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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 성오 치형 에게 주다 贈李公省吾【治衡】 글 솜씨도 힘도 없어 내가 가장 가난한데 無文無力最吾貧외람되이 찾아와 몇 차례 친근함 보였던가 猥荷光臨幾見親본디 높은 풍도는 능히 선비에게 낮추는데 自是高風能下士공연히 먼 꿈속에 매양 사람을 그리워했네 徒然遠夢每懷人옥전에서 오늘 뜻을 처음 이루었고 玉田此日初成志두 영서 조각이 밝아30) 즉시 이웃하였네 犀片雙明卽接隣이별할 때에 술을 더 내올 필요가 없으니 臨別不須添進酒말을 잊고 섭섭한 채 문득 세속 초월하네 忘言怊悵却超塵 無文無力最吾貧, 猥荷光臨幾見親?自是高風能下士, 徒然遠夢每懷人.玉田此日初成志, 犀片雙明卽接隣.臨別不須添進酒, 忘言怊悵却超塵. 두……밝아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함을 말한다. '영서(靈犀)'는 신령스러운 무소뿔이다. 무소의 뿔은 영력(靈力)이 있다고 하는데, 한 가닥의 흰 줄이 밑에서부터 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피차(彼此)의 마음이 무언중에 서로 잘 통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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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에 여중과 다시 읊다 翌日, 與汝重更賦 우정과 시의 경지가 둘 다 진실하여 交情詩境兩俱眞조용한 물가에서 사흘을 함께 지냈네 三日聯床寂寞濱서구 아시아 신세계에 아는 것이 없고 歐亞新天無識者공자 주자 옛 학문에 이름 의탁한 사람이네 孔朱舊學託名人순환하여 돌아오는 운명은 바라기 어렵고 難望運命環循復강철처럼 가난한 생애가 스스로 우습네 自笑生涯鐵鑄貧가을 되도 송옥의 〈비추부〉33) 필요 없으니 秋至不須悲宋賦장차 막걸리를 도건34)에 거르려 하네 且將白酒漉陶巾 交情詩境兩俱眞, 三日聯床寂寞濱.歐亞新天無識者, 孔朱舊學託名人.難望運命環循復, 自笑生涯鐵鑄貧.秋至不須悲宋賦, 且將白酒漉陶巾. 송옥(宋玉)의 비추부(悲秋賦) 송옥은 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문인으로, 굴원(屈原)의 제자이다. 그가 일찍이 가을의 처량한 느낌과 암담한 나라의 명운에 대한 근심을 토로한 〈구변(九辯)〉을 창작했는데, 이것을 속칭 〈비추부〉라 일컫는다. 도건(陶巾) 진(晉)나라 때 도잠(陶潛)이 술을 매우 좋아하여 매양 술이 익으면 머리에 쓰고 있던 갈건(葛巾)을 벗어서 술을 걸러 마시곤 했던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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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축141) 春祝 새벽에 일어나 향 사르고 입춘날 기원하니 晨起焚香禱立春생각하는 바는 현재의 인연에 불과하다오 所懷不過現時因백성들 추위와 굶주림 없고 풍년이 들며 民無凍餒三農熟문화는 상실되지 않고 도맥은 새로워지며 文不殘喪一脈新자손은 금수 되는 것을 그럭저럭 면하고 粗免兒孫歸獸類내 몸에는 병을 앓는 때가 드물었으면 하네 庶稀身體抱疴辰봄 신은 나의 작은 정성을 아실까 東君可識微衷否원래 다른 세상 사람 되길 구하는 것이라네 元是其求異世人 晨起焚香禱立春, 所懷不過現時因.民無凍餒三農熟, 文不殘喪一脈新.粗免兒孫歸獸類, 庶稀身體抱疴辰.東君可識微衷否? 元是其求異世人. 