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신축) 四日 癸丑 -소양적분약(昭陽赤奮若)-. 흐림.〈청고(靑皐) 이승학(李承鶴)183)의 만사 〉(輓李承鶴靑皐)석전(石田, 이최선)의 후인으로 청고가 유일한데,(石田之後一靑皐)효도는 증자와 같고184), 처세는 도연명과 같았네.(爲孝若曾處似陶)당세에 전귀(全歸)185)한 일을 차마 들으랴.(忍聞當世全歸事)〈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짓다〉(代人作)선생이 세상을 떠나 이미 호고(呼皐)186)하였으니,(先生云沒已呼皐)태산 북두와 같은 높은 희망 끊어졌네.(望絶泰山北斗高)사문(斯文)을 부식할 사람 몇이나 남았나,(扶植斯文餘有幾)서글피 상여 끈 잡으니 눈물이 옷을 적시네.(愴然執紼淚盈袍) 【昭陽赤奮若】。陰。〈輓李承鶴靑皐〉石田之後一靑皐。爲孝若曾處似陶.忍聞當世全歸事.寄淚□□□□高〈代人作〉先生云沒已呼皐。望絶泰山北斗高.扶植斯文餘有幾。愴然執紼淚盈袍. 이승학(李承鶴, 1857~1928) 자는 자화(子和), 호는 청고(靑皐), 본관은 전주이다. 이최선(李最善)의 아들이며,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다. 효도는 증자와 같고 증자는 아버지 증석(曾晳)을 섬길 때 반드시 술과 고기를 갖추고 상을 물릴 때 누구에게 줄 것인지 묻고, 남은 것이 있는지 물으면 반드시 있다고 답하여 그 뜻을 받드는[養志] 효를 다했는데, 맹자가 이를 두고 "어버이 섬기기를 증자같이 함이 옳다.[事親, 若曾子者, 可也]"라고 하였다.(《맹자》 〈이루상(離婁上)〉) 전귀(全歸) 몸을 잘 보존하여 훌륭한 명성을 남기고 생을 마치는 효성을 말한다. 증자(曾子)의 제자인 악정자춘(樂正子春)이 "부모가 자식을 온전히 낳아주셨으니 자식이 몸을 온전히 하여 돌아가야 효도라고 이를 수 있으니, 몸을 훼손하지 않으며 몸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온전히 한다고 이를 수 있다.[父母全而生之, 子全而歸之, 可謂孝矣. 不虧其體, 不辱其身, 可謂全矣.]"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예기》 〈제의(祭義)〉) 호고(呼皐) 고복(皐復)을 외치는 것을 말함. 고복은 사람이 죽은 뒤 지붕 위에 올라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부르는 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