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풍루기 春風樓記 천지는 만물을 생육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 자이니 물(物)에서 생(生)하는 것은 원(元)보다 앞선 것이 없다. 원이란 천지의 대용(大用)이면서 사람에게는 인(仁)이 되고, 때[時]에는 봄[春]이 된다. 춘(春)은 사시(四時)의 원(元)이요, 원은 사덕(四德)125)의 수(首)이다. 인仁)이란 오상(五常)126)의 원이요, 원은 사덕(四德)의 수(首)가 되어 형(亨)·이(利)·정(貞)에 또한 각각 왕성하다. 춘은 사시의 시작이고, 하(夏)·추(秋)·동(冬)에 토(土)와 더불어 같은 덕으로 사계절에 왕성하니, 춘원(春元)의 쓰임[用]이 어찌 크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자라게 하고 길러주는 춘원(春元)의 바람이 만물을 고동(鼓動)하여 만물을 양생한다. 그렇다면 춘(春)이란 사시의 전체이고 풍(風)이란 춘원의 대용(大用)으로 만물을 생육하니 군자의 풍(風)도 또한 이와 같고 군자의 인(仁)도 또한 이에 근본 한다. 옛사람이 춘·풍으로써 그 누정을 명명(命名)하는 이가 있었으니, 대개 여기에서 뜻을 취한 것이다.이 누정을 지음에 천근(天根)으로 들보 삼고 월굴(月窟)로 기둥 삼으며127) 간석(艮石)128)으로 대를 삼고 건곤(乾坤)으로 문을 삼도다. 인온(氤氳)한 기운은 창문에서 교감하고 염염(苒苒)한 햇살은 방문에서 화순(和順)하도다. 양곡(暘谷)129)에 해 돋으니 자시자생(資始資生)의 숙기 융융하고 동방에 훈풍 부니 구십춘광(九十春光)의 풍물 곳곳에 있도다.130) 상하의 산광 서로 푸르고 앞뒤의 물색 널리 푸르니 참 근원의 일맥 기묘하여 기록할 수 없도다. 당에 오르니 자홍색 봄빛 한창이고 방에 들어가니 난초 향기 진하도다. 팔방의 창문 사방으로 열리고 꽃과 버들은 사심이 없도다. 대나무 창은 양지를 향하고 뜰의 풀은 싱그러움 띠도다. 앞내에 비 지나가니 청산은 의구하고 후원에 바람 살랑대니 봄새가 지저귀도다. 누항(陋巷)131)으로 우이(嵎夷)132)를 삼고 궐리(闕里)133)로 양곡(暘谷)을 삼아 선천후천(先天後天)134)이 모두 가운데에 부쳐 삼십육궁(三十六宮)135)이 사이에 열 이루도다. 난간 밖 복숭아·자두는 동군(東君)136)의 고운 햇볕 자랑하고 창문 앞 매화·소나무는 건원(乾元)137)의 화창한 기운 알리도다. 누정 위 하늘 아득한 곳에 솔개 높이 날고 누정 아래 연못 만경(萬頃)에 물고기 뛰도다.138)문 닫고 바라보면 마음[天君]139)이 태평하여 사단(四端)140)이 온화하고 문 열고 살펴보면 맑은 봄날 경치 좋아 온갖 이치 함께 밝도다. 삼지일(三之日)·사지일(四之日)141)에 봄옷 만들어지거든 목욕하고 바람 쐬고 노래하며 돌아오는 흥을 미루어,142) 덕에 배부른 정신 깨끗하고 술병의 상쾌한 기운 투철하도다. 이에 훈증(薰蒸)하고 이에 도야(陶冶)한 즉 하남(河南)143)의 당상 좌중에 춘풍의 조화 이어가리라. 화려한 집과 금 구슬은 주옹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요, 인의 넓은 거처와 편안한 집144)은 이것이 주인이 즐기는 것이로다. 그러한 즉 하형(夏亨)의 장(長)은 이 누정이 밑천이요, 추리(秋利)의 성(成)도 이 누정이 밑천이요, 동정(冬貞)의 수(遂)도 이 누정이 밑천이니 만물의 자시자생(資始資生)이 어찌 이것에서 벗어나겠는가?누의 동쪽으로 치자면 인목(仁木)이 울창하여 동풍이 살랑살랑 천만 가지 꽃들 희디희고 붉디붉도다. 모두 봄철의 한 기운을 얻어 화평하고 아름다우니 윤택한 원시(元始)의 인택(仁澤) 같고, 크고 작고 높고 낮은 종류와 하늘을 날고 물에 잠기는 동물·식물이 제자리를 얻지 아니함이 없도다. 