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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 정호 찬문 의 〈선고 묘소의 석물〉 시에 차운하다 次趙君正豪【燦文】先考墓石儀韻 소나무 가 무덤 풀이 여덟 번 새로 났는데 松儂墓草八番新돌 깎아 석물 만드니 사방에서 흠모하누나 伐石成儀歆四隣후손에게 복을 끼칠430) 훌륭한 계책은 세속의 모범 되었고 裕後嘉謨曾範俗선친을 계술하는431) 어진 아들은 또한 진세를 벗어났도다 述先賢子亦超塵산은 길지를 고르니 유택을 마련하고 山惟吉地占幽宅때는 좋은 시절이니 중춘에 해당하네 時適良辰屬仲春평소 교칠처럼 굳었던432) 우의를 추억하니 追憶平生膠漆誼이날 지은 시를 보고 자주 감탄한다오 題詩此日感歎頻 松儂墓草八番新, 伐石成儀歆四隣.裕後嘉謨曾範俗, 述先賢子亦超塵.山惟吉地占幽宅, 時適良辰屬仲春.追憶平生膠漆誼, 題詩此日感歎頻. 후손에게 복을 끼칠 원문의 유후(裕後)는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의로써 일을 제재하고 예로써 마음을 제재해야 후손들에게 넉넉함을 드리울 것이다.[以義制事, 以禮制心, 垂裕後昆.]"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선친을 계술(繼述)하는 《중용장구》 제19장에 "무릇 효란 부모의 뜻을 잘 계승하며 부모의 일을 잘 조술하는 것이다.[武王周公, 其達孝矣乎.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교칠(膠漆)처럼 굳으며 후한(後漢) 때 뇌의(雷義)와 진중(陳重)은 젊어서부터 우의가 매우 두터웠는데, 그 향리 사람들이 말하기를 "아교와 옻칠이 견고하다고 하지만, 뇌의와 진중의 사이만은 못하리라.[膠漆自謂堅, 不如陳與雷.]"라고 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後漢書 卷81 陳重雷義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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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의 말을 듣고 시를 지어 보여 주다 聞羅君有言, 詩以示之 서로 알아줌은 원래 마음 알아줌이 귀하니 相識元來貴識心삼년 동안 가르침에 더욱 정이 깊어지누나 三年敎學更情深형적을 가지고 동이를 구분하지 말고 莫將形迹分同異흉금을 활짝 열고 고금을 통찰해야 한다오 須豁胸襟洞古今서를 힘써서 행할 때엔44) 사람의 허물이 적어지고 强恕行時人寡過사심을 조금이라도 쓰는 곳엔 상제가 밝게 임한다네45) 微私用處帝明臨모두가 우리들이 이치 연구를 게을리함에서 비롯되니 總緣吾輩疏硏理서재 창가에서 촌음을 아껴 학문에 힘쓰시게나 且向書窓惜寸陰 相識元來貴識心, 三年敎學更情深.莫將形迹分同異, 須豁胸襟洞古今.强恕行時人寡過, 微私用處帝明臨.總緣吾輩疏硏理, 且向書窓惜寸陰. 서(恕)를……때엔 서(恕)는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서(恕)를 힘써서 행하면 인(仁)을 구함이 이보다 가까울 수 없다.强恕而行 求仁莫近焉〕"라고 한 것을 원용하였다. 상제(上帝)가 밝게 임한다네 《시경》 〈대아(大雅) 대명편(大明篇)〉에 "상제께서 너에게 임하셨으니, 너의 마음에 의심하지 말라.[上帝臨女, 無貳爾心.]"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여기서는 하늘이 언제 어디서나 네가 하는 것을 모두 잘 안다는 뜻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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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쓰다 偶題 일만 권의 서책이 쌓여 있는 그윽한 방 안에서 萬卷書中一室深홀로 세속 밖에 거하니 또한 이 무슨 마음인고 獨居物外亦何心마른밥과 채소 먹는 건106) 내가 즐길 수 있거니와 飯糇茹草吾能樂풍월을 읊조리는 건 세상이 막을 수 없고말고 弄月吟風世莫禁오늘날 뜻이 같은 벗님을 만나지 못하였으니 此日未逢同志友훗날엔 그 누가 어두운 구천 향해 애통해할까 他年誰慟九泉陰그저 위로 아래로 부끄러움 없기를107) 구할 뿐이니 但求俯仰無慙怍모쪼록 영대108)에 나아가 스스로 헤아려야 하리라 須就靈臺自揣斟 萬卷書中一室深, 獨居物外亦何心?