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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 친구 서영농 문환 의 별장에 이르러 벗들의 시에 화답하다 到蓼洞徐友瀛儂【文煥】庄上 和諸友韻 책 더미에 빠져서 백발에 이르렀으나 滾汨書堆到白紛도리어 몸은 조금도 보양하지 못했네 反身曾未補毫分〈양춘백설가〉456)로 착각해 외로이 읊조리고 孤吟錯認陽春雪누군가 후세에 양자운을 찾으리라457) 자신하네 自信誰求後世雲그대들 나란히 찾아와 감사와 부끄러움 많으나 高躅聯尋多感愧난리 때의 고상한 모임이라 듣기에 흡족하였네 亂時雅會足聽聞이곳에서 오히려 문풍이 있음을 보겠으니 此來猶見文風在화락한 기운은 술에 취해서일 뿐만이 아니네 和氣非徒酒以醺 滾汨書堆到白紛, 反身曾未補毫分.孤吟錯認《陽春雪》, 自信誰求後世雲.高躅聯尋多感愧, 亂時雅會足聽聞.此來猶見文風在, 和氣非徒酒以醺. 양춘백설가(陽春白雪歌) 매우 뛰어나 화답하기 어려운 시를 뜻한다. 송옥(宋玉)의 〈대초왕문(對楚王問)〉이란 글에서 나오는 고사이다. 어떤 사람이 영중(郢中)에서 처음에 〈하리파인(下里巴人)〉이란 노래를 부르자 그 소리를 알아듣고 화답하는 사람이 수천 명이었고 〈양아해로(陽阿薤露)〉를 부르자 화답하는 사람이 수백 명으로 줄었고 〈양춘백설가(陽春百雪歌)〉를 부르자 화답하는 사람이 수십 명으로 줄었다. 이렇게 곡조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에 화답하는 사람이 점점 적어졌다고 한다. 《文選 권45》 후세에 양자운(揚子雲)을 찾으리라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식견 높은 사람이 후대에 나타날 것이라는 말이다. 양자운은 전한(前漢)의 유학자 양웅(揚雄, BC53~AD18)으로, 자운은 그의 자이다. 양웅은 《태현경(太玄經)》을 저술한 뒤에 사람들이 모두 비웃자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지만 나쁠 것 없지. 후세에 또 양자운이 나와서 반드시 이 책을 알아줄 것이다."라고 하였다. 《宋元學案 卷8 涑水下》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영향을 받아 사부(辭賦)에 뛰어났다. 저서에 《태현경(太玄經)》ㆍ《법언(法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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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을 찾아가다 訪壽山 교분은 돌처럼 굳고 덕은 쇠처럼 강해 交期石固德金剛늘그막에 서로 소원을 이룰 수 있겠네 晩節相將願可償세상은 명예 다퉈 예리한 칼날 같으나 世上爭名刀正利마음에 성인 사모해 아직도 향 피우네 心中慕聖瓣猶香여해에서 보주 찾는다107)고 하지 말게 休言驪海探珠寶용문108)에서 광채 입어 도리어 기쁘네 却喜龍門被彩光골짝의 푸른 솔이 별난 흥취를 이루니 洞裏碧松成別趣옷자락에 가득한 청풍을 느낄 뿐이네 淸風但覺滿衣裳 交期石固德金剛, 晩節相將願可償.世上爭名刀正利, 心中慕聖瓣猶香.休言驪海探珠寶, 却喜龍門被彩光.洞裏碧松成別趣, 淸風但覺滿衣裳. 여해(驪海)에서 보주(寶珠) 찾는다 뛰어난 시문(詩文)을 지으려고 애쓴다는 말이다. 원문의 '여해'는 검은 용이 살고 있는 바다이고, '보주'는 검은 용의 턱 밑에 있다는 구슬을 말하는데, 전하여 뛰어난 시문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백낙천(白樂天)ㆍ유우석(劉禹錫) 등 여러 사람이 모여서 금릉회고시(金陵懷古詩)를 짓다가, 유우석이 먼저 아름다운 시를 지으니, 다른 이들이 "동자(童子)가 용의 여의주〔驪龍珠〕를 얻었는데 나머지의 조개껍데기를 무엇에 쓰랴." 하고 붓을 놓았다고 한다. 《蘇東坡詩集 卷12 次韻孫巨源寄漣水李盛二著作幷以見寄五絶》 용문(龍門) 북송(北宋)의 학자 정이(程頤)가 만년에 거주했던 곳인데, 일반적으로 현자가 거처하는 곳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여기서는 수산(壽山) 오병수(吳秉壽)의 거처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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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시에 첩운하여 여중을 면려하다 疊前韻 勉汝重 뭇 사욕을 이기는 것은 혈전과 같아 克去羣私血戰如몸 떨쳐 솥 부수고 또 집도 불태우네132) 奮身破釜更焚廬강한 적과 서로 싸울 때는 근심이 깊지만 患深勁敵交攻際단병으로 곧장 막 전진해서는 용기가 배가 된다오 勇倍孤軍直前初몇 번이나 빈사의 상태 겪었던가 閱歷幾遭濱死地집안사람들 끝내 편안한 거처 얻었구나 室家終得有安居옥처럼 이룸은 더더욱 많은 시름에 달려 있으니133) 玉成尤在多憂戚그저 공부의 치밀하고 엉성함과 관계 있다오 只係工夫密與疏 克去羣私血戰如, 奮身破釜更焚廬.