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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자명종을 읊은 시에 차운하다 次人詠自鳴鍾 몸체는 네모 혹은 둥글고 색은 검은데 體或方圓色用烏시간을 알려주어 호백구(狐白裘)179) 같은 보배라네 驗時寶若白裘狐늘 돌고 도는 바늘은 마의180)를 보는 듯하고 針常轉轉看磨蟻스스로 댕댕 울리는 소리는 사냥개 소리 듣는 듯 聲自令令聽獵盧기술은 아주 훌륭해 프랑스 독일에서 왔고 傳術旣奇來佛獨솜씨는 더욱 정교해 누에 거미와 다투누나 致工愈巧競蠶蛛광음이 모두 이 가운데 다 들어가 있으니 光陰總入此中盡흰 머리의 강 늙은이는 그저 농어 잡는다오 頭白江翁但釣鱸 體或方圓色用烏, 驗時寶若白裘狐.針常轉轉看磨蟻, 聲自令令聽獵盧.傳術旣奇來佛獨, 致工愈巧競蠶蛛.光陰總入此中盡, 頭白江翁但釣鱸. 호백구(狐白裘) 여우의 겨드랑이 아래에 난 털로 만든 옷으로, 진기한 보물이다. 마의(磨蟻) 맷돌에 붙어 기어가는 개미로, 해와 달이 천구(天球) 상에서 운행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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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국181) 夏菊 늦가을에 비로소 꽃을 보니 秋晩始見花〈월령〉에 국화를 기록하였네182) 月令曾記菊서리와 눈을 이겨낸 그 자태 惟其傲霜雪이 때문에 이 국화를 사랑한다오 所以愛此菊그런데 6월에 꽃 피는 것 있으니 爰有六月花모양과 빛깔이 국화와 흡사하네 形色恰似菊세상 사람들 보고 사랑하여 世人見之愛억지로 하국이라 이름 붙였네 强名爲夏菊원래 추위 견뎌낸 절조 없는데 元無耐寒節어떻게 국화라고 말할 수 있으랴 安得謂之菊아 명과 실이 뒤섞였으니 嗟哉名實混국화만 그런 것이 아니라오 不是但在菊만약 사람을 분별하고자 한다면 如欲辨乎人먼저 하국 추국부터 시작해야 하리 先從夏秋菊 秋晩始見花, 月令曾記菊.惟其傲霜雪, 所以愛此菊.爰有六月花, 形色恰似菊.世人見之愛, 强名爲夏菊.元無耐寒節, 安得謂之菊?嗟哉名實混, 不是但在菊.如欲辨乎人, 先從夏秋菊. 하국(夏國) 여름에 피는 국화로, 금불초(金佛草)라고도 한다. 늦가을에……기록하였네 《예기》 〈월령(月令)〉에 "9월에 국화가 노랗게 핀다.[鞠有黃華.]"라는 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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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시를 사용하여 겸아247)를 생각하다 用前韻 思謙兒 선친께서 손자 네 명이 태어나리라 생각하지 못해 先君不意四孫生미리 지어 준 이름이 끝을 맺지 못하였구나 預錫之名未及成-선친께서 처음에 아들 형복(炯復)이 태어나자 이름을 지어주셨고, 이윽고 말씀하시기를 "이다음에는 형태(炯泰)라고 이름 짓고, 또 이다음에는 형관(炯觀)이라고 이름 지어라."라고 말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그래도 다행인 건 풍채가 아주 보잘것없지 않으니 猶幸風神頗不劣문자를 일찍이 밝히지 못했다고 싫어하겠느냐 可嫌文字未曾明이곳에 앞으로 닥칠 재앙을 차마 말하랴 忍言此地當前禍타향으로 떠난 뒤의 소식도 아울러 끊겼구나 幷絶他鄕去後聲굳이 수고롭게 문에 기대 기다리지 않아도 不必虛勞倚閭望무더운 여름에 날마다 그저 애만 타는구나 炎天日日但焦情 先君不意四孫生, 預錫之名未及成.【先子始於復兒生錫名, 旣而曰次此者名炯泰, 又次者名炯觀而止故云.】猶幸風神頗不劣, 可嫌文字未曾明.忍言此地當前禍? 幷絶他鄕去後聲.不必虛勞倚閭望, 炎天日日但焦情. 겸아(謙兒) 김택술의 4남인 김형겸(金炯謙)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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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불암1)에서 노사 기 선생2)을 뵙다 觀佛菴拜蘆沙奇先生 하늘가가 시야에 가까우니 (天涯眼下近)인간세상 안개 속에 희미하네 (人境霧中迷)한가히 노닐다 문득 밤이 되니 (優遊轉到夜)가을 달이 흉금을 비추네 (秋月上襟懷) 天涯眼下近。人境霧中迷。優遊轉到夜。秋月上襟懷。 