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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증에게 답함 答洪士拯 뜻밖에 한 통의 소중한 편지가 인편을 따라왔기에, 펼쳐 읽어보니 고맙고 후련하여 완연히 마치 몸이 갠 달 속에 있는 듯합니다. 지금은 사특한 학문이 날마다 치성하여 그러하지 않은 곳이 없는 지경입니다. 그러나 도깨비나 괴이한 물건들은 반드시 태양 아래에서 형체를 갖출 수가 없으니, 단지 바른 것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고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대는 의관(衣冠)과 시례(詩禮)가 있는 집안의 후손이니 어찌 오늘날 또한 이러한 것이 있다는 것을 면치 못하게 됨을 짐작하였겠습니까? 듣고서 놀랍고 두려워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웃의 도가 있음에 비록 일반적인 잘못이라도 오히려 서로 경계하여야 할 것인데, 하물며 이러한 일에 있어서 어찌 차마 분명하지 않게 숨기면서 구해주려는 계책을 생각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도리는 바꿀 수 있는 도가 아닙니다. 중화와 오랑캐, 그리고 사람과 짐승에 대해서는 그 향배가 두려워할 만한 구분이 있으니, 이해(利害)와 화복(禍福)에 이르러서 뚜렷하게 알기 쉬운 말로 상세하게 깨우쳐 주면서 마음을 바꾸게 한다면 어떠하겠습니까? 지금 세상에 살면서 일부의 사람을 구해내는 것도 작은 일이 아니니 사증(士拯)은 천번 만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실(講室)의 일은 아직 분열의 단초가 있다고 하니 우울합니다.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생토록 좋은 벗과 함께 한가롭고 적막한 물가에서 묻고 답하며 잘못되는 지경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일이 희롱하고 사물이 시기하여 종종 방해하니 한스럽습니다. 또한 이후로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意外一幅珍緘。隨風而至。披玩感豁。完然若身在於霽月之中也。目今邪學日熾。無處不然。然魑魅怪物。必不能售形於太陽之下。但守正不撓以待之可也。貴邊乃是衣冠詩禮之社。而豈料今日亦不免有此耶。聞之驚懼。心膽墮落。然在隣里之道。雖尋常過失。猶能相規。況於此等事。豈可隱忍含胡。不思所以救拔之策乎。以天理民彛。不可移易之道。華夷人獸。向背可畏之分。及利害禍福。較然易知之語。詳細曉喩。使之革面如何。居今之世。救得一箇半箇人。亦非小事。願士拯千萬留意也。講室事。尙有携貳之端。可鬱。居今之世。與平生好友。講聚問辨於幽閒寂寞之濱。無至淪胥之地。未嘗不是好事。而事戲物猜。種種間之。可恨。又未知從此而作何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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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장104) 【병규】에게 답함 答朴德璋【炳圭】 서늘해진 기운이 사람에게 마땅하니, 정히 서생이 휘장을 치고 독서하기 좋은 날인데, 덕장(德璋)은 집에서 근래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가? 덕장의 올해 공부는 여름부터 이래로 착실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으니, 질병으로 학업을 폐하는 것은 실로 어찌할 수 없네. 시속의 사무와 번잡한 일에 이르러서는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이고 끊을 수 있는 것은 끊어야 하는데, 더구나 집안에 시킬 사람이 절로 모자라지 않음에야 어떠하겠는가?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작은 이익을 도모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라고 하였으니, 원컨대 덕장은 대소와 취사의 구분을 살펴서 우뚝이 뜻을 세워 단연히 공부하고, 눈앞의 허다하고 자잘한 속무에 얽매이지 말아야 할 것이네. 매번 보건대 덕장은 온후하고 개오(開悟)하여 학문하는 자질에 매우 합당하니, 항상 아끼고 바라서 기대하는 것이 적지 않은데, 덕장은 스스로 기대하는 것이 어떠한가? 세월은 빨리 흐르니, 인생의 호시절이 어찌 아깝지 않겠는가? 힘쓰고 힘쓰시게. 新涼宜人。正是書生下帷之日。未知德璋在家。近作何業耶。德璋今年之功。自夏以來。可謂不實矣。疾病廢業。固無奈何。至於俗務冗幹。可省者省之。可絶者絶之。況宅中使令自不乏人乎。孔子曰謀小利則大事不成。願德璋審其大小取舍之分。卓然立志。斷然下功。勿爲眼前俗冗許多瑣瑣所惹絆也。每覸德璋溫厚開悟。甚合學問上姿質。尋常愛仰。期望不細。未知德璋所以自期則何如耶。日月如流。人生好時節。豈不可惜勉之勉之。 박덕장(朴德璋) 박병규(朴炳圭, 1869~?)를 말한다. 