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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途中 문 나서도 말할 사람 없다고 한탄 마오 出門莫恨無人語흐르는 물과 푸른 산이 바로 친구라네 流水靑山是故人물에는 근원이 있고 산은 변치 않으니 水有源頭山不變어찌 변하고 속이는 세상 사람 같으랴 豈如變詐世間人듣건대 혼자 걸을 때 그림자에 부끄러움 없게 하라17) 했으나 聞說獨行無愧影한평생 잘해 낼 길이 없어 절로 한스럽네 生平自恨未由能얼굴을 펴고 하늘 쳐다볼 만한 일 있으니 開顔有可靑天仰사문을 지켜 능히 막을 것을 말하는 것이네18) 閑衛師門言距能 出門莫恨無人語, 流水靑山是故人.水有源頭山不變, 豈如變詐世間人?聞說獨行無愧影, 生平自恨未由能.開顔有可靑天仰, 閑衛師門言距能. 혼자……하라 송대(宋代)의 유학자 채원정(蔡元定)이 자손들을 훈계하며 남긴 글 가운데 나오는 내용이다. 《宋史 卷434 蔡元定傳》 능히……것이네 유교 이외의 가르침을 배척하는 것으로, 《맹자》 〈등문공 하(滕文公下)〉에 "능히 양묵을 막을 것을 말하는 자는 성인의 무리이다.〔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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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이 찾아오다 汝重來訪 그대를 만날 때마다 도의 마음이 참되니 逢君每與道情眞옛이야기 나눈 뒤에 새로운 맛을 느끼네 話舊之餘覺味新문자를 알면 원래 걱정을 많이 하나니 識字從來多作患글 잘하면 가난해지지 않는다고 하지 말게 能文莫說未爲貧공부가 엉성해 마음에 주관 없을까 늘 걱정했고 工疎常恐心無主교유 끊기면 어찌 자리에 빈객 가득차길 바라겠나 交息那求座滿賓모두 강명함을 궁극의 목표로 삼는 데 달렸으니 總在明剛爲究竟앞으로 죽음이 임박한 것을 두려워하지 말게나 前頭不怕死將濱 逢君每與道情眞, 話舊之餘覺味新.識字從來多作患, 能文莫說未爲貧.工疎常恐心無主, 交息那求座滿賓?總在明剛爲究竟, 前頭不怕死將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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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연69) 紙鳶 높이 떠 아득히 하늘에 길게 뻗어나가니 高浮杳杳亘天長바람 타고 기세를 심히 펼쳤기 때문이네 爲是乘風勢孔張종이 한 폭 자르니 등나무 재질 하얗고 紙一幅裁藤質白연줄 천 자를 감으니 명주실이 누렇구나 繩千尺繅繭絲黃이기기 좋아하는 아이는 심하게 다투고 好勝年少爭何劇식사 잊은 교만한 아이는 한없이 즐기네 忘食驕兒樂未央새해에 재앙을 막는다는 속설이 전하니 新歲防災傳俗說나는 근원을 궁구하여 하늘에 묻고 싶네 究根我欲問蒼穹 高浮杳杳亘天長, 爲是乘風勢孔張.紙一幅裁藤質白, 繩千尺繅繭絲黃.好勝年少爭何劇? 忘食驕兒樂未央.新歲防災傳俗說, 究根我欲問蒼穹. 종이 연 정월 대보름에 아이들이 액을 떠나보내는 의미로 날려 보내는 종이 연을 말한다. 연날리기는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전국에서 두루 행해졌던 민속놀이인데, 보름이 지나면 날리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관행이기 때문에 대보름이 되면 연의 등에다 '액(厄)'ㆍ'송액(送厄)'ㆍ'송액영복(送厄迎福)' 등의 글자를 써서 띄우고 얼레의 실을 모두 푼 다음 실을 끊어 멀리 날려 보낸다. 