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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아143)를 훈계하다 戒謙兒 너를 위한 일념에 근심을 어이 견디랴 爲渠一念可堪憂선비 사업도 농사일도 닦지를 못했구나 於士於農業未修서책을 멀리하면 응당 뉘우쳐 한탄하고 厭棄簡編應悔恨쟁기를 쥐고 싶다면 어찌 게을리 놀겠나 欲持耒耟柰怠遊즐거움이 오는 곳은 괴로운 데에서 얻고 甘從來處苦中得일을 끝내 이루는 때는 뜻에서 구하니라 事竟成時志上求갖가지로 안배해도 별다른 계책이 없고 百種安排無別策도리어 아동을 따라 그들과 짝하는구나 還從兒董與之儔 爲渠一念可堪憂? 於士於農業未修.厭棄簡編應悔恨, 欲持耒耟柰怠遊?甘從來處苦中得, 事竟成時志上求.百種安排無別策, 還從兒董與之儔. 겸아(謙兒) 저자의 넷째 아들인 김형겸(金炯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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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자정과 얘기하다 秋夕, 話子貞 그대와 함께 추석 명절 보내니 共君秋夕節이 좋은 풍광을 사랑해서네 愛此好風煙청산은 참된 모습이 드러나고 眞面靑山露흰 달은 둥그렇게 걸려 있네 圓輪皓月懸높이 난 뒤에도 향을 피웠고204) 瓣香曾逝後무생 앞에서 억으로 경계했네205) 抑戒武生前흉금이 원래 이러하니 衿韻元如許바다의 초승달 필요 없네 不須海上絃 共君秋夕節, 愛此好風烟.眞面靑山露, 圓輪皓月懸.瓣香曾逝後, 抑戒武生前.衿韻元如許? 不須海上絃. 향을 피웠고 원문의 '판향(瓣香)'은 모양이 오이씨 같은 향(香)을 가리킨다. 선승(禪僧)이 남을 축복할 때에 이 향을 피우는데, 전의하여 남을 존경하고 사모함을 일컫는다. 억(抑)으로 경계했네 원문의 '억계(抑戒)'로, 위(衛)나라 무공(武公)이 나이 95세가 되었는데도 자신을 경계하는 시 〈억(抑)〉을 지어 조정에 있는 신하들로 하여금 날마다 곁에서 암송하게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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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 硯 벼루를 밭으로 삼아 선비가 경작하니 硯以爲田士也耕문방에 일이 있는 것이 가장 영화롭네 文房有事最尊榮자색과 흑색 구분해 천연의 자태를 갖췄고 色分紫黑天姿具방형과 원형 드러내 뛰어난 장인이 만들었네 形著方圓巧匠成사용하거나 버림에 따라 신상에 진퇴하고 身上行藏隨用舍비고 참을 알아서 입에 토하거나 삼키네 口中吐納識虛盈지금은 너도 월나라의 장보관56) 신세니 今時爾亦章甫越궁한 집에서 성명을 숨긴 나와 똑같구나 同我窮廬隱姓名 硯以爲田士也耕, 文房有事最尊榮.色分紫黑天姿具, 形著方圓巧匠成.身上行藏隨用舍, 口中吐納識虛盈.今時爾亦章甫越, 同我窮廬隱姓名. 월(越)나라의 장보관(章甫冠) 아무 쓸모 없는 물건이라는 뜻이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송(宋)나라 사람 중에 장보관을 사 가지고 월나라로 팔러 간 사람이 있었는데, 월나라 사람들은 모두 단발(斷髮)을 하고 문신(文身)을 새겼으므로 소용이 없었다."라고 하였다. '장보관'은 선비가 쓰는 모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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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에 여러 벗과 높은 곳에 오르다 三月十日, 與諸益登高 높은 데 올라 마시는 오늘 술은 登高此日觥봄꽃을 감상하기 위함이 아니네 非爲賞春英천운이 갔다가 돌아오지 않으니 天運往無復심회가 갈수록 평안하지 못하네 心懷轉不平옛 친구는 학계에 남아 있으나 舊交餘學界고국은 서울에서 아득히 멀구나 故國渺王京아름다운 시구를 짓지 말게나 勿用成佳句공연히 세상 눈을 놀라게 하리 徒然世眼驚 登高此日觥, 非爲賞春英.