 하니, 이것이 사문(斯文)의 요결이며 나아가 오늘날의 급선무이네. 더욱 깊이 노력하게나. 多病故人疎。古人猶然。況今日乎。賢不以多病而見疎。委存一書。出於料外。此其非過於古人者耶。披玩沈吟。不覺病情釋然也。侍省平安之報。得於紙面。而以一月之信。又未知見作何狀也。神勞愷弟。定應如見報時矣。慰仰曷已。工夫之無差殊處。此固撝譕之語。然心不存。則安能見其無差殊處也。見其無差殊而益加勉焉。使之至於有差殊者。此進乾之方也。時說紛紜之示。雖極可畏。然此豈一家一人之厄耶。究竟處分。有天翁在焉。惟盡其在我者以待之而已。講明義理。使所向不迷。完養心志。使所守不撓。此是斯門要旨。而尤爲今日之急事也。千萬勉㫋。 병이……멀어지네 맹호연(孟浩然)의 시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에 나오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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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중27) 【찬호】에게 보냄 與李美中【燦鎬】 우리 두 사람이 종유하면서 모여 강론한 지 전후로 20년이나 오래 되지만 스스로 생각하건대 보잘것없는 나는 평소 멸렬하여 하나를 알고 반이라도 이해하여 그대에게 유익함을 도울 수 있은 것이 없음을 근심하였네. 지금 비록 병에 걸려 조석에 죽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일찍이 나의 일념은 이것을 잊은 적이 없었네. 그대가 일전에 와서 유익한 한 마디를 청하였으니, 그대의 뜻은 또한 반드시 전날의 학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여겨 더욱 힘쓸 수 있기를 생각한 것이리라. 그렇다면 그대의 후회 또한 늦었다고 할 만하네. 그대는 오늘날 또한 청양(靑陽, 봄)한 시절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니, 이른바 늦었다는 것은 늦은 것이 아니네. 다만 미적거리며 등한히 기다리기를 전날과 같이 한다면 후일에 또한 오늘 같은 후회가 없다고 어찌 보장하겠는가? 격물(格物) 궁리(窮理)하여 그 뜻을 밝히고 수심(收心) 양성(養性)하여 그 실상을 실천 하는 것 이것이 학문하는 제일의 공부이니, 지역을 가려서 할 것이 아니고 또 때를 기다려 행할 것이 아니네. 밥 먹고 옷 입는 것이 이 공부가 아님이 없고, 물 긷고 땔나무하는 것이 이 공부가 아님이 없는데, 백성이 날마다 사용하면서도 알지 못하네. 단지 내가 뜻을 두는 것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을 뿐이니, 원컨대 그대는 힘쓰시게. 吾兩人遊從講聚。爲前後二十年之久。而自惟無狀。素患滅裂。無一知半解。有以資益於賢者。今雖賤疾。朝夕俟盡。而未嘗無區區一念耿耿乎此也。賢者日者來。請一言之益。賢者之意。亦必以前日之業爲未足。而思有以增勉之也。然則賢者之悔。亦云晩矣。賢於今日。亦不可謂非靑陽時節。則所謂晩者非晩也。但因循等待如前日。則安知後日亦無今日之悔也。格物窮理以明其義。收心養性以踐其實。此是學文第一功夫。非擇地可爲。又非待時可行。喫飯着衣。無非此功夫也。運水搬柴。無非此功夫也。百姓日用而不知焉。只在乎吾加之意如何耳。願賢者勉乎哉。 이미중(李美中) 이찬호(李燦鎬, 1879~?)를 말한다. 자는 미중, 호는 죽헌(竹軒),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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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형신【대량】에게 답함 答魏亨信【大良】 헤어진 뒤에 하염없이 시간은 흘러 이미 한 해가 지났으니, 그리운 마음은 더욱 암담해져 지나간 날만큼 쌓이네. 문득 편지를 받으니 음이 꽉 찬데서 하나의 양을 보는 것 같아 그 위안과 고마움이 어떻겠는가.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기쁜 일이 많고 신령이 도와 건강하며, 부모를 봉양하고 남은 힘으로 공부하여 날마다 과정을 따른다고 하니, 붕우의 좋은 소식이 어찌 이보다 좋으랴! 더욱 듣고 싶었던 바라네. 나는 노쇠함이 날로 심하여 지팡이를 짚을 힘도 없으니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고 죽은 귀신이 됨을 면치 못할까 두렵네. 다만 나를 따르는 사우(士友) 가운데 젊은이들이 많은데 그들의 기대에 만분의 일도 부응하지 못하니, 생각하면 항상 대단히 두렵다네. 