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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중함【회철】에게 답함 答梁仲涵【會澈】 뜻밖에 정다운 편지가 손에 들어왔으니, 감사한 마음 능히 표현하지 못하겠네. 인하여 어버이를 기쁘게 모시는 체후와 절도가 더욱 복된 줄 알았으니, 실로 듣고 싶은 마음에 흡족하였네. 편지에서 "점검하는 것이 날로 해이해지고 성의가 독실하지 못하다."라고 하였으니, 스스로 반성하기를 매우 치밀하게 하면서도 날을 부족하게 여기는 뜻을 볼 수 있었네. 무릇 하루 12시 가운데 이렇게 점검하여 조금이라도 유유하게 보내는 마음과 태도가 있지 않도록 한다면 학문하는 도에 큰 근본이 설 것이니, 어찌 마장(魔障)이 많이 침범하여 변화하기가 실로 어려움을 근심하겠는가? 그러나 처음 길에 들어서는 곳에서는 오로지 독서하여 앎을 지극하게 하는데 달려 있을 뿐이네. 《논어》의 박문(博文)과 《맹자》의 명선(明善)과 《중용》의 도문학(道問學)은 이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매번 생각건대 그대는 총명하고 개오(開悟)한 재주로 고인의 위기(爲己)의 학문134)에 뜻을 두고 있고, 또 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하여 봄의 좋은 시절이니, 내가 종유하는 사이에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 그대에게 있지 않은 적이 없었네. 부디 힘써 노력하시게. 謂外情幅入手。感沃不能名諭。仍審侍省怡愉。體節增祉。允副願聞。示喩點檢日弛。誠意不篤。可見自省甚密。惟日不足之意也。大抵一日十二時。若是點檢。勿使少有悠悠意態。則爲學之道。大本立矣。何憂乎魔障之侵多。變化之實難也。然其開頭入路處。則專在乎讀書而致知耳。論語之博文。孟子之明善。中庸之道問學。其非謂是耶。每念吾友以聰明開悟之才。有意於古人爲己之業。而且在俱存無故。靑陽好時節。區區所以期望於遊從之間者。未嘗不在於左右也。勉旃勉旃。 위기(爲己)의 학문 자신의 덕성을 닦기 위해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앞의 주석 '위기(爲己)와 위인(爲人)'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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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도【종국】에게 답함 答邊致道【鎭國】 그대가 날 찾아온 이후로 세월이 벌써 많이 흘렀는데, 벗의 우아한 몸가짐이 항상 마음속에 떠오르지 않음이 없으니, 어찌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그리는 마음이 이처럼 지극함에 이르게 하는가. 한 마디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는데, 다만 이별한 이후로 병도 많고 일도 많아 조금도편안한 시절이 없어서 벗의 근후한 뜻을 저버린 것이 많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많은 책과 많은 경전의 천 마디 만 마디 말은 도를 밝히는 요점과 덕에 들어가는 문이 되지 않음이 없으니, 어찌 침상 위에 침상을 놓고 지붕 위에 지붕을 이는 것처럼 이를 버리고 다른 방법을 구하려고 하는가. 대저 학문은 뜻을 세우는 것을 우선해야 하니, 이른바 뜻을 세운다는 것은 반드시 성인이 되는 것으로 기대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자신을 작다고 여기거나 물러나 핑계를 대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네. 대저 그러한 연후에 큰일을 담당하여 용감하게 곧장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이른바 경(敬)을 주장하여 근본을 세우는 것이나 이치를 궁구하여 선을 밝히는 것 등은 모두 그 다음의 일이네. 뜻이 참으로 서지 않으면 비록 성인의 훌륭한 말씀이라도 오히려 어찌 내치지 않겠는가. 더구나 나처럼 어리석고 비루한 자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나 쓸 데 없이 덧붙인 말임에랴. 무거운 병을 앓고 난 뒤라 정신이 몽롱하여 붓 가는 대로 대충 쓰다 보니 글이 뜻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였네. 깊이 헤아려주기 바라네. 自蒙枉願。日月非不久矣。而故人雅儀。未嘗不常常往來於心目之間。何令人致思一至於是耶。旦有一言之託。而別離以來。多病多故。無霎時妥帖時節。以負故人勤厚之意多矣。然旋念群書群經。千言萬言。無非明道之要。入德之門。何必舍此而別求方法。如床上之床屋上之屋乎。大抵學問。以立志爲先。所謂立志者。必以聖人期待。不可有一毫自小退托之念。夫然後可以擔當大任。勇往直前。所謂主敬而立本。窮理而明善。皆其次第事。志苟不立。雖聖人格言。尙且奈何不下。況如愚陋者瞽說贅言乎。重病之餘。精神矇矇。信筆胡草。言不達意。惟諒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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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일【장동】에게 답함 答朴文一【章東】 지난 번 편지가 도착한 날에 마침 멀리 있던 벗에게 보낼 편지 예닐곱 통을 쓰고 있었는데, 인편이 재촉하는 바람에 그대에게 답장의 편지를 보내지 못하였네. 혹시 깊이 책망하지 않았는가? 뒤미처 생각하면 부끄러울 따름이네. 