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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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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빙류

1863년 박덕유(朴德裕) 차용내역서(借用內譯書) 고문서-증빙류-차용증 경제-회계/금융-차용증 癸亥十二月十四日 癸亥十二月十四日 1863 부안 서외 김채상 후손가 부안 서외리 김채상 후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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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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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1916년 이승호(李承鎬) 부동산매매계약서(不動産賣買契約書) 고문서-명문문기류-계약서 경제-매매/교역-계약서 大正五年陰二月二十八日 朴敬烈 李承鎬 大正五年陰二月二十八日 朴敬烈 李承鎬 부안 서외 김채상 후손가 부안 서외리 김채상 후손가 1916년에 이승호가 부안군 상서면 거석리에 있는 논 2필지를 박경렬에게서 매입하면서 작성한 부동산 매매계약서. 1916년에 이승호(李承鎬)가 부안군(扶安郡) 상서면(上西面) 거석리(擧石里)에 있는 논 2필지를 박경렬(朴敬烈)에게서 매입하면서 작성한 부동산 매매계약서이다. 거래 대상은 논 4두락과 논 1두 5승락 짜리 2곳이었으며, 거래가격은 백원(百円)이었다. 작성연대는 일본 연호 대정(大正)를 사용하여 표기했으며, 본문은 한문과 일본어 가타가나를 혼용하였다. 그리고 이 문서에는 매도인과 보증인이 각각 주소와 성명을 적고 날인하였으나, 매수인은 이름만 적어 놓았다. 한편 매매 대상 부동산의 위치를 '賦三三三'와 같이 지번(地番)을 쓰면서도 동서남북에 산천(山川)이 있다고 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섞어 표기한 점이 눈에 띈다. 박경렬은 이때 매매계약서와 함께 이승호에게 영수증 2장을 함께 건네주었다. 이를 보면, 2필지를 각각 50원에 거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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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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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不動産賣買契約書不動産ノ表示 左記目錄通り此賣渡代金 百円や右不動産ヲ貴殿ニ賣渡シ前記代金正ニ領受候事確實也依テ后日該不動産ニ對シ他ヨリ異議無?ハ勿論ノ義ニ候處萬一異議相起リ候張合ハ拙者ニ於テ處辨シ毫モ貴殿ニ御迷惑相掛ケ申問敷其ノ爲メ本證書差入候也大正五年陰二月二十八日扶安郡上西面擧石里一,十戶賣渡人 朴敬烈(印)扶安郡上西面露積里一,一戶保證人 朴章燁(印)李承鎬 殿不動産表示扶安郡上西面擧石里 賦三三三畓四斗落畓一斗五升落三,七束餘白東 川 西 山南 山 北 川(皮封)領受證與賣買證書在中擧石里朴敬烈畓文券(別紙)領收證一金五拾円也右本郡上西面擧石里前坪畓肆斗落價로領受홈大正五年陰二月卄九日領受人擧石里朴敬烈李承鎬 殿(別紙)領收證一金五拾円也上西面擧石里畓價로正히領受홈大正五年陰三月十五日領受人 朴敬烈李承鎬 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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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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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부

위치명【혁기】에게 답함 答魏致明【赫基】 저는 비루하게 살아서 그저 깊은 산속에서 땔나무를 하고 목축하는 일에 얽매인 부류일 뿐인데, 그대가 어떻게 알고서 이렇게 먼저 편지를 보내주게 된 줄 모르겠습니다. 칭찬하는 것이 사실과 어긋나고 비유하는 것이 실재에서 벗어나, 편지를 받고서 등의 땀이 발바닥까지 흘렀습니다. 들어보니, 그대는 가정의 교훈을 이어받고 성대한 덕이 있는 스승의 문하에서 종유해서, 좋은 소문과 좋은 덕망이 멀고 가까운 곳에 자자하여 솥과 냄비도 귀가 있어 들었을 정도였으니, 항상 매우 공경하고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독서하는 곳에 한번 가서 조금이라도 쌓인 감회를 풀 수 있기를 바랐으나 이를 수 없었는데, 어떻게 오늘날 도리어 그대의 편지가 이곳에 보내지도록 하는 과실을 저지르게 할 줄 알았겠습니까? 편지를 받고서, 부모님을 모시고 경전을 공부하는 생활이 때에 따라 성대한 줄 알았으니, 매우 위로되고 고마워 실로 듣기 바라던 말에 부합했습니다. 저는 본래 타고난 자질이 좋지 못하고 세운 뜻이 견고하지 못해서, 그럭저럭 지내는 사이에 젊고 혈기 왕성할 시기를 놓쳐버려서 마침내는 단지 한낱 못난 사람이 되었을 뿐입니다. 말을 하자니 슬프고 한탄스러우나 뒤미처 보완할 길이 없습니다. 만약 그대께서 나를 비루하게 여기지 않고 버리지 않아서 혹시라도 포용해주는 은혜를 내려주신다면, 이로 인해 영향을 받아서 남은 생애에 조금이라도 공효를 거두는 것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바람을 맞아 그리움이 치달리니 잊지 못하겠습니다. 