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에게 수창하다 현호. 운계331) 뇌경의 8세손이다. ○2수 酬鄭流石【賢好, 雲溪雷卿八世孫.○二首】 운계의 곧은 절개 산천을 울리는데 雲溪貞節動山川처음 대한 현손은 백발의 나이라네 始對賢孫白首年장관 이룬 호서의 천리길로 왔으니 壯觀湖西千里躅영주 북쪽 초가집에 빛이 나는구나 生光瀛北一茅椽행로에 진속332)이 많음을 한탄하더니 堪歎行路多秦俗병진에 홀로 학문한다 잘못 말하네333) 錯道兵塵獨魯絃세 번 풍천시 읊으니 지금이 또 옛날이라334) 三疊風泉今又古굳이 남은 한을 말로 전할 것도 없구나 不須遺恨語相傳이별 아쉬워 또 장정335)을 나서지 못하는데 惜分且莫出長亭더구나 하늘 가엔 비 올 기색 어둡구나 又是天邊雨色冥망한 세상 함께 아파하며 마음이 붉게 썩더니 同病淪亡心腐赤반가운 눈길로336) 만날 걸 어찌 생각했으랴 豈圖邂逅眼生靑길이 험난하니 용문의 관광337)은 그만두고 路難休作龍門觀독이 비었으니 초택338)의 깬 곳에 돌아가 살리라 甕匱還居楚澤醒이제 그대를 보니 새 시가 무적이라 無敵新詩今見子맑은 위수에 부끄러운 경수로다339) 渭流淸處却慙涇 雲溪貞節動山川, 始對賢孫白首年.壯觀湖西千里躅, 生光瀛北一茅椽.堪歎行路多秦俗, 錯道兵塵獨魯絃.三疊風泉今又古, 不須遺恨語相傳.惜分且莫出長亭, 又是天邊雨色冥.同病淪亡心腐赤, 豈圖邂逅眼生靑.路難休作龍門觀, 甕匱還居楚澤醒.無敵新詩今見子, 渭流淸處却慙涇. 운계(雲溪) 정뇌경(鄭雷卿, 1608~1639)의 호이다. 병자호란으로 소현세자(昭顯世子)가 볼모로 청나라에 잡혀가자 필선(弼善)으로 세자를 보위하였다. 당시 매국노들인 정명수(鄭命壽) 등이 통역을 맡아 행패를 부렸는데 이들을 제거하려다 무고로 잡혀 청나라에 의해 32세의 나이로 처형당하였다. 진속(秦俗) 야만의 풍속을 말한다. 《한서(漢書)》 권48 〈가의전(賈誼傳)〉에 의하면 "진나라 풍속이 날로 무너졌다.……자식만 사랑하고 이익만 좋아하는 것이 금수와 다를 것이 거의 없다.[秦俗日敗.……其慈子耆利, 不同禽獸者亡幾耳.]"라고 하였다. 병진에……말하네 전란 속에서도 학문을 한다고 상대가 자신을 칭찬한다는 뜻이다. 원문의 '노현(魯絃)'은 학문에 힘쓰는 것을 말한다. 노(魯) 나라는 공자가 탄생한 곳으로서 문교(文敎)가 흥성했던 지역이고, '현(絃)'은 '현송(絃誦)'을 줄여서 말한 것으로 거문고를 타고 시를 읊조린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풍천시……옛날이라 나라가 망한 슬픔이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뜻이다. 원문의 '풍천(風泉)'은 《시경》 〈비풍(匪風)〉과 〈하천(下泉)〉을 합한 말이다. 〈비풍〉의 주제는 주(周)나라 왕실이 쇠미한 것에 대하여 현인이 이를 근심하고 탄식하는 내용이고, 〈하천〉의 주제는 왕실이 무너지자 소국이 곤폐(困弊)하여 주나라 서울을 생각하는 것이다. 장정(長亭) 옛날 큰 길에 노정(路程)을 표시하는 정(亭)을 두었는데, 10리마다 있는 것을 장정(長亭), 5리마다 있는 것을 단정(短亭)이라 한다. 대개 사람을 전별할 때 이 정에서 하였다. 반가운 눈길로 원문의 '안생청(眼生靑)'은 '청안(靑眼)'의 고사를 원용한 것이다. 매우 반가워하는 눈길을 뜻한다. 진(晉)나라 때의 명사(名士)인 완적(阮籍)은 세속의 법도에 구애받지 않고 지내면서 속사(俗士)를 만나면 흰자위[白眼]를 드러내어 경멸하는 뜻을 보여 주고,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만나면 푸른 눈[靑眼]으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냈다는 고사가 있다. 《晉書 卷49 阮籍列傳》 용문의 관광 천하를 주유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원문의 '용문(龍門)'은 사마천(司馬遷)의 고향으로 사마천을 가리킨다. 사마천은 20세부터 중국 천하를 주유하여 호연지기의 기상을 얻었고, 이로 인하여 천하의 명문장으로 칭송받는 《사기(史記)》를 저작하였다. 초택(楚澤) 전국 시대 초 회왕(楚懷王)의 충신(忠臣)으로 일찍이 참소를 입고 쫓겨난 굴원(屈原)이 방황했던 늪가이다. 그의 〈어부사(漁父辭)〉에 "온 세상이 다 흐리거늘 나 혼자 맑고, 뭇사람이 다 취했거늘 나 홀로 깨었는지라, 이 때문에 내가 추방되었노라.[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라고 하였다. 맑은……경수로다 정유석을 위수에, 김택술 자신을 경수에 비유하여 자신이 못하다는 뜻이다. 위수(渭水)와 경수(涇水)는 중국 섬서성(陝西省)의 두 강물 이름인데, 경수는 물이 탁하고 위수는 맑기 때문에 《시경》 〈곡풍(谷風)〉에서 "경수 물 때문에 위수가 흐려지네.[涇以渭濁]"라고 한 대목에서 유래하여 인물의 우열이나 청탁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