누의 서쪽으로 치자면 정로(正路)가 숫돌처럼 탄탄하여 하나의 티끌도 없으며 광풍이 쇄락하여 비 갠 뒤의 청명함이로다.145) 누의 남쪽으로 치자면 드높이 우뚝 솟은 하나의 예문 위로 달 오르자 거문고 타니 청허함[虛白]146) 일도다. 이에 공자·맹자와 이에 안자·증자의 문물이 여기에 있고 예악(禮樂)이 여기에 있도다. 누의 북쪽으로 치자면 지수(智水)는 천 길을 주야로 쉬지 않고 혼혼(混混)히 흘러 웅덩이 채우고 목표에 도달하여 문채 이루니147) 물고기가 파도를 희롱하고 백조는 깨끗하도다.148) 그렇다면 이 누를 세움에 실로 군자 이후에 이를 즐길 수 있다 하리라.149)이에 주인옹이 소요(逍遙)하고 서성이며 인을 구해 인을 얻어 상제(上帝)를 마주하여 집구석에 부끄럼 없고150) 일거일동에 부끄럼 없어 천지가 자리 잡고 만물이 생육됨에 이르도다. 이로 말미암아 원형이정(元亨利貞)151)의 천도(天道)와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유행과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인도가 이에 빈빈(彬彬)하고, 삼강오상의 인륜과 이오(二五) 사팔(四八)의 문채가 이에 혁혁(爀爀)하도다. 아! 지극하도다. 모든 군자가 이어서 수리해가면 이 누는 영원하리로다. 주관하는 자 누구인가? 송나라 선비 장남헌(張南軒)152)이요, 기록하는 자 누구인가? 해동(海東)의 사람이로다. 天地以生物爲心者也。 生乎物者。 莫先乎元。 元者天地之大用。 而於人爲仁。 於時爲春。 春者四時之元。 元者四德之首。 仁者五常之元。 元爲四德之首而於亨於利於貞。 亦各旺焉。 春爲四時之始而於夏於秋於冬。 與土同德而旺於四季。 春元之用。 豈不大哉。 故春元長養之風。 鼔動萬物而萬物養生。 然則春者四時之全體。 風者春元之大用而生育萬物。 則君子之風。 亦猶乎是。 君子之仁。 亦本於是。 古之人有以是名其樓者。 盖取於此也。 斯樓之作。 以天根爲樑。 以月窟爲棟。 艮石爲臺。 乾坤爲門。 氤氳之氣。 交感於軒窓。 苒苒之光。 和順於房櫳。 東暘載陽。 資始資生之淑氣融融。 長男薰風。 九十春光之景物在在。 上下山光交翠。 前後水色漾綠。 眞源一脉。 妙難勝記。 至於升堂則紫紅之韶光濃郁。 入室則芝蘭之香氣芬芳。 八窓四闢。 花柳無私。 竹牖向陽。 庭草含滋。 前川雨過。 靑山依舊。 後園風微。 春鳥嚶嚶。 以陋巷爲嵎夷。 以闕里爲暘谷。 先天後天。 都付其中。 三十六宮。 成列其間。 檻外桃李。 矜東君之艶陽。 窓前梅松。 稟乾元之和氣。 樓之上玉宇寥廓。 鳶飛戾矣。 樓之下銀塘萬頃。 魚物躍矣。 闔戶而觀之。 天君泰靜。 四端藹然。 開門而察之。 春晴物佳。 萬理俱明。 三之日四之日。 春服旣成則浴風咏歸之興可推而飽德之精神淸越。 玉壺之爽氣透澈。 薰蒸於此 鎔陶於此 則河南堂上。 座中春風之化可承焉。 玉戶金壁。 非主翁之所喜。 廣居安宅。 是主人之所樂。 然則夏亨之長。 此樓之所以資。 秋利之成。 此樓之所以資。 冬貞之遂。 亦此樓之所以資。 則稟物之所以資始資生者。 豈有外於此哉? 至如樓之東。 仁木蔥鬱。 東風習習。 千蘂萬葩。 白白紅紅。 咸得靑陽之一氣。 熙皡賁若。 潤元始之仁澤。 而洪纖高下之類。 飛潛動植之物。 無不得所焉。 樓之西。 有正路坦坦如砥。 無一塵垢。 光風灑落。 霽月淸明焉。 樓之南。 有一禮門。 巍然屹立。 月出淸琴。 虛白乃生。 孔孟於是。 顔曾於是。 文物在玆。 禮樂在玆焉。 樓之北。 智水千仞。 混混源源。 不舍晝夜。 進以盈科。 達以成章。 遊魚弄波。 白鳥鶴鶴焉。 然則此樓之作。 眞可謂君子而後樂此者也。 於是主人翁。 逍遙焉徜徉焉。 求仁得仁。 對越上帝。 不愧屋漏。 俯仰無怍。 以至於天地位萬物育焉。 由是而元亨利貞之天道。 春夏秋冬之流行。 仁義禮智之人道。 彬彬於玆。 三綱五常之倫。 二五四八之文。 爀爀於玆。 猗歟至哉! 凡百君子。 踵武而葺之。 則庶斯樓之不朽也。 主之者誰? 宋朝名儒張南軒也。 記之者誰? 海東人也。 사덕(四德) 《주역(周易)》에서 말하는 천지자연의 네 가지 덕인 원(元)·형(亨)·이(利)·정(貞)을 말한다. 오상(五常)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다섯 가지 덕을 말한다. 