잘 모르겠네만, 여름이 바야흐로 시작되려는데 부모를 모시고 경전을 공부하면서 건강은 신령이 도와 좋으며, 공부하는데 괴롭게 힘을 들이고 이치를 연구함에 날로 발전하여 참으로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에 부응하는가. 나는 때를 잃고 학문을 잃어 늙어서 세상에 알려짐이 없으니 뒤미처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속의 어지러움은 추측하기 어려움이 참으로 그대의 말과 같은데, 이는 실로 하늘이 한 것이니 어찌할 수 있겠는가. 다만 마땅히 책을 읽어 의리를 밝혀서 자정(自靖)의 방법을 생각하는 것을 현재의 급한 계책으로 삼으며, 그밖에 죽고 사는 것과 재앙과 복은 사물에 운명을 담당하는 자의 처분에 달렸으니, 어찌 우리들이 억지로 할 것인가. 세속에서 이른바 '사람의 일을 닦고서 천명을 기다린다.'는 한 마디 말이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요약하여 다하였으니, 어떻게 생각하는가. 向於書到日。適修遠友書六七度。而爲便發所促。故於賢姑闕答儀。倘不深責耶。追念慊愧。未審夏令方申。侍經節宣。神護錦安。斅學攻苦。溫理日就。實協區區馳仰之情。義林失時失學。老而無聞。追悔曷及。時紛叵測。固如賢喩然天實爲之。爲之奈何。惟宜讀書籍明義理。以思自靖之方。爲目下急計。餘外死生禍福。有命物者處分在焉。豈吾之所可强也。俗所謂修人事待天命。此一語。約而盡矣。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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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경【중순】에게 보냄 與朴致敬【重淳】 동시대 이웃 고을에 살면서 죽음을 앞둔 노년에 이르러서야 처음 대면하게 되었으니, 이러한 인연을 이어가지 않으면 또 다시 볼 날이 있겠습니까. 다만 편지로 안부를 물으며 계속해서 끊이지 않게 하는 것 또한 직접 만나는 것에 버금갈 수 있을 것이니, 가슴 가득 위로되고 감사한 마음 이를 데 없습니다. 겨울철 존체(尊體)의 동정은 시절에 따라 편안하십니까. 현윤(賢胤 상대방의 아들)이 자제를 데리고 도내 덕이 있는 선생을 두루 찾아다닌 지 그간 몇 달이었는데 별 탈 없이 저를 찾아왔으니, 기쁘고 기쁜 일입니다. 내일쯤 필시 산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이 풀리고 밖에 나간 사람은 돌아와서 인사하는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 3대가 단란하게 모여 기뻐하는 그 즐거움이 상상이 됩니다. 손자께서 원유(遠遊)하고 돌아갈 것이니, 그 견문과 지취가 배로 활짝 열렸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잘 이끌어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倂世隣壤。至桑楡殘景。而乃始面焉。未可繼此而更有再面之日耶。但往復問聞。續續不絶。亦可爲對面之亞也。滿心慰感。不容名喩。未審冬令尊體動靜。對時寧謐。賢胤帶其子弟。遊歷乎域內長德之門。首尾數朔。而無恙過我。喜事喜事。明日間。想必還山矣。在家而弛倚閭之勞。在外而供反面之歡。祖子孫三世團聚怡悅。其樂可想。令抱遠遊而還。其見聞意趣。想一倍開豁矣。須十分提誘。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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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삼【자현】에게 답함 答尹亨三【滋鉉】 인사하고 돌아온 지 오래지 않아 은혜로운 편지를 받고서 형의 체후가 만중함을 알았으니, 실로 우러러 축하하는 마음에 맞았습니다. 보내 주신 편지에서 운운한 것은 좁은 견해로 어찌 감히 함부로 대답하겠습니까. 하지만 강마(講磨)한 것에 대해 또 질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은(隱)은 어두운 곳이고, 미(微)는 작은 일입니다. 이미 작은 일이니 심술의 기미를 이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氣)로써 도를 밝힌 것은 또한 유래가 있습니다. 대개 이(理)는 형적(形迹)이 없어 헤아리기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반드시 형기(形器)의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이 때문에 선덕(先德)이 "오행은 태극의 체단이다.[五行 太極之體段]"라고 하였고, 또 "성인이 성을 논한 것은 마음으로 인하여 발하지 않는 것이 없다.[聖人論性 無不因心而發]"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다면 이른바 기로써 도를 밝힌다는 말은 실로 해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혹 주기론(主氣論)으로 귀결되어, 이가 기속에 내재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기로써 도를 밝힌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그냥 기로써 도를 밝힌다고 한다면 이는 주기론이 되어 도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개념이 된다는 말인 듯합니다.) 이른바 도라는 것이 또 무슨 일이겠습니까. 