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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재에 재차 이르러 일을 기록하다 重到南宗齋 記事 재차 기산에 이른 때가 초겨울이라 重到箕山屬肇冬남종재의 경물이 내 마음에 흡족하네 南齋景物適宜儂우뚝 솟은 늦은 국화는 절조를 지키고 亭亭晩菊能持節울울창창한 더딘 솔은 그 모습 변치 않네 鬱鬱遲松不變容주렴 밖 산빛은 씻은 듯이 맑고 簾外峰光淸似洗책상머리 운초 향기는 옅었다가 짙어지네 牀頭芸馥淡還濃문득 싫어라 교묘하게 어그러진 황생의 말 却嫌巧戾黃生話비린함이 가슴으로 느껴지니 어이 하랴 鄙吝其如覺在胸-황생(黃生)은 황서구(黃瑞九) 군을 가리킨다.- 重到箕山屬肇冬, 南齋景物適宜儂.亭亭晩菊能持節, 鬱鬱遲松不變容.簾外峰光淸似洗, 牀頭芸馥淡還濃.却嫌巧戾黃生話, 鄙吝其如覺在胸.【黃生, 指黃君瑞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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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오 군을 권면하다 勉孫君昌午 사문의 기력이 이렇게 미약한 적 없으니 斯文氣力莫斯微누가 부지해 펼쳐 한 번 떨쳐 날겠는가 孰是扶張一奮飛우뚝한 안연의 가난은 천년토록 즐기나 卓矣淵貧千載樂애닯게 양호의 부유함229)은 잠시 살지네 哀哉虎富片時肥장부가 뜻을 품었으면 홀로 가야만 하니 丈夫有志須孤往혼탁한 세상엔 함께 돌아갈 사람이 없네 濁世無人可與歸이 성대한 공으로 그저 그대를 권면하니 將此豊功聊勉子경서 연구하며 청산의 사립문 굳게 닫게나 硏經深閉碧山扉 斯文氣力莫斯微, 孰是扶張一奮飛?卓矣淵貧千載樂, 哀哉虎富片時肥.丈夫有志須孤往, 濁世無人可與歸.將此豊功聊勉子, 硏經深閉碧山扉. 양호(陽虎)의 부유함 양호는 노나라 계씨(季氏)의 가신(家臣) 양화(陽貨)를 가리킨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부자는 어질지 않고, 어진 자는 부자가 되지 못한다.〔爲富不仁矣, 爲仁不富矣.〕"라는 말이 양호(陽虎)의 말로 인용되어 나온다. 양호가 이 말을 한 의도는 본래 인(仁)을 행하면 부자가 되는 것에 해로울까 걱정한 것인데, 맹자는 이 말을 반대의 의미로 인용하여 부자가 되기를 지향하면 인을 행하는 데에 해로울까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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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영망건〉에 차운하다 次人《詠網巾》 범이 웅크린 형태는 여우 놀래킬 만하니 虎蹲狀態可驚狐재료로 쓴 긴 말총은 검은 말의 털인가 材用長問馬烏예법을 삼가 모발 묶은 건 짐승처럼 될까 걱정해서고 謹禮歛毛憂近獸'그물'로 명명한 것은 농어를 구하려는 것이 아니네 錫名以網非求鱸베틀에서 가늘게 짜니 가을 귀뚜라미가 시기하고 筬頭細織猜秋蟋통 안에 깊이 감춰두니 밤 거미도 경계하네 筒裏深藏戒夜蛛명나라 황제가 반포한 법이 막중한데 莫重明皇頒世法지금은 호수의 물오리 같이 경시하네 至今輕視等湖鳧 虎蹲狀態可驚狐, 材用長問馬烏?謹禮歛毛憂近獸, 錫名以網非求鱸.筬頭細織猜秋蟋, 筒裏深藏戒夜蛛.莫重明皇頒世法, 至今輕視等湖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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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평을 지나다가 부자묘에 참배하다 過尼邱坪, 謁夫子廟 하늘이 비록 공자를 신주에 내렸으나 天縱至聖降神州천고토록 유풍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네 千古遺風左海流누가 지명 빌려 사당의 초상 만들었나 孰借地名爲廟像선비들이 《춘추》를 읽기에 제격이네 端宜士子讀陽秋도천의 흘러가는 물은 쉴 때가 없고 道川逝水無時息화동의 봄빛은 영원히 머물러 있네 花洞春光永世留사문이 망한 지금 감개함이 많으니 文喪如今多感慨여기 와서 무심히 노는 것만은 아니네 到玆不是等閒遊 天縱至聖降神州, 千古遺風左海流.