천근(天根)으로 …… 삼으며 천근은 《주역》의 복괘(復卦)를, 월굴(月窟)은 구괘(姤卦)를 가리키는데, 각각 양(陽)과 음(陰)을 비유한 것으로서 천지 음양의 이치를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두 말은 송(宋)나라 소옹(邵雍)의 〈관물(觀物)〉에 "이목 총명한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니 하늘이 부여한 것 빈약하지 않네. 월굴을 탐구하여야만 물건을 알 수 있고 천근을 밟지 않으면 사람을 어찌 알겠느냐? 건괘가 손괘를 만난 때에 월굴이 되고 지괘가 뇌괘를 만난 곳에 천근을 보도다. 천근과 월굴이 한가히 왕래하니 삼십육궁이 모두 봄이라오.[耳目聰明男子身, 洪鈞賦與不爲貧. 須探月窟方知物, 未躡天根豈識人. 乾遇巽時爲月窟, 地逢雷處見天根. 天根月窟閒往來, 三十六宮都是春.]"라고 읊은 시에 함께 보인다. 간석(艮石) 간괘(艮卦)가 물상(物象)에 있어 산이 되고 작은 길이 되고 돌[石]이 된다고 하였다. 《周易 說卦傳》 양곡(暘谷) 해가 나오는 곳을 말한다. 《서경》 〈요전(堯典)〉에 "희중(羲仲)에게 나누어 명하여 우이(嵎夷)에 머물게 하시니 양곡이라고 한다."라고 하였는데, 공안국(孔安國)의 전(傳)에 "양(暘)은 밝음이니 해가 그 곡(谷)에서 나와 천하가 밝아지기 때문에 양곡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구십춘광(九十春光) 봄의 석 달 90일 동안을 말한다. 누항(陋巷)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의 안빈낙도(安貧樂道)를 뜻한다. 공자가 안회를 칭찬하기를,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누추한 거리에 사는 것을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뎌 내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지 아니하니, 어질구나 안회여.[一簞食一瓢飮, 在陋巷, 人不敢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라고 하였다. 《論語 雍也》 우이(嵎夷) 해가 떠오르는 곳이다. 《서경(書經)》 〈요전(堯典)〉에 "희중(羲仲)에게 따로 명하여 우이(嵎夷)에 살게 하였으니 그곳이 바로 양곡(暘谷)이다. 떠오르는 해를 공손히 맞이하여 봄 농사를 고르게 다스리도록 하였다.[分命羲仲, 宅嵎夷曰'暘谷', 寅賓出日, 平秩東作.]"라는 말이 나온다. 궐리(闕里) 중국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에 있는 마을로 공자의 고향이다. 선천후천(先天後天) 우주의 본체와 만물의 본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송나라 소강절(邵康節)이 주역(周易)의 괘도(卦圖)를 해설하고 선천도(先天圖)와 후천도(後天圖)를 구분하여, "복희씨(伏羲氏)의 팔괘(八卦)는 선천(先天)이요, 주문왕(周文王)의 팔괘는 후천(後天)이다."라고 하였다. 삼십육궁(三十六宮) 삼십육궁은 64괘(卦)와 같은 것으로서 64괘 모두가 하나의 봄기운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삼십육궁과 관련하여, "64괘 중에 변역(變易)하는 괘가 8이니, 건괘(乾卦)·곤괘(坤卦)·감괘(坎卦)·이괘(離卦)·이괘(頥卦)·대과괘(大過卦)·중부괘(中孚卦)·소과괘(小過卦)이고, 교역(交易)하는 괘가 56이니, 둔괘(屯卦)·몽괘(蒙卦) 이하가 그것이다. 변역은 8괘가 각각 한 궁이 되고, 교역은 2괘가 합하여 한 궁이 된다."라고 하였다. 《星湖僿說 권20 經史門 三十六宮》 동군(東君) 봄을 맡은 신 이름이다. 