義林陋生也。碌碌局束於窮山樵牧之列。未知執事何而知之。而有此先施之擧哉。獎詡失實。比擬不倫。受言惶悚。背汗流跖。伏聞執事承襲家庭之訓。遊從長德之門。令聞令望。藉藉遐邇。鼎鐺有耳。常切欽艶。而期擬一造於讀書庄。以償積懷之萬一。而不可得。豈知今日而坐屈寵牘至此之過哉。因審侍傍經體震艮。對時茂謐。慰沃感豁。實叶願言。義林素稟不美。立志不牢。因循之頃。蹉失少壯光陰。而畢竟成就只是一箇無所肖似之物而已。興言悲歎。無計追補。若有如左右不鄙不棄。或賜包納之惠。則因以擩染以觀餘日一分之收否。臨風馳想。不任耿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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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경【치상】에게 답함 答呉輔慶【治相】 사성(士誠)이 찾아올 때 그대가 직접 쓴 편지를 받게 되었는데 겸하여 별지의 문목(問目)도 그 안에 들어 있었네. 봉투를 열어 살펴보고서 무한한 감회가 일었네. 오호라! 이 어찌 다만 안부를 묻는 편지이어서 그렇겠는가. 그대는 나에게 실로 집안 대대로 친하게 지내온 정의(情誼)가 있으니, 일반적으로 서로 아는 것에 비교할 것이 아니네. 더구나 그대의 현재 처지는 실로 타인과 다른 점이 있으니, 항상 못난 나는 걱정하는 마음을 견딜 수가 없다네. 자네가 지금 이미 각오를 다지고 뜻을 세워 외부의 한가로운 일을 물리치고서 문을 닫고 휘장을 내려서 부모를 봉양하고 집안일을 주관하는 여가에 이전 배운 학업에 침잠하여 쉬지 않고 부지런히 연마하였기에 편지 폭에 가득한 의문과 질문의 문목을 보니, 이 얼마나 좋은 소식인가. 대저 그대의 자질은 말이 적으면서도 온화하고 신실하며 생각이 트이고 영특하니, 참으로 이를 발판으로 나아간다면 어찌 끝내 여항의 평범한 사람에 그치겠는가. 덕스런 가문의 영광이요, 우리 유림의 다행이라네. 한마음으로 굳게 견지하여 노력하고 또 노력하게나. 士誠來.得奉手書。兼有別紙問目。披閱以還。感感無量。嗚呼。此豈但以書尺寒暄而然哉。君於我。實有通家之誼。而非尋常相知之比。況君今日情地。實有以異於人者。每不勝區區慰戀之私。今旣覺悟立志。謝絶外間悠悠之事。杜門下帷。養親幹蠱之餘。沈潛舊業。慥慥不休。疑難問目。滿紙盈幅。此是何等好消息耶.大抵君之姿質。沈黙溫良.開悟秀爽。苟能率是以進。豈終爲閭巷尋常人而止也。德門之光也。吾林之幸也。一心牢着。勉之又勉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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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성【복현】에게 답함 答鄭子成 【福鉉】 편지를 받고 여러 날이 지났는데 일이 바빠 정신이 어지러워 아직까지도 답장을 보내지 못하였으니 매우 마음이 편치 않네. 지난 번 경보(敬父)가 돌아갈 때 부친께서 건강이 좋지 않다가 조금 차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잘 모르겠네만 그 후에 점차 건강을 회복하여 평소처럼 크게 웃고 경쾌하게 다니시는가. 걱정스러움에 좋은 소식 듣고픈 바람을 그칠 수 없었네. 나는 쓰러져 기운이 없음이 날로 심하여 붙들어 잡아 일으킬 방법도 없으니, 다만 스스로 불쌍하게 여길 뿐이네. 이번 봄에 대은(臺隱) 어른이 찰촌(札村)의 서당에 갔으니, 그가 새벽부터 밤까지 가르치고 날과 달로 학문을 연마함이 반드시 옅지 않을 것이네. 다만 '독실각고(篤實刻苦)' 네 글자가 적절한 법도이네. 옛 사람의 시에 "지극한 보물은 높고 깊은 데 있으니, 사다리를 오르고 배를 타는 노고를 꺼리지 말라. 비유하면 천리마와 같으니, 멍에 메고서 방황하지 말라."143)라고 하였으니, 원컨대 우리 벗은 힘쓸게나. 承書有日。而坐於悤撓。尙爾稽謝。不安多矣。向於敬父之還。謹聞堂上有不安之節而至於少間云。未審其後漸復天和。而矧翔如常否。馳溯區區。不任願聞。義林頽塌日甚。扶竪沒策。只自悶憐而已。今春䑓隱丈住札村塾。其所以晨夕薰灸。日月刮磨。必不淺淺。惟篤實刻苦四字。是其節度。古人詩曰。至寶在髙深。不憚勤梯航。譬猶千里馬。駕言勿彷徨。願吾友勉之。 지극한……말라 양시(楊時)의 〈차일불재득시동학(此日不再得示同學)〉이란 작품에 보이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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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숙【병기】에게 답함 答曺明叔【秉冀】 병들어 버려진 한 친구를 잊지 않고 진중한 신년의 편지를 보내주시니 마음이 감동스러워 무엇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편지를 받았을 때 매우 분주한 일로 답장을 드리지 못하고 그 뒤에 손아(孫兒)가 가는 일이 있었으나 답장을 보내지 못하였기에 서글프고 서운한 마음이 평소에도 풀리지 않습니다. 편지를 받은 뒤에 여러 날이 지났는데,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고요히 함양하며 지내시는 기거가 더욱 다복함을 누리고 계신지요?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지없습니다. 저는 2년 동안 앓고 있는 병이 하나 있는데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마 머리를 들고 밖을 나갈 날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저 운명에 맡길 따름입니다. 