患深勁敵交攻際, 勇倍孤軍直前初.閱歷幾遭濱死地? 室家終得有安居.玉成尤在多憂戚, 只係工夫密與疏. 뭇……불태우네 사욕(私欲)을 이겨내는 것을 전쟁에서 결사의 각오로 싸우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항우(項羽)가 진(秦)나라와 싸우러 가면서 하수(河水)를 건넌 뒤, 배를 모두 가라앉히고, 솥과 시루를 깨뜨리고, 막사를 불태우고, 사흘 양식을 지니고서 사졸에게 반드시 죽을 각오로 싸울 것임을 보여주었던 데서 유래한다. 《史記 項羽本紀》 옥처럼……있으니 시련을 통하여 학문과 인격이 귀한 옥처럼 훌륭하게 성취되는 것을 말한다. 송(宋)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그대를 빈궁하게 하고 시름에 잠기게 하는 것은, 그대를 옥처럼 성취시키려는 것이다.[貧賤憂戚, 庸玉汝於成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古文眞寶後集 卷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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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그믐에 흥덕의 고암에 오르다 三月晦日 上興德之鼓巖 객창에서 봄 한 철 다 보내니 一春送盡旅窓中더는 풍광이 예전과 같지 않네 非復風光昔日同마른 꽃술은 일천 숲에 붉게 흩날리고 敗蕊千林紅作霰빽빽한 그늘 몇 곳엔 녹음이 무성하네 密陰幾處綠成幪노년에도 금단(金丹)은 소식이 더디니23) 丹頭暮境遲消息평소 뜻을 어느 때나 마칠 수 있을까 素志何時有克終이날 높은 곳에 오르니 뜻이 무한하여 此日登高無限意멀리 노성 동쪽에서 바람 쐬고 읊조리네24) 遙遙風詠魯城東 一春送盡旅窓中, 非復風光昔日同.敗蕊千林紅作霰, 密陰幾處綠成幪.丹頭暮境遲消息, 素志何時有克終?此日登高無限意, 遙遙風詠魯城東. 노년에도……더디니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뜻이다. 주희가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지은 시에 "언뜻 지나가는 백 년 세월 얼마나 되랴. 세 번 꽃 피는 영지는 무엇을 하려는가. 말년에도 금단은 소식 없으니, 운당포 벽 위의 시가 거듭 한탄스럽네.[鼎鼎百年能幾時? 靈芝三秀欲何爲? 金丹歲晩無消息, 重歎篔簹壁上詩.]"라고 하였다. 《朱子大全 卷84 題袁機仲所校參同契後》 멀리……읊조리네 공자(孔子)의 제자 증점(曾點)이 자신의 뜻을 말하라는 공자의 명에 슬(瑟)을 울리다 말고, "늦은 봄날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어른 대여섯 사람, 동자 예닐곱 사람과 함께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 쐬고 시 읊으면서 돌아오겠다."라고 하였다.《論語 先進》 기수는 춘추 시대 노(魯)나라에 있던 물 이름이며, 무우(舞雩)는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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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 최형이 부채를 보내준 것에 사례하며 절구 3수 謝新菴崔兄寄扇【三絶】 어디서 왔나 그 부채79)가 몹시 다정해라 何來便面最多情손안에서 바람 이니 홀연 맑아짐을 느끼네 手裏風生忽覺淸시기에 맞추어 쓸 수 없다 말하지 말게나 莫道時期違適用가을 날씨 다시 뜨거워 혹독한 삼복 같거늘 秋天再熱酷三庚함께 달 감상하려 했으나 하지 못했는데 擬同賞月未曾能둥근 부채가 도리어 밝은 달 모양 같구나 團扇却如明月形구중천 밖에 높이 매달린 것 잡고 싶은데 欲把高懸九天外똑같은 정으로 이곳과 그곳을 비춰주리라 照來兩地一般情제갈의 백우선80) 어느 해에 또 벼슬을 사양했나 葛白何年又謝靑웃으며 백만의 위나라 진나라 병사를 지휘했지 笑揮百萬魏秦兵그대가 보낸 부채 받고 되레 과분함에 부끄러워 領君此物還慙侈공연히 스스로 마음 아파 손안에 비껴두었다네 空自傷心手裏橫 何來便面最多情, 手裏風生忽覺淸.莫道時期違適用, 秋天再熱酷三庚.擬同賞月未曾能, 團扇却如明月形.欲把高懸九天外, 照來兩地一般情.葛白何年又謝靑? 笑揮百萬魏、秦兵.領君此物還慙侈, 空自傷心手裏橫. 부채 원문의 '편면(便面)'은 옛사람들이 얼굴을 가리던 부채 등을 이르는 말이다. 제갈(諸葛)의 백우선(白羽扇) 제갈은 삼국(三國) 촉한(蜀漢)의 승상(丞相) 제갈량(諸葛亮)이며, 백우선은 새의 흰 깃털로 장식한 부채로 제갈량이 쓰던 것이다. 