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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 형구에게 주다 贈吳君炯球 옛 습관을 조금도 남겨두지 말고 毋將舊習細毫留물 흐르듯 성현의 말씀을 따르라 從聖賢言若水流일월처럼 걸린 사문을 믿을지니 須信斯文懸日月누가 《춘추》 읽을 곳 없다 하랴 誰言無地讀春秋강물로 배 채우듯 견문을 얻으면 見聞如得河充腹백발에 누우치는 일은 없으리라 悔恨應無雪滿頭하늘이 남아 내린 건 우연 아니니 天降男兒非偶爾어찌 일반 속된 무리와 같겠는가 肯同俗子一般儔 毋將舊習細毫留, 從聖賢言若水流.須信斯文懸日月, 誰言無地讀春秋?見聞如得河充腹, 悔恨應無雪滿頭.天降男兒非偶爾, 肯同俗子一般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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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이 있어서 짓다 有爲而作 머리 들어 묵묵히 동서를 바라보니 擧頭悶默望西東오늘의 이런 말을 누구와 함께할까 此日此言誰與同천지에 가득한 것이 모두 거짓이니 盈地盈天都作僞언제 어디에서 공정함이 행해지랴 何時何處可行公감히 양심 밖에서 비리를 도모하여 敢圖非理良心外어찌 차마 욕망의 바다에 투신했나 胡忍投身慾海中고개 위의 눈 맞은 잣나무를 보게나 請看嶺頭經雪柏예전부터 절의는 빈궁에서 드러났네 從前節義見貧窮 擧頭悶默望西東, 此日此言誰與同?盈地盈天都作僞, 何時何處可行公?敢圖非理良心外, 胡忍投身慾海中?請看嶺頭經雪柏, 從前節義見貧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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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 족질 병주 의 원시에 차운하다 次怡齋【族姪炳柱】原韻 은자가 그윽한 곳에 은둔하니 幽人幽遯處이름이 실상과 서로 어울리네 名與實相隨옛 골짝을 운류라고 이름하니 古洞雲留號오래도록 구름이 옮기지 않네 長時雲不移봄 하늘에 짙고 옅음이 알맞고 春天濃淡適하침 해에 말고 펼침이 더디네 朝日卷舒遲무심한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莫謂無心者그대 위해 혼자 즐김을 돕나니 爲君助自怡 幽人幽遯處, 名與實相隨.古洞雲留號, 長時雲不移.春天濃淡適, 朝日卷舒遲.莫謂無心者, 爲君助自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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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서규산 석환 에게 드리고 화답을 청하다 呈圭山徐友【錫煥】求和 같은 고을인데다 세의를 겸하니 一鄕兼世誼누군들 그대와 친밀함과 같으랴 孰似與君親스승 호위하던 날에 뜻이 같았고 同志衛師日옛것을 먹던 때에 서로 동정했지 相憐食舊辰이제부터 늘그막에 접어들었는데 迨玆臨境暮아직도 새로운 시를 주지 못했네 未始贈詩新너무 담박함은 원래 병이 아니니 太淡元非病영서169)가 신이 돕는 듯 비추네 靈犀照有神 一鄕兼世誼, 孰似與君親?同志衛師日, 相憐食舊辰.迨玆臨境暮, 未始贈詩新.太淡元非病, 靈犀照有神. 영서(靈犀) 영묘(靈妙)한 무소뿔을 말한다. 무소뿔은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어 양방이 서로 관통하므로, 두 사람의 뜻이 투합함의 비유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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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권면하는 뜻을 여중246)에게 보여주다 自勉示汝重 삼가 서에서 왔다 다시 동에서 넘어지지 말라 愼毋來西復倒東공연히 뜻과 사업을 마침내 헛되게 한다네 坐令志業竟成空마귀들은 반드시 밝은 날에 도망갈 터이니 群魔會見逃昭日억센 풀247)이 어찌 굳이 질풍을 숭상하겠는가 勁草何須尙疾風늘그막에 크게 관대하자 원래 약속했는데 老境太寬元是約혼탁할 때 지나친 결백이 되레 중도가 되네 濁時過潔反爲中속마음 말하는 두 나그네 똑같이 잠 못들고 話心二客同無寐깊고 깊은 오경 밤에 촛불 하나 붉게 타네 五夜深深一燭紅 愼毋來西復倒東, 坐令志業竟成空.