자는 덕장,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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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성에게 답함. 答文子惺 그대가 기질지심(氣質之心)에 대해 논한 것은 말과 뜻이 참으로 온당하지 못한 부분이 있네.대저 성은 곧 리(理)이네. 그러므로 기질지성(氣質之性)이란 말이 있게 된 것이네. 대저 심(心)의 경우 그 본체는 참으로 기(氣)이지만, 또한 기질지심이라 이르겠는가. 심(心)이란 형(形)과 기(氣)와 신(神)과 리(理)를 포함하여 말한 것이네. 그러나 형은 기의 집이요, 기란 신의 집이며, 신이란 리의 집이네. 서로 필요로 하여 하나로 합치하였으니, 뒤섞이어 간극이 없네. 그런데 지금 심의 체단에 나아가 형과 기를 분리하여 기질지심이라고 하고, 신과 리를 나눠 본연지심이라고 한다면 옳겠는가? 옳지 않겠는가? 한편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은 마음이 발용하여 사물에 대응하는 것을 가리켜 말한 것이니, 어찌 이것이 심의 본체 상에서 리를 나누고 기를 나눈 것을 이르겠는가. 심은 성의 주재가 되고 성은 심의 주재가 된다는 말도 또한 온당하지 못하네. 만약 이 말과 같다면 원두에는 리가 주재가 되고 유행에는 심이 주재가 되어 두 개의 주재가 있는 것이네. 애산(艾山, 정재규)이 '이 리는 같지만 주재하여 항상 정하는 것은 심이며, 발출함에 같지 않은 것은 성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이 거의 합당하니 다시 자세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氣質之心云云。語意誠有未穩處。夫性卽理也。故有氣質之性之說。若夫心則其當體。固氣分也。而又謂氣質之心乎。心之爲物。包形氣神理而言之。然形者氣之宅。氣者神之宅。神者理之宅。相須爲一。混合無間。今乃就心之體段。析形氣爲氣質之心。分神理爲本然之心。可乎不可乎。且人心道心。是指發用應接上說。豈是心體上分理分氣之謂乎。心爲性宰性爲心宰之語。亦覺未穩。若如此說。則源頭也理爲主宰。流行也心爲主宰。而有兩主宰矣。艾山所謂同是理。而主宰常定者心也。發出不同者性也。此言庶幾近之。更加詳細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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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동오】에게 답함 答尹性道【秉午】 봄철에 한 통의 편지를 받으니 고마운 마음이 그치질 않네. 다만 병이 들어 붓을 잡고서 돌아가는 인편에 답장을 보내지 못하였는데, 그대로 오랜 시간이 흘러 이와 같음에 이르렀으니 마음이 편치 않네. 잘 모르겠네만, 부모를 모시고 공부하는 건강이 줄곧 좋은가. 책상 위에 높이 올려놓은 것은 근래 무슨 책이며, 끊임없이 계속 이치를 궁구하여 날로 새롭게 깨닫는 것이 있는가. 항상 간절히 듣고 싶네. 나는 다섯 달 동안 줄곧 병을 앓았기에 비록 조금 차도가 있기는 하지만 정신이 빠져나가 혼미함이 심하네. 나무로 만든 거사159)나 흙으로 빚은 인형에 비겨도 자못 미치지 못하네. 지난 편지를 받아서 집에다 보관해 두어서 이곳에 마침 있지 않기에 그 편지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 일일이 답하지 못하니, 다만 바라건대 부모에게 혼정신성(昏定晨省)하는 여가에 날마다 학과(學課)에 매진하여 원대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 어떻겠는가. 春問一書。珍感亡已。但病不能把筆。禾以回便修謝。而因仍之久。至於如此。不安。未詢侍餘學履。連護崇謐。棐几尊閣。近在何書。而接續溫理。日有新趣否。每切願聞。義五朔一疾。雖云稍間。而精褫神奪。憒憒甚焉。擬作木居士土偶人。殆不及矣。向書受以藏之於家。而此適無有。故其書中所言。未得一一奉答。只幾晨昏之餘。日趲課程以究乎遠大之域。如何。 나무로 만든 거사 앞의 〈답오장선(答吳善長)〉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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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온【재옥】에게 답함 答梁士蘊【在玉】 아침저녁으로 함께 지내다가 문득 이렇게 헤어지게 되니, 안타까운 마음은 평소보다 배나 되네. 이런 때에 편지 한 통을 받게 되니 얼마나 고맙고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네. 더구나 부모를 모시고 공부하면서 줄곧 건강이 좋다고 하니, 더욱 듣고 싶었던 바이네. 두어 달을 나를 따르며 실컷 고생하면서 어려움을 참았으니, 그 정성과 노력은 매우 우연스러운 것이 아니네. 다만 나는 아는 것이 없어서 우매하고 졸렬하니 하나의 지식이나 반 토막의 해답을 주어 그대의 뜻에 답할 수 없으니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부끄러움에 식은땀이 난다네. 집에 돌아가서 방 하나를 깨끗이 청소하고서 부모를 모시고 남은 힘으로 이치를 연구하고 있는가. 옛날 말에 "무익한 일을 하여 유익함을 해치지 말라."160)라 하였으며, 주자는 "신상이나 집안일에 무익함을 헤아려 일체 없애 버려야 한다."