입춘축(立春祝) 입춘 날 벽이나 문짝, 문지방 따위에 써 붙이는 글로, 입춘방(立春榜)ㆍ춘방(春榜)ㆍ입춘서(立春書)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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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송 족숙 낙성 에 대한 만사 挽後松族叔【洛成】 몸가짐이 단아하고 또 강건하니 持身端潔又剛精집안 행실이 순후하여 남들이 미칠 수 없었다오 內行篤淳人莫能말이 적으면서 진실하니 지성스런 성품이요 言寡而眞性悃愊족친에다 벗을 겸하니 담박한 우정이로세 族親兼友淡交情나는 병으로 숨이 차서 죽기를 기다린 지 오래되었고 我病奄奄久待盡공은 한질에 걸려 때때로 고열에 시달렸다오 公發寒疾時酷陽잠 못 이루며 근심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는 聞不成寐憂漾漾가마에 실려 가서 병문안하려고 마음먹었는데 心期舁往候第床그 누가 알았으랴 하늘은 끝내 믿을 수 없는 줄을 孰知天終不可諶이른 아침에 부고를 전하는 자가 찾아왔다오 早朝訃使來叩堂나의 저승사자는 오지 않고 공이 먼저 돌아가니 吾符不到公先逝예측하기 어려운 일인지라 참으로 애통하다오 事出難測正痛傷 持身端潔又剛精, 內行篤淳人莫能.言寡而眞性悃愊, 族親兼友淡交情.我病奄奄久待盡, 公發寒疾時酷陽.聞不成寐憂漾漾, 心期舁往候第床.孰知天終不可諶? 早朝訃使來叩堂.吾符不到公先逝, 事出難測正痛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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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초 少年草 어찌하여 소년초라 부르는가 胡號少年草사람이 복용하면 길이 소년일 수 있어서라네 人服長少年꽃과 잎새 그리고 열매와 뿌리를 花葉與實根일 년에 네 차례 나누어 복용한다오 四次分一年효험이 나타나는 날이 되면 云是奏效日검은 머리의 청년으로 바뀐다 하네 綠髮橽靑年어찌 자신을 소년으로 만들지 않으랴마는 何不少自身한 해의 추운 계절마다 잎이 떨어진다네 葉脫歲寒年약초밭 가운데로 들어가 入入藥圃中한 해 걸러 뿌리를 베어 바꾼다오 根斮換間年비유하면 저 선비의 학문함이 譬彼士之學위인지학을 하느라 세월만 허비함과 같다네 爲人虛度年공효를 거두려면 위기지학을 해야 하니 斂功須爲己금년부터 참된 정기를 기르리라 養精自今年마치 시냇가의 소나무가 有若澗畔松천백 년토록 무성한 것과 같으리556) 鬱鬱千百年 胡號少年草? 人服長少年.花葉與實根, 四次分一年.云是奏效日, 綠髮橽靑年.何不少自身? 葉脫歲寒年.入入藥圃中, 根斮換間年.譬彼士之學, 爲人虛度年.斂功須爲己, 養精自今年.有若澗畔松, 鬱鬱千百年. 시냇가의……같으리 북송(北宋)의 명재상 범질(范質)이 종자(從子) 범고(范杲)를 경계한 시에 "곱디고운 정원의 꽃들은, 일찍 피기에 또한 먼저 시들고, 더디고 더딘 시냇가의 소나무는, 무성하게 늦도록 푸르름을 간직한다.[灼灼園中花 早發還先萎 遲遲澗畔松 鬱鬱含晩翠]"라고 하였다. 《小學 嘉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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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군 주탁 이 약을 준 것에 사례하다 謝孫君【周卓】贈藥 내 행위가 세상과 맞지 않았기에 我行戾于世날 미워해 죽이려는 사람 많았네 人多惡欲死헐뜯는 것이 아직도 부족했던지 齮齕猶未足호리로 보냈다82)고 서로 전했네 相傳送蒿里연전에 영남 사람 이 아무개가 기차 안에서 "김 아무개가 이미 죽은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하는 것을 내 고향 사람이 듣고 돌아와 나에게 알려 주었다.그대만이 나를 사랑해 살리려고 君獨愛欲生내게 크게 보신할 약재를 보내니 遺我太補劑어찌 사심으로 보낸 것이겠는가 所遺豈以私덕과 지혜가 있는 줄 오인했네 誤認有德慧이를 복용해 목숨을 연장한다면 服此如延壽늘그막에 더욱 힘쓰고 격려하여 暮境加勉勵스승의 가르침을 밝히길 바라니 庶以明師傳이것이 그대 은혜에 보답함이네 是爲報君惠 我行戾于世, 人多惡欲死.齮齕猶未足, 相傳送蒿里.【年前, 嶺人李某於汽車中, 言金某分明已死, 鄙鄕人聞之, 歸告於余.】君獨愛欲生, 遺我太補劑.所遺豈以私? 誤認有德慧.服此如延壽, 暮境加勉勵.庶以明師傳, 是爲報君惠. 