매양 그대가 속세를 벗어나 만첩의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군자(君子)가 그 덕을 크게 쌓는 때일 것입니다. 멀리서 풍모를 그리워하자니 어찌 제 마음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오직 조용히 한가롭게 묵묵히 수양(修養)하여 신명(神明)을 안에서 살찌우고 마음 속에 아름다움을 더욱 쌓는다면 하늘에서 크게 행해지는 날이 없음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처음에는 연초에 성묘하러 가는 길에 형문(衡門)98)을 찾아가 그대와 묵은 회포를 풀고자 하였는데, 질병이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으니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대의 풍모를 우러러 그저 간절히 슬퍼할 따름입니다. 不忘病廢一友生。致此珍重新年之問。情私感戢。謂復何如耶。承書時。緣忙逋謝。其後孫兒有行。而又未之焉。茹悵抱缺。尋常不釋。未審信后多日。靜養起居。履元增休。瞻溯罙至。義林一病二載。去益甚焉。恐無擡頭出場之日。只當任之耳。每念左右出於俗塵之外。而隱於萬疊深山之中。此正君子大畜其德之日也。馳仰風韻。曷勝情係。惟從容多暇。闇修黙養。使神明內膄。嘉美中積。安知無天衢大行之日也。初擬以歲初省楸之行。歷扣衡門。以敍宿懷。病不饒我。此計歸於差池。瞻望風際。只切悵恨。 형문(衡門) 나무를 가로질러 만든 보잘것없는 문으로,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은자(隱者)의 거처를 뜻한다. 《시경》 〈진풍(陳風)〉에 "형문의 아래에서, 한가히 지낼 만하다.【衡門之下, 可以棲遲.】"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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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함【태경】에게 주다 與林士涵【泰敬】 천태산(天台山)과 작약산(芍藥山)에는 새봄에 꽃이 피고 새가 우니, 아마도 그곳에는 이미 녹음이 무성할 것 같습니다. 여관에서 꿈을 꾸며 하루라도 그 마음속에서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뜻하지 않게 편지가 왔으니, 위로 되고 감사한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부모님을 모시며 일상생활을 살펴보고, 또 이원(彛元)과 함께 책장을 나란히 하고 서로 보며 공부하는 줄 알았으니, 더욱 듣기 바라던 말에 부합합니다. 그대는 타고난 본성이 순수하고 신중하니, 사랑스럽고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만 문자 한 가지에 있어서는 개척하려는 뜻이 적어 끝내 예전의 기량일 뿐입니다. 근래에 이 병통을 보고 깨우쳐서 약석(藥石)을 써서 애써 고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해서 하나의 책을 가지고 글자마다 그 뜻을 구하고 구절마다 그 의미를 구하여, 간절하게 정밀하고 자세하게 반복해서 익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의 말을 외우듯이 하고 자기의 뜻을 내듯이 하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이것은 전에 누누이 당부했던 말입니다. 부디 더 유념해 주십시오. 天台芍藥。新春花鳥。想已葱籠矣。旅窓夢魂。未嘗一日不憧憧於其中。不意書來。慰感可知。矧諳侍省視常。且與彛元。聯榻相觀。尤副願言。大抵吾友資性醇謹。非不愛艶。而但於文字一着。少開拓底意味。終是舊日伎倆未知近日看得此病痛。痛加藥石耶。自今爲始。將一冊子。字求其義。句求其義。切要熟複精詳。使終始首尾。如誦己言。如出己意如何。此是前所累累仰溷者也。幸加留意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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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계원에게 답함 答文啓元 미발(未發)한 때를 기뻐하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는 때라고 하는 것은 옳지만, 기뻐함도 없고 화냄도 없는 때라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무릇 중(中)이라는 것은 이쪽에 치우치지도 않고 저쪽에 기울지도 않는 것을 이릅니다. 만약 기뻐함도 없고 화냄도 없다면 이것은 공(空)이지 중(中)이 아닙니다. 이발(已發)에 대해서 말하자면 역시 기뻐할 수도 있고 화낼 수도 있다고 한다면 옳지만 기뻐함이 있고 화냄이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듯합니다. 구산(龜山)2)의 문하에서 '미발한 때의 기상을 체인(體認)한다.'라고 주장했지만, 이것은 존양(存養)이 쌓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효과이며 의식적으로 안배함을 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줄곧 이와 같이 한다면 억지로 빨리 이루려다가 일을 그르치는 병폐를 벗어나지 못할 듯합니다. 더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사물의 변화에 응하는 것은 조용하고 한가로워야 한다.'라는 주장 또한 그렇습니다. 