라 하였으니, 원컨대 사온은 이 말에 맹렬히 더욱 생각하여 살펴보게나. 晨夕相守。奄此分離。悵菀之懷。有倍平昔。際玆一書。何等感豁。矧認侍省學履。一直沖裕。尤副願聞。數朔相從。喫苦耐辛。其誠力極不偶然。但此空疎昧劣。未有一知半解以答其意。者念念不覺悚汗。歸家果能淨掃一室。以爲餘力溫理之計耶。古語曰。不作無益害有益。朱子曰。度其無益於身事家事者。一切除斥之。願士蘊於此猛加思省焉。 무익한……말라 《서경》〈여오(旅獒)〉에 "무익한 일을 하여 유익한 일을 해치지 않으면 공이 이에 이루어진다.〔不作無益害有益 功乃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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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여 승일 에게 써 주다 書贈李信汝【承一】 사물은 변화를 거치지 않으면 재목감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 지혜가 밝아지지 않는다. 이것은 물리(物理)와 인정(人情)의 필연이다. 나의 벗인 이군 신여(李君信汝)는 어려서부터 준일(俊逸)한 기상을 지녔으며 융통성이 모자라거나 무언가에 얽매이는 태도가 없었다. 이 때문에 세상에 나아가고 물러나면서 시세(時勢)에 맞추어 여러 가지로 힘을 기울였지만, 운수가 궁하고 희롱이 많아 제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얻은 것이라고는 그저 끝없는 곤액뿐이었다.무릇 어려움 하나를 겪으면 지혜가 하나 자라나고 작은 징계를 당하면 큰 교훈을 알게 된다. 지금 신여가 겪은 어려움이 몇 번이던가? 징계를 당한 것은 무슨 일이던가? 하물며 올해는 장년과 노년 사이에 놓여 있는 나이이니, 이는 바로 헛된 생각이 사라지고 진심(眞心)이 나타나며 잡념이 흩어지고 본정(本情)이 드러나는 때이다. 지금이 어찌 정도(正道)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절박할 때가 아니겠는가.군(君)은 세상을 위해 공을 세우는 일을 사양하고 지산(芝山)의 남쪽 기슭에서 두문불출하며 몸소 부지런히 농사를 짓는 것을 성명(性命)을 보전(保全)하는 계책으로 삼기를 바란다. 간간이 백씨장(伯氏丈)과 서안(書案)을 마주한 채 함께 공부하고 경적(經籍)을 읊조리면서 자신의 진심(眞心)을 함양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누린다면, 반드시 최상의 계책이 될 것이다. 物不受變。材不成焉。人不涉難。知不明焉。此物理人情所必然也。余友李君信汝。少有雋逸之氣。無迂儒拘拘之態。是以出沒世路。周旋時故。運窮多戱。未有所諧。而所得只是無限困厄而已。夫經一難則長一智。見小懲則知大戒。今信汝之所經爲幾難。所懲爲幾事。況今年在壯衰之間。此正浮念消而眞心現。客慮散而本情露。此豈非汲汲反正之日乎。願君謝還四方之事。社門芝山之陽。躬耕力穡。以爲保全性命之策。間從伯氏丈。對床聯榻。諷詠經籍。養吾之眞。享吾之樂。未必非究竟之勝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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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원에게 부쳐 보내다 寄贈文世元 면암 선생(勉庵先生)이 후학을 버리신 지 오래되었다. 선생의 문인인 사문(斯文) 문세원(文世元)이 터를 만들고153) 여러 해 동안 시묘(侍墓)를 하고 돌아갔다. 인하여 내 집을 지났는데 서로 마주한 채 슬퍼하고 위로하는 정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 산이 무너지고 들보가 꺾였으니154) 우리는 어디에 의지해야 하는가.바라건대 사문(斯文)은 지금부터 교유를 끊고 문을 닫고 장막을 드리운 채 옛날에 익힌 학문을 정리하고 새로운 추향(趨向)을 개발하며 궤짝에 보관된 보옥처럼 광채를 감추고 한겨울의 소나무처럼 정기를 갈무리하여 선생의 도가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 이것이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부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 힘쓰시라! 勉庵先生棄後學久矣。其門人文斯文世元。築場侍筵積年而歸。因過敝廬。其相對悲慰之情。有不可言。嗚呼。山頹梁折。吾儕安倣。願斯文自此以往。謝絶交游。社門下帷。溫理舊業。開發新趣。潛光含輝。如韞櫝之玉。斂液藏精。如大冬之松。使先生之道不墜於地。此佛家所謂報佛恩者也。勉之勉之。 터를 만들고 원문의 '축장(築場)'은 스승이 돌아가신 뒤에 무덤가에 움막을 짓고 거상(居喪)하는 것을 말한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공자께서 돌아가시자 3년이 지난 다음 문인들이 짐을 챙겨 돌아갔지만, 자공(子貢)은 다시 돌아와 묘 마당에 집을 짓고서 홀로 3년을 거처한 다음에 돌아갔다.[昔者孔子沒, 三年之外, 門人治任將歸……子貢反, 築室於場, 獨居三年然後歸.]"라고 하였다. 산이……꺾였으니 원문 '산퇴(山頹)'는 스승이나 훌륭한 사람의 죽음을 말한다. 