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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 최정석에게 부치다 寄崔秀才正錫 군과 같은 재주는 세상에 거의 드문데 之君才志世無多그 뜻이 마귀의 방해를 받음은 어째서인가 其志魔邪見障何만약 삼년 동안 더욱 매진할 수 있다면 如得三年加邁往봄바람이 이르는 곳마다 이미 화창할 것일세 東風到處已暢和강학은 무엇보다도 같이할 짝이 있어야 하니 講修最可有其儔서로 힘써 함께 가되 잠시도 지체해서는 안 되네 胥勖偕行不少留군은 난리를 만났으니 참으로 한스럽고 君遭亂離眞可恨나는 질병에 걸렸으니 정말로 부끄럽다오 我嬰疾病正堪羞섬 안에 들어가느라 온갖 고초 겪었는데 島中行李備艱難그 멀리 떠남이 외려 사람을 안심시킨다오 遐擧使人心却安멀리서 생각건대 어지러운 진세를 벗어나 遙想超然塵擾外부지런히 글 읽느라 한가할 겨를 없으리라 孜孜佔?未能閒창강 위에 둥그런 달이 밝게 걸려 있으니 滄江之上月如規천리 밖에서 그리워할 거리로 삼을 만하네 可作相思千里資군의 모습을 어느 때에나 볼 수 있을까 英眄何時能得見서글프게 서쪽을 바라보며 새 시를 부치노라 悵然西望寄新辭 之君才志世無多, 其志魔邪見障何?如得三年加邁往, 東風到處已暢和.講修最可有其儔, 胥勖偕行不少留.君遭亂離眞可恨, 我嬰疾病正堪羞.島中行李備艱難, 遐擧使人心却安.遙想超然塵擾外, 孜孜佔?未能閒.滄江之上月如規, 可作相思千里資.英眄何時能得見? 悵然西望寄新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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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조 순근을 애도하다 悼吳念祖【純根】 인생의 단맛 신맛 다 맛본 지 60년 `閱盡甘酸六十年아들을 잃고 이어 하늘로 올라갔네 西河一哭繼登天그를 아는 자에게 말하노니 눈물 뿌리지 말라 寄言相識休揮淚이날 먼저 돌아갔으니 복이 많은 거라오 此日先歸福侈然옛날 내가 벽옹275)을 갑자기 잃은 해 昔余奄失碧翁年멀리서 제문을 눈바람 부는 하늘에 보내 주었는데 遠致奠文風雪天그대가 죽었다는 소식을 더운 여름에 비로소 듣고도 君喪始聞庚熱裏달려가 조문하지 못해 되려 부끄럽다오 未能匍匐却騂然 閱盡甘酸六十年, 西河一哭繼登天.寄言相識休揮淚, 此日先歸福侈然.昔余奄失碧翁年, 遠致奠文風雪天.君喪始聞庚熱裏, 未能匍匐却騂然. 벽옹(碧翁) 김택술의 부친인 벽봉(碧峯) 김낙진(金洛進, 1859~1909)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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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기 잎211)을 따다 摘紫蘇葉 차조기 잎 따서 무얼 하려나 紫蘇摘底爲병 낫게 하는 데 효과가 아주 좋다오 蘇病效輒奇하늘의 재앙을 치료하는 것이 정히 급하니 天瘥蘇正急누가 차조기 잎이 되겠는가 誰是紫蘇爲 紫蘇摘底爲? 蘇病效輒奇.天瘥蘇正急, 誰是紫蘇爲? 차조기 잎 땀을 내며 속을 조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해수(咳嗽), 곽란(癨亂), 각기(脚氣), 심복통(心腹痛) 등을 다스리는 약재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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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염재가 은거하는 곳을 찾아갔다가 길을 잃어 가지 못해, 당나라 사람의 〈방양존사〉 시212)에 차운하다 訪金念齋隱居 失路未果 次唐人訪羊尊師韻 평소 뜻은 별천지에 있었으니 素志洞中天염재가 은둔한 곳이라네 念齋遯跡去아 내가 이제 와서 찾는데 嗟我今來尋골짝이 깊어 어딘지 모르겠구나 谷深不知處 素志洞中天, 念齋遯跡去.嗟我今來尋, 谷深不知處. 