이는 액막이의 의미를 담은 행위로, '액(厄)연 띄우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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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아140)를 훈계하다 戒復兒 네 머리도 이미 눈이 내린 듯 하얘졌으니 爾頭亦已雪繽紛종전에 아비 가르침 어긴 게 섭섭하구나 恨失從前父敎遵효도와 자애가 돈독하면 응당 복을 받고 篤孝慈時應受福마음과 힘 다하면 어찌 가난을 걱정하랴 勞心力處豈憂貧다행히도 원래 시서의 지식을 간직했지만 幸哉元有詩書識오히려 중화의 몸을 지키기란 어려우니라 難矣尙持華夏身다만 새 것을 도모해 하루를 바쁘게 보내면 但得圖新忙一日우리 집안에선 되레 명성 잇는 사람이 되리 吾家猶作繼聲人 爾頭亦已雪繽紛, 恨失從前父敎遵.篤孝慈時應受福, 勞心力處豈憂貧?幸哉元有詩書識, 難矣尙持華夏身.但得圖新忙一日, 吾家猶作繼聲人. 복아(復兒) 저자의 첫째 아들인 김형복(金炯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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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에게 주며 서로 권면하다 贈汝重交勖 자신을 수양함에 어찌 사람과 하늘 원망하랴 自修豈可怨人天처지에 맞게 행함256)이 분명하여 눈앞에 있네 素位分明在目前즐거운 뜻이 도리어 역경에서 생길 수 있으나 樂意還能生逆境어지러운 음은 원래 맞춘 현에서 나오지 않네 亂音元不出調絃전전긍긍하는 마음에 정성과 공경 간직하고 一心戰戰存誠敬아득한 세상만사는 업보와 인연에 부치네 萬事悠悠付業緣이 몸을 가져다가 깨끗하게 세워야 하나니 須把此身乾淨立천지 사이에 부끄러움 없이 여생을 마치리 兩間無怍卒餘年 自修豈可怨人天? 素位分明在目前.樂意還能生逆境, 亂音元不出調絃.一心戰戰存誠敬, 萬事悠悠付業緣.須把此身乾淨立, 兩間無怍卒餘年. 처지에 맞게 행함 원문의 '소위(素位)'로, 자신이 처한 환경을 순리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4장에 "군자는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고, 그 밖의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대로 행하며,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대로 행하며, 이적에 처해서는 이적대로 행하며, 환난에 처해서는 환난대로 행하니, 군자는 들어가는 곳마다 스스로 만족하지 않음이 없다.〔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乎貧賤; 素夷狄, 行乎夷狄; 素患難, 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自得焉.〕"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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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에 백졸이 찾아오다 七月十三日, 百拙見訪 석양 무렵 가랑비에 서늘한 기운 이는데 疎雨新凉近夕陽천태산에 접한 초당은 적적하기만 하네 草堂寂寂接台岡왕래하여 금란 같은 소중한 교분이 있고 過從契有金蘭重세상사에 철석같은 강한 창자가 녹았네 世事腸消鐵石剛응당 풍진 속 자취를 깊이 감춰야 하나 端合風塵深隱跡어찌 학문의 강령을 제기함에 어두우랴 豈容問學昧提綱청컨대 그대는 창려의 글을 짓지 말게나 請君莫作昌黎序반곡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것 아니네146) 不是盤居壽且康 疎雨新凉近夕陽, 草堂寂寂接台岡.過從契有金蘭重, 世事腸消鐵石剛.端合風塵深隱跡, 豈容問學昧提綱?請君莫作昌黎序, 不是盤居壽且康. 