공자(孔子)가 아침 일찍 일어나 뒷짐을 지고 지팡이를 끌고 문 앞에 한가로이 노닐며 노래하기를, "태산이 무너지고 대들보가 부러지고 철인(哲人)이 죽겠구나.[泰山其頹乎, 梁木其摧乎, 哲人其萎乎.]"라고 하더니, 그 후 곧 세상을 떠났다. 《禮記 檀弓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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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유고》101) 서문 愚齋遺稿序 아, 이 글은 나의 벗 우재 처사(愚齋處士) 홍공(洪公)의 유고(遺稿)이다. 공은 일찍부터 세상에 쓰일 뜻을 품었으나 끝내 때를 만나지 못하자 몸을 감추고 자취를 숨긴 채 동강(東岡)을 굳게 지키며 출입하는 곳은 원근에 있는 사우(師友)들의 문하였고, 상종하며 노니는 곳은 시골 마을 친구들이 제물을 진설하고 제향하는 곳이나 수석(水石)102)을 유람하는 곳이었다. 이 때문에 기술하여 전할 만한 다소의 일과 글이 없었고, 오직 왕복하며 주고받은 것이 몇 편 있을 뿐이었다. 또 그 글의 특성은 질박하여 화려하지 않았고, 간결하여 번잡하지 않았으며, 졸렬할지언정 꾸미지 않았고, 얕을지언정 깊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혹 세속의 안목에 지나칠 정도로 답답한 면이 없을 수 없지만, 순박하면서도 예스러운 선배의 기풍이 이 옹(翁)에 힘입어 실추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으니, 말을 아는 자라면 응당 이를 변별할 수 있을 것이다. 嗚乎。此余友愚齋處士洪公遺稿也。公夙抱需世之志。竟不見遇於時。潛身匿迹。固守東岡。所出入者。遠近師友之門。所遊從者。鄕隣知舊樽俎之場。水石之遊。是以無多小事業。多小文字。可以傳述。而惟是往復酬唱。若而篇而已。且其爲文。質而不華。簡而不繁。寧拙無巧。寧淺無深。是以或不能無過捱於時眼。然淳古先進之風。賴此翁而可以見其不墜矣。知言者。當有以辨之矣。 우재유고(愚齋遺稿) 조선후기 화순 출신의 학자 홍우석(洪祐錫, 1843년~1908년)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간행한 시문집으로, 우재는 그의 호이다. 1975년에 증손 종희(宗憙)가 편집ㆍ간행하였다. 권두에 증손 석희(錫憙)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정시림(鄭時林)ㆍ종희의 발문이 있다. 3권 1책이며, 석인본이다. 수석(水石) 물과 돌로 이루어진 자연의 경치를 비유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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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귀정 개강 때 선성과 선사에게 고하는 글 詠歸亭開講時。告先聖先師文。 운수가 양구170)를 만나사설이 거세게 일어나네사문이 곤액에 빠졌고오도가 장차 실추하려 하네천자의 군대가 국경에 임하니하늘의 토벌이 펼쳐질 것이네완악한 음의 기운 빨리 제거하고미미한 양의 기운 빛을 회복하네영귀정의 뜰 깨끗이 청소하니의관을 차린 이들 많구나현송을 다시 찾으려준조171)를 이에 진설하네장차 의식을 거행하려 하니일의 체모가 정중하네위패를 마련하고 향을 올리며경건하게 작은 정성 고하네 運値陽九。邪說間熾。斯文在厄。吾道將墜。王師臨境。天討維揚。頑陰霍除。微陽回光。灑掃黌庭。衣冠振振。絃誦復尋。樽俎式陳。將以擧儀。事體鄭重。設位載香。敬告微衷。 양구(陽九) 음양도(陰陽道)에서 수리(數理)에 입각하여 추출해 낸 말로, 4천 5백 년 되는 1원(元) 중에 양액(陽厄)이 다섯 번 음액(陰厄)이 네 번 발생한다고 하는데, 1백 6년 되는 해에 양액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엄청난 재액(災厄)을 말할 때 쓰는 용어이다. 《漢書 律歷志 上》 준조(樽俎) 준(樽)은 술을 담는 통이고 조(俎)는 고기를 담는 접시로, 연석(宴席)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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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여62)【낙호】가 방문하다 柳天汝【樂浩】見訪 그윽하게 승경지에 터를 잡아 백년에 새로우니 (幽占水石百年新)참된 건곤의 한 이치를 묵묵히 기르네 (黙養乾坤一理眞)세간에서 경영하느라 힘을 허비하지 말라 (世間莫費經營力)광풍제월63)이 사람에게 합당하네 (霽月光風是可人) 幽占水石百年新。黙養乾坤一理眞。世間莫費經營力。霽月光風是可人。 유천여(柳天汝) 천여는 유낙호(柳樂浩, 1839~?)의 자이다. 호는 경재(敬齋)이다. 광풍제월(光風霽月) 청랑(淸朗)한 기상과 인품을 비유한다. 송(宋)나라 황정견(黃庭堅)의 「염계시서(濂溪詩序)」에 "용릉의 주무숙은 인품이 매우 고상하고 가슴속이 깨끗해서 마치 온화한 바람과 맑은 달빛 같다[舂陵周茂叔, 人品甚高, 胸中灑落, 如光風霽月.]"