기가 하는 바를 모두 도라고 이르는 것은 불가함이 필연적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번에 제가 말한 것이 분명하지 않았던 것이니, 여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辭歸未久。承惠緘。仍審兄體衛重。實協頂祝。示喩云云。以若謏見。何敢妄對。而講磨之地。又不可無質疑也。隱暗處也。微細事也。旣是細事。則非心術幾微之謂耶。以氣明道亦有來歷。蓋理無形影。有難測度。故必於形器上見之。是故先德有言曰。五行太極之體段。又曰。聖人論性。無不因心而發。如此則所謂以氣明道之語。固無害矣。不然則或歸於主氣之科。而所謂道者。又是何事耶。氣之所爲。皆謂之道。則其不可也必矣。是以向日鄙所云未瑩。恐爲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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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견에게 답함 答安舜見 월파(月波 정시림(鄭時林))가 저를 찾아와 하룻저녁의 평온함을 누렸는데 형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습니다. 옛것에 싫증을 내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 이것은 분명히 병통입니다. 하물며 학문에 들어가는 나침반으로 주서(朱書)에 앞서는 것이 없음에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퇴계 선생(退溪先生)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도가 넓고 넓으니 어디부터 손을 댈 것인가. 지극히 절실하고 지극히 긴요한 것에 나아가 근거를 세우고 맥락을 드러내는 것은 오로지 주서에 달려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노사 선생(蘆沙先生) 또한 말씀하시기를, "육경(六經) 이후로 시원스럽고 명백하기가 주서만한 것이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원하건대 형께서 이 책을 숙독(熟讀)하고 완미(玩味)하여 기초를 수립한 다음 군서(群書), 군경(群經)에 나아가 발휘(發揮)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날마다 정해진 과정(課程)이 있고 또 여력으로 다른 책 1~2편을 보는 것이 또한 무슨 해가 되겠습니까. 다만 형께서 오늘날 처지가 종일 진력하여 책을 볼 수 없는 형편이라면 어느 겨를에 이 책을 보고 또 다른 책을 보겠습니까. 존심 양성을 하면서 이치를 궁구할 줄 모르는 것, 이것은 분명 한쪽에 치우친 병통입니다. 주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뜻이 정밀하지 못한 것은 세심하게 생각하면 정밀해질 수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또 "학문의 도는 다시 다른 방법이 없다. 단지 숙독하여 자세히 음미하면 오랜 시일이 지나 저절로 자각하게 되고, 배운 것을 존중하고 아는 것을 실천하면 오랜 시일이 지나 저절로 이르는 곳이 있게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月波見過得一夕之穩。恨不如兄共之也。厭舊喜新。此固病痛。況入學指南。無有先於朱書耶。退溪先生嘗曰。道之浩浩。何處下手。就至切至要處。立脚。路脈只在朱書。蘆沙先生亦曰。六經以後。滂沛明白。無如朱書。願兄於此書。熟讀玩味。以立基本然後。進乎群書群經。以發揮之如何。旣有逐日課程。又以餘力及於他書一二篇。亦何害也。但兄之今日事力。勢不可終日專力省書。則何暇看此書。又看他書耶。存養而不知窮理。此固偏枯之病也。朱子曰。義不精細思可精。又曰學問之道。更無他法。但熟讀詳味。久久自有見處。尊所聞。行所知。久久自有至處。未知會見此語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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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함에게 답함 答黃景涵 접때 보여준 주자의 설 한 조목을 다시 생각해 보니, 그대가 말한 "비록 악[慝]이라 할지라도 또한 선[淑]에 뿌리를 두고 생겨난 것이다.……"라고 한 것은 주자의 본의가 아닌 듯하네. 내 생각으로는, 기질로 보면 기질은 부여받아 태어날 때 함께 생겨나는 것이라 때에 따라 있고 없는 것은 불가하니, 비록 발하지 않더라도 기질의 성이 없다고 하는 것은 불가하며, 성에 나아가 보면 순수하고 지선하니 기질의 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불가하네. 정자(程子)가 이른바 "사람이 태어나면서 기를 품부 받으면 이치상 선악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성 가운데에 원래 이 선과 악이 있어서 상대하여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아마 이 뜻을 설파한 것이니, 어떻게 여기는가? 또 주자가 말한 "본연과 기질, 만수와 일본(本然氣質萬殊一本)"의 설에 대한 것은 그대의 설 또한 그렇지 않는 듯하네. 이 기질의 성을 만약 본연의 분수로 본다면 미발일 때 기질의 성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그대는 그것을 의심하는가? 이미 "본연지묘(本然之妙)"라고 하고 또 "교운이생(交運而生)"이라 하였으니, 천하 만물의 본연의 분수는 실로 이미 '본연' 두 글자 속에 본디 정해져 있는 것이고 이른바 "교운이생"이라는 것은 기질의 분수가 만 가지로 다른 것이네. 