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임술) 初一日 壬戌 맑음. '옹야인이불녕장(雍也仁而不侫章)'95)을 보았다.그 주(註)에, "혹자가 의심하여 '중궁(仲弓)의 현명함으로도 공자께서 그 인(仁)함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왜 그런 것인가?'라고 묻자 주자가 답하길, '인의 도는 지극히 커서 전체를 가지고서 쉬지 않는 자가 아니면 당해낼 수 없다.'고 하였다."라고 했다. 그 소주(小註)에서 채씨(蔡氏)가 말하기를, "전체는 천리가 혼연하여 한 오라기의 잡스러운 것도 없는 것이며, 불식은 천리가 유행하여 한 순간도 쉼이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다.'애지리심지덕(愛之理心之德)' 여섯 글자는 인의 뜻을 가르친 것으로 매우 절실한 것이다. '전체불식(全體不息)' 네 글자는 인의 도를 다한 것으로 매우 큰 것이다. 다만 이렇게 열 글자로 축약하는 데는 여러 유자들이 수천 백 마디의 말로도 다 말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후로 성현들이 논한 '인'이라는 글자의 부박정심(溥博精深)96)하고 천조만서(千條万緖)97)한 것들이 모두 열 글자 속으로 모아진[總會] 것 아님이 없다.또 일전에 보았던 ≪성학십도≫와 〈우계의 편지에 대한 율곡의 답장[栗谷答牛溪書]〉을 기록한다."정자(程子)가 말하길, '기(器) 또한 도(道)이고, 도(道) 또한 기(器)이다.'98)라고 했는데, 이것은 '이(理)와 기(氣)가 서로 분리될 수 없음'을 말한 것인데, 이것을 읽는 자들은 마침내 이와 기를 한 물건이라 여긴 것입니다. 주자가 말하길 '이기는 결단코 두 물건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이기가 서로 뒤섞이지 않음'을 말한 것인데, 이것을 읽는 자들은 마침내 '이기에 선후가 있다'고 여긴 것입니다.99) 근래에 이른바 '성이 먼저 일어나는가 심이 먼저 일어나는가 하는 설[性先動心先動說]'도 굳이 말할 것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주자는 "동하는 곳은 심이고, 동하는 것은 성(性)이다."라고 했으니, '처(處)'와 '저(底)' 두 글자를 보면 알 수 있다.퇴계는 "심성과 이기는 혼연한 일물이다."라고 하였다. 陽。'看雍也仁而不侫章'。集註。 "或疑仲弓之賢。 而夫子不許其仁。 何也。朱子曰。 仁道至大。 非全體而不息者。 不足以當之。" 小註。 蔡氏曰。 "全體是天理渾然。 無一毫之雜。不息是天理流行。 無一息之間。" '愛之理心之德'六字。 所以訓仁之義。 爲甚切。'全體不息'四字。 所以盡仁之道。 爲甚大。 只此十字之約。 不惟諸儒累千百言莫能盡。 而前後聖賢所論仁字。 溥博精深。 千條万緖。 莫不總會於十字中矣。又記日前看得 ≪聖學十圖≫ 〈栗谷答牛溪書〉。"程子曰。 '器亦道道亦器'。 此言理氣之不能相離。 而見者遂以理氣爲一物。 朱子曰。 '理氣決是二物'。 此言理氣不相雜挾。 而見者遂以理氣爲一物先後。近來所謂性先動心先動之說。 固不足道矣。"朱子曰。 "動處是心。 動底是性"。 看處底二字。 可知矣。退溪曰。 "心性與理氣渾是一物。" 옹야인이불녕장(雍也仁而不侫章)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에 나온다. 부박정심(溥博精深) 두루 넓으면서도 정밀(精密)하고 심오(深奧)한 것이다. 천조만서(千條万緖) 천 가지 조목과 만 가지 실마리를 뜻한다. 기 또한 …… 기이다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의 "형이상의 것을 도라고 하고 형이하의 것을 기라고 한다.[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라는 말을 명도 정호(程顥)가 해설하면서 "기도 도이고 도도 기이다.[器亦道, 道亦器]"라고 하고, 또 "원래 다만 이것이 바로 도이다.[元來只此是道]"라고 해설하였다.(≪이정전서(二程遺書)≫) 도(道)는 무형(無形)의 추상적인 도리를 뜻하고 기(器)는 유형(有形)의 구체적인 사물을 뜻하는 중국 철학 용어인데, 여기서는 도와 기 즉 이(理)와 기(氣)가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정호가 해석한 것이다. 이기는 …… 것입니다 일기 원문에 '理氣爲物先後'로 되어 있는데, 율곡집을 참고하여 '理氣爲有先後'로 바로잡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