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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유91)를 그리워하다 懷李士裕 그대와 일찍이 영남에 갔던 일92) 與君曾作嶠南行마음속에 또렷하여 정을 잊지 못하겠네 歷歷心頭不忘情추동의 연광은 시흥이 충분하였고 楸洞煙光詩興足남계93)의 풍월은 꿈속에서도 맑았지 灆溪風月夢魂淸분분한 세상은 아 겨를이 없는데 紛塵世界嗟無暇유수 같은 세월은 괴롭게도 얼마 안 남았네 流水年華苦未嬴어떻게 하면 예전 인연 다시 이어서 那得前緣能再續멋진 유람의 남은 빛 이번 생에 갚을거나 勝遊餘債了今生 與君曾作嶠南行, 歷歷心頭不忘情.楸洞煙光詩興足, 灆溪風月夢魂淸.紛塵世界嗟無暇, 流水年華苦未嬴.那得前緣能再續? 勝遊餘債了今生. 이사유(李士裕) 이한응(李漢膺, 1902~?)으로, 사유는 그의 자이다. 전라북도 남원(南原) 산서(山西)에 살았다. 그대와……일 김택술은 1941년에 이한응과 함께 경상남도 함양(咸陽)을 여행하였다. 《後滄先生文集 卷21 安陰行記》 남계(灆溪) 경상남도 함양군 수동면 원평리에 위치한 남계서원 곁을 흐르는 시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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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에 눈 내린 뒤의 국화를 보다 仲冬初八 見雪後菊 세상 사람들은 가을바람의 국화만 감상하니 世人但賞秋風菊이 동짓달의 국화 사랑할 줄을 어찌 알랴 那知愛此仲冬菊동짓달의 날씨는 그야말로 쌀쌀하니 仲冬風日正凄凄하늘에서 대설이 내려 산속 집에 쌓였네 天降大雪積山家일백 꽃 일천 숲은 모두 적막하여 百卉千林俱索然한 점의 작은 생기도 보이지 않았네 不見生意一點些홀로 늦은 국화 우뚝 서 있으니 獨有晩菊立亭亭추위 혹독하나 그대를 어찌 하겠는가 寒威雖酷於君何엄동설한에도 본래 빛 변한적 없는데 氷凍不曾渝本色바람 분다고 어찌 남은 꽃 흩날리랴 風飄怎遣散餘葩아아 지금의 선비들 吁嗟乎今之士누가 그대와 같을 수 있으랴 孰能與君同一科내가 더없이 사랑하여 오래 어루만지노라 而余愛之無斁久摩挱 世人但賞秋風菊, 那知愛此仲冬菊?仲冬風日正凄凄, 天降大雪積山家.百卉千林俱索然, 不見生意一點些.獨有晩菊立亭亭, 寒威雖酷於君何?氷凍不曾渝本色, 風飄怎遣散餘葩.吁嗟乎今之士! 孰能與君同一科? 而余愛之無斁久摩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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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북리에서 비에 막히다 山北里滯雨 큰 비가 아침부터 갑자기 하늘에 가득하여 大雨朝來忽滿天공연히 나그넷길 방해해 나아가지 못했네 謾妨客路未能前행동의 구애는 감옥에 갇힌 것과 흡사하고 跡拘殆似囚牢獄마음의 다급함은 빠른 음악을 듣는 듯하네 心促還如聽急絃늦고 빠름은 예로부터 모두 운수에 달렸고 遲速從來皆有數떠나고 머묾은 본디 인연을 따라야 하네 去留自合順隨緣정다운 얘기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나니 穩談惟可强人意어진 주인과의 우정은 이미 나이를 잊었네 賢主交情已忘年 大雨朝來忽滿天, 謾妨客路未能前.跡拘殆似囚牢獄, 心促還如聽急絃.遲速從來皆有數, 去留自合順隨緣.穩談惟可强人意, 賢主交情已忘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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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를 먹으며 食甛瓜 하나하나 따 와서 꼭대기를 깎아놓으니 摘來箇箇上頭刪관중 평정하듯 좋은 것을 먼저 취하네 先取其佳若定關듣건대 진일 때를 만나 심는다고 하니 聞是時逢辰日植종자가 청문144)에서 돌아온 줄 알겠네 知應種自靑門還겉껍질을 돌려 깎자 금세 모나게 되고 外皮轉削俄成稜전체를 가로로 나누자 문득 둥글어지네 全體橫分却作環눈과 서리처럼 차갑고 꿀처럼 달아서 冷比氷霜甘比蜜무더위를 씻어 보내니 신선 반열이네 炎塵滌送卽仙班 摘來箇箇上頭刪, 先取其佳若定關.聞是時逢辰日植, 知應種自靑門還.外皮轉削俄成稜, 全體橫分却作環.冷比氷霜甘比蜜, 炎塵滌送卽仙班. 