모름지기 함양(涵養)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법도에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도리어 조용하고 한가로움에 곤란을 겪게 됩니다. 未發時。爲之不喜不怒則可。謂之無喜無怒則不可。夫中者不偏於此。不倚於彼之謂。若無喜無怒。則是空也。非中也。至於已發。亦謂之能喜能怒則可。謂之有喜有怒則恐涉過重。龜山之門。雖有體認未發氣象之說。此是存養積累自然之效。非着意安排之謂。一向如此。恐未免有偃苖之患也。幸加察焉。應物淸閒之說。亦然。須從涵養中自然中節可也。不然則反爲淸閒所困也。 구산(龜山) 송나라 학자 양시(楊時, 1053~1135)의 호이다. 자는 중립(中立),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정이(程頤)의 문인으로 사양좌(謝良佐), 유작(游酢), 여대림(呂大臨)과 함께 '정문사선생(程門四先生)'으로 불렸다. 그는 학문하는 방법에 대해 "정좌(靜坐)하여 마음을 맑게 해야 하며, 고요한 가운데에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발하기 전의 기상(氣象)이 어떠한지를 보고 천리(天理)를 체인(體認)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저서로는 《구산어록(龜山語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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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심【동일】에게 보냄 與奇道心【東一】 얼마 전 감사하게도 좋은 과일을 보내서 병중에 있는 사람의 입맛을 돋우어 주시고 뒤이어 얼마 되지 않아서 친히 왕림하여 병상(病狀)을 물으셨습니다. 이러한 성의는 절대 우연이 아니니 감사한 마음을 어찌 말로 다하겠습니까. 댁에서 지난번에 겪은 일은 실로 사람의 도리로는 차마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찢어질 듯한 심정을 어떻게 견디고 계십니까. 정경(情景)을 생각하면 사람을 눈물짓게 합니다. 그러나 장수와 요절은 천명(天命)에 달려 있고 서참(舒慘)35)은 운수(運數)에 달려 있습니다. 여기에 어찌 인력(人力)이 용납되겠습니까. 바라건대 모름지기 마음을 너그럽게 하고 많이 드시면서 잘 조섭하여 만년(晩年)의 옥체를 보호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후사를 잇는 일36)은 우리 형이 당장 치러야 하는 큰일이고 만년의 급선무입니다. 늦추지도 말고 서두르지도 말아 사의(事宜)에 알맞게 하십시오. 日者。惠送佳果以助病味。繼而未幾。親自枉屈。以問病狀。此意極不偶然。感感何喩。宅上曩者所遭。實是人理所不忍當之事。其如割之情。何以堪遣。言念情景。令人動涕。然脩短有命。敍悿有數。此豈人力可容之地耶。望須寬心坦懷。加餐善攝。以爲珍葆晩景之地。如何。繼後一節。此是吾兄今日之大事。晩年之急務。無緩無速。以適其宜也。 서참(舒慘) 《문선(文選)》 장형(張衡)의 〈서경부(西京賦)〉에 "사람이 봄과 여름에는 쾌활하고 즐거우며, 가을과 겨울에는 근심에 젖고 슬퍼한다.【夫人在陽時則舒, 在陰時則慘.】"라고 하였는데 복(福)과 화(禍), 상(賞)과 벌(罰), 낙(樂)과 고(苦), 청(晴)과 음(陰), 풍(豐)과 겸(歉) 등 두 개의 대립되는 개념을 포괄적으로 가리킨다. 후사를 잇는 일 직계의 아들이 없어 양자를 들여 가계(家系)를 잇는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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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준【도흠】에게 답함 答鄭士遵【道欽】 세월이 덧없이 흘러서 가을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네. 이러한 때에 뜻하지 않게 편지 한 통을 받게 되니 고마운 마음 그지없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네.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건강이 근래에 매우 좋다고 하며, 남은 힘으로 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배워 날로 훌륭한 경지에 나아간다고 하니, 더욱 듣기 원하는 바라네. 그대의 조카92)는 잘 자라는가. 풍골이 장대하니 반드시 큰 그릇이 될 것이네. 바라건대 잘 인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대 사촌의 건강도 또한 편안하신가. 항상 깊이 그리워하네. 공자는 "제자는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공손하며 행동을 조심하고 믿음을 주며 널리 대중을 사랑하되 어진 이를 가깝게 해야 하니, 이렇게 행하고 남은 힘이 있거든 곧 글을 배워야 한다."93)라고 하였네. 이 말은 실로 집에서 거처할 때 일상생활에서의 제일가는 말이니, 모름지기 이에 의거하여 과정을 만들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간단(間斷)이 없어야 하니, 어떻게 생각하는가. 성인의 말은 비록 매우 평이하지만 그 포함하는 의미는 다하지 않음이 없으니, 시험 삼아 몇 년간 힘을 쓴다면 그 말이 나를 속이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네。편지 말미에 한 마디 해 달라고 하니, 그러므로 삼가 이런 말을 하였네. 