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장이 왕봉의 파직을 청하면서 궁에 나아가 일식의 변고에 답한 것115)에 대한 전문 王章請罷王鳳就第以答日食之變 외척이 나라를 천단함을 이미 독차지하였으니태아검의 자루가 거꾸로 된 것을 바야흐로 걱정하네.상천이 견책을 보임이 참람되지 않으니큰 악당이 어찌 권력을 장악함이 마땅하랴.의심하지 말고116) 듣는 것을 감히 더럽히랴하늘이 실제로써 하면 응한다117)는 것을 돕기를 바라네.삼가 보건대, 여후와 곽황후118)가 바야흐로 성할 때둘 다 재이가 거듭 이르게 하였네.여산과 여록119)이 군대의 위엄을 나눠 담당하니산이 무너지고 물이 넘쳤다는 기록이 분명하게 나라 역사책에 실려 있고곽우와 곽산120)이 함께 나라의 정권을 잡으니일식과 지진이 춘추시대보다 배나 일어났어라.이전 거울에 이에 있으니뒤의 수레는 마땅히 경계해야 하네.삼가 생각건대, 천자는 천지와 도가 합하고일월과 밝음을 짝하네.기자 〈홍범〉의 휴구의 징조121)를 고찰하여서순의 선기를 살펴 칠정을 가지런히 하고122)복희 《주역》의 소장의 이치를 살펴보아서요의 밝음을 잡아 뭇 간사한 이들을 비춰보네.어진 신하들이 도울 것을 바야흐로 기약하니높다란 하늘이 거듭 내린 명을 힘써 맞이하여라.다만 왕봉은 간특하여성상의 총명을 오히려 가리는데처음에는 황태후의 지친으로써높이 오른 것은 외람되이 사랑하는 태자를 세운 덕을 본 것이며마침내는 대장군의 중임을 맡았으니임금의 돌아봄은 실로 은혜를 넓히는 것에서 나왔어라.당시 임금의 총애함이 남다름은 생각하면비록 온 집안이 목숨을 바치더라도 어찌 보답하리오.걸맞는 충성을 바칠 것을 도모하지 않고도리어 방자하게 교만하고 사치하였네.한 집안 다섯 제후의 붉고 화려한 수레가 서로 이어지고사방 제군의 진귀한 뇌물이 다투어 이르네.많은 관리가 그 문에서 나오니한 사람 임금이 헛된 임명권만 잡고 있어라.말단이 커지면 근본은 꺾어지니삼자가 노나라를 전횡123)함에 헤아릴 수 있으며과일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다치니육경이 진나라를 쪼갬124)이 이미 그 조짐이라.참으로 마땅하여라, 하늘이 보는 것은 우리 백성에게서 시작하여125)일식이 나를 경계하게 하는 것이.기와 지가 교감함을 속일 수 없으니모양은 그림자를 살펴보면 헤아릴 수 있고하늘과 사람이 서로 어울림은 두려워해야 하니얼음은 반드시 서리를 밟을 때 조심해야 하네.저 간사한 사람이 이미 재앙을 불렀으니상헌에 반드시 용서 받을 수 없어라.문제의 관후함을 본받아비록 박소에게 차마 드러내놓고 죽이진 못하였지만126)소제의 영명함을 체득하여어찌 상관걸에게 가벼운 견책이 없겠는가.127)마땅히 자신의 집에서 자취를 숨기고공조에서 일을 맡게 하지 않아야 하네.이것이 결단하여서 성공한 것128)에 해당하니누가 두터이 대할 자에게 박하게 대한다129)고 하겠는가.몸에 돌이켜 실상을 자책함이비록 하늘에 응하는 일상적인 법이지만어진 이를 등용하고 간사한 자들을 물리치는 것은이 또한 재앙을 막는 중요한 방법이라네.분별은 반드시 빨리 하는 게 귀하니뻗어나가면 끝을 잘 마치기가 어려워라.삼가 바라건대, 음이 양을 위협하는 조짐을 깊이 궁구하고신하가 임금을 좌우지 하는 형상을 통찰하여하늘이 미워하는 악을 특별히 배척하고상제가 주신 어진 이130)를 다시 선발하시길.