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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十四日 병세가 비록 더하거나 덜하지는 않았으나 새벽부터 정신이 한 가닥 맑아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대개 5~6일 전부터 연이어 계고(鷄膏, 닭고기를 삶은 곰국)를 쓰고, 그 밖에 치담(治痰, 담병을 치료함)을 위한 조제를 쓰지 않은 것이 없다 보니 이날 아침부터 숨 가쁜 증세가 달라진 듯하고 숨을 쉴 때 어깨가 들썩이는 증세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혹 만에 하나라도 살아날 길이 있다면 몸을 보살피고 병을 다스리는 일이 누구인들 간절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이에 미치자 나도 모르게 탄식하였다. 그러나 오늘은 바로 선비(先妣, 죽은 어머니)의 기일(忌日)인데 단지 나 한 사람만 있을 뿐이고, 이미 사문(師門)의 일로 제사를 지내지 못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지금 또 천 리 밖에서 와병(臥病) 중이라서 제사를 지낼 수 있을지의 여부를 알 수 없다. 또 하루의 재계를 잡지 못한다면 이는 나의 불효한 죄이니, 비록 객지에서 죽더라도 감히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겠는가. 病勢雖不加減, 自曉頭精神, 似有一綿開明之意。 盖自五六日來, 連用鷄膏, 及他治痰之製, 無不備用, 自是朝喘促之症, 似有變動, 肩息之症亦止。 意或有萬一得生之路, 而調攝等節, 誰爲親切乎? 思之及此, 不覺咄咄, 然今日卽先妣忌日, 而只有吾一人, 已以門事, 不得祀者累矣。 今又臥病於千里之外, 不知祀事之行否。 又不得執一日之齊, 是吾不孝之罪, 雖死客地, 誰敢怨尤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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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十五日 배생(裵生)이 돌아가겠다고 하니 어렵사리 몇 줄을 써서 부쳐 보냈다. 저녁에 이 석사(李碩士)가 4냥의 동(銅)을 가지고 왔다. 저녁을 먹은 뒤에 송 진사(宋進士) 부자와 백건(伯健)이 찾아와서 보고 갔다. 裵生告歸, 艱草數行, 付而去之。 夕間李碩士持來四兩銅。 夕飯後, 宋進士父子及伯健來見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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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初五日 아침을 먹은 뒤에 길을 나서 금곡(金谷) 이 생원(李生員) 집에 이르러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귀정(歸亭) 앞길에서 우연히 조 석사(趙碩士)를 만나 곧바로 조생(趙甥)의 서간(書簡)을 전하고 나서 서둘러 석곡(石谷) 시장가에 이르니 사헌(士憲)이 기다리고 있는 지 오래였다. 그대로 석곡(石谷) 박가(朴哥)의 점막(店幕)에 머물렀다. 대개 서울 사람 김성삼(金聖三)을 기다리려는 것이었는데 종일토록 오지 않으니 한탄스럽다. 食後登程, 至金谷 李生員家暫話。 至歸亭前路, 偶逢趙碩士, 卽傳趙甥書簡, 急到石谷市邊, 士憲留待已久矣。 仍留石谷 朴哥店幕, 盖欲留待京人金聖三故也, 終日不來, 可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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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初六日 일찍 출발하여 불우치(不憂峙)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곡성(谷城) 이천(離川)에서 점심을 먹고 말에게 꼴을 먹였다. 창화점(昌和店)에 이른 뒤에 남성(南省) 방생(房生) 집을 찾아갈 때 말이 석교(石橋)에서 떨어져 짐바리가 모두 젖었으므로 몹시 화가 났다. 도리산(道里山) 방생의 집에 이르러 유숙하면서 성산(聲山) 기지(器之)의 병 소식을 들었으니 매우 염려스럽다. 早發至不憂峙朝飯。 谷城 離川中火秣馬。 至昌和店後, 尋入南省 房生家之際, 馬落石橋, 所駄卜物盡濕, 可憤可憤。 至道里山 房生家留宿, 聞聲山 器之病報, 極可慮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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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二十四日 새벽에 출발하여 순자강(淳子江)54)을 건너고 관정(關亭)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남원에 있는 증산(甑山) 주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마침 흥양목(興陽牧)의 관하인(官下人, 관가의 하인)을 만났는데, 내려가는 길이 너무 바빠 서신을 쓸 수 없어서 구두로 집에 소식을 전했다. 