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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점서【재홍】에게 답함 答吳漸瑞【在鴻】 뜻밖에 온 심부름꾼을 통해 체후가 여전히 편안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기쁜 마음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근래 겪은 일이 마치 거센 풍랑 속에 있듯 위태로워 어느새 백발이 다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결말이 나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세상 고락과 역경이 과연 이처럼 헤아리기 어렵단 말입니까. 댁내에 일어난 오늘날의 일 또한 운수에 관계된 것이니 어찌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사리로 보아 마음을 비워 만년을 보내고, 또 주밀한 계책을 세워 다시 훗날의 염려가 없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匪意伻來。因審體候連享安適。喜豁不可言。弟近日所經歷。如在狂風驚濤。萬丈危險。不覺頭髮盡白。然旣已登岸。可以敍息矣。人世間苦樂險易。果如是難測耶。宅上今日之事。亦是一副關數處。豈人力可容者哉。遣理坦懷。以葆晩景。又以戒勅密勿。勿復有後慮。如何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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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윤【영조】에게 보냄 與崔錫允【永祚】 좋은 벗이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음이 울적하건만 가을바람이 한창 높으니 마음을 추스르기가 배나 어렵습니다. 부모를 모시는 일이 즐겁고 경사스러우며 체후는 다복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농사가 풍년이라는데 호서 땅도 그러한지요? 거듭된 기근 끝에 위로가 될 만하지만, 요즘의 세상 소식이 좋지 못해 재앙이 일어날 기색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집안에 편안히 앉아 마음껏 먹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가(大家 상대방)께서 이사하신 이래 천 리 길이 5일이 걸리는 노정(路程)으로 바뀌고 멀리 있는 절역(絶域)이 이웃하는 성(省)처럼 가까워졌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기대하던 바람이 이로 인해서 이루어질 수도 있으련만 세상 상황이 어지러워 안정될 기약이 없습니다. 이러한 바람이 어긋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묻고 배우며 서찰로 의견을 주고받는 일도 보장하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북쪽을 바라보며 내닫는 서글픔을 어찌 견디겠습니까. 良朋在遠。我思忉忉。秋風方高。倍難爲情。未審侍省歡慶。體候百福。年事告登。湖中亦然否。荐饉之餘。此可足慰。而但時耗不良。禍色日深。未知安坐屋裏可以得餉此大盌否也。大家搬移以來。千里之路。爲五日之程。絶域之遠。爲隣省之近。則平日期擬之願。庶可因此得就。而時象撓撓。妥帖無期。恐不惟此願或歸差池。而問聞往復。亦不至難保其源源耶。北望馳悵。曷以勝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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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경방과 함께 심회를 서술하여 읊다 同敬方弟敍詠 태극의 참되고 온전함 사람에게 부여하였으니 (太極眞全賦畀人)천지의 만물이 모두 나의 인이라네 (乾坤萬彙摠吾仁)의리는 무궁하니 부지런히 절차탁마하고 (義理無窮勤切琢)생애는 분수 따라 경륜함이 있네 (生涯隨分有經綸)부귀가 자신을 위한 공부에 무슨 보탬이 되겠으며 (富於爲己曾何益)명예와 이 몸 비교하면 무엇이 가깝겠나 (名與是身較孰親)깊은 학문의 전통 가학이 있으니 (墨峽深深家學在)그대 학업이 날로 새로워지기를 바라네 (企君課業日將新) 太極眞全賦畀人。