관불암(觀佛菴)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이 젊어서 글을 읽었던 암자이다. 전라남도 장성군과 고창군 경계에 취서산(鷲棲山)이 있는데, 이 산에 있는 암자이다. 기정진이 민재남(閔在南)에게 답한 편지에 보면, 1868(고종5) 8월에 이곳으로 들어 왔는데 시야가 트여서 답답한 마음을 씻어 내기 좋은 곳이라고 하였다. 『노사집』 권5, 답민겸오(答閔謙吾). 노사(蘆沙) 기 선생(奇先生)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이다. 자는 대중(大中), 호는 노사, 본관은 행주(幸州)이다. 지금의 전라북도 순창군 출신이다. 유일로 천거되어 조정의 여러 벼슬에 제수되었지만 사양하였다. 성리학에 대한 깊은 궁리와 사색을 통해 이일분수(理一分殊)에 대한 독창적인 이론을 수립하였다. 저서로는 『노사집(蘆沙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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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립에게 답함 答朴景立 준규(準奎)가 와서 내일 초지(艸枝)로 간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길은 얼고 날은 추우니 백 리 길을 오가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 크게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군자는 한 가지 일을 겪으면 한 가지 지혜가 늘어나게 됩니다. 하물며 도(道) 있는 군자의 문하에 찾아가 직접 만나고서도 멍하니 얻은 바가 없어서 만나지 않은 때와 비슷하다면 쓸데없이 다리 힘만 써버리게 되는 꼴이 아니겠습니까? 이 역시 마땅히 스스로 성찰해야 할 지점입니다. 우리 두 사람이 서로 종유(從遊)한 날이 오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그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지극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벗을 만나고 대하는 것에 이르러서도 사방에서 이처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으니 만약 실제적인 효과에 나아가는 바가 없다면 앞으로 어떻게 스스로 해명하겠습니까? 모름지기 이 뜻을 십분 걱정하고 힘써야 할 것입니다. 準奎來。得聞以明日作艸枝之行。氷程寒天。百里往返。甚不易事。令人貢悶。然君子經一事。長一智。況親見君子有道之門。而蒙然無所得。與不見時相似。則不幾於徒費脚力乎。此亦所當自省處也。吾兩人相從之日。不爲不久。尊庭期望之心。不爲不至。至於朋友之見待。四方之指目如此。而若無進就實效。則其將何以自解乎。須體此意。十分惕勵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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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이후 5일 뒤 도중에 비를 만나다 2수 淸明後五日 道中遇雨【二首】 청명의 절기에 비가 어지럽게 내리니 淸明時節雨紛紛길 가는 행인은 애간장 끊어지려 하네 路上行人欲斷魂당나라 선비의 시에서 이제야 비로소 징험하니 唐士有詩今始驗편히 살던 벽산 마을을 돌이켜 생각하네 安棲回憶碧山村떠도는 인생의 쓴 운수 분분히 이어지니 浮生苦運續紛紛오늘 아침 장맛비에 또한 애간장 끊어지네 陰雨今朝亦斷魂모르겠네 누구 집에서 편안히 쉬어갈까 不識誰家安歇泊흉년에 세상 어지러워 황폐한 마을 뿐인데 年歉世亂但荒村 淸明時節雨紛紛, 路上行人欲斷魂.唐士有詩今始驗, 安棲回憶碧山村.浮生苦運續紛紛, 陰雨今朝亦斷魂.不識誰家安歇泊, 年歉世亂但荒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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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관아와 작별하다 道中別觀兒 어찌하여 갈림길 위에서 胡然岐上路부자가 서로 배회하는가 父子彷徨爲이글거리는 여름 절기요 爀爀炎天節어둑어둑한 석양의 때라 蒼蒼落日時좋은 때 아니라고 어찌 한탄하랴 不辰何恨矣뜻이 있으면 누가 꺾겠는가 有志孰摧之헤어짐은 끝내 어이할 수 없으니 分去終無柰가는 곳에 각자 최선 다해야 하리라 所行各盡宜 胡然岐上路, 父子彷徨爲?