호리(蒿里)로 보냈다 죽었다는 말이다. '호리'는 태산(泰山) 남쪽에 있는 산 이름인데, 이곳에는 예로부터 묘소가 많았기 때문에 묘소의 뜻으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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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내리던 밤에 백졸과 함께 앉아서 秋雨夜, 與百拙同坐 황혼에 내리던 가랑비가 밤에 더 내리니 黃昏小雨夜來加가뭄에 시달린 인정이 조금 좋아짐을 알겠네 苦旱人情覺稍佳벼가 너른 들에 황량하여 한숨이 나오지만 禾稻縱嗟荒大野그래도 무를 일천 농가에 심으니 위로되네 菁葑猶慰種千家가을바람 맞은 스산한 잎새 소리 섞어 들으니 和聽颯颯金風葉흰 이슬 맺힌 무성한 갈대를 빨리 보겠네 催見蒼蒼白露葭비 갠 뒤 내일 아침엔 산이 더욱 멀어지리니 霽後明朝山更遠하늘 끝 같은 정토산으로 그대를 전송하리라 送君淨土若天涯 黃昏小雨夜來加, 苦旱人情覺稍佳.禾稻縱嗟荒大野, 菁葑猶慰種千家.和聽颯颯金風葉, 催見蒼蒼白露葭.霽後明朝山更遠, 送君淨土若天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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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룡산성217) 옛터에서 蛟龍山城廢址 교룡산 두 봉우리가 푸른 하늘에 솟아 蛟山雙峙揷天蒼나랏일 꾀하던 당시에 장하게 방어했네 謀國當年壯禦防삼면에는 사람이 올라갈 길이 없었고 三面無緣人陟進동문은 겨우 수레바퀴에 견줄 만했네 東門僅可軌比方장대218)엔 이미 충신의 벽혈219)이 되어 將臺已化忠臣碧불전에서 부질없이 스님의 향을 피우네 佛殿徒焚釋子香만사 변하고 시절 바뀐 지 지금 얼마인가 事變時移今幾許지난 자취 자세히 알려고 해도 아득하네 欲詳往跡正茫茫 蛟山雙峙揷天蒼, 謀國當年壯禦防.三面無緣人陟進, 東門僅可軌比方.將臺已化忠臣碧, 佛殿徒焚釋子香.事變時移今幾許? 欲詳往跡正茫茫. 교룡산성(蛟龍山城) 전라북도 남원시에 있는 삼국시대 포곡식(包曲式)으로 축조된 성곽으로, 남원산성(南原山城)이라고도 불린다. 호남의 중요한 군사요새지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의병 1만여 명이 이곳에서 산화하였다. 장대(將臺) 지휘관이 올라서서 군대를 지휘하도록 높은 곳에 쌓은 대(臺)를 말한다. 벽혈(碧血) 충신 열사 등 정대한 이들이 흘린 피를 말한다. 주(周)나라 장홍(萇弘)이 진(晉)나라 범중행(范中行)의 난에 죽었는데 그 피를 3년 동안 보관해 두니 나중에 푸른색으로 변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莊子 外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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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성산의 고상한 모임에 참여하다 偶參城山雅會 높은 걸상에 참석함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獲參高榻本非期성산 절의 임천이 더욱 빼어나고 기이하네 城寺林泉更絶奇일천 산에 붉은 꽃비 내린 뒤에 두견새 울고 杜宇千山紅雨後일만 나무에 녹음 드리울 때 꾀꼬리 우네 倉庚萬樹綠陰時격의 없이 청안259)이 처음과 끝에 이르니 無間靑眼初終至백발의 새 벗과 옛 벗이 서로 반반씩이네 相半白頭新舊知문장가의 승지 유람은 진정 보기 드무니 文字勝遊眞罕覯흔연히 여기 와서 귀가가 늦음도 잊었네 欣然到此忘歸遲 獲參高榻本非期, 城寺林泉更絶奇.杜宇千山紅雨後, 倉庚萬樹綠陰時.無間靑眼初終至, 相半白頭新舊知.文字勝遊眞罕覯, 欣然到此忘歸遲. 청안(靑眼) 반가운 눈으로 남을 대한다는 뜻이다. 진(晉)나라 완적(阮籍)이 미운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으로 보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청안으로 보았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晉書 卷49 阮籍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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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다다음날에. 