잘 모르겠네만 우리 벗처럼 빼어난 젊은이는 나를 보고서 감계(鑑戒)로 삼는가. 그대가 〈외필(猥筆)〉에 운운한 것은 말하자면 매우 길고 현재 이러한 상황은 그 유래가 또한 오래 되었네. 유자 기풍의 쇠퇴와 선비 추향의 분열을 지나간 역사책에서 찾아보아도 또한 이런 일이 있는가. 사람으로 하여금 분격에 개탄하게 만드니 차라리 말 하고 싶지 않네. 다만 푸른 하늘이 저 위에 있으니, 백 대 이후에 반드시 정상으로 돌아옴을 기다릴 뿐이네. 別後荏苒。已易一寒暑。懷思悵黯。與日俱積。忽承惠書。怳然若窮陰之見陽。其慰沃感豁。爲何如耶。仍審侍省歡慶。神相百福。餘力佔畢。日趲程曆。朋知好音。曷踰於此尤叶願聞。義林衰索日深。策理無力。恐未免爲無聞之鬼而已。但遊從士友多少年。未有以塞其相期萬一之意。念之每切悚然。未知少年英秀如吾友者。視之爲鑑戒否。猥筆云云。言之甚長。且今日爻象。其來亦已久矣。儒風之衰薄。士趨之分裂。求之往牒。亦有是耶。令人憤歎。寧欲無言。但蒼天在上。只俟百世必反之常而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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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재집(日新齋集) 21권 12책 日新齋集 日新齋集 고서-집부-별집류 교육/문화-문학/저술-문집 문집 국역 日新齋集 丁卯 丁卯 [1927] 鄭義林 목활자본 『일신재집(日新齋集)』 12 有界 10行22字 註雙行 한자 內向3葉花紋魚尾 전남대학교도서관_불명처1 전남대학교도서관 1927년에 간행한 조선 말기의 학자 정의림(1845~1910)의 시문집. 『일신재집(日新齋集)』은 21권 12책으로 문인 박준기(朴準基), 홍승환(洪承渙) 등과 족인(族人) 정병해(鄭炳海) 등이 유고를 모아 1927년 간행했으며, 서문과 발문은 없다. 권1은 시 175제가 수록되어 있다. 대체로 연대순으로 편차되어 있으며, 사우들을 만나고 지은 교제시가 대부분이며, 뒷부분은 만시가 많다. 그는 노문삼자로 불리웠던 정재규와 특별한 교분이 있어서 서로 영호남을 방문하고 시를 남겼으며, 1902년에는 『노사선생문집(蘆沙先生文集)』중간을 위해 단성의 신안정사를 방문하고 이어 최익현(崔益鉉), 기우만(奇宇萬), 정재규(鄭載圭), 최숙민(崔琡民) 등과 칠불사(七佛寺)에서 함께 지은 시가 남아 있다. 대표적인 시로는 「서석창수운(瑞石唱酬韻)」10수를 들 수 있다. 정의림은 이 시의 서문에서 1887년 8월 17일부터 8월 23일까지 7일간 친구나 문인들과 함께 화순에서 무등산의 광석대(廣石臺), 상봉(上峯), 증심사(澄心寺)를 거쳐 다시 화순의 만연사선정암(萬淵寺禪定庵), 능주의 영벽정(映碧亭)과 동귀봉(東歸峯)을 다녀오면서 지은 것이라고 하였는데, 방문한 곳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그 곳의 풍광을 잘 묘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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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사열228)【계학】이 어머니를 위해 축수한 시에 차운하다 次魏士悅【啓學】壽母詩 미세한 양이 동할 때 주렴과 휘장 깨끗하니 (簾幃蕭灑動微陽)무리 지어 색동옷 입고 춤을 추며 북당을 에워쌌네 (舞綵相群繞北堂)정치한 강릉은 삼수와 벗을 맺고229) (鼎峙岡陵三壽作)태평의 연월 속에 백 년토록 강건하였네 (泰平煙月百年康)사람이 어지니 과연 큰 복이 있을 것이고 (人仁果有應胡福)물이 푸르니 어찌 각로방을 배우리오230) (水碧奚爲却老方)이날 관산에서 일제히 모인 자리에 (是日冠山齊會席)내 가지 못하고 궁벽한 곳에 은거함이 부끄럽네 (愧余未赴僻隅藏) 簾幃蕭灑動微陽。舞綵相群繞北堂。鼎峙岡陵三壽作。泰平烟月百年康。人仁果有膺胡福。水碧奚爲却老方。是日冠山齊會席。愧余未赴僻隅藏。 위사열(魏士悅) 위계학(魏啓學, 1868~1919)이다. 자는 사열(士悅), 호는 청계(淸溪)이다. 삼수와 벗을 맺고 『시경』「비궁(閟宮)」에 "삼수(三壽)로 벗을 맺어 산과 같고 구릉과 같으소서.[三壽作朋, 如岡如陵.]"라고 하였다. 물이……배우리오 각로방(却老方)은 선가(仙家)에서 불로장생하는 방법을 이른다. 한무제(漢武帝)가 방사(方士)인 이소군(李少君)으로부터 각로방을 전수받고는 이소군을 극진히 대우하였다.『漢書 郊祀志』 이곳이 선계와 같아서 달리 신선의 방술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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