제갈량이 후주(後主) 유선(劉禪)에게 출사표를 올리고는 위(魏)나라 조비(曹丕)를 공격하였는데, 싸울 때 언제나 윤건(綸巾)을 쓰고 백우선을 들고서 삼군(三軍)을 지휘하였다. 《三國志 卷35 蜀書 諸葛亮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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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쌍계루에서 포은315) 정 선생의 시316)에 차운하다 을해년(1935) 白羊寺雙溪樓次圃隱鄭先生韻【乙亥】 포은과 목은317)이 청승 되었던 일을 기억해보면 記惟圃牧作淸僧모두 유학과 선학을 넘나든 큰 솜씨였지 俱是儒禪大手能깨끗한 땅의 절간은 천고토록 명승지인데 淨土伽藍千古勝쌍계루에 뜬 밝은 달이 십분 더 밝았네 雙溪明月十分增동해에 신선이 있다고 누가 말했던가 誰言東海神仙在정녕 이 누대에 오르니 세상 생각이 맑아지네 定到玆樓世念澄지나간 일 아득하여 지금은 볼 수 없지만 往者遙遙今不見누가 나를 이어 다시 이 누대를 오를는지 何人繼我復斯登 記惟圃、牧作淸僧, 俱是儒禪大手能.淨土伽藍千古勝, 雙溪明月十分增.誰言東海神仙在? 定到玆樓世念澄往者遙遙今不見, 何人繼我復斯登?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의 호이다. 본관은 영일(迎日), 자는 달가(達可),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오부학당(五部學堂)과 향교를 세워 후진을 양성하고, 유학을 진흥하여 성리학의 기초를 닦았다. 저서에 《포은집》이 있다. 백양사(白羊寺)의……시 《포은집(圃隱集)》 제2권에 실린 〈장성 백암사 쌍계에 시를 지어 부치다〔長城白嵒寺雙溪寄題〕〉라는 시이다.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의 호이다.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영숙(穎叔),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고려 말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다. 1354년 원나라 제과에 급제하고 귀국하여 여러 관직을 거쳐 정당문학과 판삼사사를 역임하였다.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여 시대의 변혁을 이끌었지만, 조선 건국의 주도 세력과의 대립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저서에 《목은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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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속에 잠깐 비가 내리다 亢旱中乍雨 팔십 일 동안의 극심한 가뭄에 살 수 없더니 八旬亢旱不堪居잠깐 비가 내려 살짝 적셔주니 꿈결 밖이네 乍得微霑夢外如기쁨 기록한 소식의 기문114)은 기대하기 어렵고 誌喜難期蘇子記장맛비로 삼는다115)는 부암에 대한 글만 보네 作霖徒見傅巖書비가 벼에 지나갔지만 초상 전의 약과 같고 稻禾縱過喪前藥기장과 콩을 거두려니 그물 뒤의 어부 같네 黍豆將收網後漁저물녘에도 희미한 구름 다 사라지지 않으니 薄暮迷雲消未盡애태우던 만백성에게 희망이 아직 남아 있네 懸懸萬衆望猶餘 八旬亢旱不堪居, 乍得微霑夢外如.誌喜難期蘇子記, 作霖徒見傅巖書.稻禾縱過喪前藥, 黍豆將收網後漁.薄暮迷雲消未盡, 懸懸萬衆望猶餘. 기쁨……기문(記文) 송(宋)나라 소식(蘇軾)의 〈희우정기(喜雨亭記)〉를 말한다. 소식이 부풍(扶風)에 부임한 이듬해 관아에 정자를 만들었는데, 이해 한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다가 비가 내렸다. 비가 내려 가뭄이 해소될 무렵 정자가 완성되자 정자 이름을 '희우정(喜雨亭)'으로 짓고, "닷새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되겠는가. 닷새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보리농사가 안 될 것이다. 열흘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되겠는가. 열흘 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벼농사가 안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東坡全集 卷35 喜雨亭記》 장맛비로 삼는다 원문의 '작림(作霖)'으로, 임금을 잘 보좌하는 어진 정승을 비유하는 말이다. 