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여기서는 은거하여 조용히 수양하며 덕을 기른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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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한서【우진】에게 답함 答洪漢瑞【祐震】 8일에 만나서 정담을 나누리라고 기대했는데 사증(士拯) 편에 편지만 받았을 뿐이라서 허전하고 서글픈 마음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종이 폭 가득한 자세한 말씀 읽어보니 사람으로 하여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봉장(鳳丈)께서 피와 땀을 바쳐 가업을 계승했건만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홀연히 돌아가셨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 상상하자니 오직 계산(溪山)의 광풍제월(光風霽月 뛰어난 인품의 비유)이 사람을 끝없이 창망하게 만듭니다. 오랜 벗조차도 이러하니 하물며 가문의 자제들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정(門庭)이 공허하지 않고 가업이 전해졌으며 한 가문 안에 문학(文學)과 예교(禮敎)를 익힌 자손이 성대하게 일어났습니다. 이 어른의 영령이 저 아득한 세상에서 스스로 위안을 얻을 뿐만 아니라 향당(鄕黨)의 사우(士友)들 또한 훗날의 복록이 다하지 않았음을 축하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여러모로 힘을 쓰고 조심하고 신칙하여 소망을 저버리지 말게 하기를 바랍니다. "만 장(丈) 높이 빛을 발한다."는 말은 매우 제목에 들어맞지 않습니다. 돌아보건대 이 어리석은 사람이 현사우(賢士友)들이 너그럽게 포용하는 은혜를 입어 감히 종종걸음으로 연석(宴席)에 나아갔지만, 항상 이름난 정자를 더럽혔다는 두려움을 지닌 지 오래였습니다. 그렇다면 일부러 이 말을 하여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풀어주려는 노형(老兄)의 뜻이 아니었겠습니까. 初八日準擬握穩。士拯便。只有書而止。歉悵不可言。滿幅縷縷。讀之令人涕淚涔涔。鳳丈血力肯搆。未享其樂。而奄然逝去。登臨想象。惟是溪山風月。令人有不盡之悵。知舊猶然。況其爲門子弟乎。雖然門庭不空。算裘有傳。而一門之內。文學詩禮。蔚然與作。不惟此丈之靈。有以自慰於冥冥之中。而鄕黨士友。亦莫不賀其後祿之未艾也。幸惟周旋警勅。使之勿孤顒望也。光聳萬丈之語。太不着題。顧此癡獃蒙賢士友含容之惠。敢有趨走於樽俎之末。而常以塵穢名亭爲懼者。久矣。然則無乃老兄故爲此語。以解人恐懼不安底意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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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여정【재경】에게 보냄 與梁汝正【在慶】 삼가 체봉(髢峯)46)의 유묵(遺墨)을 여러 차례 읽어 보았습니다. 문체가 매우 고아하고 문사(文辭)의 함의도 매우 깊으니 과연 고인(古人)의 문장 체제와 격식을 지녔습니다. 저 같은 후생(後生)의 천박한 식견으로는 그 안에서 말끔하게 깎아낼 것이 없으니 모름지기 분류하고 단락별로 나누어 하나하나 기록하여 보존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만희공(晩羲公)47)이 찬술한 서문(序文)48)은 이미 상고할 수 있는 연월이 없으니 몇 대손 모서(某序)라고만 적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체봉이 은봉(隱峯)에게 올린 편지는 귀하게 여겨야 할 고적(古蹟)이니 어찌 없애 버릴 수 있겠습니까. 선양(宣揚) 운운한 것은 저의 천박한 식견을 돌아보자면 어찌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윤색(潤色) 운운한 것은 성의(盛意)를 저버리기 어려워 지우거나 앞뒤를 바꾸었을 따름입니다. 저도 모르게 송연할 뿐입니다. 髢峯遺墨。擎讀數回。其文體甚古。詞義甚邃。信是古人文字體格。以若後生淺見。不可澄刪於其間。須分彙逐段。一一記存如何。晩羲公所述序文。旣無年月可稽。則只書幾代孫某序似宜。髢峯上隱峯書。此是古蹟可貴。豈可刪去也。揄揚云云。顧此淺末。其何致爾也。潤色云云。難孤感意。未免塗抹乙表之爲。不覺悚然耳。 체봉(髢峯) 양지남(梁砥南)의 호이다. 만희공(晩羲公) 만희는 양진영(梁進永, 1788∼1860)의 호이다. 양진영의 자는 경원(景遠)이고, 호는 만희 외에 만희재(晩羲齋), 재원(梓園), 학음(鶴陰) 등이 있다. 문집으로 《만희집(晩羲集)》이 있다. 서문(序文) 《만희집(晩羲集)》 권10에 실려있는 〈체봉선생유고서(髢峯先生遺稿序)〉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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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대부 정화국61)의 죽음을 애도하다 哭族大父和國 사오백 년 동안 종택을 지켰으니 (四五百年守厥宅)이십구 대 동안 우리 가문의 종통이었네 (二十九世宗我門)해마다 가야에서 저녁에 단란하게 모였는데 (歲歲伽倻團聚夕)지금부터 정다운 담소 누구와 나누랴 (從今情話與誰云) 四五百年守厥宅。