孰借地名爲廟像, 端宜士子讀《陽秋》.道川逝水無時息, 花洞春光永世留.文喪如今多感慨, 到玆不是等閒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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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느낀 것을 읊다 卽事 국화가 시들지 않았는데 눈꽃이 날리니 菊花未瘁雪花飛멋진 경치의 산속 집이 그림처럼 아름답네 佳景山家畵裡奇그 가운데 백발의 일 없는 나그네 中有白頭無事客서책을 손에 쥐고 절로 기뻐하누나 手持黃卷自怡怡 菊花未瘁雪花飛, 佳景山家畵裡奇.中有白頭無事客, 手持黃卷自怡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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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에게 주다 贈鎭喆 그대 돌아가 헤어져 지낸 지 며칠인가 君歸離索幾天居나의 그리움은 아득하여 석 달과 같네 我思悠悠三月如신변에 보탬 없을까 도리어 염려했지 却慮身邊無輔益책상에 시서 빠뜨릴까 걱정하지 않네 非憂案上闕詩書다만 옥석 연마하듯 정미하게 닦으면 但得精修磨玉石어초의 문답113)처럼 절로 묘리 통하리 自通妙理答漁樵원래 이런 일에는 별다른 것이 없나니 元來此事無他物하나의 경은 평생 써도 남음이 있다네 一敬平生用有餘 君歸離索幾天居? 我思悠悠三月如.却慮身邊無輔益, 非憂案上闕詩書.但得精修磨玉石, 自通妙理答漁樵.元來此事無他物, 一敬平生用有餘. 어초(漁樵)의 문답 소옹(邵雍)의 〈어초문대(漁樵問對)〉를 가리킨다. 〈어초문대〉는 소옹이 문답 형식을 빌려 음양(陰陽)ㆍ화육(化育)의 단서와 성명(性命)ㆍ도덕(道德)의 오지(奧旨)를 논한 것이다. 처음에 낚시꾼과 나무꾼이 물고기와 사람의 이해(利害)를 말하다가, 땔나무와 물고기의 관계를 가지고 수(水)와 화(火)의 체용에 대한 내용으로 옮겨서 본격적으로 토론을 전개하였다. 《性理大全 卷13 皇極經世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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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 반가운 비가 내리다 初夏喜雨 환호성이 아침에 농부 집에서 나오니 歡聲朝出野人居오랜 가뭄 끝에 한바탕 비가 새로 적셨네 一雨新霑久旱餘보리 익자 식량 끊긴 집 먼저 안심하고 登麥先安絶粮室모 심으려 농사짓는 책을 막 뒤적이네 播苗方按課農書혜택은 적은 게 흠이라고 누가 말했나 誰言惠澤猶嫌少곧바로 이만한 신공이 없음을 보겠네 卽見神功此莫如이에 만민 사랑하는 하늘 뜻을 알겠으니 天意從知憐萬姓어찌 세상 운수 따라 수레 돌리지 않으리 胡將世運不回車 歡聲朝出野人居, 一雨新霑久旱餘.登麥先安絶粮室, 播苗方按課農書.誰言惠澤猶嫌少? 卽見神功此莫如.天意從知憐萬姓, 胡將世運不回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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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와 오씨 두 사람에게 주다 贈金吳二子 이번 겨울에 적적함 떨친 건 두 사람 덕분이니 破寂今冬賴二賢기대하는 것은 진중함이지 상연59)이 아니라네 所期珍重非桑緣선을 권하고 악을 징계한 건 《시경》 삼체60)요 勸懲善惡詩三體천리 보존하고 인욕 막는 건 《맹자》 칠 편이네 存遏天人孟七篇과정에 간당함을 정하면 사리분별을 알 것이고 科定簡當知省事학문에 노소의 도움 받으면 공효가 완전하리라 學資老少見功全깊은 밤에 셋이 둘러앉아 마음을 논하는 곳에 深宵鼎坐論心處촛불 하나가 동참하여 자리를 채워주네 一燭同參作座圓 破寂今冬賴二賢, 所期珍重非桑緣.