방양존사(訪羊尊師) 시 당(唐)나라 손혁(孫革)의 작품이다. 일설에는 가도(賈島)의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라고도 한다. 《全唐詩 卷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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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홀로 앉다 月夜獨坐 19일 동쪽 하늘에 달이 이미 떠올랐는데 十九東天月已生모기 쫓고 홀로 앉아 잠을 이루지 못하네 打蚊獨坐未眠成길흉을 어찌 때에 임해 택할 수 있으랴 吉凶豈得臨時擇의리는 응당 궁극적인 곳에서 밝혀야 하네 義理當從極處明덧없는 백 년 세월 사업 이루기 어렵고 鼎鼎百年難建業많고 많은 사람들 중 누가 명성 남길까 林林萬衆孰留聲가장 어려운 건 이때 가장이 된 것이니 最難此時爲家長자손들 생각하매 마음 견디기 어려워라 念及兒孫叵耐情 十九東天月已生, 打蚊獨坐未眠成.吉凶豈得臨時擇? 義理當從極處明.鼎鼎百年難建業, 林林萬衆孰留聲?最難此時爲家長, 念及兒孫叵耐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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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心 체용과 허령이 모두 둥근 마음에 응하나니 體用虛靈具應圓일찍이 한 점의 티끌도 띤 적이 없었다오 不曾一點帶塵煙매양 처음에 사사로운 뜻을 따름으로 인하여 每因其始循私意드디어 결국 타고난 성을 잃는 지경에 이르네 遂至於終鑿性天리라고만 일컬으면 참다운 모습이 아니고 稱以理焉非眞像기라고만 이른다면 허술한 인연이 된다네 謂之氣也是粗緣근본은 밝고 지엽은 어둡다고 잘 형용하였으니 本明末暗善名狀정밀하고 밝음을 회복해야 온전함을 볼 수 있다오 克復精明乃見全 體用虛靈具應圓, 不曾一點帶塵煙.每因其始循私意, 遂至於終鑿性天.稱以理焉非眞像, 謂之氣也是粗緣.本明末暗善名狀, 克復精明乃見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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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오정354)에서 신암과 이야기하다 晩悟亭上 話新菴 십 년 만에 비로소 돌아와 이 정자에 오르니 十年始復上斯亭인사가 크게 달라져서 한탄스럽구나 人事堪歎互徑庭다병한 주인옹은 늘 병석에 누워 있고 多病主翁長委榻은거하는 빈한한 선비는 오래 대문 닫았네 遯居貧士久闕扃시를 근심하나 방법 없어 온통 백발 되었지만 憂詩沒策頭全白늙어서 드물게 만나니 더욱 청안으로 맞이한다오 到老稀逢眼愈靑놀며 즐길 술 없다고 그대 말하지 말라 無酒以遊君莫說담담한 이 맛으로도 형체를 잊을 수 있다오 淡然一味可忘形 十年始復上斯亭, 人事堪歎互徑庭.多病主翁長委榻, 遯居貧士久闕扃.憂詩沒策頭全白, 到老稀逢眼愈靑.無酒以遊君莫說, 淡然一味可忘形. 만오정(晩悟亭) 신암(新菴) 최만열(淑滿烈)의 정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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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곡 최성극 두열의 별장에서 묵다 宿東谷崔成克【斗烈】庄 이 마을에서 정무355) 사이에 머물렀는데 寄跡此村丁戊間지금 18년이 지난 뒤에 돌아왔구나 至今十有八年還우뚝 솟은 일천 그루 대나무를 늘 사랑하였고 每憐挺挺千竿竹푸르디 푸른 일만 길의 산을 길이 마주하였지 長對蒼蒼萬仞山많은 선비는 서책 공부에 어찌 그리 괴로웠던가 多士功書一何苦친한 벗은 집 짓느라 한가할 틈이 없었지 親朋築室未能閒모충356)은 그대의 힘에 가장 많이 의지하였으니 謀忠最荷之君力옛 정의 잊기 어려워 와서 문 두드린다오 舊誼難忘來叩門 寄跡此村丁戊間, 至今十有八年還.