一十九世宗我門。歲歲伽倻團聚夕。從今情話與誰云。 정화국(鄭和國) 자는 송덕(頌德), 호는 인천(仁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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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공유【준근】에게 답함 答朴公瑜【準瑾】 곱게 관을 쓰니, 그 풍채와 거동이 사랑스럽네. 더구나 자질이 침착하고 중후하며 순수하고 과묵하여 실로 덕을 편안하게 행할 그릇에 적합하니, 이 때문에 그대 큰아버지께서 관심을 기울여 기대를 한 것이며, 나 또한 다소간 기대하는 바가 오래되었네. 지금 이 편지는 자신의 생각으로 쓴 것인가, 아니면 부형의 명을 받아 쓴 것인가. 소년의 어린 자질로 오히려 어른에 대한 예를 알아 실천하니, 이는 앞날에 큰 발전이 있을 것이네. 못난 나에게 마음을 기울여 편지를 보낸 것이 비록 실언의 혐의가 없지는 않지만, 이런 마음을 견지해 나간다면 천하의 어진 스승과 훌륭한 벗 그 누가 덕을 인도해주고 인을 도와줄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대단히 마음이 놓이네. 듣건대 《대학》을 배운다고 하는데, 그 과정의 차례는 참으로 응당 이와 같네. 그러나 이 책은 깊은 이치를 지녀서 《소학》과 같지 않으니 반드시 조금씩 읽고 정밀하게 생각하여 완전히 이해함에 도달한 뒤에 하단을 바꿔 읽어야 하며, 의례적으로 일과를 하여 한가롭게 지나가서는 안 되네. 육경(六經)으로 나아갈 사다리로, 평생 그 효과를 볼 것이 바로 이 책에 있으니, 힘쓰고 또 힘쓰게나. 婉變突弁。風儀可愛。況姿質沈重醇黙。實合安德之器。此先伯父丈所以眷眷寄意。而愚亦不能無多少之望者久矣。今日之書。是自意爲之耶。抑承父兄之命而爲之耶。以妙年幼質。猶知存省長老之禮。此是前程好步趨也。其注意於無狀者。雖不無失言之嫌。而率是心而往之。則天下之賢師良友。孰非吾考德輔仁之地乎。慰慰萬萬。聞受大學。其課程次第。固應如此。然此書蘊奧。與小學不同。必小讀精思。期於浹洽然後。改受下段。不可依例作課。悠悠經過也。六經階梯。平生受用。只在此書。勉之勉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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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집【제윤】에게 답함 答金中執【濟允】 보내준 편지에서 '이른바 일을 주관하며 책을 읽는 것 가운데 한 가지도 멈출 수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그 두 가지를 온전히 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였는데, 이는 절실한 질문이라 하겠네. 주자가 진부중에게 답한 편지에서 "집안일이 산적하여 학문에 방해가 되는 것을 근심하고 있다는 편지를 받았으니, 이는 그야말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바로 공부를 하는 실제 상황일 따름이니, 매사에 도리를 꿰뚫어 보고서 데면데면 지나치지 않게 하고, 다시 그 속에서 평소의 병통을 간파하여 통렬하게 잘라버리면 학문을 하는 방도가 무엇이 이보다 더하겠습니까. 만약 한번이라도 벗어나려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한번이라도 떨쳐내려는 생각이 생긴다면 즉 이치와 일이 문득 서로 따로따로가 되어 책을 읽어도 쓸 곳이 없게 됩니다."71)라고 하였는데, 잘 모르겠네만 중집은 일찍이 이런 말을 보았는가. 이는 집에 거처하면서 일상생활 할 때 제일 중요한 말이니, 원컨대 앉은 자리 옆에 써놓고 때때로 경계 삼아 살펴봄이 어떻겠는가. 所謂幹務讀書。不可偏廢。何以則得其兩全云云。此可謂切問矣。朱子答陳膚仲書曰。承以家務叢委。妨於學問。此固無可奈何。然只此便是用功實地。但每事看得道里。不令容易放過。更於其間。看平日病痛。痛加剪除。爲學之道。何以加此。若起一脫去之心。生一棑遣之念。則理事却成兩截。讀書亦無用處矣。未知中執曾見此語否。此是家居日用第一語。願書之座右。時以鏡考如何。 집안일이……됩니다 《朱子大全》 卷49 〈답진부중(答陳膚仲)〉에 보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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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장【병우】에게 답함 答具允長【秉祐】 뜻밖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여 손을 바삐 움직여 봉투를 열고 보니, 마치 맑고 고아한 모습을 마주한 것 같으니 그 기쁨을 헤아리기 어렵네. 인하여 조부모와 부모를 모시면서 온화하고 화열하며 공부하는 건강은 매우 좋다고 하니, 실로 나의 마음에 흡족하네. 학과(學課)는 근래 무슨 책에 있는가. 