勸懲善惡詩三體, 存遏天人孟七篇.科定簡當知省事, 學資老少見功全.深宵鼎坐論心處, 一燭同參作座圓. 상연(桑緣) 상하일숙지연(桑下一宿之緣)의 준말로, 잠시 머물며 맺은 인연을 의미한다. 《후한서(後漢書)》 〈양해열전(襄楷列傳)〉에 "불법(佛法)을 닦는 승려가 뽕나무 아래에서 사흘 밤을 계속 묵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애착이 생길까 두렵기 때문이니 정진(精進)의 극치라고 할 것이다.〔浮屠不三宿桑下, 不欲久生恩愛, 精之至.〕"라는 말이 나온다. 삼체(三體) 《시경》의 풍(風)ㆍ아(雅)ㆍ송(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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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칠이 오랫동안 병을 앓은 뒤에 찾아오다 姜齊七久病餘來見 그대 위해 걱정한 일이 산보다 높았으니 憂端爲子與山高오래 병을 앓아 험한 파도를 겪듯 하였네 一病支離歷險濤힘찬 걸음이 쌓인 눈 뚫고 와 문득 놀랐고 健步忽驚穿積雪온화한 모습은 술 취한 이를 보는 듯했네 和容若見醉醇醪가을 내내 만나지 못해 반가운 눈을 들고 三秋阻面靑擡眼털끝을 세세히 나누듯 밤새 정담을 나눴네 永夜情談細析毫도를 향한 성근함을 지금은 보기 드무니 向道誠勤今罕覯실로 그대는 마침내 성문 호걸이 되리라 信君終作聖門豪 憂端爲子與山高, 一病支離歷險濤.健步忽驚穿積雪, 和容若見醉醇醪.三秋阻面靑擡眼, 永夜情談細析毫.向道誠勤今罕覯, 信君終作聖門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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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에 감회가 일어 歲暮有感 해마다 눈381) 보는 것을 매번 싫어했는데 每厭年年見六花기인의 그리움은 아득하여 끝이 없구나 畸人懷思渺難涯만리길 추운 날씨에 기러기는 육지로 날아가고 天寒萬里鴻飛陸수많은 숲에 잎이 떨어지니 새가 둥지를 잃었네 木落千林鳥喪家늙어도 학문은 오히려 더욱 진취하길 바라지만 老學猶希加進就세상의 법칙이 기울어진 것 바로잡긴 어려우리라 世程難將正欹斜정을 풀려다가 되레 정 없는 물건을 마주하니 解情還對無情物밤새도록 근심스레 촛불만 빛나고 있네 耿耿終宵燭有華 每厭年年見六花, 畸人懷思渺難涯.天寒萬里鴻飛陸, 木落千林鳥喪家.老學猶希加進就, 世程難將正欹斜.解情還對無情物, 耿耿終宵燭有華. 눈 원문의 '육화(六花)'은 눈 모양이 여섯 모로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부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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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에 생각이 있어서 夏日有思 혹염에 돌이 녹고 쇠가 녹을 듯한데 酷炎石爍復金流혼자 봉창에 앉으니 생각이 그윽하네 獨坐蓬牕思正幽계수나무 산중에서 은자와 함께하고 桂樹山中同隱者안개 낀 강가에서 갈매기와 맹세하네 煙波江上誓閒鷗길에 가시덤불 많은데 어떻게 도끼질 할까 道多荊棘何由斧이치는 깊고 현묘해서 다 파헤치질 못했네 理在深玄未盡鉤가슴 서늘하고 마음 맑게 할 약이 있으니 凉膈淸心吾有藥외물의 구속 벗어날 뿐 달리 구하지 않네 但超物累不他求 酷炎石爍復金流, 獨坐蓬牕思正幽.