청컨대……아니네 자신의 은둔 생활을 미화하지 말라는 뜻이다. '반곡(盤谷)'은 태항산(太行山) 남쪽 제원현(濟源縣)에 있는 지명이다. 이곳은 골짜기가 깊고 산세가 험준해서 은자가 살기에 알맞은 곳이라고 한다. 당(唐)나라 때 문신 이원(李愿)이 일찍이 벼슬을 사직하고 물러가 이곳에 은거할 적에 한유(韓愈)가 그를 송별하는 뜻으로 〈송이원귀반곡서(送李愿歸盤谷序)〉를 지어 그곳의 경관과 부귀공명의 무상함 등을 서술하였다. '창려(昌黎)'는 한유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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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명 병회 이 사는 곳을 바라보며 望楊克明【秉晦】所居 구미의 푸른 산이 물 건너 서쪽에 있는데 龜尾靑山隔水西그 사람이 홀로 은거하는 곳이 완연히 있네 伊人宛在獨高棲피로한 다리로는 물결 따라 가기 어려워 難將憊脚從之去〈겸가〉215)를 암송하니 마음이 절로 서글퍼지네 暗誦蒹葭意自悽 龜尾靑山隔水西, 伊人宛在獨高棲.難將憊脚從之去, 暗誦蒹葭意自悽. 겸가(蒹葭) 《시경》의 편명이다. 그 시에 "갈대가 푸르고 푸른데, 흰 이슬이 서리가 되었네. 이른바 저 분이 저 물가의 한쪽에 있도다.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 따르려 하나, 길이 막히고 또 길며, 물결을 따라 내려가 따르려 하나 완연히 물의 중앙에 있도다.〔蒹葭蒼蒼, 白露爲霜. 所謂伊人, 在水一方. 遡洄從之, 道阻且長. 遡游從之, 宛在水中央.〕"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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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씨의 묘재를 지나며 여재를 그리워하다 過房氏墓齋, 憶勵齋 약관에 유학하며 이곳에 머물었으니 弱冠遊學此留連지난 자취는 아득히 사십 년 되었네 往跡茫茫四十年칠사 길216) 배행한 스승의 도 중하고 七舍陪行師道重한평생 교분 맺은 주인은 어질었네 一生託契主人賢너 강산은 아직도 다 옛날과 같은데 江山爾尙皆依舊내 모습은 어째서 이전과 달라졌나 顔髮吾何遽異前난초 시들고 산 무너져 이젠 볼 수 없으니 蘭萎山頹今不見서풍 부는 석양에 눈물이 쏟아지네 西風落日淚潸然 弱冠遊學此留連, 往跡茫茫四十年.七舍陪行師道重, 一生託契主人賢.江山爾尙皆依舊, 顔髮吾何遽異前?蘭萎山頹今不見, 西風落日淚潸然. 칠사(七舍) 길 210리의 거리를 말한다. 사(舍)는 원래 머물러 유숙하는 것인데, 옛날 군대가 하루에 30리를 가서 유숙하였으므로 30리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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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를 지나며 過禪雲寺 길 하나가 구불구불 이 산으로 들어가는데 一路逶迤入此山마침 절 문에 넘쳐나는 수많은 사람 만났네 適逢人海溢禪門죽어서 부처에게 공양함은 원래 미혹된 것 死而供佛元迷惑구경꾼들이 분주한 것 또한 괴이한 일이네 觀者奔波亦怪端이로부터 부끄러움과 염치가 사라졌으니 自是羞廉泯不得습속을 끝내 바꾸기 어려움을 어찌하겠나 如何習俗變終難경치 탐하여 서쪽에서 온 나그네로 하여금 坐令耽勝西來客즐거운 놀이를 잃고 한바탕 한탄하게 하네 失却遨遊爲一歎 一路逶迤入此山, 適逢人海溢禪門.死而供佛元迷惑, 觀者奔波亦怪端.自是羞廉泯不得, 如何習俗變終難?