사람이 업으로 삼을 것은 독서만한 것이 없으니, 집안 서숙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숙부와 조카가 책상을 마주하고서 질문하고 대답한다고 하니, 이런 계획은 대단히 좋네. "집에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며, 남은 힘으로 학문을 익힌다."'는 것은 공자의 말이 아닌가. 더구나 집에 어진 부형이 있으니, 강론하고 토론하며 질문하고 답변함에 미치지 못할 것이 없으니, 바라건대 모름지기 헛되이 세월을 보내지 말고 독실하게 뜻을 세워 숙독하면서 뜻을 완미한다면 위로는 조부모와 부모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고 옆으로는 사우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으니, 어떻게 생각하는가. 料外一書來到。忙手披覽。如對淸範。欣感難量。仍審重省怡愉。學履萬休。實副區區之情。課工近在何書否。爲人所業。莫如讀書。淨掃家塾。叔姪對丌。問而答之。此計甚善。入孝出悌。餘力學文。此非孔子語乎。況家有賢父兄。講討問辨。無所不及。幸須勿爲浪遊度日。篤實立志。熟讀玩味。上慰重庭之望。傍副士友之情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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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지【장섭】에게 답함 答吳永之【長燮】 뜻하지 않게 한 폭의 서한을 받았으니 감사함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여력으로 익히는 학업이 크게 진전되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보낸 편지를 보고 징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에게 너무 지나친 일을 맡기셨으니 서로 잘 아는 처지에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을 용납하겠습니까. 우리는 오늘날 쓸데없이 따라다니고 쓸데없이 얘기를 나누는 일을 통렬하게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한번 보는 것은 한번 보는 만큼의 보탬이 되고 한 권의 책은 한 권의 책만큼 보탬이 되니 때를 놓치고 만년으로 향하는 우리의 학문이 전혀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데 이르지 않게 해야 합니다. 어찌 반드시 부질없이 지나친 칭찬을 하여 서로를 떠받들겠습니까. 벗이 서로 서찰로 왕래하는 도리는 하나가 규계(規戒)이고 하나가 강마(講磨)입니다. 이 둘이 아니라면 모두 쓸데없는 대화를 벗어나지 못할 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내신 서한에 "어려서 정도(正道)로 덕을 기르지 못하고 순서를 잃고 근본이 없게 된 것이 한탄스럽다.……"라는 말씀은 그 뜻이 절대로 우연이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의 근본은 비록 이미 이전에 이미 이지러졌더라도 훗날의 근본만은 지금에 있지 않겠습니까. 모름지기 오늘부터 시작해서 부지런히 힘을 쏟아 뒷날의 후회가 오늘 후회하는 것과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一幅德音。獲之不意。感不容喩餘力之業。想長進以來書觀之可驗。但見屬太過。相悉之地。豈容如是。吾儕今日。正當於閒追逐閒說話處。痛加斷除。一見有一見之益。一書有一書之益。使失時向晩之學。庶幾不至全然無成可也。何必虛爲溢美之言。以相推與乎。朋友往復之道。一則規警也。一則講磨也。非此二者。則皆不免爲閒說話耳。如何。來書歎早不能蒙養以正。而至於失序無本云云。此意極不偶然。然今日之本。雖已缺於前日。而後日之本。獨不在於今日耶。須從今日爲始。俛焉孜孜。俾無後日之悔。如今日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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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성에게 써 주다 書贈文子惺 《주역》에 이르기를, "산 위에 물이 있는 것이 건(蹇)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자기 몸에 돌이켜 덕을 닦는다."45)라고 하였다. 무릇 자기 몸에 돌이켜 덕을 닦는 것은 학자가 평소에 하는 공부인데, 〈건괘〉에서 특별히 말한 것은 어째서이겠는가?대체로 험난함을 보면 멈추니, 이미 시세(時勢)에 의해 큰일을 할 수 없다면 힘쓸 수 있는 것은 자기의 덕이다. 더욱이 변란에 처하는 것이 평상시에 처하는 것보다 어렵고, 험난함을 밟아 나가는 것이 순탄함을 밟아 나가는 것보다 어려움에랴. 