桂樹山中同隱者, 烟波江上誓閒鷗.道多荊棘何由斧? 理在深玄未盡鉤.凉膈淸心吾有藥, 但超物累不他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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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 낙춘 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다 待宗人【洛春】不至 봉도에 서생 행장이 돌아오지 않은 지 오래 蓬島書裝久未歸몇 번이나 기다리며 사립문을 두드렸던가 幾回佇待款柴扉세월 아끼며 학문에 마음 두는 데 간절했고 惜陰曾切心存學길을 가며 땀이 옷을 적실까 꺼리지 않았네 行路非嫌汗透衣집안에 중대한 관심사가 없었기 때문에 莫是家中關有重몸에 사소한 병이 생겼나 문득 의심하였네 却疑身上恙生微소식을 듣고 싶었다가 도리어 서글퍼지니 欲憑消息還怊悵게다가 더운 날씨에는 기러기도 날지 않네 亦復炎天鴈不飛 蓬島書裝久未歸, 幾回佇待款柴扉?惜陰曾切心存學, 行路非嫌汗透衣.莫是家中關有重, 却疑身上恙生微.欲憑消息還怊悵, 亦復炎天鴈不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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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보름에 다시 천태산에 오르다 四月之望, 再上天台 시 흥취가 홀연 멋진 풍광과 어울리니 詩興忽幷風日佳젊었을 때 푸른 벼랑 오른 것과 같네 却同年少躡蒼崖얼굴 펴고 새 경치 감상하기 제격이니 開顔合賞生新景뜻을 말하며 옛 감회를 꺼내지 말게나 言志休提感舊懷빈철534) 천 근도 서책 속에서 녹고 貧鐵千斤書裏爍수성535) 열 길도 술 속에 묻힌다네 愁城十丈酒中埋유연히 서쪽 하늘 저문 줄 잊었는데 悠然忘去西天暮풀 이슬에 신발 젖은들 무슨 상관이랴 草露何妨濕布鞋 詩興忽幷風日佳, 却同年少躡蒼崖.開顔合賞生新景, 言志休提感舊懷.貧鐵千斤書裏爍, 愁城十丈酒中埋.悠然忘去西天暮, 草露何妨濕布鞋? 빈철(貧鐵) 더할 수 없이 가난함을 쇠에 비유한 것이다. 수성(愁城) 아주 풀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시름을 성벽(城壁)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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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동에서 비로 지체되어 滋味洞滯雨 바닷바람 불고 비 내리니 여름옷이 추워 海風吹雨夏衣寒아침 되자 유흥이 도리어 다 없어졌네 遊興朝來却敗殘외진 마을로 달려가니 군색한 자취 부끄럽고 走入窮村羞跡窘일행들 흩어져 돌아가니 마음 가누기 어렵네 散歸同伴作懷難농부들은 새밭을 적셔주니 다투어 기뻐하는데 野農爭喜沾新畝길손은 되레 저물녘에 여울 불어날까 걱정하네 客子還愁漲暮灘오늘밤 채석강 가에 뜬 저 달을 采石江頭今夜月어이해 술잔 잡고 구경하지 못하게 하는가 柰如差却把樽看 海風吹雨夏衣寒, 遊興朝來却敗殘.走入窮村羞跡窘, 散歸同伴作懷難.野農爭喜沾新畝, 客子還愁漲暮灘.采石江頭今夜月, 柰如差却把樽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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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시의 운을 사용하여 다시 정재 형에게 드리다 用前韻 復呈貞兄 푸른 산 남쪽에 있는 매화 마을 옛집 梅村故宅碧山陽의를 행함을 서로 전하여 대대로 빛이 있었네 行義相傳世有光문단에서는 높은 재주로 일찍이 명망 자부했고 詞苑高才曾負望유문에서는 또한 편향되지 않게 널리 배웠네 儒門博學亦無方청년 시절 함께 공부하며 늘 서로 본받았으니 青年共業常觀善노년 되어 함께 의지함도 정히 문제 없다네 皓首同依定不妨화답하는 시편 완성하고 해 지난 뒤 드림은 唱和卒篇經歲後정중해서 그런 것이지 바빠서가 아니라오 爲其鄭重匪奔忙 梅村故宅碧山陽, 行義相傳世有光.