每憐挺挺千竿竹, 長對蒼蒼萬仞山.多士功書一何苦? 親朋築室未能閒.謀忠最荷之君力, 舊誼難忘來叩門. 정무(丁戊) 정묘년(1927)과 무진년(1928)을 말한다. 모충(謀忠) 남을 위해 충심(衷心)으로 노력해줌을 뜻한다. 《논어》 〈학이(學而)〉에 "남을 위해 꾀하면서 성심성의껏 하지 않은 일은 없는가?[爲人謀而不忠乎?]"라고 한 증자(曾子)의 반성에서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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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곳 樂處 봄이 와서 가난한 사람의 집을 화려하게 꾸며주니 春來艶侈窶人居정원 가득 울긋불긋한 꽃들이 처음 피는 때라오 紅紫盈庭發蕊初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풍악을 듣는 듯하고 禽鳥聲聲聞管籥계산의 첩첩 쌓인 자태는 그림책을 그린 듯하여라 溪山疊疊作圖書집에서 옷 만드는 데 어찌 꼭 비단이 필요하랴 衣裁家織何須錦찬으로 쓰는 정원 채소는 참으로 어물보다 낫도다 饌供園蔬信勝魚만년에도 즐거움을 찾을 곳이 아직 남아 있으니 晩暮猶餘尋樂處살아 나갈 계책이 완전히 엉성한 건 아니로세 生涯不是計全疏 春來艶侈窶人居, 紅紫盈庭發蕊初.禽鳥聲聲聞管籥, 溪山疊疊作圖書衣裁家織何須錦? 饌供園蔬信勝魚.晩暮猶餘尋樂處, 生涯不是計全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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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심 어른 희순 에 대한 만사 挽鍊心田丈【熙舜】 걸출한 기상에 성대한 인덕을 지녔으니 傑然氣像藹然仁우리 유림에 손에 꼽을 자리 위 보배147)라오 屈指吾林席上珍수명이 일흔 넘었으니 선행을 한 응보이고 壽過稀齡應報善경사가 손주들에게 미쳤으니 신을 믿을 수 있네 慶餘羣抱可諶神순녕148)을 원했으니 공이 어찌 유감 있겠는가마는 順寧有願公何憾원로가 이제 없으니 세상 풍속 순박하지 않네 耆舊無人俗不淳날 사랑하여 일찍이 특별하게 대우해 주었으니 見愛曾非恒例地앞으로 아 나의 이웃 없는 외로움을 어이하랴 從玆嗟我柰孤隣 傑然氣像藹然仁, 屈指吾林席上珍.壽過稀齡應報善, 慶餘羣抱可諶神.順寧有願公何憾, 耆舊無人俗不淳.見愛曾非恒例地, 從玆嗟我柰孤隣? 자리 위 보배 재덕(才德)을 갖춘 선비를 가리킨다. 《예기(禮記)》 〈유행(儒行)〉에 "유자는 자리 위의 보배처럼 자신의 덕을 갈고 닦으면서 임금이 불러 주기를 기다린다.[儒有席上之珍以待聘.]"라고 하였다. 순녕(順寧) 북송(北宋)의 성리학자인 횡거(橫渠)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살아서는 내 하늘을 순히 섬기고 죽어서는 내 편안하다.[存吾順事, 沒吾寧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이치에 순응하고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현인(賢人)의 삶을 말한다. 《古文眞寶後集 卷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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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치선 낙순 의 별장에서 林致善【洛順】庄上 양진당 위로 봄볕이 비추니 養眞堂上載春陽거울처럼 평평히 열린 반 이랑 연못이라146) 一鑑平開半畝塘겨드랑이 서늘한 송죽은 속기가 없고 凉膈松篁無俗氣눈을 깨우는 서화는 정채로운 빛 있네 醒眸書畵有精光석옹의 머리털은 희어짐을 같이 슬퍼하고 石翁鬢髮同悲雪천수의 흉금은 술잔을 함께 잡는다오 泉叟襟期共把觴사흘 동안 머무르며 돌아가지 않으니 三日遊衍歸未得내 걸음이 너무 한가해서 되려 염려되네 吾行飜恐太閒康 養眞堂上載春陽, 一鑑平開半畝塘.