명도의 '가을날 우연히 짓다' 시287)에 차운하다 立秋再翼 次明道秋日偶成韻 잠깐 개었다가 부슬비가 가을을 씻으니 乍晴微雨洗秋容오동잎 막 시들고 콩은 붉은 빛 발하네 桐葉初彫荳發紅서책 속에 마음 두니 참으로 좋아 定好心存黃卷裏몸이 늦더위에 있는 줄도 잊어버렸네 却忘身在老炎中어느 때나 세상 운수 끝내 돌아오려나 何時世運天終返말속의 인정은 해마다 같지 않구나 末俗人情歲不同그대 있지 않으니 누구와 함께 말하랴 不有之君誰共話괴롭게 읊음은 시의 자웅 겨루려는 것 아니라네 苦吟非是較詩雄 乍晴微雨洗秋容, 桐葉初彫荳發紅.定好心存黃卷裏, 却忘身在老炎中.何時世運天終返? 末俗人情歲不同.不有之君誰共話? 苦吟非是較詩雄. 명도(明道)의……시 명도는 정호(程顥)의 호이다. 이 시는 《이정문집(二程文集)》 권1 〈추일우성(秋日偶成) 2수〉 중에서 둘째 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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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후에 눈바람이 치다 立春後 風雪 이치상 따뜻한 봄기운 퍼지는 입춘인데 理可陽和殿立春홀연 눈바람은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忽然風雪底來因어지러이 놀란 눈에는 그 모습 장대하고 紛紛愕視形容壯으스스 놀란 귀에는 그 호령 소리 새롭네 凜凜驚聽號令新형편이 어려운 집은 괴로운 상황 더해지고 桂玉窮家添苦狀길 가는 나그네는 좋은 시절 저버리겠지 鞋筇遊子負佳辰오히려 나는 적적한 숲속 집에서 猶能寂寂林間屋장시간 책 속의 인물을 조용히 찾는다오 穩討長時卷裡人 理可陽和殿立春, 忽然風雪底來因.紛紛愕視形容壯, 凜凜驚聽號令新.桂玉窮家添苦狀, 鞋筇遊子負佳辰.猶能寂寂林間屋, 穩討長時卷裡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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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의 '터를 잡은 뒤 60년이 지나 느낌이 일어' 시에 삼가 차운하다 敬次先子卜基回甲有感韻 장수하여 만수무강하는 것은 누구 집인가 誰家遐壽躋陵岡우리 가문 생각하니 감개와 한이 길구나 念及吾門感恨長왕고는 마흔 뒤 삼 년이 지나 돌아가셨고 王考過三强仕後선친은 마흔 언저리에서 일 년을 넘기셨네 先君踰一中身傍터를 처음 정할 때는 점괘를 따랐고 址基始卜從龜筮유업 계승해 중수하고는 재상220)을 심으셨네 堂構重新種梓桑두 대토록 경영한 일 하루아침에 폐기되었으니 兩世經營一朝棄불초가 학문의 가풍을 저버린 죄가 크구나 罪深不肖負書香 誰家遐壽躋陵岡? 念及吾門感恨長.王考過三强仕後, 先君踰一中身傍.址基始卜從龜筮, 堂構重新種梓桑.兩世經營一朝棄, 罪深不肖負書香. 재상(梓桑) 가래나무와 뽕나무로, 옛날에 부모가 집 주위에 심어서 자손에게 남겨 양잠(養蠶)과 기용(器用)에 쓰도록 한 것이다. "뽕나무와 가래나무도 반드시 공경해야 한다.[維桑與梓, 必恭敬止.]"라고 하였다. 《詩經 小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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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사에서 조용히 앉다 凈寺靜坐 얼마 전까지 돌이 타고 쇠가 녹는 듯 무덥더니 俄然石爍又金流문득 가을바람이 입추에 이르러 부는 걸 보누나 忽見西風屆立秋계절은 더위와 서늘함이 서로 바뀌고 天序炎凉相代謝인정의 고락은 기쁨과 걱정이 변하네 人情苦樂變歡愁공부 얕으니 잘못을 안 거백옥(蘧伯玉)285)에 감히 비길까 淺工敢擬知非玉늙기 쉬우니 전보다 나아진 부옹(涪翁)286)에게 아주 부끄럽네 易老多慙勝昔涪고요함 좋아해 또 절에 와서 앉아 있노라니 耽靜又來蕭寺坐곁에서 보는 사람들 학승의 무리로 잘못 아누나 傍觀錯認學僧儔 俄然石爍又金流, 忽見西風屆立秋.