坐令耽勝西來客, 失却遨遊爲一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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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 돌아가던 길에 禪雲歸路 어느 곳 맑고 기이함을 이 산에 붙였나 何處淸奇冠此山도솔암과 용문굴을 다투어 말을 하네 爭言兜率與龍門눈 시샘하는 흰 바위는 창 밖에 밝고 皚巖妬雪明牕外불타는 듯한 낙조는 지붕 끝을 비추네 落照如燃射屋端높은 안목이 터를 잡아 원래 자별한데 高眼占基元自別선현이 자취 남기기는 더욱 어려웠으리 前賢留跡更爲難돌아오는 길에 비로소 참 소식 얻고서 歸路始得眞消息서쪽 하늘 바라보며 자주 탄식을 하네 回首西天屢起嘆 何處淸奇冠此山? 爭言兜率與龍門.皚巖妬雪明牕外, 落照如燃射屋端.高眼占基元自別, 前賢留跡更爲難.歸路始得眞消息, 回首西天屢起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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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산리를 지나며 감회가 일어 過秋山里有感 절개가 높았던 최지은을 高節崔芝隱생전에 못 뵈어 한스럽네 生前恨未顔지금 와서 옛 마을 지나며 今來過古里추산에 있는 걸 상상하네 想像在秋山 高節崔芝隱, 生前恨未顔.今來過古里, 想像在秋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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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 선생의 묘소에 참배하다 拜河西先生墓 선생을 이곳에 안장하니 先生藏此地만고에 좋은 산봉우리네 萬古好岡巒맥동에는 유지가 전하고 麥洞傳遺址난산에는 옛 제단이 있네109) 卵山有故壇훌륭한 자질을 타고났으니 美資天所賦맑은 절개를 누가 짝하랴 淸節孰能班필암서원이 길이 인근에 있으니 筆院長隣近남방에 하나의 낙민이었네110) 南中一洛閩 先生藏此地, 萬古好岡巒.麥洞傳遺址, 卵山有故壇.美資天所賦, 淸節孰能班?筆院長隣近, 南中一洛閩. 난산(卵山)에……있네 김인후(金麟厚)는 인종(仁宗)이 죽은 뒤로 해마다 그의 기신일인 7월 1일이 되면 집의 남쪽에 있는 난산에 들어가 밤새 통곡하다가 돌아왔다고 한다. 《河西全集 附錄 卷3 年譜》 필암서원(筆巖書院)이……낙민(洛閩)이었네 필암서원에서 성리학에 대한 강학이 계속되었다는 말이다. 원문의 '낙민'은 낙양(洛陽)에 정명도(程明道)ㆍ정이천(程伊川) 형제가 있었고 민중(閩中)에 주자(朱子)가 있었으므로, 후대에 정자(程子)와 주자 혹은 정주학(程朱學)을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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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견한 杜鵑恨 촉도로 돌아가자 촉도로 돌아가자 歸蜀道歸蜀道촉도로 돌아가지 못해 공연히 우네 蜀道未歸空啼聲공연히 운다고 한들 어찌하겠는가 空啼聲柰如何돌아갈 생각 말고 여기서 편한 맘으로 사는 것만 못하니 不如莫思歸安意此居生강남 안락한 땅은 산천이 아름답다네 江南樂土水麗山明위는 두견에게 질문한 것이다.촉도로 돌아가자 촉도로 돌아가자 歸蜀道歸蜀道촉도로 돌아가지 못해 공연히 우네 莫道未歸空啼聲공연히 우는 것이 안 우는 것보다 나으니 空啼聲猶賢已촉도로 돌아가지 못함은 이 삶이 없음만 못함을 누가 알랴 孰知未歸蜀不如無此生나는 강남의 아름다움이 즐겁지 않다네 而我不樂江南麗明위는 두견이 대답한 것이다. 歸蜀道歸蜀道, 蜀道未歸空啼聲.空啼聲柰如何? 不如莫思歸安意此居生.江南樂土水麗山明.【問鵑】歸蜀道歸蜀道, 莫道未歸空啼聲.空啼聲猶賢已, 孰知未歸蜀不如無此生?而我不樂江南麗明.