爀爀炎天節, 蒼蒼落日時.不辰何恨矣? 有志孰摧之?分去終無柰, 所行各盡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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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에 七月一日 십 일 지나면 입추가 펼쳐지니 十日於焉殿立秋욕수316)가 정사를 행함은 이때부터 시작하네 蓐收行政此爲頭새벽 되어 세찬 비가 남은 더위 몰아내더니 開晨豪雨驅殘暑밤 들어 서늘한 바람이 얇은 이불 위겁하네 入夜凉風劫薄裯반두317)는 함께 흥취 일으켰다 이미 들었는데 潘杜已聞同作興송구318)는 무슨 일로 부질없이 근심 이루었나 宋歐底事謾成愁일 년 농사는 본래 천옹의 일이니 歲功自是天翁事원래 사람과 함께 도모하지 않는다오 元與人生不共謀 十日於焉殿立秋, 蓐收行政此爲頭.開晨豪雨驅殘暑, 入夜凉風劫薄裯.潘杜已聞同作興, 宋歐底事謾成愁?歲功自是天翁事, 元與人生不共謀. 욕수(蓐收) 고대 전설 속에 나오는 서방(西方)의 신(神)으로, 가을을 주관한다. 반두(潘杜) 반악(潘岳)과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반악은 진(晉)나라 사람으로 가을의 서정을 잘 노래한 〈추흥부(秋興賦)〉를 지었고, 두보는 당(唐)나라 사람으로 기주(䕫州)로 피난 가서 〈추흥(秋興) 8수〉를 지었다. 송구(宋歐) 송옥(宋玉)과 구양수(歐陽脩)를 가리킨다. 송옥은 전국 시대 초(楚)나라 사람으로 가을을 슬퍼하는 내용의 〈구변(九辯)〉을 지었고, 구양수는 송(宋)나라 사람으로 가을을 읊은 〈추성부(秋聲賦)〉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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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고을 흥덕의 향교를 지나다 過興德廢邑鄕校 언덕과 산에 별천지가 열리니 岡巒別作洞天開전각이 백 척의 벼랑에 높이 임하였네 殿宇高臨百尺崖봄가을로 현송330)하기에 딱 알맞은 곳이니 端合春秋絃誦地지척에 있는 성시의 먼지도 문제 없다오 無關咫尺市城埃비록 이 고을은 의절에 부족한 것이 많지만 縱然縣山儀多闕순박한 풍속 회복하여 선비들 쇠락하지 않았네 却復風淳士不衰고을 피폐한데도 성인의 사당 보존하고 있으니 邑廢猶能存聖廟멀리 온 사람의 떳떳한 본성 또한 좋구나 遠人彝性亦嘉哉 岡巒別作洞天開, 殿宇高臨百尺崖.端合春秋絃誦地, 無關咫尺市城埃.縱然縣山儀多闕, 却復風淳士不衰.邑廢猶能存聖廟, 遠人彝性亦嘉哉. 현송(絃誦) 금슬(琴瑟)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것으로, 예악(禮樂)의 교화를 뜻한다. 제자인 자유(子遊)가 무성(武城)이란 고을의 읍재(邑宰)로 있으면서 현가(絃歌)로 백성을 교화하는 것을 보고 공자가 흐뭇해 한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論語 陽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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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言語 말이 망녕되지 않으면 마음이 오직 고요하고 (不妄心惟静)말할 때 충을 생각하면 뜻이 절로 참되네 (思忠意自眞)수사3)의 노인이 (是知洙泗老)이를 가지고 인을 행하는 방법이라고 하였으리라 (舉此告爲仁) 不妄心惟静。思忠意自眞。是知洙泗老。舉此告爲仁。 수사(洙泗)의 노인 수사는 수수(洙水)와 사수(泗水)로, 중국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를 지나는 두 개의 강 이름이다. 이곳이 공자의 고향에 가깝고 또 그 사이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보통 공자의 학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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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에 이르러 이도민【승호】과 노닐다 到丹陽與李道敏【承灝】遊 효도와 우애로부터 시작하여 인을 구하니 (自從孝弟始求仁)이것이 인간 세상에 으뜸가는 사람일세 (此是人間一等人)우리 유자 분수 밖의 일을 말하지 말라 (休說吾儒分外事)어지러운 세상살이 모두 참이 아니라네 (紛紜閱世摠非眞) 自從孝弟始求仁。