流光荏苒。秋令垂暮。際玆一書。獲之不意。感豁之至。不能名喻。仍審侍省候度。邇來崇適。而餘力溫知。日就佳境。尢副願聞。令咸善茁否。風骨峻茂。必成偉器。辛善爲提引如何。令從氏諸節。亦安迪耶。每切馳戀。孔子曰。弟子入則孝。出則弟。謹以信。泛愛衆而親仁。行有餘力。則以學文。此一語。寶爲居家日用第一語。須依此作課程。勿令少有間斷如何。聖人之言。雖甚平易。而其包涵無所不盡。試用幾年之力。則可知其不我欺也。紙未有一言之云。故謹此及之耳。 조카 '영함(令咸)'은 남의 조카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삼국 시대 위(魏) 나라 완적(阮籍)의 조카 완함(阮咸)이 재명(才名)이 있었으므로, 남의 조카를 아함(阿咸)이라 부르게 되었다. 제자는……한다 《논어》 〈학이〉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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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빈에게 답함 答李光彬 지허(至虛)하면서도 지실(至實)하고 지무(至無)하면서도 지유(至有)하고 지일(至一)하면서도 지만(至萬)한 것이 보존되고 지동(至同)하면서도 지이(至異)한 것이 보존되는 것이 이(理)의 본래 체단(體段)입니다. 기(氣)는 단지 이 모든 것을 싣는 지반(地盤)일 뿐입니다. 운행의 수단이 어찌 이(理)와 대치하고 병립하며 동(同)과 이(異)로 형태가 나뉘고 체(體)와 용(用)으로 각각 유지되겠습니까. 세상에서 기를 위주로 여기는 자들은 으레 허(虛)를 이(理)라고 하고 실(實)을 기(氣)라고 하며 무(無)를 이라고 하고 유(有)를 기라고 하며 지일(至一)을 이라고 하고 지만(至萬)을 기라고 하며 지동(至同)을 이라고 하고 지리(至理)를 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모호하고 분별이 없는 사물로 간주하여 주도하고 재제(栽制)하는 권한을 오로지 기로 돌리는데 이것이 근래의 폐단입니다. 형의 이러한 논의는 지난번 서신과 조금 다르지만 역시 지난번 서신의 뜻이 없지는 않습니다. "탕(湯), 무(武)가 본래의 성품을 회복30)하기 이전이 곧 기질(氣質)의 성(性)이다."라고 하고, 또 "같은 것은 이이고 다른 것은 기이다."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전날에 펼쳤던 기를 위주로 여기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부디 깊이 성찰하여 돌이켜 보시기 바랍니다. 至虛而至實。至無而至有。至一而有至萬者存。至同而有至異者存。此理之本來體段也。氣只是該載之地盤也。運行之手脚。何嘗與理對峙竝立。而同異分態。體用各持哉。世之主氣者。例以虛爲理。而實爲氣。以無爲理。而有爲氣。以至一爲理。而至萬爲氣。以至同爲理。而至異爲氣。使理爲一箇儱侗無分無別底物事。而主張栽制之權專。歸於氣。此近日之敝也。兄之此論。與前書差殊。而亦不無前書之意。其曰湯武反之之前。便是氣質之性。又曰同者理而異者氣。此非前日之主氣之意乎。千萬猛省而反之。 탕(湯)……회복 《맹자》 〈진심 하(盡心下)〉에 "요순은 성품대로 한 분이고, 탕무는 돌이킨 사람이다.【尭舜性者也, 湯武反之也.】"라고 한 것을 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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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검【계온】에게 답함 答魏致儉【啓溫】 찾아와 주신 것이 계속되었는데 거듭 편지를 받았으니, 벗의 지성스러운 마음이 이렇게까지 지극하단 말입니까. 감사함이 마음에 새겨져 잊을 수가 없습니다. 편지를 받고서, 부모님을 모시며 지내는 차에 정황이 더욱 평안한고 좋다는 것을 알았으니, 매우 듣기를 원했던 것에 부합하였습니다. 보내신 편지에서 "백년의 인간사에 한가한 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하고, 또 "고요한 곳에서 독서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나, 한단지보(邯鄲之步)114)가 되는 것을 벗어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라고 하였는데, 그것을 읽으니 끝없이 감개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만일 성찰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道)는 잠시라도 멀리해서는 안 되고 마음은 잠시라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진실로 이것에서, 깊이 체득해 깨닫고 독실하게 지킬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스스로 깨닫게 되지 않음을 없을 것입니다. 어찌 반드시 한가한 날을 기다리고 고요한 곳을 가리겠습니까?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垂枉屬耳。荐被心畵。故人繾綣。一至是耶。感刻心頭不容忘己。仍審侍省之餘。震艮節宣增至。尤叶願聞來喩百年人事。閒日幾何。又曰非不欲就靜看書而恐不免爲邯鄲之步。讀之令人有感慨不盡之意。如非循省。說不得到此也。然道不可須臾離。心不可須臾放。苟能於此。體認之深。持字之篤。則無時無處而不自得焉。何必等待閒日。揀擇靜處耶。試思之如何。 한단지보(邯鄲之步) 자기의 본분을 버리고 남을 흉내 내면 두 가지를 모두 잃게 된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추수(秋水)」편에 "그대는 수릉(壽陵)의 청년이 한단(邯鄲 趙나라 수도)에서 한단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운 것에 대해 듣지 못하였는가? 