飯糇茹草吾能樂, 弄月吟風世莫禁.此日未逢同志友, 他年誰慟九泉陰?但求俯仰無慙怍, 須就靈臺自揣斟. 마른밥……건 마른밥과 채소는 빈천한 자가 먹는 보잘 것 없는 음식을 비유하는 말로, 《맹자》 〈진심 하(盡心下)〉에 "순 임금이 마른 밥을 먹고 채소를 먹을 때에는 장차 그대로 인생을 마칠 듯하더니, 천자가 되어서는 그림 그린 옷을 입고 거문고를 타며 두 여자가 모시는 것을 본디 가지고 있던 듯했다.[舜之飯糗茹草也, 若將終身焉; 及其爲天子也, 被袗衣鼓琴, 二女果, 若固有之.]"라고 한 데서 보인다. 위로……없기를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위로는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영대(靈臺) 사람의 마음을 비유한 말이다. 《장자(莊子)》 〈경상초(庚桑楚)〉에 "영대를 침입하지 못한다.[不可內於靈臺.]"라고 하였는데, 곽상(郭象)의 주(注)에 "영대는 마음이다.[靈臺者, 心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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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의 이장380)을 끝내지 못함을 근심하다 憂先葬未完 선인의 이장을 끝내지 못해 꿈에서도 놀라는데 未完先葬夢猶驚하물며 노쇠한 이내 몸이 염라부에 뒤따라감에랴 況追衰頹閻府行비록 안목 밝은 자를 만나기 어렵다고 하지만 縱道難逢明眼目정성을 다하지 못함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노라 自慙未須盡誠情다만 체백381)에 아무런 재해도 없으니 但得體魄無災害자손들이 부귀하기를 바랄 수 있겠네 旣望兒孫見富榮지금 깊이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가 深悔如今何所在일찍이 《청오경》382)을 배우지 않은 것일세 曾年不學靑烏經 未完先葬夢猶驚, 況追衰頹閻府行?縱道難逢明眼目, 自慙未須盡誠情.但得體魄無災害, 旣望兒孫見富榮.深悔如今何所在, 曾年不學靑烏經. 선인(先人)의 이장(移葬) 후창은 26세가 되는 1909년에 부친인 김낙진(金洛進)의 상을 당하였는데, 이때에 선인의 이장을 도모했던 것으로 보인다. 체백(體魄) 땅속에 묻은 시신(屍身)을 이른다.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위로 올라가고, 백(魄)은 시신에 깃든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체백과 영혼(靈魂)을 구별하여 묘소에는 체백이 있고, 궤연(几筵)에는 영혼이 있다고 하였다. 청오경(靑烏經) 진한(秦漢) 시대의 감여가(堪輿家)로 알려진 청오자(靑烏子)라는 인물이 편찬한 풍수지리서이다. 《금낭경(錦囊經)》과 함께 풍수지리에 관한 양대 기서(奇書)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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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333)의 강연은 채영 별장에서 비에 발이 묶이다 牟陽姜蓮隱【采永】庄上滯雨 백 리의 영주산은 참으로 아득한데 百里瀛山正渺茫사흘 동안 비에 발이 묶여 모양에 있었네 三朝滯雨在牟陽은빛 방울이 귀를 시끄럽게 하니 백발이 더해지고 銀鈴聒耳添皤髮흰 물결이 눈을 놀라게 하니 애간장 끊어지려 하네 雪浪驚眸欲斷腸세상만사 궁하고 통함은 원래 운수가 있고 萬事窮通元有數한때의 가고 멈춤은 또한 일정함이 없다네 一時行止亦無常애써 적적함 없애려 연은 형과 얘기하다보니 還强破寂蓮兄話육십 일세의 동갑 나이에 감회가 많구나 六一同庚感思長 百里瀛山正渺茫, 三朝滯雨在牟陽.銀鈴聒耳添皤髮, 雪浪驚眸欲斷腸.萬事窮通元有數, 一時行止亦無常.還强破寂蓮兄話, 六一同庚感思長. 