凉膈松篁無俗氣, 醒眸書畵有精光.石翁鬢髮同悲雪, 泉叟襟期共把觴.三日遊衍歸未得, 吾行飜恐太間康. 거울처럼……연못이라 학문을 통해 심성을 수양하는 즐거움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희의 〈관서유감(觀書有感)〉에 "반 이랑의 모난 연못이 거울처럼 열리어, 하늘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하네. 묻노니 어찌하면 저처럼 맑은가, 원천에서 생수가 솟아나기 때문이지.[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朱子全書 卷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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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 생일에 둘째 누이241)를 생각하다 回甲生朝 思次姊 완성242)에서 만나고 7년이 지났으니 拜見完城七經霜중간에 소식이 둘 다 아득하였다 中間消息兩茫然문득 만 리 멀리 이사갔다는 소식 들으니 忽聞移家萬里遠만주의 먼지바람이 참으로 아득하리라 滿洲風埃正漠然내가 가난하고 병들어서 가보지 못했지만 縱我貧病曾未往끝내 어이하여 발걸음을 참고 아끼겠느냐 忍慳赫蹄竟胡然형제를 갑자기 이국으로 떠나보내게 되었으니 同胞遽作異國別백발로 그리는 생각에 마음이 처연하구나 白首相思意悽然이에 더하여 오늘 아침 부모 생각에 눈물 나는데 重此今朝念親淚북쪽 바라보니 절로 눈물만 갑절로 흐르구나 北望自爾倍汪然생전에 어찌 서로 볼 날이 있을거나 生前那有相見日지하에서 기쁘게 만나기를 좋이 기약하노라 好期泉坮遇欣然 拜見完城七經霜, 中間消息兩茫然.忽聞移家萬里遠, 滿洲風埃正漠然.縱我貧病曾未往, 忍慳赫蹄竟胡然.同胞遽作異國別, 白首相思意悽然.重此今朝念親淚, 北望自爾倍汪然.生前那有相見日? 好期泉坮遇欣然. 둘째 누이 김택술의 막내 여동생으로, 유동기(柳東起)에게 시집갔다. 완성(完城) 전라북도 완주(完州)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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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황군 하영 의 별장에 쓰다 題認齋黃君【河永】庄 정사가 좋은 산수 속에 펼쳐져 있는데 精舍排鋪好澗林또 방호161) 속의 명승지까지 겸하고 있네 更兼勝地方壺陰아름다운 난초 혜초는 일천 잎이나 돋았고 葆芳蘭蕙抽千葉속되지 않은 솔과 대는 열 길이나 솟았네 不俗松篁聳十尋시렁 위 서책에는 선대의 유업이 있고 架上靑編遺業在거문고 곡조 유수곡162)에는 옛정이 깊구나 琴中流水古情深하룻밤 비에 막혀 지낸 인연 외려 소중하니 一宵滯雨緣猶重술 마시고 새 시 지어 그대 위해 읊노라 酒後新詩爲子吟 精舍排鋪好澗林, 更兼勝地方壺陰.葆芳蘭蕙抽千葉, 不俗松篁聳十尋.架上靑編遺業在, 琴中流水古情深.一宵滯雨緣猶重, 酒後新詩爲子吟. 방호(方壺)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이다. 유수곡(流水曲) 춘추 시대 백아(伯牙)가 타고 그의 벗 종자기(鍾子期)가 들었다는 거문고 곡조로, 〈고산유수곡(高山流水曲)〉 또는 〈아양곡(峨洋曲)〉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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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황정구를 면려하다 勉黃少年定九 아 성현의 문로가 오래 덤불에 막혔는데 嗟哉聖路久榛林우렛소리가 뭇 음기 깨트림을 응당 보겠네 會見雷聲破衆陰묘령의 공부 여정은 의당 힘써 정진하면 妙歲行程宜邁往옛 현인의 전통을 따를 수 있으리라 古賢緖業可追尋재주는 비록 타고난 자질이 훌륭해야 하지만 有才縱係天資美도를 들음은 원래 공부를 깊이 하면 된다오 聞道元從人力深그대 같은 효성과 공경은 지금 보기 드무니 孝悌如君今罕覯힘써서 원대한 뜻 이루거든 시를 부쳐주게나 勉成遠大寄詩吟 嗟哉聖路久榛林, 會見雷聲破衆陰.