【鵑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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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에게 화답하다 和可石 마주해 얘기한 지 어느덧 수십 일이 지나서 對討忽焉經幾旬가을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니 경신312)의 때라네 滿天秋氣日庚辛백 년 생애에 어찌 옛 문명을 잊겠는가마는 百年那忘文明舊노년에 귀밑머리 새로 세니 같이 가련해하네 暮境同憐鬢髮新환란에 지조 잃지 않아야 바야흐로 지사인데 難不失身方志士죽어도 세상에 알려짐 없어 불쌍한 사람이로고 死無聞世可哀人창강엔 맑은 물이 흐르고 장산엔 달이 떴으니 滄江白水長山月응당 내 삶의 서약이 진실함을 증명해 주리라 應證吾生誓約眞 對討忽焉經幾旬, 滿天秋氣日庚辛.百年那忘文明舊? 暮境同憐鬢髮新.難不失身方志士, 死無聞世可哀人.滄江白水長山月, 應證吾生誓約眞. 경신(庚辛) 방위로는 서(西)에 해당하고, 색깔로는 백(白)에 해당하므로 백은 곧 신(辛)에 해당되며 계절로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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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시 卽事 바람이 낙엽을 몰아 연못에 가득하고 風驅落葉滿池塘또 산중에선 쉬이 석양이 지는 걸 느끼네 更覺山中易夕陽달은 서재 창문을 위해 먼저 촛불처럼 비춰주고 月爲書牕先燭照국화는 선비의 지조와 같아 늦가을에 향기롭네 菊同士操殿秋香장차 우리의 학문이 정밀하고 숙련되길 구할 뿐 但將吾學求精熟사람의 마음을 야박하다 한탄하지 말게나 不把人情歎薄涼백 가지로 느끼며 생각하나 말로 다 못하고 感想百般言未盡도도히 흐르는 긴 초강만 바라볼 뿐이라네 滔滔惟見楚川長 風驅落葉滿池塘, 更覺山中易夕陽.月爲書牕先燭照, 菊同士操殿秋香.但將吾學求精熟, 不把人情歎薄涼.感想百般言未盡, 滔滔惟見楚川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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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蠅 푸른 날개 붉은 머리가 오물에서 나와 蒼羽朱頭出糞塵무엇 때문에 앵앵대며 자주 오가는가 營營緣底去來頻조금도 신구를 구분 않고 더럽혔으며 點汚少不分新舊언제 빈부를 가려 침해한 적 있던가 侵侮何曾擇富貧조물주는 어찌 이런 동물을 만들었을까 造化胡生如此物인후해도 저것 용서하는 사람 못 보았네 厚仁難見恕渠人누가 진실한 정상을 베껴 쓸 수 있을까 誰能寫得眞情狀부를 지은 여릉439)이 만 년을 독차지했네 賦作廬陵擅萬春 蒼羽朱頭出糞塵, 營營緣底去來頻.點汚少不分新舊, 侵侮何曾擇富貧?造化胡生如此物? 厚仁難見恕渠人.誰能寫得眞情狀, 賦作廬陵擅萬春? 부(賦)를 지은 여릉(廬陵) 송나라 여릉 사람인 구양수(歐陽脩)를 가리킨다. 그는 일찍이 파리를 미워하는 내용의 〈증창승부(憎蒼蠅賦)〉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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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 蚤 혹은 자리 밑에 혹은 사람 옷에 숨으니 或藏席底或人衣네가 종신토록 의지한 바가 되었구나 爲汝終身所適歸몰골이 아주 작아서 보기도 쉽지 않고 面目至微看未易뛰는 게 너무 빨라 잡기도 항상 드무네 躍超甚疾捕常稀잘 쏘는 건 유궁의 임금 예440)에 못지않고 射工不讓窮君羿급한 성미는 한나라 비장군441)과 같으리라 性急應如漢將飛불의 기운을 타고난 것을 알겠거니 知是稟生離火氣사물 이치 미루어보면 어찌 어긋나랴 驗推物理豈相違 或藏席底或人衣, 爲汝終身所適歸.