모양(牟陽) 전라북도 고창현(高敞縣)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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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형이 낚시하는 것을 보다 觀棠兄釣魚 한 길의 낚싯줄과 몇 자의 낚싯대 가지고 一丈之繩數尺竿한가하게 종일도록 강가에 앉았네 悠然終日坐江干이른 아침 가는 비에 도롱이 젖고 平朝細雨蓑衣濕저물녘 가벼운 바람에 부들 삿갓 마르네 薄暯輕風蒻笠乾이 일은 이제껏 자적하게 지내기 위해서였으니 此事從來緣取適평소 마음은 밥에 곁들이려고 해서가 아니었네 素心非欲助加餐때로 나무꾼 만나 명리400)를 논하는데 時逢樵者論名理어지러운 길에 누가 기단401)을 말하는가 亂道何人說杞湍 一丈之繩數尺竿, 悠然終日坐江干.平朝細雨蓑衣濕, 薄暯輕風蒻笠乾.此事從來緣取適, 素心非欲助加餐.時逢樵者論名理, 亂道何人說杞湍? 명리(名理) 위진(魏晉) 시대의 청담가(淸談家)들이 사물의 명(名)과 이(理)를 분석하며 시비(是非)와 동이(同異)를 따지던 것을 가리킨다. 기단(杞湍) 기류(杞柳)와 단수(湍水)를 말한다. 전국(戰國) 시대의 사상가인 고자(告子)가 성(性)을 버들가지[杞柳]에 비유한 것은 《맹자》 〈고자 상〉 제1장에, 여울물[湍水]에 비유한 것은 제2장에 보이는데, 모두 성에는 어떠한 경향성도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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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근에게 지어 주다 贈李萬根 공부는 오직 나날이 새로워짐185)을 귀히 여기니 工夫只貴日新新그대는 이 학문에 종사한 지 몇 해나 되었는가 問汝從斯經幾春두 개의 눈동자는 옅은 안개를 헤친 듯하고 雙孔眼輪披薄霧한 덩이의 마음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네 一團心鏡掃纖塵인의는 본디 내 일생의 사업이요 義仁本是吾生事성현은 원래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오 聖哲元非別樣人부사의 부지런히 애쓰는 뜻에 부응하려 한다면 欲副父師勤苦意어찌 방탕하게 놀면서 좋은 시절을 허송하리오 如何遊蕩送佳辰 工夫只貴日新新, 問汝從斯經幾春?雙孔眼輪披薄霧, 一團心鏡掃纖塵.義仁本是吾生事, 聖哲元非別樣人.欲副父師勤苦意, 如何遊蕩送佳辰? 나날이 새로워짐 《대학장구》 전 2장에, 은(殷)나라 탕왕(湯王)의 반명(盤銘)을 끌어와 "진실로 어느 날에 새로워졌거든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나날이 새롭게 하라.[苟日新, 日日新又日新.]"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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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앉아 黙坐 대지에 눈이 가득하여 온갖 시끄러움 끊어지니 雪盈大地絶群喧묵묵히 앉으매 세존처럼 마음이 맑아지누나 黙坐澄心若世尊젊어서는 부친의 가르침으로 몸을 지켰고 少日守身由父敎늙어서는 스승의 은혜를 밝히느라 도를 향했다오 暮年向道證師恩신령한 곳의 천석이 자주 꿈에 나오고 靈區泉石頻成夢높은 절개의 송죽이 또한 문 앞에 있네 高節松篁亦在門아프건 건강하건 죽건 살건 어찌 따질 것이 있으랴 病健死生何足較끝으로 돌이키는338) 날이 바로 근원으로 돌아가는 때라오 反終之日是歸原 雪盈大地絶群喧, 黙坐澄心若世尊.少日守身由父敎, 暮年向道證師恩.靈區泉石頻成夢, 高節松篁亦在門.病健死生何足較? 反終之日是歸原. 끝으로 돌이키는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시작을 근원하고 끝을 돌이켜본다. 그러므로 사(死)와 생(生)의 설을 아는 것이다.[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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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 전날 밤에 홀로 앉다 除夕前夜 獨坐 한해가 다가서 달력 한 장만 남은 이때 歲盡惟餘一葉蓂밝은 밤 서글픈데 어찌 다툼 많이 하랴 明宵怊悵豈多爭외론 집은 아주 무성한 숲과 안 어울리고 孤棲不合林過密찾아오는 길이 또 진탕 같으니 어이 하랴 相訪其如路且濘쌓인 장작으로 몸 따뜻하니 그나마 다행이고 稍幸積薪身取煖희미한 등불로 정밀하게 보는 데 문제 없네 