상(商)나라의 부열이 처음에 부암(傅巖)에 숨어 살면서 담을 쌓는 일을 하고 있다가 고종(高宗)의 꿈에 그 형상이 나타남으로 인해 발탁되어 재상이 되었는데, 고종이 부열에게 자신을 가르쳐주기를 당부하며 "만약 큰 내를 건너고자 한다면 그대로서 주즙을 삼을 것이고, 크게 가뭄이 든다면 그대로서 장마를 삼으리라.〔若濟巨川,用汝作舟楫;若歲大旱,用汝作霖雨.〕"라고 하였다. 《書經 說命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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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오헌265)의 시에 차운하다 次三梧軒韻 채마밭 노인이 심은 오동나무 몇 해나 되었나 圃老種梧經幾春난간 앞의 세 그루 예대로건만 새로워 보이네 軒前三樹舊惟新얽힌 가지에 달이 뜨니 도리어 그림이 생기고 交柯得月翻生畵무성한 잎 뜰에 가득하니 오히려 상쾌하게 하네 密葉滿庭却爽人봉황이 오는 때 어찌 꼭 태평성대이랴 鳳至那當遭聖世거문고 소리266)에 절로 어지러운 티끌이 걷힐 뿐 琴心獨自出紛塵상재를 공경할267) 그 책임은 끝이 없으니 敬恭桑梓無窮責어찌 편액의 글씨만 참된 줄 알 뿐이겠는가 豈但扁章認作眞 圃老種梧經幾春? 軒前三樹舊惟新.交柯得月翻生畵, 密葉滿庭却爽人.鳳至那當遭聖世? 琴心獨自出紛塵.敬恭桑梓無窮責, 豈但扁章認作眞? 삼오헌(三梧軒) 전북 부안군에 있는 정자이다. 최홍익(崔洪益)의 소요처로 그의 사후에 집안의 강학소로 사용하였다. 거문고 소리 원문의 '금심(琴心)'은 비파 연주를 통해서 애모하는 자기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말한다. 사마상여가 임공(臨邛)의 부호(富豪)인 탁왕손(卓王孫)의 딸인 과부 탁문군(卓文君)을 금심으로 유혹하여 함께 성도(成都)로 야반도주(夜半逃走)했던 고사가 전한다. 《史記 卷117 司馬相如列傳》 상재(桑梓)를 공경할 상재는 뽕나무와 가래나무인데, 돌아가신 부모가 심은 것이므로 공경한다는 뜻이다. 전하여 고향이나 고향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시경(詩經)》 〈소반(小弁)〉에 "뽕나무와 가래나무를 반드시 공경하라.〔維桑與梓, 必恭敬止.〕"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 주에 "고대에 뽕나무와 가래나무를 담장 밑에다 심어 자손에게 누에를 치고 도구를 만드는 밑천으로 물려주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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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극경세서》94)를 읽다 讀《皇極經世書》 선천의 역학이 천 년 동안 어두웠는데 先天易學晦千春안락와95)에서 홀로 새로운 이치 터득했네 安樂窩中獨見新괘상극의96)는 모두 이치를 밝혔고 卦象極儀都闡理황왕제패97)는 다시 인륜을 논하였네 皇王帝伯更論人문장은 하해와 같아 물결이 장대하고 文章河海波瀾壯의사는 풍운과 같아 변화가 신묘하네 意思風雲變化神소견 좁아 이해하기 어려움을 탄식하니 窾啓堪嘆難領會공부하고 싶지만 방법 없음을 어이하랴 縱要下手柰無因 先天易學晦千春, 安樂窩中獨見新.卦、象、極、儀都闡理, 皇、王、帝、伯更論人.文章河海波瀾壯, 意思風雲變化神.窾啓堪嘆難領會, 縱要下手柰無因?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북송(北宋)의 학자 소옹(邵雍)의 저서로, 역리(易理)를 응용하여 수리(數理)로써 천지 만물의 생성과 변화를 관찰하고 설명하였다. 안락와(安樂窩) 소옹(邵雍)이 살던 집을 가리킨다. 괘상극의(卦象極儀) 팔괘(八卦), 사상(四象), 태극(太極), 양의(兩儀)를 말한다. 황왕제패(皇王帝伯) 삼황(三皇), 오제(五帝), 삼왕(三王), 오패(五伯)를 말한다. 소옹(邵雍)의 시에 "일월성신이 높이 떠서 밝게 비추고, 황왕제패가 커다랗게 퍼졌네.[日月星辰高照耀, 皇王帝伯大鋪舒.]"라고 하였다. 《擊壤集 卷9 安樂窩中一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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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질 박진호에게 부치다 寄朴甥珍浩 두류산의 천왕봉142)이 頭流天王峯하늘로 우뚝 솟구치니 聳出九霄中내가 그 꼭대기로 올라가서 我欲陟其巓속세의 마음 시원히 씻고 싶네 豁然盪塵胸어찌 부질없이 유람하겠는가 豈爲恣遊觀간직한 바에 진실로 까닭 있어 所存諒有由문을 나와 그대를 부르니 出門招之子천 리 길을 뉘와 함께 수레 탈까 千里誰共輈중니가 뗏목을 타려할 때에 仲尼乘桴日자로가 따르는 걸 허락했는데143) 曾許由也從지금은 본래 그럴만한 사람 없고 今固無其人사실 또한 같은 바는 아니라네 事亦非所同다만 괴이하게도 연소한 사람 중에 但怪年少中용맹을 좋아하는 이 들은 적 없으니 却無聞喜勇일찍이 봉황처럼 날기를 생각해 보지만 試思曾鳳翔기운이 절로 솟구치지 않는다네 有不氣自湧 頭流天王峯, 聳出九霄中.