乾坤萬彙摁摠吾仁。義理無窮勤切琢。生涯隨分有經綸。富於爲已曾何益。名與是身較孰。親墨峽深深家學在。企君課業日將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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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두산에서 제종과 모여 심회를 읊다 龍仁斗山。會諸宗。敘懷 객창에 어둠이 내릴 때 기쁨으로 잠 못 드니 (客窓近夜喜無眠)한 방에서 정다운 친척과 백세에 단란하네 (一室情親百歲圓)오래된 솔과 버들은 모두 선인의 음덕이요 (老松衰柳皆先蔭)향기로운 국화 새로 물든 단풍에 이미 세모가 되었네 (芳菊新楓已暮天)고향 생각에 머리 돌리니 구름은 천 리 멀리 있고 (思鄉回首雲千里)술을 마시며 마음을 논하니 서검을 배운 지 십년이네97) (對酒論心劍十年)나를 위해 가문을 빛낼 계책을 힘써 세우라 (爲我勉爲門戶計)인생 사업은 서책 속에 있네 (人生事業在陳篇) 客窓近夜喜無眠。一室情親百歲圓。老松衰柳皆先蔭。芳菊新楓已暮天。思鄉回首雲千里。對酒論心劒十年。爲我勉爲門戶計。人生事業在陳篇。 서검을……십년이네 가도(賈島)의 「검객(劍客)」에 "십 년 동안 칼 한 자루 갈았으나, 시퍼런 칼날 아직 써 보지 못했네. 오늘 가져다가 그대에게 주노니, 누가 공평하지 못한 일 하겠는가.[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今日把贈君, 誰有不平事.]"라고 하였다. 『古文眞寶 前集 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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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송리147) 동산에서 노닐며 안순견을 추억하다 遊七松東山憶舜見 부춘의 사월 온갖 꽃이 만발하여 (富春四月百花明)시와 술의 맑은 유람에 벗들이 모였네 (文酒淸遊會友生)황조는 한 사람이 부족한지 알지 못하고 (黃鳥不知人少一)숲 너머에서 작년처럼 울어 대네 (隔林啼送去年聲) 富春四月百花明。文酒清遊會友生。黃鳥不知人少一。隔林啼送去年聲。 칠송리(七松里)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안국정의 집이 이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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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1906, 고종43) 섣달 그믐날 밤에 丙午除夕 눈은 강산에 가득하고 달빛은 하늘에 가득하니 (雪滿江山月滿天)둥둥둥 울리는 북소리 새해를 알리네 (鼕鼕歌鼓報新年)맑은 기운 봄 따라 이를 것이니 (願言淑氣從春至)국태민안을 온전히 함께 즐거워하기를 (國泰民安同樂全) 雪滿江山月滿天。鼕鼕歌歌鼓報新年。願言淑氣從春至。國泰民安同樂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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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 김성민【재기】옹의 시에 받들어 화운하다 奉和惺石金翁聖民【在驥】 죽수202)에서 어찌 일찍이 복전203)을 멀리하였던가 (竹樹何曾遠福田)멀리 떨어져 지낸 지 어느새 여러 해 되었네 (居然涯角已多年)청춘 시절 영귀정의 모임에 찾아갔는데 (靑春歷訪詠歸社)백수의 나이에 처음 어진 성석을 만났네 (白首初逢惺石賢)세상의 변화를 돌아보니 지금 어떤 세계인가 (回視滄桑何世界)가련한 화조만 옛 산천에 그대로 있네 (可憐花鳥舊山川)부지하고 물리칠 의리 한 편에 분명하니 (分明一編扶攘義)영서204)를 머물러 두어 양쪽에서 비추네 (留作靈犀照兩邊) 竹樹何曾遠福田。居然涯角已多年。靑春歷訪詠歸社。白首初逢惺石賢。回視滄桑何世界。可憐花烏舊山川。分明一編扶攘義。留作靈犀照兩邊。 죽수(竹樹) 능주의 옛 이름이다. 복전(福田) 봄에 씨 뿌리고 가꾸면 가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처럼, 공양(供養)하고 보시(布施)하며 선근(善根)을 심으면 그 보답으로 복을 받는다는 뜻의 불교 용어이다. 