群魔會見逃昭日, 勁草何須尙疾風?老境太寬元是約, 濁時過潔反爲中.話心二客同無寐, 五夜深深一燭紅. 여중(汝重) 최태일(崔泰鎰, 1899~?)의 자이다. 본관은 전주(全州), 만육(晩六)의 최양(崔瀁, 1351~1424)의 후손이다. 억센 풀 어려움 속에서도 절의가 변치 않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소우(蕭瑀)를 칭찬하면서 하사한 시에 "질풍 속에서 굳게 버티는 초목을 알 수 있고, 난리 속에서 충성스러운 신하를 알 수 있다.〔疾風知勁草, 板蕩識誠臣.〕"라는 말이 나온다. 《舊唐書 卷63 蕭瑀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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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 喬木 교목이 백 년을 지나니 喬木經百年우뚝하게 열 길 높이 솟았네 亭亭聳十尋산중에도 한 해가 저물어 가니 山中歲云暮쓸쓸하게 그늘도 이루지 못하네 蕭索不成陰어찌하여 곁에서 싹이 생겼는가 何來旁生孼때가 아니라서 가지 몇 개 뽑으니 匪時抽幾條비 온 뒤라 푸르름이 사랑스럽고 雨餘憐蔥蒨바람 앞에 요염하고 어여쁨 바치네 風前呈夭嬌이를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하고 謂是同根生곧은 줄기를 사랑하는 마음 절절한데 直幹心愛切어찌하여 도리어 업신여기며 胡爲反欺凌부여잡고 가지 꺾으려 하는가 攀援欲摧折근본 잊음은 참으로 상서롭지 못하거늘 忘本誠不祥어찌 자신이 나온 바를 생각지 않는가 盍念所自出제때를 만났다고 또한 기뻐하지 말라 時哉且莫喜북풍이 큰 눈보라를 몰아칠 것이니 朔風吹大雪 喬木經百年, 亭亭聳十尋.山中歲云暮, 蕭索不成陰.何來旁生孼? 匪時抽幾條.雨餘憐蔥蒨, 風前呈夭嬌.謂是同根生, 直幹心愛切.胡爲反欺凌, 攀援欲摧折?忘本誠不祥, 盍念所自出?時哉且莫喜, 朔風吹大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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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에 제하다 題內藏寺 명승지를 내장산이라 앞다투어 말하니 勝區爭說內藏山바닷가의 금강산과 백중의 형세이네 海上金剛伯仲間비단 병풍같은 첩첩산중엔 단풍이 붉게 물들고 疊嶂錦屛楓紫染옥홀처럼 솟은 봉우리들 바위를 정밀히 깎은 듯 攢峯玉笏石精刪유람객은 도리어 공원의 땅으로 만들었고 遊人轉作公園地대웅전은 옛 모습을 더욱 새롭게 하였네 佛殿增新舊日顔애써 공부하러 어느 때에나 이곳에 올까 攻苦何年來寄此지금까지도 오지 못하고 귀밑머리만 희끗희끗 到今無得鬢毛斑 勝區爭說內藏山, 海上金剛伯仲間.疊嶂錦屛楓紫染, 攢峯玉笏石精刪.遊人轉作公園地, 佛殿增新舊日顔.攻苦何年來寄此? 到今無得鬢毛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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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落葉 된서리가 밤새도록 산문에 떨어지니 嚴霜連夜墮山門온갖 나무들은 옛날 흔적이 전혀 없네 萬木全非舊日痕개밋둑을 찾는 모기떼는 오솔길에서 헤매고 尋垤蚊群迷細路집으로 가는 나그네는 외딴 마을에서 헤매네 歸家客子失孤村늦가을 낙엽 진 동산엔 날씨가 쌀쌀하고 晩秋園落天容慘저물녘 연못엔 비 내리는 기세로 어둡네 薄暮池塘雨勢昏오래도록 버림받아 처량하나 그대 한탄 마오 積棄凄涼君莫恨좋은 시기에 봄나무 이전의 넋이 돌아오리니 好期春樹返前魂 嚴霜連夜墮山門, 萬木全非舊日痕.尋垤蚊群迷細路, 歸家客子失孤村.晩秋園落天容慘, 薄暮池塘雨勢昏.