詞苑高才曾負望, 儒門博學亦無方.青年共業常觀善, 皓首同依定不妨.唱和卒篇經歲後, 爲其鄭重匪奔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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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승 병은 과 송군장 기면 이 찾아와서 李子乘【炳殷】、宋君章【基冕】來訪 기대치 않은 그대들 방문에 깜짝 놀랐고 忽驚高駕不曾期밭갈이 그만두느라 예절이 더디었네 爲輟耕田禮數遲들보 꺾인 뒤 슬픔에 함께 백발이 되었는데 樑木餘悲同白髮만 리에 펼쳐진 산하도 예전과는 달라졌네 山河萬里異前時후산의 일판향493)은 서로 권면해야 하고 後山一瓣宜交勖고죽의 청풍494)은 길이 생각할 만하네 孤竹淸風可永思뜰엔 누런 국화 피고 창문엔 달 떠있듯이 庭有黃花牕有月물정이 알아주어 인정이 증명이 되는구나 人情證在物情知 忽驚高駕不曾期, 爲輟耕田禮數遲.樑木餘悲同白髮, 山河萬里異前時.後山一瓣宜交勖, 孤竹淸風可永思.庭有黃花牕有月, 人情證在物情知. 후산(後山)의 일판향(一瓣香) 후산은 북송(北宋)의 시인 진사도(陳師道)의 호이며, 일판향은 스승이나 어른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태우는 향이다. 한 자루의 사르는 향이 경건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을 나타낸다는 뜻이다. 진사도(陳師道)의 시에 "평생토록 한 번 판향 올리었거니, 공경스레 증남풍을 위한 것이네.〔平生一瓣香, 敬爲曾南豐.〕"라고 하였다. 고죽(孤竹)의 청풍(淸風) 고죽군(孤竹君)의 두 아들인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가졌던 절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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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폭포에서 直沼瀑㳍 좋은 경치 향로봉은 동쪽 바닷가에 있는데 勝狀香爐海以東이 산속에서 다시 볼 줄 어찌 알았으랴 豈知更見此山中굽어보면 푸른 옥이 천 곡13)이나 가득 보이는데 俯看碧玉盈千斛문득 푸른 용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해 두렵네 却怕蒼龍下半空어디를 봐도 튀는 물결은 도리어 비가 되고 觸目跳波飜作雨숲속에 스며드는 찬 기운은 절로 바람이 이네 透林寒氣自生風시험 삼아 이태백의 은하 시구14) 읊조리며 試吟太白銀河句시 짓는 솜씨를 지금 연옹에게 부탁해 보네 高手如今屬鍊翁-당시에 연심재(鍊心齋) 전희순(田熙舜)과 동행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勝狀香爐海以東, 豈知更見此山中?俯看碧玉盈千斛, 却怕蒼龍下半空.觸目跳波飜作雨, 透林寒氣自生風.試吟太白銀河句, 高手如今屬鍊翁.【時與田鍊心齋熙舜同行故云.】 곡(斛) 곡식을 세는 단위로 열다섯 말에서 스무 말에 해당된다. 이태백(李太白)의 은하(銀河) 시구(詩句) 이태백이 폭포를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진 듯하다고 비유한 구절을 말한다. 이백(李白)의 시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에 "향로봉에 해가 비춰 붉은 노을이 생겼는데, 멀리 폭포를 보니 냇물이 거꾸로 걸린 듯. 