영서(靈犀) 영묘(靈妙)한 무소뿔로, 무소뿔은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어 양방이 서로 관통하는 것에서, 두 사람의 의사(意思)가 이심전심으로 일치되는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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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당 선생60)을 위한 만사 石塘先生輓 태극이 다시 경술년(1790, 정조14)에 열렸으니 (太極重開庚戍歲)연원은 석당 가에서 단정히 받들었네 (淵源端接石塘濱)백마강 가에 붉은 명정 드리운 길에 (白馬江頭丹旐路)사방의 선비들 눈물이 수건에 가득하네 (四方多士淚盈巾) 太極重開庚戍歲。淵源端接石塘濱。白馬江頭丹旐路。四方多士淚盈巾。 석당(石塘) 선생 정의림의 족대부(族大父) 정귀석(鄭龜錫, 1790-?)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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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대부 정화국61)의 죽음을 애도하다 哭族大父和國 사오백 년 동안 종택을 지켰으니 (四五百年守厥宅)이십구 대 동안 우리 가문의 종통이었네 (二十九世宗我門)해마다 가야에서 저녁에 단란하게 모였는데 (歲歲伽倻團聚夕)지금부터 정다운 담소 누구와 나누랴 (從今情話與誰云) 四五百年守厥宅。一十九世宗我門。歲歲伽倻團聚夕。從今情話與誰云。 정화국(鄭和國) 자는 송덕(頌德), 호는 인천(仁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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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생 자명111)을 전송하다【진섭】 送姜生子明【晉燮】 그대를 전송함에 무엇을 주랴 (送君何以贈)그댈 위해 섣달의 매화 가지를 꺾었네 (爲折臘梅枝)돌아가는 길 눈보라 치겠지만 (歸路多風雪)춘심을 부디 고이 간직하기를 (春心愼莫虧) 送君何以贈。爲折臘梅枝。歸路多風雪。春心愼莫虧。 강생 자명(姜生子明) 강진섭(姜晉燮, 1870~?)으로,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자명(子明)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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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이 끊이지 않다 憂不絶 백발의 나이라 근심 견디기 어려우니 憂愁叵耐白頭年늘 냇물이 흘러 모이듯 계속 이어지네 續續常如方至川극심한 병에 걸린 어린 손자는 겨우 위기 면했지만 劇病嬰孫危僅免곤경에 처한 아들은 재앙이 계속 이어지누나 難關當子禍相連운명을 편히 받아들이면 흔들림 없겠지만 縱安運命將無動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되려 다시 흔들리네 未抑情懷却復然생일에 외롭고 쓸쓸한 감회가 더해지니 添得生朝孤露感번갈아 앞에 늘어선 위로의 술잔을 모두 사양하네 幷謝慰酌迭排前 憂愁叵耐白頭年, 續續常如方至川.劇病嬰孫危僅免, 難關當子禍相連.縱安運命將無動, 未抑情懷却復然.添得生朝孤露感, 幷謝慰酌迭排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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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 날에 관아245)가 헌수한 시를 받고 화운하여 보이다 甲晬日 得觀兒獻詩 步韻示之 옛날 이모의 나이246)에 너를 낳았는데 昔二毛年汝始生어느덧 장성하여 학업을 조금 이루었구나 居然壯立業些成의관을 지금 세상에 누가 지킬 수 있으랴 衣冠今世誰能守문학은 천추토록 네가 밝히려고 하였지 文學千秋爾欲明부모에게 생일 술잔 따르지 못했다고 탄식 말고 勿歎未供親晬酌혹 대를 이어온 집안 명성 실추시킬까 걱정하거라 定憂或墜世家聲어찌하여 집에 아들 소식이 더디느냐 胡然室裡遲璋慶늙은 아비 기대하는 마음 금하지 못하겠구나 老父不勝期待情 昔二毛年汝始生, 居然壯立業些成.衣冠今世誰能守? 文學千秋爾欲明.勿歎未供親晬酌, 定憂或墜世家聲.胡然室裡遲璋慶, 老父不勝期待情. 관아(觀兒) 김택술의 3남인 김형관(金炯觀)을 가리킨다. 