그렇다면 안팎의 의심하는 실마리가 없어질 것이며두 성씨가 큰 복을 받을 것이고종사가 공고해지는 경사가 이어질 것이며훌륭함을 짝할 이에게 만세토록 길이 힘입을 것이라.이것이 바로 재앙을 바꿔서 복으로 만든 것이니어찌 다만 상으로 보이는데 응하지 않으리오.삼가 마땅히 마음은 나라를 걱정하고뜻은 국가를 안정시킴131)이 간절하네.왕릉이 청포에 엎드려 간쟁하는 것132)을 본받으니비록 백마의 맹세133)를 지키지 못하지만,서복의 땔나무를 옮기자는 청134)을 배운다면적제의 기반을 거의 안정시킬 것이네. 外戚之擅國旣專太阿方患於倒柄上天之示譴不僭巨奸豈宜於典權敢瀆勿疑之聽冀贊以實之應竊觀呂霍之方盛咸致災異之荐臻産祿分掌軍威山崩水溢之昭載國乘禹山共秉邦政日食地震之動倍春秋前鑑斯存後車當戒欽惟乾坤合度日月配明稽箕範休咎之徵在舜璣而齊七政察羲易消長之理秉堯哲而照羣邪方期良弼之恊恭懋迓穹昊之申命第惟王鳳之奸慝尙蔽聖上之明聰始以皇太后至親登崇濫荷於立愛終居大將軍重任倚眷實出於廣恩念當宁寵數之非常雖擧族糜捐而曷報莫圖稱效反肆驕奢一姓五侯朱輪華軸之相接四方諸郡寶賂珍幣之爭輸庶官皆出于其門一人徒擁乎虛器末大則本折三子之專魯可虞實煩者根傷六卿之分晉已兆固宜天視之自我而致日變之警予氣志之交感難誣形可占於察影天人之相與可畏氷必謹於履霜彼憸人旣已召灾於常憲必在罔赦法文帝之寬厚縱不忍顯戮於薄昭體昭廟之英明豈可無薄譴於官傑宜使屛跡於私第無俾典事於公朝是所謂惟斷乃成夫孰云所厚者薄反躬責實雖是應天之常經進賢退邪斯亦弭灾之要道辨必貴早蔓難善終伏望深究陰脅陽之徵洞察臣擅君之象特斥天厭之惡更選帝賚之良則絶內外疑逼之端兩姓誕膺乎遐福綿宗社鞏固之慶萬世永賴於匹休斯乃轉灾而爲祥豈但有象而無應謹當心存憂國志切安劉效王陵伏蒲之爭縱未保白馬之盟學徐福徙薪之請庶幾妥赤帝之基 왕장이……것 《역대사선(歷代史選)》 〈한기(漢紀) 효성황제(孝成皇帝)〉에서 "경조윤 왕장이 평소 강직하여 감히 말하였는데, 비록 (그를) 왕봉이 천거하였으나, 왕봉의 전권을 비난하여 왕봉을 친하게 따르지 않더니, 마침내 봉사(봉함 상소)로 아뢰어 말하기를, "일식의 허물(재앙)은 모두 왕봉의 전권으로 군주를 가리운 잘못입니다." 하고, 이에 왕장이 풍야왕이 충신하고 질박하며 정직하다고 추천하였는데, 상이 태자였을 때부터 여러 번 풍야왕의 명성을 들었으므로 바야흐로 (그 말에) 의지하여 왕봉을 대신하고자 하더니, 왕봉이 듣고서 상서로 하여금 왕장을 탄핵하게 하여, 그를 대역죄에 이르게 하여 마침내 옥중에서 죽게 하니, 이로부터 공경들이 왕봉을 볼 적에 곁눈으로 보았다."라고 하였다. 의심하지 말고 《서경》 〈대우모(大禹謨)〉에서 익(益)이 순(舜) 임금에게 아뢴 "간사한 자를 제거하되 의심하지 마소서.[去邪勿疑]"라는 말에서 나왔다. 하늘이……응한다 한(漢)나라 때 왕가(王嘉)가 말하기를, "신이 듣건대, 백성을 감동시킬 때는 행동으로 해야지 말로 하지 않으며, 하늘에 응대하는 것은 실지로 해야지 꾸밈만으로 해서는 안 된다.[臣聞:動民以行, 不以言, 應天以實, 不以文.]"라고 하였다. 《漢書 卷45 蒯伍江息夫傳》 여후와 곽황후 '여(呂)'는 한 고조의 황후 여후(呂后)와 '곽(霍)'은 선제(宣帝)의 황후 곽황후(霍皇后)를 가리킨다. 여후는 척부인(戚夫人)을 인체(人彘)로 만들고 소제(少帝)를 살해하는 등 악명을 떨쳤다. 곽황후는 곽광(霍光)의 딸로 곽광의 후처 현(顯)이 선제의 황후 허씨(許氏)를 독살하고 자신의 딸을 황후로 들였는데, 곽황후 또한 온갖 악행을 자행하다가 폐위되었다. 