기질의 분수가 만 가지로 다른 것 또한 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불가하지만 다만 이의 본연은 아니네. 어떻게 여기는가? 向日所示朱子說一條。更思之。賢所云。雖慝亦根於淑而生云云者。似非朱子本意也。愚意以氣質觀之。則氣質與生俱生。不可以隨時有無。雖未發。不可謂無氣質之性也。就性上觀之。則純粹至善。不可謂有氣質之性也。程子所謂人生氣稟。理有善惡。然不是性中元不此兩物相對而生者。恐是說破此義也。如何。且朱子所云本然氣質萬殊一本之說。賢說亦恐未然。此氣質之性。若作本然分數而看。則未發時。有氣質之性。固也。而賢其疑之耶。旣曰本然之妙。又曰交運而生。則天下萬物本然之分。固已素定於本然二字之中。而所謂交運而生者。是氣分之萬殊也。氣分萬殊。亦不可謂非理。而但非理之本然也。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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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경【교인】에게 답함 答白學卿【敎寅】 한 차례 나를 찾아와준 것도 대단히 고마운 일인데, 이어서 안부를 묻는 편지와 도움을 주는 선물을 보내주심이 이처럼 정성스러우니, 보잘 것 없는 내가 어찌 감당하겠는가. 더욱 두려운 마음이 일어 어떻게 말로 표현할지 모르겠네.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공부하는 가운데 건강이 줄곧 좋다고 하니 실로 듣기 원하던 바이네. 보내준 편지에서 자세하고 길게 말한 것에서 깊이 파고드는 절실함과 조예의 깊음을 알 수 있는데, 그 가운데 '마음은 붙들어 두면 있고 놓아버리면 없게 된다.'109)는 한 단락의 말이 가장 긴요한 곳이네. 이 말은 만고의 많은 성인들이 서로 전하는 지결(旨訣)이니, 바라건대 더욱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나는 이제 늙어 나날이 맥이 빠져 가는데 이전에 익혔던 보잘 것 없는 학문은 하늘의 그림자나 메아리 같아서 아무 것도 있지 않으니, 매번 한번 생각이 이르면 다만 매우 슬퍼하며 탄식할 뿐이네. 현재 세상의 상황이 날로 잘못되어 가는데, 소문을 들어보면 그 끝을 짐작할 수 없네. 날개 달린 새도 아니고 자맥질하는 물고기도 아니어서 달아나도 숨을 곳이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다만 바라건대 날마다 의리를 연구하고 날마다 더욱 마음을 보존하고 함양하여 기로 하여금 몸에 가득 차게 하고 덕으로 하여금 주변에 두루 미치게 한다면 비록 아주 다급한 상황이라도 내가 대처하는 것이 어찌 넉넉하여 여유가 없겠는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게나. 一番枉屈。已極感荷。而繼以有存訊之儀。饋恤之物。若是懇至。自惟無狀。何以當之。旋切悚悚。不知爲喩。仍審侍經節宣。連護增休。實叶願聞。來喩縷縷。足見鞭辟之切。造詣之深。而橾存舎亡一段語。最其要處。此是萬古群聖。相傳旨訣。幸加意焉如何。義林衰頽委靡。日甚一日。而殘課舊業。如先天影響。漠然無有。每一念到。只切悲歎而已。時衆日非。流聞叵測。匪翰匪潛。遁逃無地。奈何奈何。只望日究義理。日加存養。使氣充於身。而德周於物。則雖顚沛流離。而吾之所處.豈不綽綽有裕乎。勉之勉之。 마음은……없게 된다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마음이라는 것은 잡아 두면 있고 놓아 버리면 없어지는 것으로서,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일정한 때가 없으며, 어디로 향할지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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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은【수근】에게 보냄 與李明恩【守桹】 전일에 돌아오는 행차는 편안하였는지요? 이어서 겨울이 장차 끝나가니, 경체(經體)의 기거하심에 큰 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몹시 그리워하는 심정을 멀리서 가눌 길이 없습니다. 여러 번 돌보아주심이, 어찌 이리도 친절하고 은근하십니까. 그러나 기구하고 험난한 상황에서 온갖 사정에 묶여 있기에, 사례하는 뜻을 표하기 위해 한 번도 가지 못하였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 간절합니다. 생각건대 남파선생(南坡先生)게서 후학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신 뒤로 세월이 이미 많이 흘렀는데, 유고(遺稿)가 다소 있으나 아직도 간행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실로 유림(儒林)들의 잘못이니 개탄스러운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듣자하니 존문(尊門)의 여러 군자들이 성대하게 생각을 말하여 미처 마치지 못한 일을 맡아주었다니, 참으로 문헌(文獻)의 고가(古家)에서 일을 처리하고 의(義)를 지키는 방법이 과연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사문(斯文)을 지키고 후학에게 은혜를 끼치는 일은 어떠합니까? 이미 일을 시작하였고, 권질(卷帙)이 많으니, 널리 전파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일을 할 만한 능력이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염려되는 마음이 절실할 따름입니다. 