저녁에 임실(任實) 야당(野塘)의 송계천(宋啓天) 집에 간 것은 종인(宗人)과 동행하고 싶어서였는데, 함께 갈 수 없다고 하니 한탄스럽다. 그대로 묵었다. 동행했던 방업(房業)은 곧장 야당(野塘) 주점으로 향했다. 80리를 갔다. 曉發越淳子江, 抵關亭朝飯。 抵南原 甑山酒店中火, 適逢興陽牧官下人, 下去偏忙未修書, 只傳口信於家中。 暮抵任實 野塘 宋啓天家者, 欲與宗人同行矣。 不得同行云, 可歎。 仍爲留宿。 同行房業, 則直向野塘酒店。 行八十里。 순자강(淳子江) 전남 곡성에 있는 섬진강의 상류로, 섬진강 중에서 대강면 방동리 앞에서부터 곡성군 장성리 뒤 제방까지 즉, 요천수가 흐르는 물과 합류된 지점까지를 순자강이라 한다. 대부분 순자강(鶉子江), 순강(鶉江)이라고 표기하는데, 저자는 '蓴子江', '淳子江'으로 기록하였으니, 순자강(鶉子江)의 오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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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十六日 오원(獒院)에 이르러 말에게 꼴을 먹이고 말편자를 박았다. 우연히 망동(望洞)의 흥수(興水)를 만나 집안의 소식을 상세히 물은 뒤에 오수(獒樹)에서 머물렀다. 至獒院, 秣馬揷鉄。 偶逢望洞 興水, 詳問家中消息後, 至獒樹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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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十七日 꼭두새벽에 출발하여 둔덕(屯德) 권 부자(權富者) 집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사곡(蛇谷)에 이르자 비가 내렸다. 어쩔 수 없이 비를 맞으며 주포(周浦)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비가 그치자 채찍을 재촉하여 괴치(怪峙)에 이르렀다. 날은 이미 저물었는데, 비가 다시 내리니 길을 재촉하여 불우치(不憂峙)에 이르러 묵었다. 曉頭發行, 至屯德 權富者家朝飯。 至蛇谷雨已作, 不得已冒雨, 至周浦中火。 雨止促鞭, 至怪峙。 日已夕而雨更作, 促行至不憂峙留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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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十八日 석곡(石谷)에 이르러 이종형님과 헤어지고, 나는 귀정(歸亭)에 들어가 시를 읊고 아침을 먹었다. 이종형님은 궁각(弓角)으로 갔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했다. 무동정(茂東亭)에서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낙승(樂乘)의 상중(喪中)인 박씨 집에 이르니 날은 이미 저물고 주인 내외는 모두 없었다. 그대로 그 집에 머물렀다. 至石谷, 與姨兄主分路, 余則入咏歸亭朝飯。 姨兄主往弓角, 因不相逢。 至茂東亭中火。 至樂乘 朴哀家, 日已昏暮, 而主人外內皆空, 因留其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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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二十二日 새벽부터 아침까지 내리는 비 때문에 일찍 출발하지 못하였다가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추동(楸洞) 주점 어귀에서 올라가는 한 행인을 만났는데, 어디로 가는지 물었더니, "전주(全州)로 갑니다."라고 답하였다. 이에 동행하여 무동정(舞童亭)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저녁에 낙수(洛水)에 이르러 묵었다. 동행한 사람은 장흥(長興) 벽사(碧沙)에 살고, 성명(姓名)은 김방업(金房業)인데, 용모가 단아하고 말은 신중하였으니 여행 중 고초를 겪는 상황에 충분히 위로가 되었다. 50리를 갔다. 自曉至朝, 爲雨所戱, 不得早發, 仍朝飯發程。 至楸洞酒店前, 逢一行人上去者, 問向何處, 則答曰: "向全州"云, 故仍爲同行, 抵舞童亭中火。 暮抵洛水留宿。 同行之人, 在於長興 碧沙, 而姓名金房業也。 容貌端雅, 言語愼重, 足慰行中苦楚之狀矣。 行五十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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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二十八日 새벽부터 눈비가 오더니 정오까지 그치지 않았다. 달리 우구(雨具)가 없으니 묘정(墓庭)의 제례를 행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오후에 부득이 산지기 집을 청소하였다. 