天序炎凉相代謝, 人情苦樂變歡愁.淺工敢擬知非玉, 易老多慙勝昔涪.耽靜又來蕭寺坐, 傍觀錯認學僧儔. 잘못을 안 거백옥(蘧伯玉) 《회남자(淮南子)》 〈원도훈(原道訓)〉에 "거백옥은 나이 50이 되어서 49년 동안의 잘못을 알았다.[蘧伯玉年五十, 而知四十九年非.]"라고 하였다. 전보다 나아진 부옹(涪翁) 이천(伊川) 정이(程頤)가 부주(涪州)로 유배갔다가 돌아왔을 때 기모(氣貌)와 용색(容色)과 수염이 모두 전보다 나아졌기에 문인(門人)이 어떻게 하여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자 "학문의 힘이다."라고 하였다. 《心經附註 卷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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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의 성산정사에 올라 登丁氏城山精舍 명승지에서 일찍이 현인과 약속했으니 名區曾與碩人期상산과 정공이 모두 빼어나고 기이했네 城岳丁公幷絶奇십 리에 낀 안개 노을은 별천지를 열고 十里煙霞開別界평생 지닌 풍도 절조는 당시에 추앙했네 一生風節仰當時재와 누대를 길이 맡겨 후손이 보존하고 齋樓永付雲仍保정신과 풍채가 오래 전해져 초목도 아네 精彩留傳草木知시원스레 눈길 끄는 곳을 처음 보았으니 始見豁然醒眼處승경을 거두느라 귀가가 늦음도 잊었네 管收勝狀忘歸遲 名區曾與碩人期, 城岳丁公幷絶奇.十里烟霞開別界, 一生風節仰當時.齋樓永付雲仍保, 精彩留傳草木知.始見豁然醒眼處, 管收勝狀忘歸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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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형태(炯泰)와 여중이 창화한 시에 차운하고 인하여 권면하다 次泰兒與汝重唱和韻 因以勖之 너희의 시가 날 흥기시켜 마음이 즐거우니 汝詩起我意欣如하늘이 눈으로 집을 막아도 문제 없다오 不妨天敎滯雪廬많은 신령은 학문을 성취한 뒤에야 칭찬하고 靈萬方稱成學後세 익우는 막 사귐을 맺었을 때 거두리라 益三當收結交初몸이 편리를 따른 곳은 모두 위험한 땅이요 身從利處皆危地마음이 인을 얻은 때는 바로 넓은 집이라오134) 心得仁時卽廣居이미 시편에서 도를 구하는 뜻 보았으니 旣見篇中求道志일념으로 부지런히 힘쓰고 소홀히 하지 말게 孜孜一念莫虛疏 汝詩起我意欣如, 不妨天敎滯雪廬.靈萬方稱成學後, 益三當收結交初.身從利處皆危地, 心得仁時卽廣居.旣見篇中求道志, 孜孜一念莫虛疏. 마음이……집이라오 맹자(孟子)가 대장부의 일을 말하면서 "천하의 넓은 집에 살며,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큰길을 다닌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의 집주(集註)에 넓은 집은 인(仁), 바른 자리는 예(禮), 큰길은 의(義)라고 하였다. 《孟子集註 滕文公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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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에 만당 외형께 드리다 歲暮 呈晩棠外兄 초가집은 적적하고 한 해는 다했는데 草廬寂寂歲行窮몇 번이나 선장이 꿈속에 들어왔던가 幾度仙庄入夢中겹겹으로 눈 쌓인 산은 근심 속에 우뚝하고 雪嶽重重愁裏屹망망한 바다 위 하늘은 시야 앞에 훤하다오 海天漠漠望前空서하의 역경135)은 하늘이 무슨 뜻 있어서인가 西河逆境天何意북학의 고재136)는 세상이 공평하지 않네 北學高才世不公마침 인편으로 평안하다는 소식 접하니 適得便風安信到외람되이 헌수시 지어 함께 새해 인사하네 獻詩猥作拜年同 草廬寂寂歲行窮, 幾度仙庄入夢中?雪嶽重重愁裏屹, 海天漠漠望前空.西河逆境天何意? 北學高才世不公.適得便風安信到, 獻詩猥作拜年同. 서하(西河)의 역경(逆境) 자식을 잃은 슬픔을 말한다. 서하는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를 가리킨다. 