此是人間一等人。休說吾儒分外事。紛紜閱世摠非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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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경방의 시에 화운하다 和敬方弟 알아야 할 것을 알고 행해야 할 것을 행하니 (知所當知行所行)인간 세상 비방하는 소리 어찌 싫어하랴 (何嫌人世毀咻聲)하늘의 조화 그칠 때가 없고 (一天造化無時息)천고의 풍진세상 맑은 날이 적네 (千古風塵少日晴)부귀는 뜬구름처럼 아침저녁으로 바뀌고 (富貴浮雲朝暮態)공명은 흐르는 물처럼 얕고 깊음이 달라지네 (功名流水淺深情)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莫將歲月悠悠過)뜻을 두어야지 일을 끝내 이룰 수 있네 (有志方能事竟成) 知所當知行所行。何嫌人世毀咻聲。一天造化無時息。千古風塵少日晴。富貴浮雲朝暮態。功名流水淺深情。莫將歲月悠悠過。有志方能事竟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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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1905, 고종42) 가을 영귀정142)에서 가숙으로 돌아오다 乙巳秋自詠亭還家塾 병 얻어 금침을 옮겨서143) 봉양144)에 누우니 (得病移衾卧鳳陽)가을날 풍우가 사람을 늘 시름겹게 하네 (秋來風雨惱人長)어느 때 검은 구름을 깨끗하게 쓸어서 (何時凈掃煙雲黑)요순시절의 광명을 다시 볼까 (重見堯天舜日光) 得病移衾卧鳳陽。秋來風雨惱人長。何時凈掃烟雲黑。重見堯天舜日光。 영귀정(詠歸亭) 정의림(鄭義林)이 강학을 위해 1893년 12월에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 회송리(會松里)에 건립한 건물이다. 여기에 아홉 성인의 진영(眞影)을 봉안하였다. 병……옮겨서 두보(杜甫)의 「협중람물(峽中覽物)」에 "촉강은 외려 황하를 보는 듯한데, 배 안에서 병 얻어 금침을 옮기노라.[蜀江猶似見黃河, 舟中得病移衾枕.]"라고 한 구절을 차용하였다. 봉양(鳳陽) 당시 작자가 거주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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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촌 굴사에 들르다 過水村窟洞 스스로 말하기를, 평생에 이 유람이 으뜸이니 (自說平生冠此遊)이런 명승지가 인간 세상에 남아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誰知靈境世間留)떨어진 단풍잎을 나그네 지팡이로 헤치고 (客杖披來紅葉下)흰 구름 끝에서 선인의 자취를 끌어내네 (仙蹤引出白雲頭)대석봉 봉우리는 옥을 깎아 세운 듯 아름답고 (戴石峯峯刪玉立)현천곡 골짜기는 얼음을 부수며 흐르네 (懸泉谷谷碎氷流)거주하는 사람들이 창주동109)이라고 하니 (居人云是滄洲洞)구곡의 풍경에서 예전 가을을 상상하네 (九曲風煙想舊秋) 自說平生冠此遊。誰知靈境世間留。客杖披來紅葉下。仙蹤引出白雲頭。戴石峯峰刪玉立。懸泉谷谷碎冰流。居人云是滄洲洞。九曲風煙想舊秋。 창주동(滄洲洞) '창주(滄洲)'는 주희(朱熹)가 무이산(武夷山) 창주정사(滄洲精舍)를 지어 강학하던 곳이다. 그는 무이산(武夷山) 계곡을 아홉 개로 나누어 무이구곡(武夷九曲)이라 명명하고 이곳에 살면서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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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치에서 애산 정후윤44)【재규】을 작별하다 楓峙別鄭艾山厚允【載圭】 기양의 객을 멀리 송별할 제 (遠送岐陽客)세찬 바람 불고 잎은 물들었네 (風高葉已秋)평소 의분에 북받쳐 눈물 흘렸는데 (平生慷慨淚)오늘이 가장 거두기 어렵네 (今日最難收) 遠送岐陽客。