《史記 卷9 呂后本紀》 《漢書 卷68 霍光傳》 《史略 卷2 西漢》 여산과 여록 한(漢) 나라 여 태후(呂太后)의 지친으로 여산은 양왕(梁王), 여녹은 조왕(趙王)에 각각 봉해졌다가 태후가 죽자 주발(周勃) 등에게 죽임을 당했다. 곽우와 곽산 한나라 때 곽우(霍禹)와 곽산(霍山)을 말한다. 곽우는 곽광(霍光)의 아들로 선제(宣帝) 때 우장군에 임명되고, 곽광 사후에 대사마에 올랐다. 곽산은 곽광의 증손자로 곽광의 공으로 낙평후(樂平侯)에 봉해졌다. 이들은 뒤에 모반을 꾀하다가 모두 죽음을 당하였다. 《漢書 卷68 霍光傳》 기자……징조 임금이 정치를 하는 데에 있어 다섯 가지의 요건, 즉 첫째 외모[貌], 둘째 말[言], 셋째 보는 것[視], 넷째 듣는 것[聽], 다섯째 생각하는 것[思]이 있다. 휴구(休咎)는 화복(禍福)과 같은 말로, 정치를 하는 데에 있어 이 다섯 가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화복이 정해진다는 뜻이다.《書經 洪範》 순의……하고 '칠정(七政)'은 일(日)ㆍ월(月)과 수(水)ㆍ화(火)ㆍ금(金)ㆍ목(木)ㆍ토(土)의 오성(五星)을 말한 것이다. 《서경(書經)》 〈순전(舜典)〉에, "선기옥형(璿璣玉衡)을 살펴서 칠정(七政)을 가지런히 한다[在璿璣玉衡齊七政]."라고 하였다. 삼자가 노나라를 전횡 노나라를 전횡한 자들은 대부인 맹손씨(孟孫氏), 숙손씨(叔孫氏), 계손씨(季孫氏)를 가리킨다. 육경이 진나라를 쪼갬 춘추 말기 진나라의 범씨(范氏), 중행씨(中行氏), 지씨(知氏), 한씨(韓氏), 조씨(趙氏), 위씨(魏氏)의 육경을 말하는데, 이들 육경이 국정을 잡고 부국 강병을 도모하다가 서로 겸병(兼竝)하여 진나라를 와해시켰다. 《春秋左氏傳》 하늘이……시작하여 《서경(書經)》 태서 중(泰誓中)에 "하늘은 우리 백성의 눈을 통해 내려다보시고, 하늘은 우리 백성의 귀를 통해 들으신다.[天視自我民視 天聽自我民聽]"는 말이 나온다. 문제의……못하겠지만 박소(薄昭)는 한 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의 후궁인 박희(薄姬)의 남동생으로 한문제(漢文帝)에게는 외숙이 된다. 박소는 대왕(代王)으로 있던 문제를 맞이하여 황제에 즉위시키는 데에 큰 공을 세웠지만, 외척임을 믿고 교만 방자하게 굴었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보낸 사자를 죽이자, 문제가 백관을 거느리고 가서 조문하고 자살하도록 하였다. 《資治通鑑綱目 卷3下 文帝10年》 소제의……없겠는가 연왕(燕王) 유단(劉旦)은 한 무제(漢武帝) 셋째 아들로, 태자 유거(劉據)가 무고(巫蠱)의 화에 자결하고 제 회왕(齊懷王) 유굉(劉閎)이 또 죽자 서열상 자기가 즉위하리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무제는 곽광(霍光)만이 충심이 있음을 알고 주공(周公)이 어린 성왕(成王)을 업고 제후들의 조회를 받는 그림을 곽광에게 그려주며 소제(昭帝)를 지켜달라고 부탁하였다. 소제가 즉위하자 연왕은 좌장군(左將軍) 상관 걸(上官桀)과 모의하여 "대장군(大將軍) 곽광(霍光)이 교위(校尉)를 뽑아 늘리고 권세를 독차지하니 딴 뜻을 품었다."