한단의 걸음을 습득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걸음걸이까지도 잊어버리고 기어서 자기 나라로 돌아왔다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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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백에게 답함 答金毅伯 내 아이가 와서 그대가 보낸 편지를 받아보고 어버이를 기쁘게 모시는 절도가 더욱 복된 줄 갖추어 알았으니, 위안 되는 마음 실로 많았네. 편지에서 이른바 "뜻을 세움이 견고하지 못하여 게으름과 졸음이 함께 이른다."라고 한 이것은 경험하여 체득한 말이네. 무릇 지(志)는 기(氣)의 장수이니, 장수가 능히 기를 거느림에 절제와 호령이 확실하여 어지럽지 않으면 자잘한 졸병이 어찌 능히 그 사이에서 야유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른바 뜻을 세운다는 것은 참으로 상량(商量)한 곳이 있어야 하고, 대충 보아 넘겨 내 뜻이 이미 세워졌다고 여겨서는 불가하니, 어떻게 여기는가? 주자가 말하기를 "이 이치의 편안한 곳에는 많은 설이 필요 없거늘 어찌하여 사람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가."라고 하였으니,38) 천년 뒤에 이 말을 음미해도 감발하여 탄식할 만하네. 《백파집(白波集)》39)은 아직 착수하지 못하였으니, 남겨두어 한가한 틈을 기다리고 있네. 家兒來。承惠幅。備審侍省怡愉。節宣益福。慰釋實多。示諭所謂立志不固。惰睡交至。此是經歷體認語。夫志者氣之帥。帥能率氣。其節制號令。截然不亂。則區區卒徒。安能揶揄於其間耶。然所謂立志。儘有商量處。不可草草看過。以爲吾志已立也。如何如何。朱子曰。此理安處。無多說話。如何如何。人自不曉。千載之下。諷味此語。可以感發悲歎也。白波集尙未下手。留俟閒隙矣。 주자가……하였으니 주자가 면재(勉齋) 황간(黃榦)에게 답한 편지의 내용인데, "이 이치의 중요한 곳에는 많은 설이 필요 없거늘 어찌하여 사람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가.[此理要處, 無多說話, 不知如何人自不曉.]"라고 되어 있다. 저본과는 글자의 출입이 있다. 《주자대전》속집 권1 〈황직경에게 답함[答黃直卿]〉에 나온다. 백파집(白波集) 백파(白波) 김재탁(金再鐸, 1776~1846)의 시문집으로, 2권 2책의 목활자본이다. 1910년 손자 김홍기(金弘基), 김영조(金榮祚)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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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함에게 답함 答黃景涵 접때 보여준 주자의 설 한 조목을 다시 생각해 보니, 그대가 말한 "비록 악[慝]이라 할지라도 또한 선[淑]에 뿌리를 두고 생겨난 것이다.……"라고 한 것은 주자의 본의가 아닌 듯하네. 내 생각으로는, 기질로 보면 기질은 부여받아 태어날 때 함께 생겨나는 것이라 때에 따라 있고 없는 것은 불가하니, 비록 발하지 않더라도 기질의 성이 없다고 하는 것은 불가하며, 성에 나아가 보면 순수하고 지선하니 기질의 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불가하네. 정자(程子)가 이른바 "사람이 태어나면서 기를 품부 받으면 이치상 선악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성 가운데에 원래 이 선과 악이 있어서 상대하여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아마 이 뜻을 설파한 것이니, 어떻게 여기는가? 또 주자가 말한 "본연과 기질, 만수와 일본(本然氣質萬殊一本)"의 설에 대한 것은 그대의 설 또한 그렇지 않는 듯하네. 이 기질의 성을 만약 본연의 분수로 본다면 미발일 때 기질의 성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그대는 그것을 의심하는가? 이미 "본연지묘(本然之妙)"라고 하고 또 "교운이생(交運而生)"이라 하였으니, 천하 만물의 본연의 분수는 실로 이미 '본연' 두 글자 속에 본디 정해져 있는 것이고 이른바 "교운이생"이라는 것은 기질의 분수가 만 가지로 다른 것이네. 기질의 분수가 만 가지로 다른 것 또한 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불가하지만 다만 이의 본연은 아니네. 어떻게 여기는가? 向日所示朱子說一條。更思之。賢所云。雖慝亦根於淑而生云云者。似非朱子本意也。愚意以氣質觀之。則氣質與生俱生。不可以隨時有無。雖未發。不可謂無氣質之性也。就性上觀之。則純粹至善。不可謂有氣質之性也。程子所謂人生氣稟。理有善惡。然不是性中元不此兩物相對而生者。恐是說破此義也。如何。且朱子所云本然氣質萬殊一本之說。賢說亦恐未然。此氣質之性。若作本然分數而看。則未發時。有氣質之性。固也。而賢其疑之耶。旣曰本然之妙。又曰交運而生。則天下萬物本然之分。固已素定於本然二字之中。而所謂交運而生者。是氣分之萬殊也。氣分萬殊。亦不可謂非理。而但非理之本然也。