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조아리고 절하며 말씀드립니다. 지난번 영남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까스로 한 차례 정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니, 십 년 간의 독서를 여기에서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편지까지 보내주어 안부를 대강 알았으니, 만났을 때와 다름없이 기쁨과 두려움이 밀려듭니다. 다시 생각건대, 조부모와 부모님을 모시는 체후는 근래 평안하고 식구들은 한결같이 건강합니까? 우러러 기원하고 하례드립니다.저는 목숨을 부지하고 노모를 모시면서 겨우 그런대로 지내고 있으니, 이는 다행입니다. 우러러 바라건대, 최근에 긴급히 상의할 일이 있으니, 꺼리지 말고 한번 찾아주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에 사람을 보내어 편지를 대강 쓰고 인편을 따라 즉시 와 주시기를 몹시 바랍니다. 나머지는 만나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다만 이렇게만 씁니다.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이날에 고자 황기채가 글을 올림.이번에 가는 사람은 매정(梅亭)의 양씨 성을 가진 고용인으로 바로 저의 처 당질입니다. 이 점을 살펴서 대우해 줌이 어떻겠습니까? 철도가 가는 길에 있어 굳이 말과 마부를 보낼 필요가 없으니, 거비(車費) 2원을 보내고 윤랑(允郞)에게 출급해 주시기를 또한 바랍니다. 稽顙拜言 向者嶠行歸路 僅得一起情晤 十年之讀於是可攄也 繼有便梯 槩探震艮 續續欣懼 無別於合席也 更惟重省軆幹比來錦重 仁庇一吉 顒禱且賀 孤子頑喘奉老 僅依是幸 仰恳近有緊急相議底事 勿惜一賁如何 玆專人畧艸踵便 卽顧切企耳 餘在面討 止此 惟希嵬照卽 孤子黃起采 䟽上此去人是梅亭梁姓人來雇者卽鄙之妻堂姪也 諒此待之如何 飛轍在路不必送六足 車費二圓呈去 出給允郞亦望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