未妨艱燭眼收精시절에 감동하고 경관 만나는 마음 어떠한가 感時遇境情何似방 벽에는 형체 위로해 줄 그림자도 없다오 壁上幷無影慰形삼십 년 동안 태양력을 보지 않았으니 卅年不見太陽蓂의와 이는 원래 작은 것으로 다툰다오 義利元來些子爭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제야가 닥쳐오고 遽遽光陰除夜迫분분하게 내리는 눈에 길 가득 진창이네 紛紛雨雪載途濘말세에 도가 상실되었다고 차마 말하겠는가 忍言末劫文垂喪고령에 배움이 정밀하지 못해 깊이 한스럽네 深恨高齡學未精그밖에 아득한 세상사 어찌 마음에 두랴 餘外悠悠那掛意이로부터 곧 형체를 잊을 수 있으리라 從玆卽可忘骸形 歲盡惟餘一葉蓂, 明宵怊悵豈多爭?孤棲不合林過密, 相訪其如路且濘.稍幸積薪身取煖, 未妨艱燭眼收精.感時遇境情何似? 壁上幷無影慰形.卅年不見太陽蓂, 義利元來些子爭.遽遽光陰除夜迫, 紛紛雨雪載途濘.忍言末劫文垂喪? 深恨高齡學未精.餘外悠悠那掛意? 從玆卽可忘骸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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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에 기뻐서 歲暮有喜 온갖 감정이 분분한데 세모를 맞이하니 百感紛紛値歲窮문득 두 가지 기쁨이 마음을 위로하네 却將二喜慰胸中새로 태어난 조카는 튼실하다고 들었고 新生姪子聞充實죽을 뻔했다던 형제는 거짓으로 판명났네 幾死鴒憂見脫空천기가 이어지는 때라 인륜이 중요하고 天屬連時倫理重인정이 발하는 곳이라 본심이 공정하네 人情發處本心公송영하는 중에 경사와 복록이 지극한데 餞迎慶福無加此무슨 일로 민간 풍속처럼 기양하겠는가 何事祈禳俚俗同 百感紛紛値歲窮, 却將二喜慰胸中.新生姪子聞充實, 幾死鴒憂見脫空.天屬連時倫理重, 人情發處本心公.餞迎慶福無加此, 何事祈禳俚俗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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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흘러가다 滾滾 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쉼 없이 흘러가니 滾滾光陰若水流흰 머리만 쉬이 어지럽게 늘어가는구나 雪華容易亂侵頭생전엔 부귀한 날이 많지 않거니와 生前富貴無多日사후엔 명성이 몇 해나 남아 있을까 死後聲名亦幾秋때를 살핌이 그릇된 걸 보는 게 대도가 되고 觀匪相時爲大道실수한 걸 근심하는 게 깊은 시름이 된다네 患其失處作深愁끝없는 세상만사 원래 이와 같으니 悠悠萬事元如此그저 긴 노래 짧은 노래나 부르는 게 제격일세 只合長歌與短謳 滾滾光陰若水流, 雪華容易亂侵頭.生前富貴無多日, 死後聲名亦幾秋?觀匪相時爲大道, 患其失處作深愁.悠悠萬事元如此, 只合長歌與短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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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1953) 1월 1일 3수 癸巳正月一日【三首】 사람들은 병든 내가 겨울나기 어렵다 했는데 人言我病難過冬겨울 다 가고 봄이 와도 아직 죽지 않았다오 冬盡春來尙不終오늘 아침에 비로소 칠십을 꼭 채웠으니 始得今朝七十滿공자와 주자의 수에 거의 같게 되었도다540) 孔朱之壽庶幾同늙은이가 늦겨울처럼 겨우 목숨을 보존하니 老人僅保若殘冬조금 따뜻해진들 어찌 그 끝을 믿을쏜가 微暖何能信厥終조물주가 응당 극형의 형률을 적용하여 化工應下凌遲律국가의 큰 죄인과 똑같이 처단하리라 處以邦家鉅罪同설령 우연히 칠십삼 세까지 산다 해도 假令偶至七三冬덕이 같은 사문의 군자들은 죽고 없으리라 同德斯文君子終이미 끝났으니 더욱 수양될 가망은 없다 해도 已矣加修雖望絶마음을 보존함은 외려 젊은 시절과 같다오 存心猶與少年同 人言我病難過冬, 冬盡春來尙不終.始得今朝七十滿, 孔朱之壽庶幾同.老人僅保若殘冬, 微暖何能信厥終?化工應下凌遲律, 處以邦家鉅罪同.假令偶至七三冬, 同德斯文君子終.已矣加修雖望絶, 存心猶與少年同. 