자하가 서하(西河)에 있을 때 아들을 잃은 슬픔에 통곡하다가 실명(失明)한 고사가 있다. 《史記 仲尼弟子傳》 북학(北學)의 고재(高才) 출중한 재주를 말한다. 전국 시대 비속(鄙俗)한 남초(南楚) 지역의 진량(陳良)이 공자의 도를 좋아하여 문명(文明)한 중국에 북학(北學)하였는데 재덕(才德)이 출중하였다. 《孟子 滕文公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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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정 유공 익상을 생각하다 憶春汀柳公【翼相】 문필을 가진 의용은 남쪽 고을에서 으뜸이었으니 文翰容儀冠楚鄕글방 선생의 정의가 있는데 어찌 잊겠는가 塾師有誼豈能忘유락한 신세라고 뒤에 들었는데 어디로 돌아갔는가 後承流落歸何處멀리 하늘가 바라보니 참으로 아득하구나 遙望天涯正渺茫 文翰容儀冠楚鄕, 塾師有誼豈能忘?後承流落歸何處? 遙望天涯正渺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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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밤에 관아를 기다리다 八月十四夜 待觀兒 서생은 어느 곳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나 書生何處未歸來풍진이 길에 가득하니 몸 상할까 두렵구나 滿路風塵可怕哉하나의 경 자가 종래에 학문의 요체였으니 一敬從來爲學要변화와 상도를 상황에 맞게 함이 몸 보호하는 재목이라네 變常隨作護身材 書生何處未歸來? 滿路風塵可怕哉.一敬從來爲學要, 變常隨作護身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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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로(黃雲路)58) 용익(龍翼) 에 대한 만사 挽黃雲路【龍翼】 단정함은 본래부터 타고난 성품이요 端莊自稟質문아함은 가문 명성을 계승한 것이라오 文雅繼家聲역법으로 보면 환갑의 수도 못 누렸지만 曆算慳周甲자손으로 보면 뜰 안 가득 많기도 하네 兒孫盛滿庭그대의 돌아감은 운명에 순응한 것이거니와 君歸應順命나의 곡함은 어찌 가슴 아파하지 않으리오 我哭豈傷情편안히 눈 감기 어려운 한 있으니 惟有難瞑恨고당에 구순 노모가 살아 계신다네 高堂九耋齡 端莊自稟質, 文雅繼家聲.曆算慳周甲, 兒孫盛滿庭君歸應順命, 我哭豈傷情?惟有難瞑恨, 高堂九耋齡. 황운로(黃雲路) 황용익(黃龍翼)으로, 본관은 평해(平海)이고 운로는 자이다. 그의 부친은 황종윤(黃鍾允)이다. 《後滄集 卷23 箕山黃公墓碣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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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즉흥으로 읊다 夏日卽事 삼복의 찌는 더위에 땀으로 옷 젖었는데 三伏蒸炎汗透衣숲 사이에 실바람 불어와 잠깐 기뻤다오 林間乍喜動風微어이하면 돈 마련해 거나하게 취할 수 있을꼬 那由辦直輕醺取산에 올라 시 읊조리는 즐거움도 드물게 있네 幷與登高一詠稀농사는 이미 한발이 포학 부림253)을 근심하고 年事已憂魃爲虐천시는 또 여름이 장차 돌아가려 하는구나 天時又見夏將歸요사이 인간 세상이 모두 한가하고 적막하니 邇來人境俱閒寂좋은 벗이 찾아와 대 사립을 두드리길 바라노라 庶有良朋叩竹扉 三伏蒸炎汗透衣, 林間乍喜動風微.那由辦直輕醺取, 幷與登高一詠稀.年事已憂魃爲虐, 天時又見夏將歸.邇來人境俱閒寂, 庶有良朋叩竹扉. 한발(旱魃)이 포학 부림 한발은 가뭄을 일으키는 귀신이다. 《시경》 〈대아(大雅) 운한(雲漢)〉에 "한발이 포학을 부려, 속이 타는 듯하며 불을 놓은 듯하다.〔旱魃爲虐, 如惔如焚.〕"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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