의림(義林)은 이른 봄 즈음에 한 번 직접 판각하는 곳을 찾아가서 하루 정도 연참(鉛槧)4)의 일을 돕고자 합니다만 이 몸의 상황을 말씀드리기 어려우니, 끝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曩也返次無撓。繼而冬令將暮。經體動止。茂納崇祉。馳溯耿耿。不任遠情累荷枉顧。何等鄭重。而惟此崎嶇險戲。局束百故。未得有一者回謝之行。感戢之餘。旋切主臣。伏惟南坡先生棄後學。日月已多。而多少遺稿。尙稽刊行。此實儒林之責。而不能無慨歎之私。仄聞尊門諸君子。蔚然發慮。營此未遑之擧。信知文獻古家。處事制義之方。果有以異於人也。其所以衛斯文惠後學爲何如耶。旣爲設始。則多其秩。可以廣其布。但未知事力爲何如耶。只切馳慮而已。義林第擬以開春。一番躬造於剞劂之所。以相一日鉛槧之役。但身故難狀。未知竟作如何也。 연참(鉛槧) 참(槧)은 목판이요, 연(鉛)은 연분필을 말한다. 《서경잡기(西京雜記)》에, "양자운(揚子雲)이 항상 연필을 품고 목판을 들고 다녔다." 하였다. 여기에서는 목판에 문집을 새기는 작업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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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화115) 【노삼】에게 답함 答朴文華【魯三】 헤어진 지 오랜 뒤에 편지를 받았으니 위로되는 마음 어찌 한량이 있겠는가? 더구나 경서를 공부하는 기거가 때에 따라 좋은 줄 알았으니, 더욱 듣고 싶은 마음에 흡족하였네. 편지에 뉘우쳐 경계하며 반성하는 말이 아닌 것이 없으니, 읽어봄에 나로 하여금 절로 감발하는 곳이 있게 하였네. 무릇 독학(獨學)하면서 벗이 적은 것은 실로 고루한 폐단이 없지 않네. 그러나 성인과 현인의 사우(師友)가 책 속에 우뚝하게 있고 학문하는 지름길이 지남(指南) 같이 밝으니, 진실로 능히 실심(實心)으로 실제의 공부를 한다면 어찌 독학을 족히 근심하겠는가? 그대 4촌이 특별히 와서 배우고 있는데, 그 뜻이 감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뜻에 부응하지 못하니, 매우 불안하네. 離違之久。得奉華函慰沃何量矧審經體動止循時衛迪尤恊願聞。示中無非悔悟警省語。讀之。令人不覺有感發處。大抵獨學寡朋。固不無固陋之敝。然聖師賢友。立立黃券。而爲學蹊逕。昭然如指南。苟能以實心下實功。則何獨學之足患哉。令從專來相從。其意非不感荷。而未副其意。不安不安。 박문화(朴文華) 박노삼(朴魯三, 1867~?)을 말한다. 자는 문화,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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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윤【유흠】에게 답함 答鄭道允【瑜欽】 주경(主敬)은 실로 학문하는 큰 근본이네. 그러나 강구가 아니면 그 이치를 밝힐 수 없고, 성찰이 아니면 그 실제를 실천할 수 없네. 이것은 실로 하나라도 빠뜨릴 수 없는 것이니, 과연 보내온 편지에서 말한 것과 같네. 경(敬) 자에 대해 주자가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다만 정의관(正衣冠), 존첨시(尊瞻視), 동용모(動容貌), 정사려(整思慮), 엄위(嚴威), 엄숙(儼肅) 등 이런 몇 단어를 익숙히 음미하여 실제로 공력(功力)을 들인다면, 이른바 '주일(主一)'과 '직내(直內)'는 자연히 심목(心目)의 사이에 분명해 진다."라고 하였으니,116) 생각건대 그대 또한 이미 보았을 것이네. 보내온 편지에서 이른바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그 계신(戒愼)과 공구(恐懼)의 뜻을 지극히 하지 않음이 없다."라고 한 것이 이런 뜻이 아닌가? 부디 힘써 노력하여 빈 말과 한가한 이야기에 이르지 않도록 하게. 主敬。固爲學之大本。然非講究。無以明其理。非省察。無以踐其實。此固不可闕一。果如來書之云也。敬字。朱夫子不云乎。但熟味正衣冠。尊瞻視。動容貌。整思慮。嚴威儼肅。此等數語。而實加功焉。則所謂主一。所謂直內。自暸然於心目之間。想吾友亦已見了。來喩所謂時無處。不致其戒愼恐懼之意者。非此義耶。千萬勉力。無至空言閒說。 경(敬)……하였으니 《주자대전》 권45 〈양자직에게 답함[答楊子直]〉에 나오는 데, 내용에 출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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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오【문채】에게 답함 答朴成五【文采】 뜻밖에 보내준 편지를 받고서, 조부모와 부모를 모시면서 상중에119) 건강을 유지한다고 하니 대단히 위안이 되네. 나는 노쇠함에 생긴 병이 오래 끌어 날로 더 심해지니 하루아침에 관에 들어가는 것은 분명 조석에 벌어질 일이니, 다만 기다릴 뿐이네. 송사 댁의 실화(失火)에 대한 소식은 이전에 대강을 이미 들었네. 곤궁한 가세에 이런 혹심한 재앙을 만났으니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걱정이 놓이지 않네. 그대 어른에 대한 문자는 상중에 있는 그대의 간곡한 뜻을 저버리기 어려우기에 병든 몸을 이끌고 며칠 동안 초고를 작성하였네. 이에 받들어 보내니, 살펴보는 게 어떻겠는가. 본래 행장도 또한 나의 생각으로 조금 수정을 가하였으니, 잘 모르겠네만 망령된 행동이라 여기지 않는가. 謂外承俯疏。仍審重省餘。哀節支衛。爲慰萬萬。義林衰疾沈綿。日甚一日。溘然就木。必是朝夕間事。只有俟之耳。松沙宅失火之報。前此槪已聞之矣。窮素事力。遭此酷灾。何以爲計。馳慮無已。尊先文字。難孤哀侍之勤意。力疾構草者。有日矣。玆以奉呈。視至如何。本狀。亦以鄙意略加澄裁。