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기미) 二十九日 己未 -도유협흡(屠維協洽)-. 맑음. 《매월당집(梅月堂集)》의 〈고문진보(古文眞寶)를 얻고서〉를 보았다.세상사람 옥구슬 부질없이 다투지만,(世間珠璧謾相爭)써버리고 나면 끝내 하나도 남지 않네.(用盡終無一介贏)이 보배를 뱃속에 간직할 수 있다면,(此寶若能藏空洞)달랑대는 옥소리 가슴 가득 울리겠지.(滿腔渾是玉瑽琤)〈성리군서를 얻다〉8)(得性理群書)일천 성인 서로 전한 것은 다만 이 마음일 뿐,(千聖相傳只此心)이 마음 밖에서 다시 무엇을 찾으리.(此心之外更何尋)사단(四端)9)을 붙들고 버림은 밖에서 이른 것 아니요,(四端操舍非由外)만고의 천지가 모두 지금에 있다네.(萬古乾坤儘在今)힘써 공부하지 않을 때는 선후가 있지만,(未喫力時有先後)궁극처에 도달하면 얕고 깊음도 없다네.(到窮源處無淺深)수신제가하여 치국평천하하는 것은(修齊治國平天下)오직 성(誠)을 보존하는 데 있나니 공경치 않으랴.(惟在存誠罔不欽)복희씨가 역을 지어 백성을 깨우쳐주니,(羲皇作易牖斯民)성인마다 서로 전해 차례차례 펴 왔다네.(聖聖相傳次第陳)천 년 동안 도를 잃어 이설에 빠지자,(道喪千年淪異說)하늘이 칠자10)내어 함께 인을 구했다네.(天生七子濟同仁)비 갠 뒤의 맑은 바람과 달에 흉금이 상쾌하고,(光風霽月胸襟爽)옥빛에 쇠소리라11) 도덕도 순수하다네.(玉色金聲道德純)공씨 벽12)과 진나라 재13)에도 사라지지 않아,(孔壁秦灰文未喪)고개드니 별과 해처럼 맑은 하늘 비추네.(擧頭星日暎淸旻) 【屠維協洽】。陽。看《梅月堂集》〈得古文眞寶〉。世間珠璧謾相爭。用盡終無一介贏.此寶若能藏空洞。滿腔渾是玉瑽琤.〈得性理群書〉千聖相傳只此心。此心之外更何尋.四端操舍非由外。萬古乾坤儘在今.未喫力時有先後。到窮源處無淺深.修齊治國平天下。惟在存誠罔不欽.羲皇作易牖斯民。聖聖相傳次第陳.道喪千年淪異說。天生七子濟同仁.光風霽月胸襟爽。玉色金聲道德純.孔壁秦灰文未喪。擧頭星日暎淸旻. 성리군서(性理群書)》를 얻다 《매월당시집(梅月堂詩集)》 권9에 나온다. 《성리군서(性理群書)》란 송나라 웅절(熊節)이 편찬하고 웅강대(熊剛大)가 주를 단 책이다. 주돈이(周敦頤), 정자(程子), 장재(張載), 소옹(邵雍), 사마광(司馬光), 주자(朱子) 등 송대 유자(儒者)들의 글을 모아 유편(類編)한 것이다. 사단(四端) 사람의 천성 속에 날 때부터 갖춰 있다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마음을 말한다. 칠자(七子) 송나라 일곱 유학자로, 주염계(周濂溪)ㆍ정명도(程明道)ㆍ정이천(程伊川)ㆍ소강절(邵康節)ㆍ장횡거(張橫渠)ㆍ주회암(朱晦庵)을 말한다. 옥빛에 쇠소리라[玉色金聲] 행동에 절조가 있고 정절이 굳은 것을 비유한 말이다. 공씨 벽[孔壁] 한나라 노공왕(魯恭王)이 공자의 집을 수리하다가 벽 속에서 칠서(七書)를 얻은 고사를 말한다. 진나라 재[秦灰] 진시황제가 천하의 서적을 모아다 불살라 버린 고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