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통정의 〈아침 조회를 하다〉 시46)에 차운하다 次姜通亭早朝韻 궁성의 봄 나무 새벽에 하늘거리는데궐문 앞에서 조회 기다리는 시간 더디구나빼곡히 선 조정 관원 안개처럼 늘어서 있고북극성을 우러러보며 모든 별들이 달려가네47)청릉48)에 촛불이 다하니 날이 새려 하고황도에 구름 걷히니 해그림자 옮겨가네뉘라서 영주에 오른 걸49) 성사라 자랑하는가이 몸은 광한궁의 가지를 꺾은 듯하여라50) 禁城春樹曉依依丹鳳門前待漏遲簇立鵷班齊霧列高瞻辰極總星馳靑綾燭盡天光曙黃道雲開日影移誰把登瀛誇盛事此身疑折廣寒枝 강통정의……시 통정(通亭)은 강회백(姜淮伯, 1357~1402)의 호로, 강회백은 본관이 진주(晉州), 자는 백부(伯父)이다. 강회백의 시는 《동문선》 권17에 〈봉천전에 아침 조회를 하다[奉天殿早朝]〉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북극성을……달려가네 신하들이 임금을 향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논어》 〈위정(爲政)〉에 "정사를 덕으로써 하는 것이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뭇별들이 그에게 향하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라고 하였다. 청릉 청릉(靑綾)은 푸른 깁으로 만든 이불로, 궁중에서 숙직하는 것을 뜻한다. 한나라 때 상서랑이 번을 서면 궁중에서 푸른 깁으로 만든 이불과 흰 깁으로 만든 이불을 주었던 데서 유래하였다. 영주에 오른 걸 선비가 총애와 영광을 입는 것을 신선의 세계에 오르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영주(瀛州)는 전설 속 신선이 사는 산으로, 당 태종(唐太宗)이 태자로 있을 때 방현령(房玄齡)과 두여회(杜如晦) 등 18인을 학사(學士)로 삼아 정사를 자문하자, 사람들이 그들을 부러워하여 영주에 올랐다고 비유하였다. 《新唐書 褚亮傳》 광한궁의……듯하여라 조회하여 임금을 뵌 것을 광한궁에서 노닌 것에 비유한 것이다. 광한궁(廣寒宮)은 달 속에 있다고 하는 선궁(仙宮)의 이름으로, 당(唐)나라 도사(道士) 나공원(羅公遠)이 중추절에 계수나무 한 가지를 공중에 던져 은빛 다리[銀橋]를 만들어 현종(玄宗)과 함께 월궁(月宮)에 올라 선녀들의 춤을 구경하고 돌아왔다는 전설이 있다. 《說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