未知不爲妄擧否耶。 조부모와…상중에 조부모나 부모 중에 어느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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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숙 달경【제겸】에게 보냄 與族叔達鄕【濟謙】 백리나 떨어져 있어서 인편도 없으니,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달리니 어찌 그 정회가 끝이 있겠습니까. 노사 선생이 살아 계실 때 왕래하며 지난 것이 이십 년 동안 끊임이 없었는데, 스승이 돌아가신 뒤로168) 나 또한 외로운 이슬처럼 길이 막혀서 줄곧 쓸쓸하게 지내고 있으니, 족숙이 두텁게 어루만져 사랑해주신 것과 당시 자주 모시고 따랐던 것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깊은 탄식이 나옵니다. 오호라! 족숙은 가문을 흥기시킬 계책과 학문의 책임을 저에게 기대한 것이 일찍이 얼마나 깊었습니까마는 쓸쓸히 퇴락하여 끝내 이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선사의 유집에 관한 일로 올 해 안에 오른쪽 지방을 여행할 듯하니, 과연 그렇게 된다면 마땅히 찾아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百里厓角。便風無階。耿耿馳溯。曷任情懷。蘆沙先生在世時。來往經過。二十年源源。自山頹以來。身亦孤露跧滯。一向落落。撫念族叔撫愛之厚。當日倍從之頻。不覺浩然發歎也。嗚乎。族叔以門戶之計。學問之責。期勉於此身者。曾何如。而雖索退落。畢境如此耶。以先師遺集事。歲內似有右邊之行。果爾。當歷拜耳。 스승이 돌아가신 뒤로 '산퇴(山頹)'는 훌륭한 스승이 죽은 것을 의미한다. 옛날 공자(孔子)가 아침 일찍 일어나 뒷짐을 지고 지팡이를 끌고 문 앞에 한가로이 노닐며 노래하기를 "태산이 무너지고 대들보가 꺾이고 철인(哲人)이 죽겠구나.[奉山其頹乎 梁木其摧乎 哲人其萎乎]" 하였는데, 그 후 곧 별세하였다. 여기에서 연유하여 스승의 죽음을 산퇴양최(山頹梁摧)라고 한다. 《禮記 檀弓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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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장 경수 희준 에게 주다 贈朴部將敬秀【熙俊】 옛사람은 어린 나이에 과시(科試)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는 것을 하나의 불행으로 여겼으니 무엇 때문인가? 대체로 한 번 청운(靑雲)에 오르면 다시는 학문의 공을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경수보(敬秀甫)는 나이가 30이 안 되었건만 관직에 나아간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일상적인 정리(情理)로 헤아리자면 당연히 학문에 미칠 겨를이 없건만 날마다 사촌 형제인 희원(熙元)을 따라 온습(溫習)과 강학(講學)에 매진하는 것이 거의 미치지 못하는 듯이 하였으며164) 요직(要職)이나 사로(仕路)에 대해서는 발걸음이 미치지 않았다. 벼슬도 넉넉하고 학문도 넉넉하니 나아가는 것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이와 같다면 어린 나이의 급제를 불행이라 이를 수 없고 도를 행하는 단계라 할 수 있으니, 훗날 이 세상을 위한 행운이 아니라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힘쓰라! 古人以少年登高科。爲一不幸何也。蓋一登靑雲。不能復有學問之功也。今敬秀甫行年未三十。而釋裐已十有餘年。揆以常情。宜無學問之暇及。而日從其從氏熙元。溫理講磨。殆若不及。而要津榮塗。足不及焉。仕優學優。其進何可量也。若是則少年登科。不可謂不幸。而所以爲行道之階級者。安知不爲他日斯世之幸也耶。勉之勉之。 미치지……하였으며 《서경》 〈상서(商書) 이훈(伊訓)〉에 탕 임금에 대해 평하기를 "처음으로 인륜을 닦으시어 간언을 어기지 않고 선민에게 이에 순종하시며, 위에 거해서는 능히 밝게 하시고 아래가 되어서는 능히 충성하시며, 사람을 허여하되 완비하기를 요구하지 않고 몸을 검속하되 미치지 못할 듯이 하시어 만방을 소유함에 이르렀으니, 이것이 어려운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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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견에게 보냄 與安舜見 만나지 못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그리운 마음이 갖가지로 생겨납니다. 외설(外說) 운운한 것은 헛되이 전하는 말이 아닌 듯합니다. 지금은 우리의 명이 다하는 날이 아니겠습니까. 손잡고 함께 돌아가는 곳은 어디가 적절할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역시 모름지기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고기와 곰 발바닥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뿐입니다.13) 근간에 혹시 한 번 왕림하실 수 없는지요. 阻違未幾。懷思百端。外說云云。恐不爲虛傳。此非吾輩命盡之日乎。携手同歸。何處可宜。到此地頭。亦不須爲汗漫說詁。惟有魚與態掌。擇其所嗜者耳。近間或未可一枉耶。 