我欲陟其巓, 豁然盪塵胸.豈爲恣遊觀? 所存諒有由.出門招之子, 千里誰共輈?仲尼乘桴日, 曾許由也從.今固無其人, 事亦非所同.但怪年少中, 却無聞喜勇.試思曾鳳翔, 有不氣自湧. 두류산(頭流山)의 천왕봉(天王峯) 두류산은 지리산(智異山)의 별칭이고, 천왕봉은 지리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이다. 중니(仲尼)가……허락했는데 중니는 공자를 말하니, 공자가 일찍이 천하에 현군(賢君)이 없어 도(道)를 행할 수 없음을 탄식하는 뜻에서 가설적인 말로 이르기를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뗏목을 타고 바다에 떠서 떠나리라. 나를 따를 자는 유인저.[道不行, 乘桴浮于海, 從我者其由與.]"라고 하였다. 《論語 公冶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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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의 단풍을 읊다 詠內藏丹楓 서리가 거듭 내려 가을산을 흔드니 三申霜令動秋山별안간 단풍나무 숲에 빛깔이 바뀌었네 變色楓林倏忽間비단 휘장을 석씨 집에선 어떻게 수놓았을까321) 錦幛石家何繡錯채화322)를 동산에 늘어놓은 듯 알록달록하네 綵花陳苑正斒斕기운이 골짝을 찌니 요임금이 봉한323) 나라 되고 氣蒸洞作堯封國빛이 사람을 쏘니 한나라 장수324)의 얼굴이 되네 光射人成漢將顔내장사의 명승이 모두 이곳에 있으니 藏寺勝名都在此얼마나 많은 시인들의 화려한 글이 아롱졌던가 幾多韻士墨華斑 三申霜令動秋山, 變色楓林倏忽間.錦幛石家何繡錯? 綵花陳苑正斒斕.氣蒸洞作堯封國, 光射人成漢將顔.藏寺勝名都在此, 幾多韻士墨華斑? 비단……수놓았을까 석씨(石氏)는 진(晉)나라의 부호(富豪)인 석숭(石崇)을 가리킨다. 비단 휘장은 옛날에 귀인(貴人)이 출행(出行)할 때에 바람과 먼지를 가리기 위하여 길 좌우에 친 휘장을 말하는데, 석숭이 너무도 사치스러워서 50리 길이의 비단 보장을 만든 고사가 전한다. 채화(綵花) 비단 조각으로 만든 꽃을 말한다.《世說新語 汰侈》 요(堯)임금이 봉한 우순(虞舜)이 당요(唐堯)로부터 천하를 인수하여 매 주(州)마다 산 하나씩 열두 산을 봉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서경》 〈순전(舜典)〉에 "비로소 12주를 만들고, 열두 산을 봉하였다.[肇有十二州, 封十有二山.]"라는 말이 나온다. 한(漢)나라 장수 회음후(淮陰侯) 한신(韓信)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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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성86)에서 《이재집(頤齋集)》을 교정할 때 아들 형관(炯觀)87)이 와서 도와주었다가 11월 아무 날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다 校正頤集于興城也 觀兒來助 仲冬日送之歸家 세월은 참으로 괴롭게 물처럼 흘러가는데 光陰正苦水流如무슨 뜻으로 남쪽으로 와 객사에 머무느냐 底意南來滯客廬시야에 들어온 영산88)은 구름에 잠겨 있고 望入瀛山雲鎻際회포를 푸는 오저89)에는 달이 막 밝아지네 懷暢吳渚月明初문자는 속루가 아니라고 비록 말하나 文字縱云非俗累부자(父子)가 집에 거하지 못함이 우습구나 翁兒堪笑不家居눈 속에 너를 보내며 고향 소식 찾는데 雪中歸汝探鄕信가는 여정 생각하니 꿈속에서도 멀어지누나 念到行程夢寐疏 光陰正苦水流如, 底意南來滯客廬.望入瀛山雲鎻際, 懷暢吳渚月明初.文字縱云非俗累, 翁兒堪笑不家居.雪中歸汝探鄕信, 念到行程夢寐疏. 흥성(興城) 전라북도 흥덕현(興德縣)의 별칭이다. 아들 형관(炯觀) 김택술의 셋째 아들이다. 영산(瀛山)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瀛洲山)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고창군(古昌郡) 흥덕현(興德縣)에 소재한 산을 가리킨다. 