天運往無復, 心懷轉不平.舊交餘學界, 故國渺王京.勿用成佳句, 徒然世眼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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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재 어른을 모시고 여중과 함께 정토사에서 놀다 陪悅丈, 同汝重, 遊淨土寺 청년과 노인들 청산 자락에 모이니 靑衿白髮碧山隅땅은 별천지요 사람들은 장부로다 地是別區人丈夫몇 곳에서 상심하며 서맥을 노래했나524) 幾處傷心歌黍麥한평생 실의에 차서 강호에서 늙었네 一生落魄老江湖물정은 흐르는 물처럼 깊다가 얕아지고 物情流水深還淺세상일은 뜬구름처럼 있다가 없어지네 世事浮雲有也無십 년 만에 이 절에서 다시 모였으니 重續十年玆寺會곤궁한 처지에 외롭지 않아 흡족하네 窮途差强不隣孤 靑衿白髮碧山隅, 地是別區人丈夫.幾處傷心歌黍麥? 一生落魄老江湖.物情流水深還淺, 世事浮雲有也無.重續十年玆寺會, 窮途差强不隣孤. 서맥(黍麥)을 노래했나 조국의 멸망을 통한하는 〈맥수가(麥秀歌)〉를 노래했다는 말이다. 〈맥수가〉는 기자(箕子)가 주나라에 조회하러 가는 길에 은나라의 궁궐터를 지나면서, 벼와 기장이 우거진 모습을 보고 고국의 멸망을 슬퍼하면서 지었다는 노래이다. 《史記 卷38 宋微子世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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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과암의 〈연소〉 시에 차운하다 再次果菴《蓮沼》韻 네모난 못을 연꽃 위해 파니 方沼爲蓮開맑은 바람이 땅에 가득 부네 淸風滿地回연 뿌리는 어찌 그리 곧을까 藕何如許直향기는 절로 이상하게 풍기네 香自異常來옥정 시구54)는 누가 지었나 玉井誰題句염계55)가 홀로 품었던 것이네 濂溪獨所懷사물과 사람이 서로 어울리니 物人相得地속된 생각들이 식은 재가 되네 塵念作寒灰 方沼爲蓮開, 淸風滿地回.藕何如許直? 香自異常來.玉井誰題句? 濂溪獨所懷.物人相得地, 塵念作寒灰. 옥정(玉井) 시구 옥정은 태화산(太華山) 꼭대기에 있다는 못 이름인데, 한유(韓愈)의 시 〈고의(古意)〉에 "태화봉 꼭대기 옥정의 연은, 꽃 피면 직경이 열 길 뿌리는 배 같다네.〔太華峯頭玉井蓮, 開花十丈藕如船.〕"라고 하였다. 《韓昌黎集 卷3》 염계(濂溪) 북송(北宋)의 학자 주돈이(周敦頤, 1017~1073)의 호이다. 그는 특히 연꽃을 좋아해서 〈애련설(愛蓮說)〉을 지어 연꽃을 찬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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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서 현판의 시에 차운하다 華巖寺次板上韻 골짝에 있는 절문은 절로 웅장하고 깊은데 寺門洞壑自雄深행인들은 무슨 일로 고생스럽게 이곳을 찾는가 底事行人苦此尋푸른 절벽엔 태고의 빛이 오래도록 남아 있고 蒼壁長存太古色늙은이는 오히려 장쾌하게 유람할 마음이 있네 白頭猶有壯遊心벽사200)는 나라를 위해 기꺼이 돌에 새겼고 碧師爲國嘉銘石수제는 아이를 사랑해 웃으며 돈을 허비했네 隋帝憐兒笑費金두루 구경하니 도리어 감탄할 만한 곳 많은데 周覽還多堪歎處경치 좋은 지역 곳곳을 승려들이 얻었구나 勝區在在落緇林 寺門洞壑自雄深, 底事行人苦此尋?蒼壁長存太古色, 白頭猶有壯遊心.