이모(二毛)의 나이 32세를 말한다. 진(晉)나라 반악(潘岳)의 〈추흥부서(秋興賦序)〉에 "나는 나이 서른둘에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余春秋三十有二, 始見二毛.]"라고 하였다. 《文選 卷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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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귀정에서 벗 안우 순견과 이덕재190)【인환】를 추억하다 詠歸亭憶安友舜見李友德哉【仁煥】 벗이 조금도 머물러주지 않는 것 애석하니 (可惜故人不少留)만년에 외로이 영귀정 누대에 기대네 (晚來孤倚詠歸樓)꽃을 마주할 때마다 지난봄 즐거움을 추억하곤 하는데 (對花每憶前春樂)달이 떴건만 오늘 밤 누구와 함께 노닐까 (有月誰同今夜遊)창밖 발자국 소리 자주 꿈속에 들리고 (窓外跫音頻入夢)못가의 풀빛은 도리어 시름겹게 하네 (池邊草色還生愁)아, 당일 사문의 약속이 있었건만 (嗚呼當日斯文約)쓸쓸한 여생은 또 백발이 되었네 (踽踽餘生又白頭) 司惜故人不少留。晚來孤倚詠歸樓。對花每憶前春樂。有月誰同今夜遊。窓外跫音頻入夢。池邊草色喚生愁。嗚呼當日斯文約。踽踽餘生又白頭。 이덕재(李德哉) 이인환(李仁煥, 1858~1902)이다. 본관은 공주(公州), 자는 덕재, 호는 경헌(敬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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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청일137)【재덕】의 시에 화운하다 和梁清一【在德】 남쪽 구름 서글피 바라보며 푸른 산을 대하니 (悵望南雲對碧山)옛 벗은 진중하게 시를 지어 보내주었네 (故人珍重有詩還)천태산138)으로 읊조리며 돌아가니 봄바람이 저물었고 (咏歸台嶽春風晩)방촌139)을 꿈꾸니 밤 달빛이 한가롭네 (夢入芳村夜月閒)생애는 떠돌아다니는 가운데 가소롭고 (堪笑生涯漂泊裏)나이가 노년의 문턱에 들어선 것에 문득 놀라네 (翻驚年力壯衰間)향린에서 군자들이 있는 것에 힘입으니 (鄉隣賴有諸君子)매양 서신을 보내고 또 찾아오네 (每惠德音更賜顔) 悵望南雲對碧山。故人珍重有詩還。咏歸台嶽春風晩。夢入芳村夜月閒。堪笑生涯漂泊裏。翻驚年力壯衰間。鄉隣賴有諸君子。每惠德音更賜顔。 양청일(梁淸一) 청일은 양재덕(梁在德, 1865~1943)의 자이다. 천태산(天台山) 전라도 화순군 도암면 천태리에 있는 산이다. 방촌(芳村)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에 위치한 천관산(天冠山) 아래의 마을 이름이다. 작자 선친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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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윤과 신안강 가에 도착하여 입으로 부르다 與鄭厚允到新安江上口呼 손을 잡고 지팡이 나란하여 야외로 나가니 (携手聯筇野外行)신안의 산수가 사람을 맑게 비추네 (新安山水照人淸)더구나 상원일에 날씨가 좋아 (況是上元好天氣)산 짐승과 개울 새가 정답게 욺에랴 (山禽溪鳥盡情鳴) 携手聯笻野外行。新安山水照人清。況是上元好天氣。山禽溪鳥盡情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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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서사에서 양처중189)【회락】의 운에 차운하여 벗들과 작별하다 雙峰書社用梁處仲【會洛】韻別諸友 아름다운 산을 유랑하는 객이 쌍산의 나그네 되어 (佳山浪客客雙山)그럭저럭 반년을 보냈네 (荏苒經過半歲間)촌락의 풍속은 너그럽고 어질어 넉넉히 대접하고 (村俗寬仁供憶厚)생도는 잘 익혀서 과정이 한가롭네 (生徒馴習課程閒)가을 숲에서 손을 벌리며 국화로 다가가고 (秋林手擺黃花入)겨울 거리에서 지팡이 짚고 백운 속으로 들어가네 (冬巷笻穿白雪還)작별에 앞서 아득히 한없는 생각에 잠기니 (臨別悠悠無限意)술로도 시름을 풀기 어렵네 (難將杯酒罷愁顔) 佳山浪客客雙山。荏苒經過半歲間。村俗寬仁供憶厚。生徒馴習課程閒。秋林手擺黃花入。冬巷笻穿白雪還。臨別悠悠無限意。難將盃酒罷愁顔。 