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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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 원세에게 권면하다 勉吳君源世 학문의 참된 도리는 하늘로부터 받나니 學問眞詮受上天공부는 결단코 지체해서는 안 된다네 下工斷可莫遷延치평174)은 결국 공효가 성대하기 그지없고 治平究竟功爲大효제는 원래 최우선으로 힘써야 한다오175) 孝悌由來務在先노친 봉양하고 밭 가느라 비록 겨를 없다 해도 養老服田雖不暇책 읽고 이치 궁구하는 데 어찌 인연이 없으랴 讀書究理豈無緣천리 밖에서 종유하지만 우의를 잊기 어려우니 相從千里難忘誼새 시를 가져다 준 건 우연한 뜻이 아니라네 持贈新詩匪偶然 學問眞詮受上天, 下工斷可莫遷延.治平究竟功爲大, 孝悌由來務在先.養老服田雖不暇, 讀書究理豈無緣?相從千里難忘誼, 持贈新詩匪偶然. 치평(治平) 《대학장구(大學章句)》의 팔조목(八條目) 가운데 마지막 완성 단계인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를 합칭한 말이다. 팔조목은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 평천하를 이른다. 효제(孝悌)는……한다오 《논어》 〈학이(學而)〉에 "그 사람됨이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무니,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난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 군자는 근본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가 생기는 것이다. 효도와 공경이라는 것은 인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라고 하였는데, 이를 차용한 것이다. '제(弟)'는 '제(悌)'와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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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 생일을 만났는데 이때 나이 육십 세였다 旅中逢生朝 時年六十 마음에 허물과 후회가 숲처럼 어지러우니 心頭咎悔亂如林모두 중간에 촌음을 아끼지 않은 탓이네 總在中間不惜陰끝났구나 신령한 단약은 소식 없는데 已矣靈丹無信息외구가 괴롭게 침범하니 어이하랴 其如外寇苦侵尋육십 세의 장부 나이는 꽉 찼고 丈夫六十年光滿곡례 삼천 가지169)는 의리가 깊구나 曲禮三千理義深억 시의 경계170)로도 고인의 자취 찾을 수 있으니 抑戒猶堪追古蹟객창에서 생일날 부질없이 시를 읊조리네 旅窓弧日謾成吟 心頭咎悔亂如林, 總在中間不惜陰.已矣靈丹無信息, 其如外寇苦侵尋.丈夫六十年光滿, 曲禮三千理義深.抑戒猶堪追古蹟, 旅窓弧日謾成吟. 곡례(曲禮) 삼천 가지 곡례는 세세한 절목의 예절을 말한다. 《예기》 〈예기(禮器)〉에 "큰 절목의 예의가 3백 가지요, 세세한 절목의 예절이 3천 가지인데, 그 정신은 하나이다.[經禮三百, 曲禮三千, 其致一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 제27장에도 "크고 넉넉하도다. 예의가 3백 가지요, 위의가 3천 가지로다.[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라고 하였다. 억(抑) 시의 경계 〈억〉은 《시경》 〈대아(大雅)〉의 편명인데, 위 무공(衛武公)이 95세가 되었는데도 이 시를 지어 악공(樂工)에게 날마다 곁에서 노래하게 하여 스스로 위의(威儀)와 공경(恭敬)을 다하여 조금이라도 방심하지 않으려고 자신을 경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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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으로 가는 중에 길을 헤매다 益山行迷路 반일 동안 녹음이 무성한 숲을 뚫고 가다 半日行穿翠密間갈림길에서 길 헤매니 마음이 괴롭구나 臨岐迷失惱心官사람 만나면 번번이 번다한 일을 물으니 逢人輒問飜多事그림자 돌아보고 탄식하며 잠시도 한가롭지 못하네 顧影相歎暫不閒문자는 세 번 생각하면 도리어 의혹이 생기고384) 文子三思歸反惑정현은 두 번 헤아리고는 처음이 진실임을 알았네385) 程賢再數覺初眞도맥을 찾기 어려움도 이와 같으니 難尋道脈亦如此오로지 정밀히 밝혀 이치를 연구함으로 돌아오는 데 있네 亶在精明格致還 半日行穿翠密間, 臨岐迷失惱心官.逢人輒問飜多事, 顧影相歎暫不閒.文子三思歸反惑, 程賢再數覺初眞.難尋道脈亦如此, 亶在精明格致還. 문자는……생기고 세 번 생각함은 아주 신중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논어》 〈공야장(公冶長)〉에 "계문자가 세 번 생각하고 행하였다. 공자께서 이를 들으시고 두 번이면 가하다고 하였다.[季文子三思而後行. 子聞之, 曰再斯可矣.]"라고 하였다. 정현(程賢)은……알았네 정현은 어진 정자(程子)를 말하는 것으로, 명도(明道) 정호(程顥)를 가리킨다. 《근사록(近思錄)》 〈존양(存養)〉에 "백순(정호)이 예전에 장안의 창고 안에 한가로이 앉아서 긴 행랑의 기둥을 보고 마음속으로 세었다. 이미 의심이 없었으나 다시 세어 보니 맞지 않자 사람으로 하여금 일일이 소리 내어 세어 보게 하였는데, 결국 처음 세었던 것과 차이가 없었다. 그러한즉 마음을 두어 잡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안정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伯淳昔在長安倉中閑坐, 見長廊柱, 以意數之. 已尙不疑, 再數之, 不合, 不免令人一一聲言數之, 乃與初數者無差, 則知越著心把捉, 越不定.]"