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使君) 윤종지(尹宗之)가 천관산(天冠山)69)을 유람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쳐 올리다 聞尹使君【宗之】遊天冠山寄呈 하늘 남쪽의 동쪽 모퉁이 가장 이름난 지역땅은 봉래(蓬萊) 영주(瀛洲)70)와 만리 길로 접해있네진(秦)나라 불사약 이르지 않는데71) 푸른 바다만 드넓고노(魯)나라 뗏목72) 자취 없는데 성난 파도만 철썩철썩인간세상의 풍랑 천 층(層)으로 일어나건만물외(物外)의 푸른 산 한 점 외롭게 서 있네초탈한 흥취 즐기는 사군 몹시도 부러우니죽여(竹輿)에 서둘러 올라 방호(方壺)73)에 이르렀네 天南東角最名區地接蓬瀛萬里途秦藥不來滄海闊魯桴無跡怒濤呼人間波浪千層起物外靑山一點孤深羡使君乘逸興竹輿催駕到方壺 천관산(天冠山) 전라남도 장흥에 위치한 산이다. 꼭대기의 바위 모습이 천자(天子)의 면류관(冕旒冠)과 같다 하여 천관산이라 불린다. 봉래(蓬萊) 영주(瀛洲) 신선이 산다고 하는 산으로, 방장(方丈)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이라 불린다. 동해(東海) 가운데에 있다고 한다. 진(秦)나라……않는데 진 시황(秦始皇)이 동해(東海)의 삼신산(三神山)에 불사약이 있다는 방사(方士) 서복(徐福)의 말을 듣고 그에게 동남동녀(童男童女) 수천 명과 함께 배를 타고 가서 불사약을 구해 오게 하였으나, 이들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卷6 秦始皇本紀》 노(魯)나라 뗏목 공자는 노(魯)나라에서 도(道)가 행해지지 않자 노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탄식하면서, "나의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뗏목을 타고 바다로 들어갈까 한다.[道不行 乘桴浮于海]"라 하였다. 《論語 公冶長》 방호(方壺) 신선이 살고 있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방장(方丈)이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천관산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