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기축) 二十二日 己丑 맑음. 광록(光祿)의 시에 차운해서 주다.배움은 원래 도를 듣는 것부터이니,(爲學元來以道聞)일본(一本)이 만수(萬殊)53)로 나뉨을 점차 알게 되네.(稍知一本萬殊分)하늘의 마음은 일양이 회복된 데서 엿볼 수 있고,(天心闖見初陽復)사물의 이치는 여름날이 찌는 데서 뚜렷이 드러나네.(物理著明夏日薰)즐거움은 고운 산과 아름다운 물에 있고,(樂在佳山兼麗水)생각은 내리는 비와 떠가는 구름에 깊어지네.54)(思深施雨與行雲)남아의 사업은 황중55)이라야 길하니,(男兒事業黃中吉)덕을 길러56) 언제나 임금을 도울까나.(育德何年補袞紋) 陽。示光祿韻。爲學元來以道聞。稍知一本萬殊分.天心闖見初陽復。物理著明夏日薰.樂在佳山兼麗水。思深施雨與行雲.男兒事業黃中吉。育德何年補袞紋. 일본(一本)이 만수(萬殊) 일본만수(一本萬殊)는 곧 '하나의 근본에서 만 가지 다른 것이 생겨난다.'는 의미이다. ≪주자어류(朱子語類)≫에서 충서(忠恕)를 논할 때, "만수가 한 근본이 되는 것과 한 근본이 만 가지로 다르게 되는 것이 마치 한 근원의 물이 흘러 나가서 만 갈래의 지류가 되고, 한 뿌리의 나무가 나서 허다한 지엽이 나오게 되는 것과 같다.[萬殊之所以一本, 一本之所以萬殊, 如一源之水流出爲萬派, 一根之木生爲許多枝葉.]"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내리는 …… 깊어지네 ≪주역≫ 〈건괘(乾卦)〉 단사(彖辭)에 "구름이 행하고 비가 내리자 만물이 각각 자기 모습을 갖추고 활동하기 시작한다.[雲行雨施, 品物流形.]"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황중(黃中) 아름다운 덕을 뜻한다. ≪주역≫ 〈곤괘(坤卦)·문언(文言)〉에 이르기를 "군자는 아름다움이 중심에 있어 이치를 통한다.[君子黃中通理]"라고 하였다. 덕을 길러[育德] ≪주역≫ 〈몽괘(蒙卦)·상(象)〉에 "산 아래에서 샘이 나오는 것이 몽이니, 군자가 살펴보고서 과감하게 행하고 덕을 기른다.[山下出泉, 蒙, 君子以果行育德.]"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