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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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윤【익모】에게 보냄 與具德允【翼謨】 새봄이 온 지 이미 오래이건만 아직도 벗과 서로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겨를 없이 분주하였고 이와 더불어 차질을 빚었기 때문입니다. 영정(詠亭)에 머물 때부터 또한 이따금 서신이 있었지만 길이 어긋나는 것으로 말미암기도 하고 복잡한 일에 연루되기도 하여 여전히 문안을 여쭙는 의절을 갖추지 못하였기에 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인편이 이르러, 삼가 부모를 모시고 지내는 체후가 한없이 큰 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현윤(賢胤 상대방의 맏아들)과 영함(令咸 상대방의 조카)은 잘 자라고 학과에 열중하여 조부모님과 부모님에게 기쁨을 드리는지요? 간절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의림(義林)의 고달프고 퇴락한 처지는 얘기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신암유고(愼庵遺稿)》56)는 한 차례 정리하였지만 제대로 교정을 하지 못하였으니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한 번 가지고 와 저와 함께 평가하면 어떻겠습니까. 서문(序文)은 감히 인색하게 굴려는 것이 아니라 삼가 대방 거수(大方巨手)를 구하여 조금이라도 널리 알리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우리 벗께서 운운하신 것이 있다고 들었으니 힘이 닿는 대로 글을 지으셔야 할 따름입니다. 생각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見新春已久。而尙未與故人相見。莫非奔汨無逞而與之差池故也。自住詠亭。亦不無種種便紙。而或因迂違。或坐悤撓。尙未有候問之儀。尋常未安。便到。謹審省候茂納崇嘏。賢胤令咸。善茁善課。爲重庭供悅否。馳溯不在。義林勞碌頹塌。無可言者。愼庵遺稿櫛過一番。編校未善。想不無多少礙眼。幸一者携來與之對評。如何。序文非敢斳惜。竊欲得大方巨手。以揄揚其萬一也。聞吾友有所云云。第當隨力下筆。諒之如何。 신암유고(愼庵遺稿) 하석홍(河錫洪, 1786~1834)의 문집이다. 하석홍의 자는 성칙(聖則), 호는 신암(愼庵), 본관은 진양(晋陽)이다.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났다. 1819년(순조19)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이듬해 성균관 학유(成均館學諭)에 임명되고, 박사와 전적을 거쳐서 1825년(순조25)에 사헌부 지평(司憲府持平)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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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민75)【승호】에게 답함 答李道敏【承灝】 세변(世變)이 있은 이래로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아울러 쇠병이 오래되어 인사(人事)가 전부 멈춰버렸습니다. 심지어 일반적인 안부조차 백에 하나도 묻지 못하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매번 우리 형께서 저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먼저 안부를 물으시니 그때마다 놀라서 스스로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옛날에 종유(從遊)를 했던 즐거움과 오늘날 천지를 뒤덮는 변고에 대한 탄식에 대해서, 보내주신 서한을 여러 번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목메어 울었습니다. 천하의 이치 가운데 혼란을 겪고도 다스려지지 않고 가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논의는 없습니다. 강직하고 정대하며 정직하고 방정한 기운은 또한 충분하고 넉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고와 책임 운운하신 일이야 어찌 저같이 우매한 자가 감히 맡을 수 있겠습니까. 오직 나의 학문을 더욱 강구하고 나의 뜻을 더욱 굳게 하여 세상이 어려울 때 서로를 기약하는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 이것이 저의 보잘것없는 바람입니다. 自世變以來。寧寐無訛。兼以衰病支離。人事都廢。至於尋常問訊。百不修一。每承吾兄不較先施。輒瞿然自疚。昔時遊從之樂。今日懷襄之歎。三復惠狀。不覺嗚咽。天下之理。未有亂而不治。往而不復之論。其剛大直方之氣。亦可以七分約綽矣。規責云云。豈昏昏所敢當。惟益講吾學。益堅吾志。無負歲寒相期之意。是所區區。 이도민(李道敏) 도민은 이승호(李承灝, 1836~1886)의 자이다. 본관은 광주(光州), 호는 취호(醉湖)이다. 기우만(奇宇萬)의 《송사선생문집》 권37에 〈취호이공묘갈명(醉湖李公墓碣銘)〉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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