라고 모함하는 상소를 소제에게 올렸다. 이에 곽광이 공신각에 들어가 대죄하자, 소제가 곽광을 불러 이 상소가 거짓임을 이미 알고 있다고 하면서 안심시켰는데, 이때 황제의 나이가 14세였으므로 좌우가 모두 놀랐다고 한다. 연왕과 상관걸은 또 황제를 시해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비밀이 누설되어 모두 삼족이 멸족되었다. 《漢書 卷68 霍光傳》 결단하여서 성공한 것 한유의 〈평회서비(平淮西碑)〉에서 "이 채주(蔡州)의 난을 평정한 공은 오직 결단을 해서 이룰 수 있었다.[凡此蔡功, 惟斷乃成.]"라는 말에서 나왔다. 두터이……대한다 《대학》 〈경일장〉에서 "그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지엽이 다스려지는 자는 없으며, 후하게 해야 할 것에 박하게 하고서 박하게 할 것에 후하게 하는 자는 없다.[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 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라고 하였다. 상제가……이 《서경》 〈열명편(說命篇)〉에서 "공경하고 침묵하며 도를 생각하고 있으니, 꿈에 상제께서 나에게 훌륭한 보필을 주었다. [恭默思道, 夢帝賚良弼.]"라고 하였다. 국가를 안정시킴 '안유(安劉)'는 한(漢)나라 주발(周勃)이 여씨(呂氏) 일족을 무찌르고 유씨(劉氏), 즉 한(漢)나라의 왕실을 평안하게 하였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청포에……것 한 원제(漢元帝) 때에 황제가 병이 난 것을 기화로 태자(太子)를 폐하려 하였는데, 이때 사단(史丹)이란 신하가 청포 위에 엎드려 간함으로써 그 일을 막았다. 이로부터 올바르게 간하는 것을 "복포(伏蒲)"라 부르게 되었다. 《漢書 卷82 史丹列傳》 백마의 맹세 한 고조(漢高祖)는 재위 12년(기원전 195) 삼월 중순경 중병에 걸린 몸을 이끌고 조정의 신하들과 그의 부인 여후(呂后)를 한 곳에 모이게 하여 백마를 죽이고 그 피로 하늘에 맹세하는데, 이것이 바로 한나라 때의 백마지맹(白馬之盟)이다. 백마지맹은 두 가지 내용인데, 첫째는 한나라를 영원히 존속하며 후예들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것으로 한나라가 존속하는 한 신하들 및 그의 자손은 영원히 먹고 마실 것을 얻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고, 둘째는 유씨(劉氏)가 아닌 자가 왕이 되면 천하가 함께 그를 공격하고, 만일 공로가 없이 제후(諸侯)에 오르게 되면 천하가 모두 그를 죽인다는 내용이다. 서복의……청 '사신(徙薪)'은 곡돌사신(曲突徙薪)의 줄인 말로,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딴 곳으로 옮겨서 화재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뜻이다. 서복(徐福)은 한 선제(漢宣帝) 때 곽씨(霍氏)의 세력을 억제하여 화를 미연에 방지하자고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