碧師爲國嘉銘石, 隋帝憐兒笑費金.周覽還多堪歎處, 勝區在在落緇林. 벽사(碧師) 1575~1660. 지금의 경상북도 김천시 출신의 스님이자 의병장이다. 자는 징원(澄圓), 호는 벽암(碧巖), 속성은 김씨(金氏), 속명은 각성(覺性)이다.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이 일어나 왕이 남한산성으로 천도하자 승려 수천 명을 모집하여, 호남의 군사들과 함께 적들을 섬멸하였다. 속리산 법주사를 중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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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재 어른의 〈견억〉에 차운하다 次悅丈《見憶》韻 재지는 어리석고 졸렬하며 바탕은 미세하니 才知昏拙質纖微나처럼 모든 것이 남보다 못한 이 드물리라 百不如人似我稀노어를 얼추 분별함94)은 의로운 가르침에 말미암고 粗辨魯魚由義敎문로에 어긋남이 없음은 의지한 스승에게 힘입었네 無差門路賴依歸한평생 마음과 뜻을 찾기를 원했을 뿐이니 一生但願求心志죽을지언정 어찌 음식과 옷 없음을 걱정했겠나 九死何憂闕食衣칭찬이 실정에 지나치는 건 바라는 바 아니어서 獎詡過情非所望학업을 온전한 베틀에서 베짜듯 이루길 권면한다네 勸成學業織全機 才知昏拙質纖微, 百不如人似我稀.粗辨魯魚由義敎, 無差門路賴依歸.一生但願求心志, 九死何憂闕食衣?獎詡過情非所望, 勸成學業織全機. 노어(魯魚)를 얼추 분별함 글자를 구분할 만큼은 무식을 면했음을 뜻한다. 노어는 본디 형태가 유사한 '노(魯)' 자와 '어(魚)' 자를 혼동한다는 말로 흔히 전사(轉寫) 또는 간각(刊刻) 과정에서 글자가 잘못된다는 뜻으로 쓰인다. 《포박자(抱朴子)》 〈내편(內篇) 하람(遐覽)〉에 "글을 세 차례 정도 옮겨 쓰다 보면, 어(魚) 자가 노(魯) 자로 변하고 허(虛) 자가 호(虎) 자로 바뀌곤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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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재 어른의 병환이 회복되었음을 축하하며 賀悅丈愼節平復 선생이 병석에서 일어나 기운이 청신해지고 先生病起氣淸新이렇게 늦가을의 아름다운 경치 만나게 되겠네 及此高秋美景辰잣나무 산에 구름이 깊으니 때때로 약초를 캐고 柏峀雲深時采藥영강의 물결이 고요하니 물고기를 보고자 하네 潁江波靜試觀鱗어찌 인현의 목숨을 늘리는 이치가 없겠는가 那無延壽仁賢理이제부터 세속을 초월해 사는 사람이 되리라 自是超居世俗人온갖 일의 흥망성쇠는 모두 운수가 있으니 萬事乘除皆有數어제와 오늘의 일로 달고 매운맛을 따지 말게 莫將今昨較甘辛 先生病起氣淸新, 及此高秋美景辰.柏峀雲深時采藥, 潁江波靜試觀鱗.那無延壽仁賢理? 自是超居世俗人.萬事乘除皆有數, 莫將今昨較甘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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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로 가는 도중에 일두199)의 시에 차운하다 花開道中次一蠹韻 안개빛이 흥취를 도와 부드럽게 붓끝에 들고 煙光助興入毫柔푸른 나무는 녹음이 짙은데 보리는 익지 않았네 綠樹陰濃麥未秋섬진강 물 도도히 흐르고 방장산이 우뚝하니 蟾水滔滔方丈屹일두옹의 고상한 시가 그 풍류를 상상케 하네 蠹翁高詠想風流 煙光助興入毫柔, 綠樹陰濃麥未秋.蟾水滔滔方丈屹, 蠹翁高詠想風流.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 1450~1504)의 호이다. 