風高葉已秋。平生慷慨淚。今日最難收。 정후윤(鄭厚允) 정재규(鄭載圭, 1843~1911)이다. 본관은 초계(草溪), 자는 후윤(厚允), 호는 애산(艾山) 또는 노백헌(老栢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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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형 월파45) 백언【시림】과 영벽정에 오르다 與族兄月波伯彥【時林】登映碧亭 영벽강46) 가에는 모래사장이 십리나 펼쳐지고 (映碧江邊十里沙)봉서루47) 아래에는 수많은 집이 있네 (鳳棲樓下萬人家)백 리 길 나란히 말을 타고 스승을 찾아가니 (聯鞭百里從師去)지금부터 끊임없이 찾아와 많은 도움을 얻으리라 (自此源源受益多) 映碧江邊十里沙。鳳棲樓下萬人家。聯鞭百里從師去。自此源源受益多。 월파(月波) 정시림(鄭時林, 1839∼1912)의 호이다. 자는 백언(伯彦)이다. 보성 출생으로,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다. 문집으로 『월파집(月波集)』이 있다. 영벽강(映碧江)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에 흐르는 강이다. 이 강가에 영벽정(映碧亭)이 있었다. 봉서루(鳳棲樓)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석고리에 있는 누대로, 옛 관아 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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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우연히 짓다 道中偶成 어제 비가 길 가는 사람을 막아 근심 깊었는데 憂深昨雨滯行人오늘 아침 날씨가 산뜻하여 되려 기쁘구나 却喜今朝天氣新기쁨과 근심이 오가는 것과 같으니 一喜一憂如往復기쁨과 근심에 부질없이 애태울 필요 없다네 喜憂不必謾勞神 憂深昨雨滯行人, 却喜今朝天氣新.一喜一憂如往復, 喜憂不必謾勞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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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김대진 진근 을 곡하다 哭金友大眞【鎭根】 그대와 같이 걸출한 인물은 드문데 傑然人物罕如君뜻밖에 오늘 아침 갑자기 그대를 곡하네 夢外今朝遽哭君세속에서 벗어난 망동이라고 비웃지 말라 出世妄行人莫笑지금 그대 재주 시험하지 못함을 한탄하노라 當今恨未試之君 傑然人物罕如君, 夢外今朝遽哭君.出世妄行人莫笑, 當今恨未試之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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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강에게 사례하다 謝金秋岡 추강의 높은 의기는 천추에 드무니 秋岡高義罕千秋오십년 예전 교분을 잊지 않았도다 不忘前交五十秋다시 어진 아들 있어 아비의 뜻을 이으니 更有賢子承父志지금 세상에 그대 집안만 《춘추》를 읽는구려 君家此世獨春秋 秋岡高義罕千秋, 不忘前交五十秋.更有賢子承父志, 君家此世獨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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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에게 사례하다 謝楊愚石 우석의 사귀는 정은 돌보다 견고하니 愚石交情堅勝石곤진이 다행히도 완석을 버리지 않았네429) 崑珍幸不棄頑石평생토록 신의 있기를 스스로 기약했으니 平生信義自期心그대 말을 표출하여 빗돌에 새길 만하여라 表出君言可勒石 愚石交情堅勝石, 崑珍幸不棄頑石.平生信義自期心, 表出君言可勒石. 곤진(崑珍)이……않았네 곤진은 곤륜산의 진귀한 보배로 상대방을 비유하고, 완석(頑石)은 다듬어지지 않은 단단한 돌로 자신을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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