오저(吳渚) 오초(吳楚) 지방에 있는 호수 동정호(洞庭湖)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고창군(古昌郡) 흥덕현(興德縣)에 소재한 호수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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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성재467)를 수리할 때 지은 시 聚星齋修理韻 석천의 시에서 호를 취한 지468) 몇 해던가 石詩取號幾經秋별이 김씨 집안에 모이니 서기가 흐르네 星聚金門瑞彩流제가에서 창건했으나 응당 뒤지지 않았고 刱在諸家應不後웅장하여 이름에 걸맞아 가장 으뜸이네 名稱傑構最居頭퇴락할 때마다 곧장 경영하고 수리하니 隨將頹缺旋經理참된 정성이 두텁게 쌓여 남기에 합당하네 更合眞誠厚積留우리 선조의 맑은 기풍이 백세에 모범 되니 吾祖淸風師百世한가로이 놀지 말고 생각하고 닦을지어다 念修莫作等閑遊 石詩取號幾經秋? 星聚金門瑞彩流.刱在諸家應不後, 名稱傑構最居頭.隨將頹缺旋經理, 更合眞誠厚積留.吾祖淸風師百世, 念修莫作等閑遊. 취성재(聚星齋) 고려 말 고부 군수(古阜郡守)를 역임한 김광서(金光敍) 묘의 재실이다. 김광서는 고려가 망하자 형 세영(世英)과 함께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은거하면서 소요처로 지냈던 곳이다. 1819년(순조19)에 세워진 것이 화재로 소실되고 1826년에 중건되었다. 석천(石川)……지 석천은 임억령(林億齡, 1496~1568)의 호이다. 임억령이 부안 김씨가 살고 있는 옹정마을을 찾아가서 "옹정에는 군자가 많은데 김문에는 덕성이 모였다.[瓮井多君子, 金家聚德星]" 라는 시문을 남겼는데, 여기에서 취성재라는 호를 취했다고 한다. 그 시는 《석천선생시집(石川先生詩集)》 제3권에 〈만가(挽歌)〉라는 제목으로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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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운하여 최여중에게 주다 次贈崔汝重 난세에 서로 만나기 어려움은 亂世難相見백 척 누대에 오르는 것 같네 如登百尺樓이 몸이 늙어가는 날이요 此身遲暮日우리 도가 멸망한 때이네 斯道滅亡秋함께 강학하는19) 게 시급한데 麗澤方爲急떨어져 지내니20) 참으로 슬프네 索居足可悲세한에도 한 조각 뜻 지녔으니 歲寒一片志뛰어난 인재21)를 누가 보냈을까 怎遣回千牛 亂世難相見, 如登百尺樓.此身遲暮日, 斯道滅亡秋.麗澤方爲急, 索居足可悲.歲寒一片志, 怎遣回千牛? 함께 강학하는 원문의 '이택(麗澤)'은 붕우(朋友)가 함께 학문을 강습하며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주역》 〈태괘(兌卦) 상(象)〉에 "두 개의 못이 서로 이어져 있는 상이 태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붕우와 함께 강습한다.〔麗澤兌, 君子以, 朋友講習.〕"라고 하였다. 떨어져 지내니 원문의 '삭거(索居)'는 이군삭거(離群索居)의 준말로, 벗들과 떨어져 외로이 사는 것을 말한다. 자하(子夏)가 "내가 벗을 떠나 쓸쓸히 홀로 산 지가 오래이다.〔吾離群而索居, 亦已久矣.〕"라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다. 《禮記 檀弓》 뛰어난 인재 원문의 '회천우(回千牛)'는 천 마리 소가 싣고 가지 못할 만큼 재목이 매우 훌륭하다는 뜻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고백행(古柏行)〉에 "큰 집 무너지려 하니 들보 필요했는데, 만 마리 소가 고개 저을 만큼 산처럼 무겁구나.〔大廈如傾要梁棟, 萬牛回首丘山重.〕"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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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는 마음 憂心 걱정하는 마음이 어째서 유독 하염없을까 憂心何事獨京京맑은 위수 같은 사람 없어 온통 탁한 경수네 淸渭無人盡濁涇눈에 뵈는 여우 까마귀70)는 미운 게 많고 目見狐烏多可惡귀에 들리는 전쟁 소식71)도 놀랄 만하네 耳聞風鶴亦堪驚오늘밤 눈과 달에 하늘 풍경이 넉넉한데 今宵雪月天饒景어느 곳 영산에 땅의 신령함을 감췄을까 何處瀛山地秘靈입만 벌리면 불평하는 말을 하기 쉬운데 衝口易成不平語하필이면 글을 지어 상자에 쌓아 두겠나 著書何必積箱楹 憂心何事獨京京? 淸渭無人盡濁涇.目見狐烏多可惡, 耳聞風鶴亦堪驚.今宵雪月天饒景, 何處瀛山地秘靈?衝口易成不平語, 著書何必積箱楹? 여우 까마귀 소인배를 비유하는 말이다. 《시경》 〈북풍(北風)〉에 "붉지 않다고 여우가 아니며, 검지 않다고 까마귀가 아니랴.〔莫赤匪狐? 莫黑匪烏?〕" 하였는데, 주희의 주석에, "모두 불길한 동물이니,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바이다. 보이는 것이 모두 이러한 것들이라면 나라가 장차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였다. 