저물녘 예를 행할 때에 나에게 축(祝)을 하라고 하여서 외람되이 그 예를 담당하였는데, 이는 실로 어찌할 수 없는 임시방편에서 나온 것이지만 오히려 행해지지 않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온종일 비가 내리고 밤새도록 그치지 않았다. 自曉雨雪, 至午不止。 別無雨具, 墓庭祀禮, 極爲難行, 故午後不得已灑掃山直家。 至暮時, 仍爲行禮時, 以余爲祝, 故冒當其禮, 而寔出於不得之權道, 猶愈於不行耶。 終日其雨, 達夜不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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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初六日 아침을 먹은 뒤에 청파(靑坡)에 가서 상원(尙源)을 만나 내일 출발하여 그의 집에서 유숙할 것이라는 생각을 자세히 전달하고 왔다. 저녁 무렵에 반촌(泮村)에서 사람을 보내 내일 직접 오라고 말하였기 때문에 다시 머물렀는데, 내간(內間)에서 술과 안주를 성대하게 준비하여 전송해 주었다. 경욱(景旭) 또한 사적으로 술과 안주를 마련해 주었으므로 밤새도록 먹고 마셨다. 早飯後, 往靑坡見尙源, 備傳明日發行, 留宿渠家之意而來。 夕間自泮中送人, 明日直來爲言故更留, 而自內間盛備酒肴以餞。 景旭亦私備酒肴, 達夜飮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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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初七日 아침을 먹은 뒤에 주인 집 노새를 타고 청파(靑坡)로 오니 화옥(華玉)이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즉시 길에 올라 승방(僧房)에 도착하여 요기하고 말에게 꼴을 먹인 뒤에 노새와 화옥을 돌려보내고 도보로 군포천(軍布川)에 이르러 묵었다. 早飯後, 騎主家騾子來靑坡, 則華玉已來待, 故卽爲登程, 到僧房, 療飢秣馬後, 還送騾子與華玉, 徒步至軍布川留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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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二十四日 일찍 출발하여 묘치(峙)5)에 이르러 아침을 먹고, 주포(周浦) 주막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남원 읍내에 이르러 묵었다. 70리를 갔다. 早發至峙朝飯, 抵周浦幕中火。 抵南原邑內留宿。 行七十里。 묘치(猫峙) 전라남도 곡성군 삼기면과 곡성읍 경계에 있는 고개로 '괘재(고양이재)'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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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二十五日 아침을 먹은 뒤에 선자지(扇子紙) 2속(束), 죽청지(竹淸紙) 2속, 황필(黃筆) 1단(單), 장지(壯紙) 1속을 샀다. 길을 나서 오수(獒樹)에 이르러 점심을 먹고, 야당(野塘)에 이르러 묵었다. 50리를 갔다. 임실(任實) 땅이다. 朝飯後, 貿扇子紙二束, 竹淸紙二束, 黃筆一單, 壯紙一束。 發程至獒樹中火, 抵野塘留宿。 行五十里。 任實地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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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二十九日 아침 전에 비가 바로 그쳤다. 아침을 먹은 뒤에 홍주(洪州)의 종인(宗人)인 해주(海柱), 하주(廈柱)와 산소에 올라가 성묘한 뒤에 산지기 집으로 내려와 음복하는 자리에 참석하고, 전주(全州)의 고용인을 내려 보냈다. 제종들과 산지기의 집에서 머물렀는데, 노복의 발병이 어떠한지 알 수가 없어서 마음이 매우 답답하였다. 저녁때에 김노(金奴)가 발을 싸매고 들어왔기에 다급히 발병에 대해 물으니 조금 차도가 있어 부르튼 발로 올라왔다고 하였다. 매우 염려스럽던 중에 종과 주인이 만났으니, 그 사이의 기쁨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 朝前雨乃止。 食後與洪州宗人海柱 厦柱, 上山所省拜後, 下來山直家, 參飮福班, 而下送全州雇人。 與諸宗留山直家, 未知奴者之足疾如何, 故心甚悶悶矣。 夕時金奴裹足入來, 故急問足疾, 則小有差勢, 繭足上來云。 深慮之中, 奴主相面, 其間忻喜, 不可容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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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十二日 돈 문제가 급하므로 일찍 일어나 서둘러 묘동(廟洞)으로 찾아가서 공서(公瑞)와 상의하였더니, 말하기를, "구례(求禮) 이 석사(李碩士)와 상의해 보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통지하여 불러와 상세히 의논하였더니, 조금은 도모할 만한 형편이 되어 매우 다행이었다. 