물고기와……뿐입니다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고기도 먹고 싶고 곰 발바닥도 먹고 싶지만 모두 먹을 수 없다면 고기를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할 것이며, 생명도 보전하고 싶고 의리도 취하고 싶지만 두 가지를 겸할 수 없을 경우 생명을 버리고 의리를 취하겠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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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여정에게 보냄 與梁汝正 보내주신 선대의 행장은 망령되이 제 생각대로 대략 정리하였습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형의 말씀을 어기기 어려워 이렇게 하였습니다. 약간의 곡절은 살펴보면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간독(簡牘)의 서문(序文)은 또 제 생각대로 감히 한 통(通)을 찬술했는데 저를 멀리하지 않는 뜻에 감격하여 이렇게 옳지 않은 주장을 하였습니다만, 부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대체로 내 벗께서는 선세(先世) 수백 년 동안 겨를이 없던 일을 힘을 다해서 두루 찾고 깊이 숨겨진 사실을 드러내어 밝혀낸 것이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하루라도 늦추어 곧 사라지도록 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눈앞에 놓인 사실 및 자신과 집안에 관련된 사항이라면 응당 임시로 시렁에 묶어두었다가 학문이 더욱 진보하기를 기다린 다음에 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옛날의 대현(大賢)들, 예를 들어 정자(程子)나 주자(朱子) 등 여러 선생은 입언 정론(立言定論)이 만년에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초년에는 소견이 간혹 정밀하거나 명확하지 못하니 성급하게 스스로 입론(立論)하고 스스로 정론으로 여긴다면 자신에게도 크게 발전하는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해지는 말도 그저 후인에게 조롱거리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願示先狀。妄以鄙意略有澄裁。雖知僭越。而重違兄數。故如此。多少曲折。考可詳悉矣。簡牘序。又以鄙意敢述一通。而感不遐之意。爲此不韙之說。愼勿入用如何。大抵吾友。於先世數百年未遑之擧。極力周章。闡幽揚溯。至於如此。此固不可一日遲緩就泯然故也。若其目前事實及係身家者。則當權行倚閣。以待學問益進然後爲之。未晩也。古之大賢如程朱諸先生。其立言定論。多在晩年。蓋人之初年。所見未或精明。而遽自立說。自以爲定。則不惟在我少長進之意。而言語所傳。適足以貽譏後人矣。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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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우삼【자익】에게 보냄 與尹友三【滋益】 여행에서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달려가 위로하고픈 마음이 늘 절실하였지만, 속박을 벗어나지 못하여 지금에 이르도록 어긋났습니다. 매양 이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다만 천 리 길을 나섰다가 어려움 없이 빨리 돌아오셨다는 것을 알았으니 위로가 됩니다. 다시 생각건대 말을 타고 다니는 노고를 겪은 뒤에 기거하는 안부는 신의 도움으로 복되신지요? 의림(義林)은 쌍산(雙山)으로 와서 머문 지 이미 여러 달이 되었습니다. 다만 머무는 곳과 묵계(墨溪)의 제 옛 거처가 매우 가까워 선영(先塋)을 바라보고 옛 친구들과 종유하기에 편리합니다. 생각건대 우리 벗은 멀리 여행하고 두루 구경한 뒤이니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용히 앉아서 얼마간 휴양(休養)의 공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自聞還旅之報。常切趨慰之意。耳覊絆局束。迄今差池。每庸未穩。但認駕言千里。無撓遄返。是爲慰慰。更惟驅策勞攘之餘。節宜起居。神相珍休。義林來留雙山。已有同矣。但所住與我墨溪舊居最近。而瞻望先壟。遊從舊契。爲穩便耳。惟吾友遠游博觀之餘。更宜收心靜坐。以下多少休養之功。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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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언【순준】에게 답함 答文泰彦【淳俊】 뜻밖에 문든 편지를 받으니, 또한 얼굴을 마주한 것과 버금가네. 인하여 조부모와 부모를 모시고 학문하면서 건강이 좋다고 하니, 실로 듣고 싶었던 바이네. 나는 줄곧 앓은 병이 더욱 심해져서 다만 스스로 그 속에서 헤매고 있을 따름이네. 오호라! 세월은 한계가 있고 의리는 끝이 없으니, 이것은 우리들의 죽을 때까지의 근심이네. 나 같은 자는 때를 잃고 배움을 잃어 천지 사이의 한 마리 좀벌레를 면치 못하였으니, 나를 복철(覆轍)의 경계로 삼게나. 일찍이 듣건대, 정자는 "함양은 모름지기 경을 써야 하고 진학은 앎은 지극히 함에 있다."124)라 하였네. 