전쟁 소식 원문의 '풍학(風鶴)'은 풍성학려(風聲鶴唳)의 준말로, 겁을 먹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놀라 의심하는 것을 말하며 전쟁 소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동진(東晉) 효무제(孝武帝) 때 진왕(秦王)의 부견(苻堅)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사현(謝玄)이 이끄는 군대에 대패하고 달아났는데, 부견의 군졸들이 바람 소리나 학 울음소리를 듣고도 왕사(王師)가 쫓아오는 것으로 오인하여 혼비백산했다고 한다. 《晉書 卷79 謝玄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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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운하여 임예경33) 근호 에게 주다 次贈林禮卿【謹鎬】 같은 스승에게 배우고 나이도 같은데 學同立雪降同年지난 일 돌이켜 생각하니 참으로 아득하네 回憶前塵正渺然전광석화 같은 세월에 머리는 이미 하얗고 石火光陰頭已白상전벽해 같은 겁운에 눈물이 줄줄 흐르네 海田劫運淚堪連공을 거둠은 그야말로 노년의 때에 있으니 收功定在桑楡境염여퇴(灩澦堆)34) 지나는 것을 어이 하랴 經驗其如灩澦川《주역》 풍뢰의 뜻35)을 그대가 취한다면 易家風雷君若取옛 벗은 소식 듣고 기뻐 잠 못들리라 故人聞報喜無眠 學同立雪降同年, 回憶前塵正渺然.石火光陰頭已白, 海田劫運淚堪連.收功定在桑楡境, 經驗其如灩澦川.《易家․風雷》君若取, 故人聞報喜無眠. 임예경(林禮卿) 임근호(林謹鎬, 1884~?)로, 간재(艮齋) 전우(田愚)의 제자이다. 전우가 그에게 학문을 부지런히 힘쓰라는 내용의 편지가 《간재집(艮齋集)》에 보인다. 《艮齋集 前篇 卷10 答林謹鎬, 後篇 卷7 與林謹鎬》 염여퇴(灩澦堆) 배를 타고 무사히 건너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험하다는 장강(長江) 구당협(瞿塘峽)의 여울물 이름이다. 벼슬길이나 세상살이의 험난함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곤 한다. 주역(周易) 풍뢰(風雷)의 뜻 《주역》 〈풍뢰익괘(風雷益卦) 상전(象傳)〉에 "바람과 우레가 익(益)이니 군자가 보고서 선을 보면 옮겨 가고 허물이 있으면 고친다.[風雷益. 君子以, 見善則遷, 有過則改.]"라고 한 말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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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에서 강회를 열던 날 2수 滄東講契日【二首】 반가워라 우리 문하에 모인 선비들 喜見衣冠會我門한 줄기 옛 기풍이 여전히 남아 있네 舊風一脈尙餘存천년동안 참된 유학이 이어졌으니 千年當續眞儒學만 번 죽어도 대성인의 은덕 잊기 어렵네 萬死難忘大聖恩이곳에서 즐거운 땅을 찾지 않으면 不向此中尋樂地다시 어디에서 신선세계를 찾겠는가 更從何處覓仙源앞으로의 세한 약속에 감사하여 歲寒珍重前頭約맹반에 늙은 국화술을 번갈아 드리네 替供盟盤老菊樽얼마나 많은 벼슬아치가 유학에 의탁했던가 幾多冠珮託儒門그 속마음은 없고 단지 겉모습만 남아 있네 不有其中但貌存이미 처음부터 성인의 말씀을 생각지 않았으니 旣未從初思聖訓마침내 스승의 은혜를 잊는 게 무엇이 어려우랴 何難畢竟忘師恩어찌 한갓 습속만 고질병379)이 될 뿐이겠는가 豈徒俗習爲貞疾언제나 진심을 본원으로 삼지를 못하네 總闕眞心作本源다들 취해 어지러운 건 참으로 경계할 일이니 衆醉紛紛良可戒우리들은 마땅히 홀로 깨어있어야 하리라 吾人合用獨醒樽 喜見衣冠會我門, 舊風一脈尙餘存千年當續眞儒學, 萬死難忘大聖恩不向此中尋樂地, 更從何處覓仙源?歲寒珍重前頭約, 替供盟盤老菊樽幾多冠珮託儒門? 不有其中但貌存.旣未從初思聖訓, 何難畢竟忘師恩?豈徒俗習爲貞疾? 總闕眞心作本源.衆醉紛紛良可戒, 吾人合用獨醒樽. 고질병 원문의 '정질(貞疾)'은 난치병(難治病)이란 뜻으로, 《주역》 〈예괘(豫卦) 육오(六五)〉에 "정한 질이 오래도록 죽지 않는다.[貞疾, 恒不死.]"라고 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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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재에서 대나무가 숲을 이룬 것을 보고 하수179) 영공을 그리워하다 思敬齋, 見竹成林, 憶河叟令公 사람 떠난 뒤 대가 숲 이루니 人去竹成林몇 성상이나 손때를 묻혔을까 手澤幾星霜수목까지도 사랑하고 아끼는데 樹木猶愛惜이 사람을 어찌 감히 잊겠는가180) 伊人豈敢忘당의 대나무와 시냇가 대나무는 堂竹又溪竹대대로 전해져 천금의 보배이니 世傳寶千金당시에 대나무를 재배한 뜻이 當日栽培意조상 흠모한 마음에서 나온 줄 알겠네 認出慕先心성쇠가 순환하는 것은 이치니 榮瘁循環理사람과 사물이 동일한 근원이네 人物同一源공의 자손이 잔약하다 말하지 말라 休言公嗣孱응당 이 대나무처럼 번성하리라 應如此竹繁 人去竹成林, 手澤幾星霜?