봄은 동방(東方)과 청색(靑色)으로 대표되기 때문에 동제(東帝)· 동황(東皇)·청황(靑皇)·청제(靑帝) 등으로 불렸다. 건원(乾元)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이르기를,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하나니, 이에 하늘을 총괄하였도다.[大哉!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주희(朱熹)의 《본의(本義)》에 의하면, "건원은 하늘의 덕의 큰 처음이므로, 만물이 생겨남에 있어 모두가 그것을 힘입어 시작으로 삼는 것이다.[乾元天德之大始, 故萬物之生, 皆資之以爲始也.]"라고 하였다. 누정 …… 뛰도다 연비어약(鳶飛魚躍)으로,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만물이 각기 제자리를 얻어 이치가 환히 드러남을 형용한 말이다. 《중용장구》 제12장에 "《시경》에 이르기를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논다.' 하였으니, 상하에 이치가 밝게 드러남을 말한 것이다.[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노는 현상은 다르지만, 그 이치는 같다는 뜻으로 쓰였다. 천군(天君) 사람의 마음을 의인화(擬人化)하여 일컫는 말이다. 《순자(荀子)》 〈천론(天論)〉에 "이목구비와 형체는 각각 접촉하는 것이 있어서 다른 것은 할 수 없으니, 대개 이를 천관이라 한다. 마음은 가운데 빈 곳에 있으면서 오관을 다스리니, 이를 천군이라 한다.[耳目鼻口形, 能各有接而不相能也, 夫是之謂天官, 心居中虛, 以治五官, 夫是之謂天君.]"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사단(四端)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측은히 여기는 마음은 인(仁)의 단서이고, 자신의 불선(不善)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불선을 미워하는 마음은 의(義)의 단서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禮)의 단서이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지(智)의 단서이다. 사람에게 이 네 가지 단서가 있는 것은 마치 사람의 몸에 사지가 있는 것과 같다.[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智之端也. 人之有是四端也, 猶其有四體也.]"라고 하였다. 삼지일(三之日)·사지일(四之日) 3월·4월을 가리키는 말로, 《시경》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삼월에는 나가서 쟁기를 수리하고, 사월에는 뒤축 들고 밭갈이한다.[三之日于耟, 四之日擧趾.]" 에서 온 말이다. 봄옷 …… 미루어 공자의 제자 증점(曾點)이 "늦은 봄에 봄옷이 만들어지면 관을 쓴 벗 대여섯 명과 아이들 예닐곱 명을 데리고 기수에 가서 목욕을 하고 기우제 드리는 무우에서 바람을 쏘인 뒤에 노래하며 돌아오겠다.[暮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자신의 뜻을 밝히자, 공자가 그가 유연(悠然)하고 쇄락(灑落)한 기상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감탄하며 허여한 내용이 《논어》 선진(先進)에 나온다. 하남(河南) 하남 출신인 북송(北宋) 때 성리학자 정이(程頥, 1033~1107)로, 자는 정숙(正叔), 시호는 정공(正公)이다.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으로, 이천백(伊川伯)에 봉해져서 이천 선생이라 불린다. 