積棄凄涼君莫恨, 好期春樹返前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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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영공 족숙 낙귀 이 여안에게 준 시에 차운하다 次河叟令公【族叔洛龜】贈汝安韻 마음으론 옛 삼고 시대의 풍속을 따르고 心追三古俗가슴속엔 다섯 수레의 서책이 쌓였다네128) 胸積五車書창가에 달은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을까 牕月幾來去처마에 구름은 때때로 걷혔다 끼었다 하네 簷雲時卷舒찬 소나무도 이미 노송이 되었으니 寒松亦已老따스한 기운을 내불 필요가 없으리라 暖律不須噓이제부터 나의 의리를 편안히 여겨 自是安吾義하늘에 맡기는데 하늘은 적막하기만 하네 聽天天寂如 心追三古俗, 胸積五車書.牕月幾來去? 簷雲時卷舒.寒松亦己老, 暖律不須噓.自是安吾義, 聽天天寂如. 가슴속엔……쌓였다네 독서를 많이 하여 지식이 엄청나게 축적되어 있다는 뜻이다. 《장자》 〈천하(天下)〉에 "혜시의 학술은 다방면에 걸쳐 있으며, 읽은 책이 다섯 수레나 된다.〔惠施多方, 其書五車.〕"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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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운자를 써서 한강에게 주다 用前韻 贈寒江 가까운 날에 남쪽 유람을 약속하고서 近日南遊約어쩌면 그리도 행장 꾸림이 더딘가 一何行李遲시냇가 누대에 밝은 달이 뜬 밤이요 溪樓皓月夜내장사에 단풍이 붉게 물들 때라네 藏寺丹楓時인간 세상은 참으로 머리 아프게 하고 苦海眞堪惱좋은 계절에 약속 저버릴까 걱정이네 佳辰恐負期만 번 생각 해도 별도의 방책 없으니 萬思無別策용감하게 나아가 곧장 앞으로 가리라 勇往直前之 近日南遊約, 一何行李遲?溪樓皓月夜, 藏寺丹楓時.苦海眞堪惱, 佳辰恐負期.萬思無別策, 勇往直前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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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209)의 옛터에서 감회가 일어 道東書院遺址有感 선생의 학문과 도덕은 우리나라에서 으뜸이고 先生文道冠靑維이 땅에 일찍이 숭상하여 추모하는 사당있었네 此地曾崇追慕祠다시 영령 봉안할 곳 갑자기 만들기 어려웠으나 復設妥靈難遽作재실210) 지어 강학했으니 어찌 한 일이 없었겠는가 築齋講學豈無爲마음 아파하며 오랑캐 물리친 날 잊을 수 없고 傷心不忘排胡日세상을 근심하며 불교 배척할 때 아득히 생각나네 憂世遙思斥佛時덕을 생각하며 먼 후손은 구하여도 욕됨이 없고 念德遠孫求毋忝속마음 이끌어 학업 진보시켜 거의 음덕 드리우리 誘衷進業庶冥垂 先生文道冠靑維, 此地曾崇追慕祠.復設妥靈難遽作, 築齋講學豈無爲?傷心不忘排胡日, 憂世遙思斥佛時.念德遠孫求毋忝, 誘衷進業庶冥垂. 도동서원(道東書院) 전라북도 부안에 있었던 서원으로, 1534년(중종29) 지방유림의 공의로 김구(金坵, 1211~1278)의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68년(고종5)에 훼철되었다. 재실(齋室) 여기서는 김구(金坵)의 재실인 경지재(敬止齋)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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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경산 정 기성328) 의 시에 화답하다 和敬山鄭友【基聲】韻 오래 홀로 지낸 내 생애가 늘 한스러웠는데 每恨吾生久索居시야 속의 금마329) 땅에는 푸른빛이 무성하네 望中金馬翠扶疎여러 나라에 전쟁으로 비린내 나는 비가 날리고 兵爭萬國飛腥雨천년동안 사문을 잃어 게걸음 글씨를 보게 되네 文喪千年見蟹書뜻과 의리는 능히 그대처럼 독실하기 어려우니 志義難能如君篤명성은 어찌 나의 헛된 삶을 부끄럽게 하는가 聲名其柰愧我虛두 사람의 심사를 시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兩人心事因詩悉깊은 교분은 이제부터 물과 물고기처럼 의탁하리 深契從今託水魚 每恨吾生久索居, 望中金馬翠扶疎.