이 두 구의 말은 실로 만대 심학의 요결이 되니 가장 먼저 강론하여 이해하여야 하네. 나는 매번 이 뜻으로 일찍이 나를 종유하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고하지 않은 적이 없네. 대저 학문은 곳마다 하지 않음이 없고 사물마다 궁구하지 않음이 없는데, 어찌 반드시 붓을 잡고 혀를 놀린 연후에야 학문이라 이르겠는가. 주자가 "천하의 사물은 이치를 지니지 않음이 없으니, 사물에 나아가 그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125)라 말한 것이 바로 이 뜻이네. 바라건대 부지런히 노력하여 원대함에 이르러야 하니, 이것이 바라는 바이네. 謂外忽承心畫。亦對面之亞也。因諳衆省學履珍勝。實副願聞。義一病轉甚。只自汨沒而已。嗚乎。歲月有限。義理無窮。此吾儕終身之憂也。如此漢者。失時失學。恐不免天地間一蠹。以我爲前車之鑑也。嘗聞程子之言。涵養須用敬。進學在致知。此二句語。實萬世心學之要訣。不可不最初講求者也。吾每以此意。未嘗不勤告於游從之間矣。大學無處不爲。無物不在。何必有把筆弄舌然後謂之耶。朱子謂天下之物。莫不有理。卽物而窮其理。正此意也。幸千萬勉力以究遠大。是冀。 함양은……있다 정이천의 말로, 《이정전서(二程全書)》와 《근사록(近思錄)》에 실려 있다. 천하의……한다 《대학》의 전(傳) 제5장에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해석이 망실한 것을 주자가 《대학장구(大學章句)》를 저술하면서 정자(程子)의 뜻을 취하여 보충해 넣은 보망장(補亡章)에 보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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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평일【준석】에게 답함 答宗人平一【準錫】 뿌리가 같은 종친을 그리워함은 평시에도 늘 그렇거니와 더구나 세모의 을씨년스러운 풍경 같은 몹시 어지러운 때임에랴. 때때로 그대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침울하게 마음이 녹아내리는데, 뜻밖에 한 폭의 편지가 날라들어 손에 들어왔습니다. 글을 어루만지며 읊조리니 고마움에 눈물이 두 뺨에 흐릅니다. 인하여 부모의 기력이 항상 좋지 않다고 하니, 듣고서 대단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혼정신정(昏定晨省)하느라 건강이 손상되지는 않았습니까. 걱정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저는 죽음이 드리워 스스로 가련하게 여길 뿐입니다. 오호라! 금성 고을은 저의 선대 묘소가 있으며, 우리 종족(宗族)이 거처하는 곳입니다. 항상 마음 내키면 그쪽으로 여행하면서 평소 뿌리인 조상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래볼까 하는데, 신세가 이와 같으니 아마도 천고에 한을 남김을 면치 못할까 두렵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잘 모르겠지만, 우리 종중에 근래 후생 무리 중에 기대를 가질 정도로 책을 읽는 자가 몇 명이나 있습니까. 항상 간절히 듣고 싶습니다. 花樹同根之思。在平時猶然。況此歲寒風色。撓撓板蕩之日乎。以時瞻望。黯然銷魂。謂外一幅珍函。飄然入手。摩挲諷詠。感淚交頤。因審兩程氣力。恒多欠和。聞極貢慮。晨夕迎合之餘。體節不至有損否。馳溯彌切。義林垂盡自憐而已。嗚乎。錦城一鄕。惟我墳塋在焉。惟我宗族居焉。每念恣意遊行。以償平生戀舊懷本之意。而身事如此。恐未免爲千古之遺恨矣。奈何奈何。未知吾宗中近來後生叢中。有幾箇讀書人。可以寄意處否。每切願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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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아들에게 부치다【상묵】 寄家兒【尙黙】 근래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 여름 학과는 매일 공부하느냐. 이는 참으로 폐할 수 없으니, 중요한 것은 많이 읽고 정밀하게 생각하여 몸에 깊이 쌓아서 함양하는 것이지만 효도와 공손을 행한 이후에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갓 실질이 없이 헛되며 이리저리 떠도는 습관만 키우니 비록 날마다 천 마디 말을 지어 그 기량을 극진히 한다고 해도 끝내 우리 유학의 일에 어찌 참여할 수 있겠느냐. 대저 공경함[敬]과 방자함[肆] 두 글자는 실로 군자와 소인의 흥망과 치란, 길흉과 화복이 말미암아 나뉘는 바이니 그 갈림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비록 성스런 스승과 어진 벗이 훌륭한 말과 중요한 가르침을 날마다 앞에 늘어놓더라도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잘 이해해야 한다. 집안에 일단은 별다른 탈이 없지만 자잘하게 시끄러운 일이 이따금 감내하기 어려울 때도 있는데 다만 스스로 걱정할 따름이다. 邇來爲況若何。夏課逐日有程否。此固不可廢。而所貴在於多讀精思。蘊畜涵養。而以餘力及之。不然。徒長其浮虛放浪之習。雖日著千言。極其伎倆。而畢竟何預吾事。大抵敬肆二字。實君子小人興亡治亂吉凶禍福之所由分。不能透打此關。雖聖師賢友格言要誨。日陳於前。何益之有。諒之也。家中姑無他頉。而小小事撓。往往有難堪耐處。只自悶悶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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