樹木猶愛惜, 伊人豈敢忘?堂竹又溪竹, 世傳寶千金.當日栽培意, 認出慕先心.榮瘁循環理, 人物同一源.休言公嗣孱, 應如此竹繁. 하수(河叟) 김낙귀(金洛龜, 1862~1936)의 호이다. 수목까지도……잊겠는가 존경하는 사람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말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 〈호생편(好生篇)〉에 "나는 〈감당〉 시를 통해서 종묘의 경건함이 심한 것을 알았다. 그분을 사모하면 그분이 잠시 쉬었던 나무까지도 사랑하게 되고, 그분을 존경하면 그분이 있던 자리까지 공경하는 것이 도이기 때문이다.〔吾於甘棠, 見宗廟之敬也, 甚矣. 思其人, 必愛其樹; 尊其人, 必敬其位, 道也.〕"라고 한 공자의 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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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친의 '화수동경계' 시에 차운하다 次僉宗花樹同庚契韻 화수동경이라는 계이름 새로우니 花樹同庚契號新김씨 문중의 이 모임 천고에 드물다오 金門此會罕千春향옹의 멋진 일326)도 나이가 같지 않았고 香翁勝事非齊齒노갑의 맑은 놀이327)도 성이 다른 사람이었지 潞甲淸遊亦異人자리에 가득한 노인들 나이가 다 같으니 滿座鬢霜無早晩일가의 평소 정의가 모두 순박하고 진실하네 一家情素摠淳眞아주 잘 알겠네 정해년328) 태어난 날 定知丁亥懸弧日열네 명의 방명 하늘이 맺어준 이웃임을 十四芳名天結隣 花樹同庚契號新, 金門此會罕千春.香翁勝事非齊齒, 潞甲淸遊亦異人.滿座鬢霜無早晩, 一家情素摠淳眞.定知丁亥懸弧日, 十四芳名天結隣. 향옹(香翁)의 멋진 일 향옹은 향산거사(香山居士)인 당(唐)나라 백거이(白居易)를 가리킨다. 그는 형부 상서(刑部尙書)로 치사한 뒤, 향산에 기거하면서 호고(胡杲)ㆍ길교(吉皎)ㆍ정거(鄭據)ㆍ유진(劉眞)ㆍ노정(盧貞)ㆍ장혼(張渾)ㆍ이원상(李元爽)ㆍ여만(如滿) 등과 함께 시사(詩社)를 결성하여 낙양에 모여 시주를 즐겼는데, 이 모임을 향산구로회(香山九老會)라 불렀다. 《百香山詩集 卷40 香山九老圖幷書》 노갑(潞甲)의 맑은 놀이 노갑은 노국공(潞國公)과 동갑이라는 뜻이다. 노국공은 송(宋)나라 명재상 문언박(文彦博)으로, 50여 년 동안 재상으로 있다가 78세 되는 해에 고향인 낙양으로 돌아와, 조산대부(朝散大夫) 정향(程珦), 조의대부(朝議大夫) 사마단(司馬旦)과 사봉 낭중(司封郞中) 석여언(席汝言)과 더불어 동갑회(同甲會)를 만들어 시회(詩會)를 즐겼다. 정해년 1887년(고종2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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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진옥 수성 이 오래 소식이 막힌 뒤에 찾아오기에 金君振玉【秀聲】 久阻餘見訪 소식이 끊어진499) 지 벌써 삼 년이 되었는데 魚沈鴈斷已三年갑자기 그댈 만나니 기쁨이 자리에 넘치네 忽接淸儀喜溢筵근거 없는 소문은 원래 믿을 게 못되고 白地流言元未信청양에서 학업 진보는 더욱 끝이 없다지 靑羊-山名-進業更無邊청양은 산 이름이다.기필하기 어려운 건 굳이 마음에 두지 말게 莫將難必經心上당연히 눈 앞에 펼쳐진 것만 볼 뿐이니 只見當然在目前가을 달 맑고 밝아 구경하며 잠 못 드니 秋月澄明看不寐깊은 정을 도리어 이곳에서 전하려 하네 深情却向此中傳 魚沈鴈斷已三年, 忽接淸儀喜溢筵.白地流言元未信, 靑羊【山名】進業更無邊.莫將難必經心上, 只見當然在目前.秋月澄明看不寐, 深情却向此中傳. 소식이 끊어진 원문의 '어침안단(魚沈雁斷)'은 서신이 끊겨 소식이 단절된 것을 말한다. 기러기는 왕래한 때가 일정하므로 비단을 기러기의 발에 매달아 멀리 서신을 전달했던 것에서 서신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물고기 역시 서신을 의미하는데, 한(漢) 나라 때의 악부(樂府)인 〈음마장성굴행(飮馬長城窟行)〉에 "나그네가 멀리서 찾아와 내게 잉어 한 쌍을 주고 가기에, 아이 불러 잉어를 삶게 했더니 뱃속에는 한 자의 비단 편지가 있네.[客從遠方來, 遺我雙鯉魚, 呼童烹鯉魚, 中有尺素書.]"라고 한 데서 나왔다. 《文選註 卷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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