兵爭萬國飛腥雨, 文喪千年見蟹書.志義難能如君篤, 聲名其柰愧我虛?兩人心事因詩悉, 深契從今託水魚. 정기성(鄭基聲) 1890~?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국진(國振)이다. 익산(益山)에서 살았다. 금마(金馬) 전라북도 익산의 옛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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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사에 제하다 題淨土寺 기이한 절경 있으면 그곳이 바로 명산인데 有奇絶處卽名山다시 이 외딴 암자가 푸른 숲속에 있구나 復此孤菴綠樹間먼지 뿌연 큰 대지에는 온 세상이 바쁜데 大陸塵迷全世忙땅이 깨끗한 한 구역엔 노승이 한가로워라 一區土淨老僧閑흐르는 물이 바다로 모이는 뜻37) 유독 좋고 偏憐流水朝宗意푸른 바위가 태곳적 모습인 게 매우 기쁘네 剛喜蒼巖太古顔세 번이나 온 뒤에 새로운 시를 지었는데 題得新詩三到後남은 인연이 몇 번이나 돌아올지 모르겠네 餘緣不識幾番還 有奇絶處卽名山, 復此孤菴綠樹間.大陸塵迷全世忙, 一區土浮老僧閑.偏憐流水朝宗意, 剛喜蒼巖太古顔.題得新詩三到後, 餘緣不識幾番還. 흐르는……뜻 《서경》 우공에 "바다로 조종한다.[朝宗于海]"하여 천하의 모든 물이 바다로 모이는 것을 말했는데, 뒤에는 이를 빌어 제후가 천자를 봄에 뵙는 것을 조(朝), 여름에 뵙는 것을 종(宗)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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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98)을 읽다 讀《正蒙》 심오한 이치를 정밀히 생각한 횡거 精思妙契有橫渠훌륭하도다 〈서명〉99)과 이 책이여 尙矣西銘又此書하늘과 사람의 시종을 궁구하였고 理究天人終始際집안과 나라의 치란을 징험하여 살폈다네 驗存家國亂治餘지극한 말은 믿을 만해 신명에게 질정할 수 있으니 至言可信明神質천 가지 사려에 한 견해 잘못된 들 무슨 문제랴 千慮何傷一見疏이 늙은이처럼 성실하게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不用斯翁眞積力후생들은 어떻게 공부를 진취시킬 수 있겠는가 後生安得進功且 精思妙契有橫渠, 尙矣西銘又此書.理究天人終始際, 驗存家國亂治餘.至言可信明神質, 千慮何傷一見疏?不用斯翁眞積力, 後生安得進功且? 정몽(正蒙) 송(宋)나라 횡거(橫渠) 장재(張載)의 저서이다. 총 2권으로, 1권에서는 천도(天道)를 논했고 2권에는 인도(人道)를 논했다. 서명(西銘) 송나라 횡거(橫渠) 장재(張載)가 지은 글로, 성리학 사상을 심오하게 담고 있어 후대 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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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月夜 눈 다 녹아 하늘이 깨끗하고 雲盡一天凈달빛 밝아 만상이 텅 비었네 月明萬象虛수많은 집은 인정이 지난 뒤이니 千家人定後한밤 물시계가 남은 시간 재촉하네 午夜漏催餘뜻과 기운 어찌 그리 맑은가 志氣何淸絶흉금은 그야말로 탁 트였네 胸襟正豁如누가 알랴 청산에 사는 사람 誰知棲碧子조용히 지내는 중에 즐거움 있음을 樂在靜中居 雲盡一天凈, 月明萬象虛.千家人定後, 午夜漏催餘.志氣何淸絶? 胸襟正豁如.