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비에 대한 탄식 苦雨歎 하늘에서 오랫동안 비 내리지 않자예전에는 상림에서 비를 빌었네11)늘 쨍쨍해도 진실로 재앙이요늘 비만 오는 것도 어찌 좋으랴그러기에 여러 달 계속되는 비가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밤낮없이 주룩주룩 비 쏟아져강하가 끝없이 불어났으니평지는 배 타고 노 저어가고높은 산은 섬이 되었으며산꼭대기 나무는 꺾여 버리고언덕 위 풀은 문드러졌네초목이 상하는 건 그래도 괜찮지만이 기장과 벼는 어이할꼬회상하노니, 처음 파종했을 때농지는 아직 이른 봄이었네노인과 아이 쟁기질하고아낙네들은 들밥을 내왔지땅이 척박하고 인력 부족하여잡초만 무성하고 모는 말랐네컴컴한 새벽에 잡초를 김매고12)하얀 달빛 받으며 돌아왔네장차 풍성한 가을걷이 기다렸으니고생 따위야 어찌 말할 것 있으랴어찌 짐작했으랴, 비바람 몰아쳐-원문 1자 결락- 벼가 다 쓰러질 줄을-원문 2구 결락-한 번 장맛비가 지나간 뒤로흙 무너져 웅덩이로 흘렀네이미 올해 수확 점쳐지니쌀 한 말이 노호 값 되리라13)-원문 1자 결락- 우리 집 여덟 식구위아래로 아이와 노인 돌아보네-원문 2구 결락-배고픔과 추위에 내몰리니쇠락한 가세 끝내 어찌 보존할거나말없이 앉아 -원문 3자 결락-이를 생각하니 마음 방아 찧는 듯하여라그 누가 이 허물을 책임질꼬나는 하늘에 돌리고자 하노라하늘이 어찌 그리했으랴만물이 모두 만든 결과로다또 우리 -원문 1자 결락- 임금과 재상백성 사랑을 보배로 여기네음양을 조화롭게 잘 다스리니훌륭한 정치가 환히 빛나리라하늘 탓도 아니요 사람 탓도 아니니이 이치는 궁구하기 어렵구나단지 천지 사이에뜬구름 날마다 자욱했기 때문이니때때로 삿된 기운을 타고서흙비가 변방과 도성을 덮었네이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니사람 애태우며 근심 시키네뇌사가 그 형세를 도왔으니풍백도 진정시키지 못했도다소상강 대나무14)를 베어다가빗자루로 엮어 마음껏 쓸어냈으면그런 뒤에야 하늘에 구름 없어져쨍쨍한 햇빛 시원히 보겠지 皇天久不雨昔有桑林禱恒暘固云灾恒雨亦豈好所以連月雨使我傷懷抱淫淫罔晝夜川原漲灝灝平地用舟楫高山作嶼島摧殘嶺頭樹糜爛原上草傷草木尙可奈此粱與稻憶初播種時西疇春尙早扶犂翁與兒饁耕姑及嫂地瘠人力綿草盛苗則槁埋穢侵晨黑歸來帶月皓且待秋穀登辛勤何足道豈料風雨漂【缺】禾盡傾倒【二句缺】一自霖雨後沙汰流行潦已占今年秋斗米直魯縞【缺】我八口家俯仰有幼老【二句缺】飢寒之所迫零落終何保黙坐【三字缺】念此心如擣伊誰執此咎我欲歸蒼昊蒼天豈其然萬物皆所造復我【缺】君相仁民以爲寶燮理陰陽化至治期凞皞非天亦非人此理難可考祗緣天地間浮雲日浩浩有時乘戾氣霾翳秦與鎬作此雨淋淋令人憂懆懆雷師助其勢風伯不能討願斫瀟湘竹束箒恣揮掃然後天無雲快覩日杲杲 상림에서 비를 빌었네 기우제를 지냈다는 뜻이다. 은(殷)나라에 여러 해 동안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탕왕(湯王)이 상림(桑林)에서 기도하며 여섯 가지 일로 자책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방 수천 리에 큰비가 내렸다. 《荀子 大略》 잡초를 김매고 대본에는 '埋穢'로 되어 있는데,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의 〈귀전원거(歸田園居)〉 시에 "새벽에 일어나 잡초를 김매고, 달빛 띠고서 호미를 메고 돌아오네[晨興理荒穢, 帶月荷鋤歸.]"라고 한 것에 의거하여, '埋'를 '理'로 바로잡아 번역하였다. 노호 값 되리라 쌀이 귀하여 매우 비쌀 것이라는 의미이다. 노호(魯縞)는 노(魯)나라 땅 곡부(曲阜)에서 생산된 흰색의 비단으로, 촘촘하면서도 두께가 얇기로 유명했다. 소상강 대나무 중국의 소상강(瀟湘江) 일대에 자줏빛 반점이 있는 대나무, 즉 소상반죽(瀟湘斑竹)이 자란다. 전설에 의하면 순(舜) 임금이 승하하자 두 비(妃)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눈물을 흘렸는데, 이 눈물이 대나무에 떨어져 얼룩이 생겼다고 한다. 《博物志 卷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