妙歲行程宜邁往, 古賢緖業可追尋.有才縱係天資美, 聞道元從人力深.孝悌如君今罕覯, 勉成遠大寄詩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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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 생일에 슬픈 회포를 쓰다 周甲弧日 書悲懷 고로한 인생 이제 61세가 되었으니 孤露今當六一年슬픔이 배로 심하다는 이천의 말 믿겠네236) 倍增悲痛信伊川송천에서 한번 곡하니 정이 어찌 그치랴 松阡一哭情何已연롱을 세 번 도니 눈물이 절로 이어지네 蓮隴三周淚自連집안 무너지고 나라 망하여 갈 곳 없어서 家敗國亡無所往자손들 오랑캐 금수되었으니 장차 어찌 하랴 子夷孫獸柰將然어버이 은혜 못 갚았다는 말 으레 하는 것이요 春暉未報猶談例그저 자식으로서 부모를 욕보일까 두렵네 只恐親遺辱及前 孤露今當六一年, 倍增悲痛信伊川.松阡一哭情何已? 蓮隴三周淚自連.家敗國亡無所往, 子夷孫獸柰將然.春暉未報猶談例, 只恐親遺辱及前. 슬픔이……믿겠네 《소학》 〈가언(嘉言)〉에 "사람이 부모가 없으면 생일에 슬픔이 배로 심하다.[人無父母, 生日當倍悲痛.]"라고 한 이천(伊川)의 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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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 족숙 낙주 이 시를 준 것에 대해 사례하다 임진년(1952) 謝止齋族叔【洛疇】贈詩【壬辰】 연철로 그 누가 강철 예봉을 만들 수 있으랴 鉛鐵誰將作鋼鋒사랑에 가려짐이 종친에게 있는가 의심한다오 却疑蔽愛在親宗마르기를 기다리는 도랑물은 물이라 칭하기 어렵고 澮溝俟涸難稱水큰 집의 재목에 맞지 않으면 어찌 소나무라 부르리오 厦屋違材豈號松평온하지 못한 내 마음을 보는 게 부끄럽거니와 有愧未平觀我志사람들에게 용납받지 못함이 무슨 문제냐고 하지 마소 休言何病莫人容어찌 상대가 없는 지재옹의 재주만 하겠는가 爭如止叟才無敵능숙한 시 솜씨가 깊은 경지에 이르렀다오518) 精熟詩工左右逢 鉛鐵誰將作鋼鋒, 却疑蔽愛在親宗.澮溝俟涸難稱水, 厦屋違材豈號松?有愧未平觀我志, 休言何病莫人容.爭如止叟才無敵? 精熟詩工左右逢. 깊은 경지에 이르렀다오 원문의 좌우봉(左右逢)은 조예가 깊다는 뜻으로,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군자가 깊이 나아가기를 도(道)로써 함은 자득하고자 해서이니, 자득하면 처(處)하는 것이 편안하고 처하는 것이 편안하면 이용함이 깊게 되고 이용함이 깊으면 좌우에서 취함에 그 근원을 만나게 된다.[君子深造之以道, 欲其自得之也. 自得之則居之安, 居之安則資之深, 資之深則取之左右, 逢其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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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년(1943)에 수세하다 癸未守歲 육순의 나이 이 해에 마치니 六旬終此歲망칠의 나이 바로 내일 새벽이라네 望七卽明晨평소 젊은 시절에 平生少年日이때가 오리라 어찌 생각했으랴 豈意到此辰우두커니 앉아 말없이 조용히 있으니 塊坐黙無言마음이 참됨 잃은 천지 같네 心如痴失眞사람들 말하기를 육십 넘기기가 人言過六甲험한 교량과 나루 건너는 듯 어렵다 하네 若涉險梁津즉시 탄탄대로를 따라가면 卽從坦路去되려 건강한 몸이 되겠지만 還作康强身내 생각에 이승 세계를 버리고 我謂舍陽界점차 귀신 굴에 들어가 이웃하리라 漸入鬼窟隣이제부터는 다 끝났으니 從玆而已矣화복을 말하지 말라 休咎莫說陳새벽 되어 종을 치기 전에는 未到曉鍾前그래도 청춘에 속하니 猶是屬靑春이 밤 아주 잠깐의 시간은 此宵一半刻천금으로도 따질 수 없다오 千金不足論 六旬終此歲, 望七卽明晨.