面目至微看未易, 躍超甚疾捕常稀.射工不讓窮君羿, 性急應如漢將飛.知是稟生離火氣, 驗推物理豈相違? 유궁(有窮)의 임금 예(羿) 하(夏)나라 때의 명궁(名弓)으로 태강(太康)을 폐위하고, 국호(國號)를 유궁(有窮)이라 칭하였는데, 뒤에 그 신하 한착(寒浞)에게 시해(弑害)당하였다. 《春秋左氏傳 襄公4年》 한(漢)나라 비장군(飛將軍) 한(漢)나라의 명장 이광(李廣)을 가리킨다. 이광이 우북평을 맡아 북방을 방어하자, 흉노족들이 '한나라 비장군(飛將軍)'이라고 두려워하면서 수년 동안 우북평을 침입하지 못하였다. 《史記 卷109 李將軍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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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로 가는 도중에 平橋途中 만 섬 맑은 강의 푸른 물 다리에 넘치니 萬斛淸江綠漲橋꽃이 피고 버들 우거진 늦봄의 아침이네 花明柳暗暮春朝가고 가다가 잠시 멈춰 멋진 경치 찾으니 行行且止探佳景십리 길 봉산이 문득 먼 줄을 깨달았네 十里蓬山便覺遙 萬斛淸江綠漲橋, 花明柳暗暮春朝.行行且止探佳景, 十里蓬山便覺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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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생에게 주다 贈諸生 바위 위의 운대가 높은 곳을 차지하고 巖上芸臺境占高만 그루의 낙낙장송은 절로 파도가 이네 萬松落落自生濤동남쪽에 아름다운 선비는 세 명의 유생380)들인데 東南美士三靑珮쉰 살의 늙은이는 유독 머리털만 희어졌네 半百衰翁獨雪毛권세 끼고 과시하는 건 진정 하품이요 挾勢誇雄眞下品하늘을 믿고 두려워하지 않는 게 영웅호걸이라네 恃天不懼是英豪장부는 원래 무궁한 과업을 지니고 있으니 丈夫元有無窮業때에 임해 편안함과 수고로움을 비교하지 말게 莫把臨時較逸勞 巖上芸臺境占高, 萬松落落自生濤.東南美士三靑珮, 半百衰翁獨雪毛.挾勢誇雄眞下品, 恃天不懼是英豪.丈夫元有無窮業, 莫把臨時較逸勞. 유생(儒生) 원문의 '청패(靑佩)'는 푸른 옷깃을 말하며, 전하여 푸른 복장(服裝)을 한 청년 학도를 가리킨다. 흔히 유생을 금패(衿佩)라고도 한다. 《시경》 〈정풍(鄭風) 자금(子衿)〉에 "푸르디푸른 그대의 옷깃이여, 길이 생각하는 내 마음이로다. 비록 나는 가지 못하나, 그대는 왜 소식을 계속 전하지 않는고. 푸르디푸른 그대의 패옥이여, 길이 생각하는 내 마음이로다. 비록 나는 가지 못하나, 그대는 어이하여 오지 않는고.[靑靑子衿, 悠悠我心. 縱我不往, 子寧不嗣音? 靑靑子佩, 悠悠我思. 縱我不往, 子寧不來?]"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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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경 영식 에게 주다 贈鄭子敬【泳寔】 두류산의 경치 구경 함께 할 인연 못되어 頭流探勝未同緣고개 돌려 서쪽 하늘 보니 어찌나 서운하던지 回首西天幾悵然돌아가는 길에 책상 아래에 있는 그댈 보니 歸路見君書案下스무날 동안 너무 맘껏 놀았던 것 되레 부끄럽네 兼旬却愧太遊衍 頭流探勝未同緣, 回首西天幾悵然?歸路見君書案下, 兼旬却愧太遊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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