誰知棲碧子, 樂在靜中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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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으로 돌아가는 길에 전연심30) 어른과 작별하며 邊山歸路別鍊心田丈 바닷가를 정처 없이 떠도는 두 선비가 海上飄然兩布衣봉산에서 열흘 만에 문득 돌아가길 잊었네 蓬山十日却忘歸백 년의 회포는 슬픔과 기쁨을 드러내지만 百年懷抱悲歡發일만 골짝의 구름 낀 숲속엔 속된 일 드무네 萬壑雲林俗事稀나막신으로 흐르는 물길 따라 천천히 걷고 行屐倦隨流水去돛대 돌려 흰 갈매기 좇아 한가로이 나네 回帆閑逐白鷗飛오늘아침에 서글프게 곧 작별해야 하지만 今朝怊悵旋爲別이어서 단오가 있으니 때를 어기지 마소서 續在端陽且莫違 海上飄然兩布衣, 蓬山十日却忘歸.百年懷抱悲歡發, 萬壑雲林俗事稀.行屐倦隨流水去, 回帆閑逐白鷗飛.今朝怊悵旋爲別, 續在端陽且莫違. 전연심(田鍊心) 연심은 전희순(田熙舜, 1867~?)의 호이다. 본관은 담양(潭陽), 자는 사준(士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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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에서 묵으며 宿佳谷 서쪽에서 온 길이 푸른 시내로 통하니 西來一路碧溪通가곡의 안개 노을이 푸른 강에 비치네 佳谷煙霞映綠紅어진 주인은 시상이 속된 매임 아니나 賢主韻情非俗累서생은 이름이 텅 비어 부끄럽네 書生名字愧虛空길손의 집 떠난 고생을 말하지 말게나 休言客子離家苦도리어 산천의 기력 돕는 공을 느꼈네 還覺山川助氣功다시 심진동 속으로 들어가니 更向尋眞洞裏去의건에 솔솔 맑은 바람이 일렁이네 衣巾習習動淸風 西來一路碧溪通, 佳谷烟霞映綠紅.賢主韻情非俗累, 書生名字愧虛空.休言客子離家苦, 還覺山川助氣功.更向尋眞洞裏去, 衣巾習習動淸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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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암 형을 찾아가다 訪白兄省菴 온갖 근심이 한 몸에 떼로 모여드니 百憂叢集一身中두발이 더욱 눈 덮인 봉우리가 되었네 頭髮添成雪後峯좋은 명운은 일찍 땅에 묻히길 기원하니 好命惟祈早埋土맑은 이름은 늦게 시드는 솔을 말하지 말게 淸名休道晩彫松마음 가져다 일천 섬을 쏟아내기 어려운데 難將胸海瀉千斛누가 술 연못을 보내 백 잔을 기울이겠나 誰遣酒池傾百鍾오늘밤 그대를 만나 처음 기염을 토하니 今夜逢君初吐氣기운이 하늘을 찔러 긴 바람을 보내네 氣衝碧落送長風 百憂叢集一身中, 頭髮添成雪後峯.好命惟祈早埋土, 淸名休道晩彫松.難將胸海瀉千斛, 誰遣酒池傾百鍾?今夜逢君初吐氣, 氣衝碧落送長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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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암 洗耳巖 당년에 고상했던 정취가 當年高尙情아직도 한 조각 돌에 남았네 一片猶餘石만일 지금의 시대에 있었다면 如在今之時일찍 귀먹어도 씻을 필요 없었으리 早聾無待滌 當年高尙情, 一片猶餘石.如在今之時, 早聾無待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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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침동에서 비에 막히다 水砧洞滯雨 분분히 내리는 강변의 비에 紛紛江上雨행인의 넋이 모두 끊어졌네 斷盡行人魂소리는 서풍에 들어 웅장하고 聲入西風壯형세는 먼 숲에 이어 어둑하네 勢連遠樹昏예천에서 누가 개기를 기원했나228) 醴泉孰祈霽형산에는 구름이 걷히지 않았네 衡岳未開雲평생 운수가 곤궁하고 막혔으니 困滯平生數오늘날 의론에서 증험할 수 있네 證看此日論 紛紛江上雨, 斷盡行人魂.聲入西風壯, 勢連遠樹昏.醴泉孰祈霽? 衡岳未開雲.困滯平生數, 證看此日論. 예천(醴泉)에서……기원했나 송(宋)나라 구양수(歐陽脩)가 왕명을 받들고 예천궁(醴泉宮)에 날이 개기를 빌러 갔던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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