본관은 하동(河東), 자는 백욱(伯勗)이다.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이다. 1498년(연산군4) 무오사화가 일어나 파직되어 종성(鍾城)에 유배되었고, 1504년에 사망한 뒤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부관참시(剖棺斬屍)되었다. 저서에 《일두유집(一蠹遺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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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덕령을 넘으며 2수 踰淸德嶺【二首】 짚신 한 켤레로 만 겹 산을 넘으며 一雙芒屩萬重山들쭉날쭉한 돌 사이로 다니자니 참 고통스럽네 良苦行程亂石間도리어 부럽네 천 리 가까이 흐르는 시냇물이 却羡澗流千里近밤낮으로 쉬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다니 晝宵不息逝潺潺내가 예전에 몇 번이나 이 산을 넘었던가 我曾幾度度玆山손꼽아 세어보니 스승을 따른 지 삼십 년 屈指從師卅載間가만히 땅 이름 외우다가 스스로 꾸짖지만 暗誦地名因自訟졸졸 흐르는 맑은 시냇물에게 정말 부끄럽네 定羞淸澗碧潺潺 一雙芒屩萬重山, 良苦行程亂石間.却羡澗流千里近, 晝宵不息逝潺潺.我曾幾度度玆山? 屈指從師卅載間.暗誦地名因自訟, 定羞淸澗碧潺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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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풍9)으로 가는 도중에 扶風道中 사흘 동안 개화10)의 성에서 허둥지둥했는데 三日棲棲皆火城서쪽으로 나섰다가 동으로 갈 줄 어찌 알았으랴 豈料西出却東行구름 깊은 봉래산은 인연이 어찌 그리 늦은가 雲深蓬嶽緣何晩땅은 김제와 접하여 길이 점점 평탄하구나 地接金堤路轉平보리가 큰 밭에서 죽은 건 하늘이 비를 끊어서이고 麥死大田天絶雨녹음이 많은 나무에서 생기니 새가 즐겁게 지저귀네 綠生萬樹鳥歡聲숲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낫겠으니 不如歸去林間屋남쪽 밭을 손수 경작하는 것이 급해서라네 急務南疇手自耕-개화(皆火)는 부안(扶安)의 옛 이름이다.- 三日棲棲皆火城, 豈料西出却東行?雲深蓬嶽緣何晩? 地接金堤路轉平.麥死大田天絶雨, 綠生萬樹鳥歡聲.不如歸去林間屋, 急務南疇手自耕.【皆火, 扶安古號.】 부풍(扶風) 전라북도 부안군(扶安郡)의 옛 이름이다. 개화(皆火) 백제 때 전라북도 부안의 지명이다. 신라 때 희안(喜安)으로 개칭되어 고부군(古阜郡)에 이속되었고, 고려 때 보안으로 고쳐졌으며 한때 낭주(浪州)라 불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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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포11)에서 놀면서 遊鳥浦 큰 바닷가에서 속세의 번뇌를 씻으려는데 擬滌塵煩大海濆누가 막걸리 마시고 헤어지자 전해 줄까 誰傳白酒更相分중국의 천 년 자취를 아득히 바라보니 望迷中國千年跡선산의 만 겹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네 意入仙山萬疊雲세상 경계 아득해 오히려 시야가 좁아지는데 環界茫茫猶見窄한평생 외로운 신세 뉘와 함께 무리 이룰까 一生踽踽孰同群지저귀는 꾀꼬리 늦도록 녹음 속에 있어 流鶯晩在綠陰裏날 위로하는 좋은 소리 기쁘게 들을 수 있네 慰我好音堪喜聞 擬滌塵煩大海濆, 誰傳白酒更相分?望迷中國千年跡, 意入仙山萬疊雲.環界茫茫猶見窄, 一生踽踽孰同群?