내일은 바로 선고의 기일인데, 집안에서 과연 별 탈이 없이 제사를 잘 지내런지 모르겠다. 마음을 억누르기 어려워 묘동(廟洞)에서 주인집으로 돌아왔다. 동향(同鄕)의 여러 친구들과 함께 머물렀다. 早起以錢事之急, 促尋往廟洞, 與公瑞相議, 則云"以與求禮 李碩士相議"云, 故通奇請來詳議, 則稍有可圖之勢, 幸幸。 明日卽先考諱日, 而未知家中其果無故安行祀事耶。 心懷難抑, 自廟洞還來主人家, 與同鄕諸益同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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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二十六日 밤에 비가 내렸다. 동틀 녘에 길을 나서 광정(廣亭)12)에 이르러 아침을 먹고 공주(公州) 신점(新店)에서 말에게 꼴을 먹였다. 금강(錦江)의 물이 불어나 강을 건너기가 쉽지 않다고 하니, 매우 염려스럽다. 길을 재촉하여 나루터에 이르자 배가 이미 도착해 있어서 다행이었다. 즉시 배에 올라 중류(中流)에 이르자 풍랑이 크게 일어 파도가 배 안으로 들이쳤는데, 배가 썩고 낡아서 사방으로 물이 새니 그 두려운 상황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가까스로 강을 건넌 뒤 서둘러 채찍질하여 효포(孝浦)에 이르러 술을 사 마시고 요기를 하였다. 중도에 고읍(古邑)의 김 생원(金生員)을 만나 흥양(興陽)의 소식을 물었으나, 전혀 알지 못하니 한탄스럽다. 판치(板峙)에 이르러 해의 형세로는 정천(定川)까지 갈 수 있지만, 그곳은 시기(時氣)13) 때문에 정결한 집이 없다고 하므로 어쩔 수 없이 판치(板峙)에 머물렀다. 밤에 위 아랫집들을 보니 모두 등불을 밝히고 한밤중에 죽을 끓이고 있었는데, 모두 병을 앓고 있는 집들이었다. 이날 90리를 갔다. 夜雨。 平明發程, 至廣亭朝飯, 公州 新店秣馬。 聞錦江水漲, 渡江未易云, 極可慮也。 催行至津頭, 則船已到泊, 可幸。 卽卽上船, 至中流, 風浪大作, 波濤跳入船中, 而船且朽傷, 四邊水漏, 其悚惧之狀, 不可言。 艱辛利涉, 促鞭至孝浦, 沽酒療飢。 中路逢古邑 金生員, 問興陽消息, 則專然不知, 可歎。 至板峙, 日勢則能進定川, 而時氣無一家乾淨云, 故不得已, 留板峙矣。 夜見上下家, 皆明燈中夜煎粥, 俱是方痛之家也。 是日行九十里。 광정(廣亭) 충청남도 공주군(公州郡) 정안면(正安面)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시기(時氣) 때에 따라 유행하는 상한이나 전염성 질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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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二十七日 동틀 무렵에 출발하여 저교(楮橋)까지 70리를 가서 아침을 먹고 말에게 꼴을 먹였다. 삼례(參禮)까지 60리를 가서 묵었다. 이날 밤에 각 관(官)의 내행(內行)이 이 점(店)에 와서 머물고 있었기에 부득이 피폐한 막사로 들어갔다. 방문(房門)에 지창(紙窓)이 없는데다가 행인(行人)들이 많이 들어와 어수선하고 근심스러운데 병을 앓고 있는 사람마저 들어오니 위태롭고 두려운 상황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가 있겠는가. 開東發行, 至楮橋七十里, 朝飯秣馬, 至參禮六十里留宿。 是夜以各官內行, 來留此店, 不得已入疲廢之幕。 房無紙窓, 且行人多入, 紛擾憂惱中, 方痛者亦入, 危悚之狀, 何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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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二十日 주동(鑄洞)에 가서 송별하였는데, 용강(龍岡) 아객(衙客)42)이 내려오고 여러 사람들이 왔다. 往鑄洞送別, 龍岡衙客之下來, 諸人而來。 아객(衙客) 고을 수령을 찾아와 지방관아에 묵고 있는 손님을 이르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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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二十一日 아침을 먹기 전에 청배(靑排) 상원(尙元)의 집에 갔는데, 흥양의 소식을 알고 싶어서 온 것이다. 밥을 먹은 뒤에 죽사(竹寺) 신종재(申宗才)가 지방군[鄕軍]으로 어제 들어와 가서(家書)를 전해 주었는데, 별 탈 없이 무사하다는 소식이어서 여러 달의 근심스럽던 마음을 조금 풀 수 있었다. 食前往靑排 尙元家, 欲探興陽消息而來矣。 食後竹寺 申宗才, 以鄕軍昨日入來, 來傳家書, 卽平信也, 稍解累月愁悶之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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