청문(靑門) 한(漢)나라 장안성(長安城)의 동쪽 문으로, 물러나 은거하는 곳을 뜻한다. 진(秦)나라 때 동릉후(東陵侯)에 봉해진 소평(召平)이 진나라가 망한 뒤에 포의(布衣)로 가난하게 살면서 장안성 청문 밖에서 오이 밭을 일구며 유유자적하게 은거하였는데, 그 오이 맛이 좋아서 사람들이 동릉과(東陵瓜) 혹은 청문과(靑門瓜)라고 불렀던 고사가 전한다. 《史記 卷53 蕭相國世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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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의 기일에 先師諱辰 이 밤을 만날 때마다 그지없이 원통하니 每當此夜不勝冤어떡하면 선생을 구원에서 일어나게 할까 那得先生起九原깊은 무함 받은 절개는 끝내 씻지 못했고 節受深誣終未雪본모습 아닌 원고는 다시 말해 무엇하리 稿非本面更何言예리한 이빨 독한 발톱은 실로 양상이 끔찍하고 利牙毒爪眞慘狀움츠린 자라 굶주린 까마귀는 모두 혼을 잃었네 縮鱉飢烏盡喪魂외로이 홀로 서서 호소할 곳도 없어 獨立孑然無所訴새벽녘에 북쪽 바라보며 울음 삼키네 曉頭北望哭聲呑 每當此夜不勝冤, 那得先生起九原?節受深誣終未雪, 稿非本面更何言?利牙毒爪眞慘狀, 縮鱉飢烏盡喪魂.獨立孑然無所訴, 曉頭北望哭聲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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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떠나며 曉發 바람 이슬에 베적삼이 차갑고 風露布衫寒자갈 모래에 짚신이 너덜너덜 石沙芒屩弊만나는 대로 편안해야 하는데 卽須隨遇安고락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나 甘苦豈能計 風露布衫寒, 石沙芒屩弊.卽須隨遇安, 甘苦豈能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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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으로 가는 도중에 淳昌途中 적성강214) 물은 도도하게 흐르고 赤城江水滔滔流화산 봉우리는 우뚝우뚝 서 있네 花岳之峯矗矗立곳곳마다 산하가 아름답고 맑은데 在在河山多麗明행인은 가는 곳마다 어찌 슬피 우나 行人到處胡悲泣 赤城江水滔滔流, 花岳之峯矗矗立.在在河山多麗明, 行人到處胡悲泣? 적성강(赤城江) 섬진강의 상류로, 순창군 적성면을 흐르는 구간을 적성강이라고 부르고 남원군 대강면에서부터 섬진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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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을 구해 보내준 것에 사례하다 謝以求饋糧 공자도 양식 끊겼었다고 말하지 말라 休說宣尼亦絶糧나의 곤궁과 주림은 분수에 마땅하네 陋余窮餓分攸當쌀이 진심에서 우러난 선물임을 아나 縱知玉粒中心貺어진이의 은혜가 되레 상하지 않을까159) 無乃仁人惠反傷 休說宣尼亦絶糧, 陋余窮餓分攸當.縱知玉粒中心貺, 無乃仁人惠反傷. 어진이의……않을까 저자 자신보다 더 궁핍한 사람에게 쌀을 보내주었어야 한다는 말이다. 공자가 초나라에 갔을 때에 어떤 어부(漁夫)가 선물로 보낸 생선을 받아 제사를 지내면서 '이는 어진 사람의 혜택이다.[仁人之惠].'라고 한 말이 《가어(家語)》 〈치사(致思)〉에 보이고,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얼핏 보면 줄 만하고 자세히 보면 주지 말아야 할 경우에 주면 은혜를 상한다.〔可以與, 可以無與, 與, 傷惠.〕"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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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을 권면하다 勉鎭喆 힘써 신중히 해서 경박함을 경계할지니 勉而愼重戒輕浮덕 쌓고 몸 이룸이 모두 이에 말미암네 積德成身摠此由언행이 능히 오랑캐 나라에 살 만하면52) 言行可能居狄貊명성이 비로소 나라에 알려지게 되네 聲名始得達邦州재주 있어도 꽃 피는 날을 믿지 말고 有才莫恃花榮日학문에 힘써야 곡식 익는 때를 보리라 勤學從看穀熟秋넉넉함을 덜어 부족함 보태지 않으면 如不損餘增未足당 앞 노추53)의 걱정을 면키 어려우리 堂前難免老錐愁 勉而愼重戒輕浮, 積德成身摠此由.