平生少年日, 豈意到此辰.塊坐黙無言, 心如痴失眞.人言過六甲, 若涉險梁津.卽從坦路去, 還作康强身.我謂舍陽界, 漸入鬼窟隣.從玆而已矣, 休咎莫說陳.未到曉鍾前, 猶是屬靑春.此宵一半刻, 千金不足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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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당229) 외형이 '제야에 부질없이 읊다' 시를 부쳐왔기에 차운하여 삼가 드리다 갑신년(1944) 晩棠外兄寄除夜謾吟 次韻奉呈【甲申】 신년에 복이 무궁함을 스스로 축하하는데 新年自賀福不窮백붕 같은 은혜로운 시에 가슴이 툭 트이네 百朋惠什豁胸中일생 동안 경영하는 일과 소원은 모두 꿈만 같고 一生營願皆如夢일백 가지 근심과 수심은 바로 공허하구나 百種憂愁卽化空문장은 그저 신상에 누가 되고 文藻徒爲身上累백발은 본래 세간에 공평하네 雪莖自是世間公우리들 홀로 가는 신세니 어찌 굳이 괴로워하랴 吾儕獨往何須惱남의 즐거움과 구차히 같아지려 않는다오 樂在於人不苟同 新年自賀福不窮, 百朋惠什豁胸中.一生營願皆如夢, 百種憂愁卽化空.文藻徒爲身上累, 雪莖自是世間公.吾儕獨往何須惱? 樂在於人不苟同. 만당(晩棠) 김희현(金熺鉉, 1872~1951)의 호이다.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정오(定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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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平生 평생 두산296) 북쪽에 칩거하였는데 平生蟄伏斗山陰나이와 병이 이제는 모두 깊어졌네 年病而今幷就深삼한의 나라 경내에 남은 백성이요 韓邦域內遺民物공자 학문의 문도인 옛 사림이라네 孔學門中舊士林대로가 어두우니 장차 어디로 갈거나 八衢昏黑將焉往한 조각 곧고 붉은 마음 바꾸지 않으리 一片貞丹不改心죽을 때까지 그저 자신에게 부끄럼 없기를 구하며 歸盡只求無愧己서책 속에서 사우를 날마다 찾으리라 卷中師友日相尋 平生蟄伏斗山陰, 年病而今幷就深.韓邦域內遺民物, 孔學門中舊士林.八衢昏黑將焉往? 一片貞丹不改心.歸盡只求無愧己, 卷中師友日相尋. 두산(斗山) 전라북도 정읍시 고부면에 소재한 두승산(斗升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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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에서 보고 느낀 것을 읊다 客中卽事 부슬비가 되려 며칠간 장맛비 뿌리니 薄雨還成數日霖아득한 하늘의 뜻 누가 짐작할 수 있으랴 茫茫天意孰能斟마른 땅 벼농사의 다급함을 구제하지는 못하고 未救乾壟稻禾急부질없이 긴 여정을 아주 어렵게 만들었네 謾致長程泥露深창동300)의 작은 집 생각하니 오히려 괴롭고 半舍滄東猶作惱내일 아침 봉산 북쪽 가려니 더욱 마음이 쓰이네 明朝蓬北更關心맑고 비 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 기필하기 어려우니 祈晴望霈俱難必자주 왕래하는 마음301) 절로 금하지 못하겠네 來往憧憧自不禁 薄雨還成數日霖, 茫茫天意孰能斟?未救乾壟稻禾急, 謾致長程泥露深.半舍滄東猶作惱, 明朝蓬北更關心.祈晴望霈俱難必, 來往憧憧自不禁. 창동(滄東) 전라북도 고부군 궁동면 창동리로, 김택술이 태어난 집이다. 자주 왕래하는 마음 사사로운 마음으로 자주 왕래하는 것으로, 《주역(周易)》 〈함괘(咸卦)〉에 "왕래하기를 자주 하면 벗들만이 네 생각을 따르리라.[憧憧往來, 朋從爾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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