공자(孔子)와……되었도다 공자는 73세의 수(壽)를 누렸고, 남송(南宋)의 주희(朱熹)는 71세의 수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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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정〉 시에 차운하다 계사년(1953) 次三湖亭韻【癸巳】 예전에 내가 잠시 이 정자에 들렀는데 마치 꿈속의 일처럼 아련하였다. 지금 극재(克齋)541)가 이 정자의 판상(板上) 시에 차운했다는 말을 듣고는 지난 일을 떠올리고 급히 차운하여 벗 극재에게 부친다.고사의 이름난 정자는 모두 그윽하지 않나니 高士名亭幷不幽새 시가 현판에 걸어 놓기에 제격이로세 新詩端合揭楣頭경계는 세상을 벗어나니 삼청의 세계요 境超世外三淸界땅은 호남에 위치하니 제일의 물가일세 地占湖南第一洲옛 문벌의 명성 속에 구름이 변함없이 흐르고 古閥風聲雲未替전인의 심적 위에 달이 오래도록 머물러 있네 前人心跡月長留내가 예전 어느 날에 이곳에 올랐던가 昔余何日來登此삼십이 년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구나 忽忽光陰卅二秋 昔余暫過此亭, 依依若夢中事.今聞克齋所次板上韻, 記得往事, 走次以付克友.高士名亭幷不幽, 新詩端合揭楣頭.境超世外三淸界, 地占湖南第一洲.古閥風聲雲未替, 前人心跡月長留.昔余何日來登此? 忽忽光陰卅二秋. 극재(克齋) 후창의 벗인 강호영(姜浩永)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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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조 西潮 서양 사조가 나날이 하늘에까지 뻗어가니 西潮日日蕩長空온 세상이 함께 휩쓸려 서로 빠져드는구나 胥溺靡然擧世同부강함을 하늘처럼 보니 장차 넋을 빼앗길 테고 天視富强將奪魄윤리를 초개처럼 보니 이미 악습을 이루었도다 芥看倫理已成風문명이 어찌 인의 밖에 있으랴 文明豈在仁成外화란은 항상 재리 속에 있다네 禍亂常存貨利中연소한 자 모두 자신이 성인이라 하면서 年少俱云余是聖도리어 늙은 스승이 무식하다고 조롱하누나 反嘲無識老師翁 西潮日日蕩長空, 胥溺靡然擧世同.天視富强將奪魄, 芥看倫理已成風.文明豈在仁成外? 禍亂常存貨利中.年少俱云余是聖, 反嘲無識老師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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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사유 인석 가 찾아옴을 기뻐하여 시를 지어 주다 喜崔氏士由【仁錫】來訪 以詩贈之 한 해 넘게 애태우며 그리움만 쌓였는데 隔歲憧憧積念多오늘 청안436)으로 대하니 그 기쁨이 어떠하랴 眼靑今日喜如何전업을 중도에 폐기함을 한탄하지 마소 莫嘆前業中途廢뜻 있다면 끝내 덕화를 이룰 수 있으니 有志終能致德和 隔歲憧憧積念多, 眼靑今日喜如何?莫嘆前業中途廢, 有志終能致德和. 청안(靑眼) 반가워하는 눈길이라는 뜻이다. 진(晉)나라 때의 명사(名士)인 완적(阮籍)은 세속(世俗)의 법도에 구애받지 않고 지내면서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을 드러내어 경멸하는 뜻을 보이고,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만나면 청안으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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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 최정석에게 부치다 寄崔秀才正錫 군과 같은 재주는 세상에 거의 드문데 之君才志世無多그 뜻이 마귀의 방해를 받음은 어째서인가 其志魔邪見障何만약 삼년 동안 더욱 매진할 수 있다면 如得三年加邁往봄바람이 이르는 곳마다 이미 화창할 것일세 東風到處已暢和강학은 무엇보다도 같이할 짝이 있어야 하니 講修最可有其儔서로 힘써 함께 가되 잠시도 지체해서는 안 되네 胥勖偕行不少留군은 난리를 만났으니 참으로 한스럽고 君遭亂離眞可恨나는 질병에 걸렸으니 정말로 부끄럽다오 我嬰疾病正堪羞섬 안에 들어가느라 온갖 고초 겪었는데 島中行李備艱難그 멀리 떠남이 외려 사람을 안심시킨다오 遐擧使人心却安멀리서 생각건대 어지러운 진세를 벗어나 遙想超然塵擾外부지런히 글 읽느라 한가할 겨를 없으리라 孜孜佔?