言行可能居狄貊, 聲名始得達邦州.有才莫恃花榮日, 勤學從看穀熟秋.如不損餘增未足, 堂前難免老錐愁. 언행이……살 만하면 말이 성실하고 미더우며 행실이 독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논어》 〈위령공(衛靈公)〉에 "말이 충실하고 미더우며 행실이 독실하고 공경스러우면 오랑캐의 나라에서도 행해질 수 있겠지만, 말이 충실하고 미덥지 못하고 행실이 독실하고 공경스럽지 못하면 자신이 사는 고을에선들 행해질 수 있겠는가.〔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行矣; 言不忠信, 行不篤敬, 雖州里行乎哉?〕" 하였다. 노추(老錐) 노고추(老古錐)의 준말로, 노고는 존경하는 뜻이고 추는 송곳처럼 예민함을 뜻하는 말로서, 즉 노대 원숙(老大圓熟)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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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정105)을 지나며 판상에 있는 간옹 선사의 시106)에 차운하다 過石灘亭, 次板上艮翁先師韻 정자가 어느 해에 지어졌던가 亭在何年作시는 백 대에 전해져야 하네 詩當百世傳행인이 문득 반갑게 보는 건 行人忽靑眼산천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네 非爲好山川 亭在何年作? 詩當百世傳.行人忽靑眼, 非爲好山川. 석탄정(石灘亭) 1581년(선조14) 석탄(石灘) 류운(柳澐)이 낙향 후 학문 강론을 위해 건립한 정자로, 전라북도 고창읍 율계리에 있다. 판상(板上)에……시 《간개집전편속(艮齋集前編續)》권6의 〈제석탄정(題石灘亭)〉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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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평 自評 태어난 지 오십칠 년이나 되었는데 生來五十七年春너는 어떤 사람이 되었다고 하겠나 謂汝當爲何狀人새로운 세상 속에서도 복성이 없었고 新世界中無複姓옛 현인 가신 뒤에 단전158)을 찾았네 古賢哲後覓單傳몸 윤택하게 하는 덕 없어 길이 수척함 가련하고 潤身乏德憐長瘦먹을 것 꾀하는 방도 엉성해도 가난 싫어하지 않았네 謀食疎方不厭貧뜻은 있으나 성취하지 못해 참으로 부끄러우나 有志未成眞愧負하늘에서 받은 성품은 착하고 마음은 신령했네 受天性善與心神 生來五十七年春, 謂汝當爲何狀人?新世界中無複姓, 古賢哲後覓單傳.潤身乏德憐長瘦, 謀食疎方不厭貧.有志未成眞愧負, 受天性善與心神. 단전(單傳) 불교 선종(禪宗)의 교리 전수 방식으로, 문자에 의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하여 전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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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준 군에게 주다 贈吳君海準 세상에 성명을 남기기를 바란다면 欲期人世姓名留서창에서 흐르는 세월 아껴야 하네 須惜書牕歲月流뿌리 돋워야 나무 열매 볼 수 있고 根壅方能看樹實봄에 갈아야 또한 밭의 수확이 있네 春耕乃亦有田秋지성의 이치는 오묘해 안팎에 통하고 至誠理妙通中外하나의 경 공부는 참되어 철두철미하네 一敬工眞徹尾頭어찌 장부가 홀로 가기58)를 마다하랴 安可丈夫辭獨往말세에 학문할 짝이 없다고 한탄 말게 莫歎叔季學無儔 欲期人世姓名留, 須惜書牕歲月流.根壅方能看樹實, 春耕乃亦有田秋.至誠理妙通中外, 一敬工眞徹尾頭.安可丈夫辭獨往? 莫歎叔季學無儔. 홀로 가기 원문의 '독왕(獨往)'으로, 세속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것을 말한다. 