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달래며 自遣 세상일 다시 무엇을 한스러워하리오백 년 세월 하루아침과 같다네하물며 이내 천성 세상과 투합하는 것 적어만년엔 진실로 취향이 남달랐다네그윽한 생각은 학과 함께 잠을 자고꾀부리는 마음48)은 안개와 함께 사라졌네이곳에선 궁하여도 또한 즐거우니깊은 누항엔 단표의 즐거움49) 있다네 世事復何恨百年如一朝况吾性寡合末路誠殊調幽思鶴同睡機心烟共消此間竆亦樂深巷有簞瓢 꾀부리는 마음 원문은 '機心'이다. 《열자(列子)》 「황제(黃帝)」에 "바닷가에 사는 어떤 사람이 갈매기와 친해서, 매일 아침에 바닷가로 가서 갈매기들과 놀았는데, 늘 갈매기 수백 마리가 모여들었다. 하루는 그 아버지가 '갈매기들이 모두 너와 논다고 하는데, 네가 잡아 오면 나도 가지고 놀고 싶다.' 하였다. 그래서 이튿날 갈매기를 잡아 올 생각을 품고 바닷가에 나가니, 갈매기들이 너울너울 하늘을 날며 내려앉지를 않았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전에는 갈매기를 어떻게 하겠다는 기심이 조금도 없었기 때문에 갈매기들도 무심하게 가까이 한 것이요, 뒤에는 갈매기를 잡겠다는 기심이 있기 때문에 갈매기가 이를 알고 피한 것임을 의미한다.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기계가 있는 자는 반드시 꾀부리는 일이 있게 되고, 꾀부리는 일이 있는 자는 반드시 꾀부리는 마음이 있게 된다.[有機械者, 必有機事; 有機事者, 必有機心.]"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깊은……즐거움 청빈한 생활을 의미한다. 공자가 안회(顔回)에 대해 "어질도다, 안회(顔回)여! 한 대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을 먹으며 누추한 골목에서 생활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근심하며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으니, 어질도다, 안회여![賢哉回也 一簞食一瓢飮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雍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