未能閒창강 위에 둥그런 달이 밝게 걸려 있으니 滄江之上月如規천리 밖에서 그리워할 거리로 삼을 만하네 可作相思千里資군의 모습을 어느 때에나 볼 수 있을까 英眄何時能得見서글프게 서쪽을 바라보며 새 시를 부치노라 悵然西望寄新辭 之君才志世無多, 其志魔邪見障何?如得三年加邁往, 東風到處已暢和.講修最可有其儔, 胥勖偕行不少留.君遭亂離眞可恨, 我嬰疾病正堪羞.島中行李備艱難, 遐擧使人心却安.遙想超然塵擾外, 孜孜佔?未能閒.滄江之上月如規, 可作相思千里資.英眄何時能得見? 悵然西望寄新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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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조 순근을 애도하다 悼吳念祖【純根】 인생의 단맛 신맛 다 맛본 지 60년 `閱盡甘酸六十年아들을 잃고 이어 하늘로 올라갔네 西河一哭繼登天그를 아는 자에게 말하노니 눈물 뿌리지 말라 寄言相識休揮淚이날 먼저 돌아갔으니 복이 많은 거라오 此日先歸福侈然옛날 내가 벽옹275)을 갑자기 잃은 해 昔余奄失碧翁年멀리서 제문을 눈바람 부는 하늘에 보내 주었는데 遠致奠文風雪天그대가 죽었다는 소식을 더운 여름에 비로소 듣고도 君喪始聞庚熱裏달려가 조문하지 못해 되려 부끄럽다오 未能匍匐却騂然 閱盡甘酸六十年, 西河一哭繼登天.寄言相識休揮淚, 此日先歸福侈然.昔余奄失碧翁年, 遠致奠文風雪天.君喪始聞庚熱裏, 未能匍匐却騂然. 벽옹(碧翁) 김택술의 부친인 벽봉(碧峯) 김낙진(金洛進, 1859~1909)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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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기 잎211)을 따다 摘紫蘇葉 차조기 잎 따서 무얼 하려나 紫蘇摘底爲병 낫게 하는 데 효과가 아주 좋다오 蘇病效輒奇하늘의 재앙을 치료하는 것이 정히 급하니 天瘥蘇正急누가 차조기 잎이 되겠는가 誰是紫蘇爲 紫蘇摘底爲? 蘇病效輒奇.天瘥蘇正急, 誰是紫蘇爲? 차조기 잎 땀을 내며 속을 조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해수(咳嗽), 곽란(癨亂), 각기(脚氣), 심복통(心腹痛) 등을 다스리는 약재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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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염재가 은거하는 곳을 찾아갔다가 길을 잃어 가지 못해, 당나라 사람의 〈방양존사〉 시212)에 차운하다 訪金念齋隱居 失路未果 次唐人訪羊尊師韻 평소 뜻은 별천지에 있었으니 素志洞中天염재가 은둔한 곳이라네 念齋遯跡去아 내가 이제 와서 찾는데 嗟我今來尋골짝이 깊어 어딘지 모르겠구나 谷深不知處 素志洞中天, 念齋遯跡去.嗟我今來尋, 谷深不知處. 방양존사(訪羊尊師) 시 당(唐)나라 손혁(孫革)의 작품이다. 일설에는 가도(賈島)의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라고도 한다. 《全唐詩 卷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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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홀로 앉다 月夜獨坐 19일 동쪽 하늘에 달이 이미 떠올랐는데 十九東天月已生모기 쫓고 홀로 앉아 잠을 이루지 못하네 打蚊獨坐未眠成길흉을 어찌 때에 임해 택할 수 있으랴 吉凶豈得臨時擇의리는 응당 궁극적인 곳에서 밝혀야 하네 義理當從極處明덧없는 백 년 세월 사업 이루기 어렵고 鼎鼎百年難建業많고 많은 사람들 중 누가 명성 남길까 林林萬衆孰留聲가장 어려운 건 이때 가장이 된 것이니 最難此時爲家長자손들 생각하매 마음 견디기 어려워라 念及兒孫叵耐情 十九東天月已生, 打蚊獨坐未眠成.吉凶豈得臨時擇? 義理當從極處明.鼎鼎百年難建業, 林林萬衆孰留聲?最難此時爲家長, 念及兒孫叵耐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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