《장자(莊子)》 〈재유(在宥)〉에 "천지 사방을 드나들고 온 나라 안을 유람하며 홀로 가고 홀로 오니, 이런 경지를 독유라고 한다.〔出入六合, 遊乎九州, 獨往獨來, 是謂獨有.〕"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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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蚊 저녁 숲에서 떼지어 일어나 삼엄하게 늘어서니 夕林群起列森森뾰족한 침이 갑자기 핍박할까 겁이 나네 可畏尖針忽迫臨매번 황량한 마을 늙은 농부의 피를 빨고 每吮荒村農老血유독 궁벽한 여관 길손의 마음을 상하게 하네 偏傷窮館旅人心비록 죄상을 밝은 낮에는 피할 수 있지만 縱能罪狀逃明晝원래 살아가는 모습은 독한 음기에 속하네 元是生姿屬毒陰아, 너희들은 그래도 다른 부류가 되지만 嗟爾猶夫爲異類사류가 서로 잡아먹으니 재앙이 더욱 깊네 士流相食禍尤深 夕林群起列森森, 可畏尖針忽迫臨.每吮荒村農老血, 偏傷窮館旅人心.縱能罪狀逃明晝, 元是生姿屬毒陰.嗟爾猶夫爲異類, 士流相食禍尤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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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으로 가는 도중에 열재 어른의 시에 차운하다 梨坪途中, 和悅丈韻 해 높이 뜬 두승산엔 푸른 안개 걷히고 日高斗岳翠嵐晴비 지난 이평에는 푸른 물이 불어났네 雨過梨坪綠水生백리 길을 찾아와 준 뜻이 진중하니 百里相尋珍重意훗날에 어찌 이때의 심정을 잊겠는가 他年寧忘此時情 日高斗岳翠嵐晴, 雨過梨坪綠水生.百里相尋珍重意, 他年寧忘此時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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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에서 열재 어른을 모시고 속마음을 얘기하다 弊廬, 陪悅丈話心 천하가 맑아지길 기다리며 노년 보내고 싶어 待淸我欲度長年세상의 밖에 가서 신선의 인연을 찾네 物外往尋仙子緣도학은 회복하는 운수가 어찌 그리 늦는가 道術何遲來復運친구 간에는 끝까지 보존하기가 어렵네 交朋難得始終全이치를 볼 때는 거울처럼 밝아야 하니 要當見理明如鏡사익을 도모해 권도 가탁하는 건 가증스럽네 可惡營私托用權이런 심정을 말할 분은 영수525)뿐인데 說與此情惟潁叟마침 늦봄에 바람을 쐬고 읊게 되었네 適玆風詠暮春天 待淸我欲度長年, 物外往尋仙子緣.道術何遲來復運? 交朋難得始終全.要當見理明如鏡, 可惡營私托用權.說與此情惟潁叟, 適玆風詠暮春天. 영수(穎叟) 소학규(蘇學奎)의 다른 호로 보이나 자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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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큰 눈이 내리다 九月大雪 늦가을에 문득 한겨울 날씨가 되어 晩秋忽作大冬天이처럼 눈이 쌓여 앞을 볼 수 없네 積雪如斯未見前들판의 농사를 망친 것을 어찌할까 其柰田原傷稼穡부질없이 경옥으로 산천을 꾸몄네 徒然瓊玉飾山川문득 사계절이 추위와 더위 잃었나 却疑四序寒溫失또 사흘 연이은 비 안개에 탄식하네 更歎三朝雨霧連운기57)가 지금 응당 이런 일 있으니 運氣而今應有此어느 때에나 태평한 세월을 만날까 何時得遇太平年 晩秋忽作大冬天, 積雪如斯未見前.其柰田原傷稼穡? 徒然瓊玉飾山川.却疑四序寒溫失, 更歎三朝雨霧連.運氣而今應有此, 何時得遇太平年? 