정호(程顥)의 아우이며, 주돈이(周敦頥)의 문인으로, 이기(理氣) 철학을 제창하여 유학을 부흥시켰다. 저서에 《역전(易傳)》·《춘추전(春秋傳)》·《이정유서(二程遺書)》 등이 있다. 넓은 …… 편안한 집 광거안택(廣居安宅)으로 인(仁)을 뜻하는 말이다. 맹자(孟子)가 인을 '천하의 넓은 집[天下之廣居]'과 '사람의 편안한 집[人之安宅]'이라는 말로 표현한 데서 나온 것이다. 《孟子 滕文公下 公孫丑上》 광풍이 …… 청명함이로다 광풍제월(光風霽月)로, 인품이 고결하고 마음이 탁 트인 사람을 비유한다. 허백(虛白)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의 "빈방 안에는 흰빛이 생기고 거기에는 좋은 징조가 깃든다.[虛室生白, 吉祥止止.]"라는 말에서 유래하여, 마음이 청허(淸虛)하여 욕심이 없으면 도심(道心)이 절로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지수(智水)는 …… 이루니 이 내용은 《맹자》 〈이루 하(離婁下)〉의 "근원이 좋은 물이 계속 흘러서 밤낮을 그치지 아니하여 구덩이가 가득 찬 뒤에 나아가 사해(四海)에 이른다.[原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라고 보이는데, 이는 사람의 학문이 끊임없이 진전하여 높은 경지에 이름을 비유한 것이다. 백조는 깨끗하도다 백조학학(白鳥鶴鶴)을 이르는 말로, 《시경》 대아(大雅) 영대편(靈臺篇)에, "왕이 영유에 계시니 거기 있도다. 우록은 탁탁하거늘 백조는 학학하도다. 왕이 영소에 계시니 아! 그득하게 고기가 뛰논다.[王有靈囿, 麀鹿攸伏, 麀鹿濯濯, 白鳥鶴鶴, 王在靈沼, 於牣魚躍.]"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 하리라 맹자가 양 혜왕을 보았을 때에 왕이 못 가에 있다가, 기러기와 사슴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어진 사람도 이러한 것을 즐거워합니까?"라고 물었다. 맹자가 대답하기를, "어진 사람인 뒤에야 이러한 것을 즐거워할 수 있으니, 어질지 못한 사람은 비록 이를 갖고 있더라도 즐거워하지 못합니다.[孟子見梁惠王, 王立於沼上, 顧鴻鷹麋鹿曰: "賢者亦樂此乎?" 孟子對曰: "賢者而後, 樂此, 不賢者, 雖有此, 不樂也."]"라고 하였다. 《孟子 梁惠王上》 집구석에 …… 없고 불괴옥루(不愧屋漏)는 방안 깊숙한 곳에 있을 때에도 부끄럽지 않다는 뜻으로, 마음이 밝아서 혼자 있을 때에도 사심이 일어나지 않음을 말한다. 《시경》 〈억(抑)〉에 "네가 방에 있음을 보건대 옥루에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라고 하였다. 원형이정(元亨利貞) 《주역》 〈건괘(乾卦)〉에 "건은 원하고 형하고 이하고 정하다.[乾, 元亨利貞.]"라고 하였다. 곧, 원형이정은 사물의 근본 원리라는 말인데, 원은 만물의 시(始)로 봄에 속하고 인(仁)이며, 형은 만물의 장(長)으로 하(夏)에 속하고 예(禮)이며, 이는 만물의 수(遂)로 추(秋)에 속하고 의(義)이며, 정은 만물의 성(成)으로 동(冬)에 속하고 지(智)가 된다. 장남헌(張南軒) 남송(南宋)의 성리학자 장식(張栻, 1133~1180)으로, 자는 경부(敬夫)·흠부(欽夫)·낙재(樂齋), 호는 남헌이다. 면죽(綿竹) 출신으로, 호굉(胡宏)에게 정자(程子)의 학문을 전수받았으며, 주희(朱熹)와 절친한 벗이기도 하다. 학자들이 그를 존경하여 남헌선생(南軒先生)이라 불렀으며, 주희·여조겸(呂祖謙)과 더불어 '동남(東南)의 삼현(三賢)'이라 불렸다. 저서에 《논어해(論語解)》, 《맹자설(孟子說)》, 《남헌역설(南軒易說)》, 《남헌집(南軒集)》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