양처중(梁處仲) 양회락(梁會洛, 1862~1935)이다. 본관은 제주(濟州), 자는 처중이다. 호는 동계당(東溪堂)이다. 저서에 『동계당유고(東溪堂遺稿)』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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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공 도인에게 보냄【현수】 與朴公道仁【賢秀】 헤어진 지 이미 한 달이 되었습니다. 고요히 정양하시는 체후는 절서에 따라 편안하십니까. 영포(令抱 상대방의 손자)의 혼인은 이미 잘 치렀다는 말을 들었으니 위로되고 기쁜 마음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소생은 며칠 전에 천태산(天台山) 아래로 이사하였는데 아무것도 없는 나머지에 이사한 집의 모든 일이 전혀 모양을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귀하의 집이 멀지 않아 교유하면서 묻고 듣는 것은 이로부터 계속 이어질 것이니 이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사리상 마땅히 찾아가 근일의 안부를 여쭈고 사정을 다 아뢰어야 하지만 나머지 일이 어수선하여 아직 안정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바야흐로 옛집에 가려고 하나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슬픈 마음을 어찌 형용하겠습니까. 拜違已月。未審靜養體力。順序萬寧。令抱委禽。聞已利行。不勝慰悅。生數日前。移家住天台山下。蕩然之餘。新寓凡百。萬不成樣。只以貴庄不遠從逐問聞從此源源以是爲幸耳。事當進候近節。兼暴情私。而餘撓尙未妥帖。且方作舊居之行。未得遂意。悵何可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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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경계시킨 주자의 시에 차운하여 강자겸205)【익섭】에게 주다 次朱子戒人詩。贈姜子謙【益燮】 공부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을 귀하게 여기니 (大抵功夫貴日新)답습한다면 누가 자신을 그르치지 않겠는가 (因循孰不誤其身)그대를 보고 진보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見君意謂多長進)무슨 일로 오히려 예전 그대로인가 (何事猶爲舊面人) 大抵功夫貴日新。因循孰不誤其身。見君意謂多長進。何事猶爲舊面人。 강자겸(姜子謙) 강익섭(姜益燮, 1882~?)이다. 본관은 진산(晉山), 자는 자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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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영236)【우경】에게 주다 贈洪士塋【祐璟】 그대 나처럼 자질이 노둔한 것 가련하니 (憐君姿質鈍如我)학문한 지 여러 해이지만 괴롭게도 터득하지 못하였네 (從學多年苦未開)비록 그렇지만 이 일은 성실함과 독실함에 달렸으니 (雖然此事在誠篤)덕행 있는 선배들 어찌 모두 재주가 있었으랴 (先德何曾皆有才) 憐君姿質鈍如我。從學多年苦未開。雖然此事在誠篤。先德何曾皆有才。 홍사영(洪士塋) 홍우경(洪祐璟, 1873~?)이다. 본관은 풍산(豐山), 자는 원중(元仲)이고, 호는 사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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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재【상유】에 대한 만사 挽曺元哉【尙裕】 육십 년 세월 쉬지 않고 흘렀으니 (六十年光去不休)막막한 태허에 조각구름 걷히네 (太虛漠漠片雲收)이승을 돌아보니 남은 사람 없고 (回首陽界無餘物)시서의 씨앗만 남아 있네 (只得詩書種子留) 六十年光去不休。太虛漠漠片雲收。回首陽界無餘物。只得詩書種子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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