나는 물줄기 곧장 삼천 자를 쏟아져 내리니, 아마도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진 듯.〔日照香爐生紫煙, 遙看瀑布掛前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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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로 이사하는 현광을 전송하며 送玄狂移居全州 초강452)에 푸른 풀은 얼마나 더 자랐을까 楚江綠草幾添生북으로 가는 그댈 전송하니 마음 아프네 送子北歸傷我情예로부터 유관 쓴 이 버림 많이 당했는데 自古儒冠多見棄지금의 세도는 정녕 밝아지기 어렵구나 如今世道正難明옛날 불우했을 때 영주453) 집에서 살았는데 舊居搖落瀛洲屋한 줄기 길에 백제성454) 아득하기만 하네 一路蒼茫百濟城평소에 아녀자의 이별을 부끄러워했건만 平昔羞爲兒女別이번엔 무슨 일로 눈물 먼저 떨어지는지 此來緣底淚先橫 楚江綠草幾添生? 送子北歸傷我情.自古儒冠多見棄, 如今世道正難明.舊居搖落瀛洲屋, 一路蒼茫百濟城.平昔羞爲兒女別, 此來緣底淚先橫? 초강(楚江) 충청도 금강(錦江)의 다른 이름으로, 삼기강(三岐江), 오강(吳江)이라고 불렀다. 영주(瀛洲) 여기서는 전북 부안군 변산(邊山)을 말한다. 백제성(百濟城) 백제의 도읍 사비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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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제봉455)에 올라 감회에 젖어 登望帝峯有懷 시국이 어지럽게 몇 번이나 뒤집혔던가 時局紛紛幾覆飜산에 올라 휘파람 불다 문득 말을 잊었네 登高一嘯却忘言산천에서 유유자적하니 은자의 집이 되고 林泉自在山人宅삼 보리 유독 많으니 농부들 마을이라네 麻麥偏多野叟村이 넓은 세계가 숨어살 곳 아님이 없건만 大界無非長往地노년에 시름 풀어줄 술동이 얻기 어렵구나 老年難得破愁樽그대 돌아감에 봉우리의 물건 주고 싶은데 君歸欲贈峯頭物구름도 멀리 날아가 흔적이 보이지 않네 雲亦遐飛不見痕 時局紛紛幾覆飜? 登高一嘯却忘言.林泉自在山人宅, 麻麥偏多野叟村.大界無非長往地, 老年難得破愁樽.君歸欲贈峯頭物, 雲亦遐飛不見痕. 망제봉(望帝峯) 전북 정읍시 망제동에 있는 봉우리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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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운자를 써서 박남룡 군에게 주다 用前韻 贈朴君南龍 젊은이가 옛사람의 방법을 묻고 배우는데 少年問學古人方성근히 답하려 해도 식견이 얕으니 어찌하랴 欲答誠勤柰識涼콩 담는 병은 흑백을 나눈다고 들었거니 聞說豆甁分黑白자벌레가 황창 먹는 걸537) 어찌 보지 않으랴 盍看尺蠖食黃蒼부지런함은 온전히 심덕을 보존할 수 있고 孜孜保得全心德혁혁함은 백세토록 향기를 전할 수 있으리 赫赫流傳百世芳이 밤에 기약한 것은 잊기 어려운 일이니 此夜相期難忘事창가에 뜬 달처럼 맑은 빛을 비추고 있네 有如牕月照淸光 少年問學古人方, 欲答誠勤柰識涼?聞說豆甁分黑白, 盍看尺蠖食黃蒼?孜孜保得全心德, 赫赫流傳百世芳.此夜相期難忘事, 有如牕月照淸光. 자벌레가……걸 아첨하는 것을 말한다. 현장(弦章)이 경공(景公)에게 "자벌레가 노란 걸 먹으면 그 몸이 노랗게 되고, 파란 걸 먹으면 그 몸이 파랗게 된다.〔尺蠖食黃其身黃,食蒼其身蒼〕라고 하였다.《晏子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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