진실로 자기 몸에 돌이켜 덕을 닦아 평소의 수양에 안정됨이 있지 않다면 바람이 드세고 우레가 거듭 쳐서 세상이 전도되고 앞날을 헤아리기 어려운 때에 어떻게 그 향하는 바가 미혹되지 않고 지키는 바를 잃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렇다면 그 덕을 닦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앎에 이르고 경(敬)에 처한다고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앎에 이르면 의리가 날로 더욱 밝아지고, 경에 처하면 지기(志氣)가 날로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의리가 이미 밝아지고, 의리가 이미 견고해졌다면 천상천하에 남해(南海)든 북해(北海)든 어느 곳에 들어간다 한들 자득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힘쓰게나. 易曰。山上有水蹇。君子以反身修德。夫反身修德。學者平日功夫。而乃於蹇特言之何耶。蓋見險而止。旣不得有爲於時。則所可勉者。己之德。況處變難於處常。履險難於履順。苟非反身修德。素養有定。則在疾風洊雷顚倒難測之日。何以不迷其所向。不喪其所守哉。然則其修德也。將如何。亦不過曰致知居敬而已。致知則義理日益昭明。居敬則志氣日益堅定。義理旣昭明。志氣旣堅定。則天上天下南海北海。將無入而不自得焉。勉乎哉。 산……닦는다 《주역》 〈건괘(蹇卦) 상전(象傳)〉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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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로 자명 吳明路字銘 천지의 정양은오직 남쪽이 그 방위이네모든 물건들이 서로 보고여러 생명이 함께 나아가네군자가 이것을 본받아이것을 본뜨고 법칙으로 삼네비워서 만물을 받아들이고널리 덕을 밝히네오씨의 아들돌변88)이 머리에 있네재남이라 이름 짓고명로라 자를 짓네어둠을 버리고 밝음에 나아가이어 밝히기를 쉬지 말라밤낮으로 면려하여이 조석89)에 부응하라 天地正陽。維南其位。萬物相見。群生咸就。君子以之。是倣是則。虛以受物。普以昭德。吳氏之子。突弁在首。名以在南。字以明路。祛昏就明。緝熙不息。夙夜勉勵。副此肇錫。 돌변(突弁) 20세가 되어 관(冠)을 쓰는 것을 가리킨다. 《시경》 〈제풍(齊風) 보전(甫田)〉에 "예쁘고 아름다운 머리 딴 총각을 얼마 후에 보면 우뚝이 관을 쓰고 있다.[婉兮孌兮, 總角丱兮, 未幾見兮, 突而弁兮.]"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이하는 관례로 풀이하였다. 조석(肇錫) 좋은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을 말한다. 굴원(屈原)의 《초사(楚辭)》에 "황고(皇考)께서 나를 낳으셨을 때에 헤아려 보시고 처음으로 나에게 아름다운 이름 지어 주셨네.[皇覽揆余于初度兮, 肇錫予以嘉名.]"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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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여【채동】에게 보냄 與朴亮汝【采東】 근래 며칠 동안 가을 기운이 더욱 높아졌는데 고상한 운치를 그리워하려니 더욱 견디기 어렵습니다. 뜻하지 않게 박우(朴友) 편으로 인하여 부모님을 모시고 지내는 안부를 물었더니 한결같이 평안하시다고 하여 실로 간절한 저의 마음에 부합하였습니다. 의림(義林)은 구차하기가 예전과 같고 속사정도 한결같으며 세월이 흐를수록 퇴락하여 장차 마무리할 방도가 없습니다. 저를 버리지 않은 형들의 마음을 저버린 것이 부끄럽습니다. 평소에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던 자리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니 어찌 유독 저 유 형주(劉荊州)를 책망하겠습니까.83) "세월이 말 달리듯 흘러가니 곤궁한 집에서 늙어간다."는 것은 충무후(忠武侯 제갈량(諸葛亮))가 나를 위해 한 말입니다. 회합하는 날이 머지않았고 서로 만나기를 기약했는데 성숙(性淑) 등 여러 벗은 혹시 저를 찾아올 수 있을까요.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近日秋氣益高。懷想風致。尤難勝堪。料外朴友便因叩侍奉節宣。一視貞適。實副懇情。義林淟涊如故。而裏面一着。日頹月落。將無以收殺。愧負兄輩不棄之意。平生坐談。未進一步。彼劉荊州何獨責哉。時馳歲去。枯落窮廬。忠武侯爲我道矣。會日不遠。相逢有期。性淑諸友。惝可見顧否。企企。 평소에……책망하겠습니까 유 형주는 주자의 스승인 병산(屛山) 유자우(劉子羽)의 아들인 유공(劉珙, 1122~1178)으로, 자가 공보(共甫)인데 형호남로(荊湖南路)와 형호북로(荊湖北路)의 안무사(安撫使)를 지내면서 형주에 살았기 때문에 이렇게 칭하였다. 《朱子大全 別集 卷4 劉共甫》 주자는 〈여유공보(與劉共甫)〉에서 "형주(荊州)에는 함께 담소를 나눌 만한 훌륭한 사대부가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위태로운 것이므로 오래도록 흘러가게 내버려 두면 다시 수습하기 어렵습니다. 날마다 옛 책을 가져다가 자세히 읽고 깊이 생각하여 물욕의 가림을 떨쳐내시기 바랍니다.【朱先生又言, 荊州無賢士大夫可奉談燕. 人心至危, 恐久流放, 難復收拾. 願日取古書, 熟讀深思, 以祛物慾之蔽.】"라고 충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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