운기(運氣) 운은 오운(五運)으로, 갑기년(甲己年)은 토운(土運)ㆍ을경년(乙庚年)은 금운(金運)ㆍ병신년(丙辛年)은 수운(水運)ㆍ정임년(丁壬年)은 목운(木運)ㆍ무계년(戊癸年)은 화운(火運)이 되는 것을 말하고, 기는 육기(六氣)로, 천지(天地) 사이의 음(陰)ㆍ양(陽)ㆍ풍(風)ㆍ우(雨)ㆍ회(晦)ㆍ명(明)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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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산을 다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觀盡頭流歸路 백두산에서 흐른 줄기 남쪽 고을의 진산이요 白頭流脈鎭南州중국의 형산201)과 더불어 짝할 만하네 中國衡山可與儔일만 골짝은 모두 은하수의 폭포 매달은 듯 萬壑皆懸銀漢瀑일천 봉우리는 높아 옥경의 누대에 닿을 듯 千峯高逼玉京樓정령을 몇 번이나 드리우면 현인들이 나올까 精靈幾旒群賢出깊고 넓은 곳에 오곡의 밭을 많이 경작하네 深廣多治五穀疇올라 보고 어짊과 지혜를 알고자 했으나 登覽要知仁智術보아도 보지 않은 것 같았으니 또한 부끄럽구나 看如不看也堪羞 白頭流脈鎭南州, 中國衡山可與儔.萬壑皆懸銀漢瀑, 千峯高逼玉京樓.精靈幾旒群賢出? 深廣多治五穀疇.登覽要知仁智術, 看如不看也堪羞 형산(衡山) 오악(五嶽)의 하나인 남악(南嶽)이며, 동악(東嶽)은 태산(泰山), 서악(西嶽)은 화산(華山), 북악(北嶽)은 항산(恒山)과 함께 중국의 오악으로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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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일99)에 현광이 때마침 와서 重九日玄狂適到 뜨락에 핀 국화꽃 참으로 곱고 싱그러운데 花開庭菊正鮮新그대가 중구일에 딱 맞춰 찾아왔구려 君到重陽不後先좋은 절기의 풍광이 기다리는 듯한데 佳節風光如有待기인은 슬픈 감회는 절로 끝이 없구나 畸人感傷自無邊사람들이 일으킨 소란 누구인들 꿈이 아니랴 群生擾攘誰非夢하루라도 맑고 한가하면 오히려 신선이라네 一日淸閑却是仙흠뻑 취해 떨어진 모자100) 보길 사양치 말게 盡醉莫辭看落帽또 내년에 이런 유람을 어디에서 하겠는가 玆遊何處又明年 花開庭菊正鮮新, 君到重陽不後先.佳節風光如有待, 畸人感傷自無邊.群生擾攘誰非夢? 一日淸閑却是仙.盡醉莫辭看落帽, 玆遊何處又明年? 중구일(重九日)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의 별칭이다. 떨어진 모자 원문의 '낙모(落帽)'는 모자에 바람이 불어 모자를 떨어뜨린 것을 말한다. 진(晉)나라 맹가(孟嘉)가 중구일(重九日)에 환온(桓溫)이 베푼 용산(龍山)의 주연(酒宴)에 참석했다가, 술에 흠뻑 취한 나머지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는 고사가 있다.《世說新語 識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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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안에게 화답하다 和汝安 대설이 꽃잎처럼 날려 온 누리 아름다우니 大雪颺花滿地佳옆 사람아 또한 이 생애를 묻지 마오 傍人且莫問生涯그 누가 좋은 일을 그림으로 그렸을까 誰歟好事作圖畵천고토록 원안112)과 함께 누워 있으리라 千古袁安臥與偕 大雪颺花滿地佳, 傍人且莫問生涯.誰歟好事作圖畵? 千古袁安臥與偕. 원안(袁安) 후한(後漢) 때 사람이다. 그는 눈이 내리면 쓸지 않고 문을 닫은 채 누워 있었다고 한다. 《後漢書 袁安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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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하는 서양 사람의 집에 들러 過西洋人避暑室 천 겹의 깊이와 만 길이 높이 千疊之深萬仞崇언뜻 보니 붉고 푸른빛이 하늘에 빛나네 忽看丹碧耀中空샘물은 영험이 있어 쌓인 담증을 없애고 泉脈有靈消痰積바다 어귀가 눈에 들어오니 가슴이 트이네 海門入望豁衿胸다른 종족인데도 도리어 지리를 잘 알고 異類還能知地理마음은 절로 조물주와 같음이 있네 有心似若自天公산골 백성들 서글프게 고용살이를 하여 峽氓哀爾爲傭雇적은 돈이 생기면 기쁨이 얼굴에 가득할 뿐 但得些錢喜滿容 千疊之深萬仞崇, 忽看丹碧耀中空.泉脈有靈消痰積, 海門入望豁衿胸.異類還能知地理, 有心似若自天公.峽氓哀爾爲傭雇, 但得些錢喜滿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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