流鶯晩在綠陰裏, 慰我好音堪喜聞. 조포(鳥浦) 전라북도 부안군 계화면에 있는 포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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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연강 아우가 수창한 시에 화답하다 2수 和寒江、蓮弟唱酬韻【二首】 천 리의 찬 강물은 어쩌면 저렇듯 맑은지 寒江千里淸如許구불구불 동으로 가는 건 결국 무슨 마음일까 百折東歸竟底心강물이 모여 바다로 들어가길126) 기다리던 날 會待朝宗滄海日그 속에 깊은 근원이 있음을 분명히 보리라 上頭定見有源深염옹이 당시에 〈애련설〉을 지은 것은127) 濂翁當日著蓮說고결한 군자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네 爲有亭亭君子心연못에 비바람 부는 저녁보다 나은 게 없는데 莫過池塘風雨夕도리어 깊은 근심에 잠긴 나를 사랑하게 하네 却敎愛我見憂深 寒江千里淸如許? 百折東歸竟底心?會待朝宗滄海日, 上頭定見有源深.濂翁當日著《蓮說》, 爲有亭亭君子心.莫過池塘風雨夕, 却敎愛我見憂深. 바다로 들어가길 원문의 '조종(朝宗)'은 모든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듦을 말한다. 《서경》 〈우공(禹貢)〉에 "강수와 한수가 바다에 조종한다.[江漢朝宗于海.]"라는 말이 나온다. 염옹(濂翁)이……것은 염옹은 송(宋)나라 주돈이(周敦頤)를 가리키는데, 그의 호가 염계(濂溪)이다. 연(蓮)을 매우 좋아하여 〈애련설(愛蓮說)〉을 지어 꽃 중의 군자에 비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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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산52)의 '새로운 거처' 시에 차운하다 次鄭敬山新居韻 갈동의 조용한 거처는 평소의 뜻 이룬 것이니 葛洞幽居素志成성명 보전하고 명예 구하지 않을 수 있네 可全性命不求名뛰어난 학술과 의약까지 널리 통달하였으니 旁通妙術兼醫藥전념하고 참된 공부는 정심 성의에 있었네 專力眞工在正誠춘포의 긴 바람은 상쾌하게 얼굴에 불고 春浦長風吹面爽봉산의 흰 달은 밝게 마음을 비추누나 鳳山皓月照心明천년 동안 주인 있어 신이 아낀 곳이니 千年有主神慳地길이 일신과 일가에 태평을 보전하게 하리라 永使身家保太平 葛洞幽居素志成, 可全性命不求名.旁通妙術兼醫藥, 專力眞工在正誠.春浦長風吹面爽, 鳳山皓月照心明.千年有主神慳地, 永使身家保太平. 정경산(鄭敬山) 정기성(鄭基聲, 1890~1968)으로, 경산은 그의 호이다. 또 다른 호는 담재(淡齋)이다.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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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없어 無事 초당에 한 가지 일도 없고 草堂無一事석양녘에 가랑비가 내리네 小雨夕陽中묵묵히 앉아 마음 관조하니 黙坐觀心地깊은 가을 물처럼 담담하네 澹如秋水泓 草堂無一事, 小雨夕陽中.黙坐觀心地, 澹如秋水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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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먹으며 茹艾 밭 한 두둑에 심어 길렀다가 種養一畦中쑥을 쪄서 날마다 두 끼니 먹네 蒸之日再食비록 아무 일도 이루지 못했으나 縱無百事成가끔 나는 채소를 먹을 수 있네254) 罕我菜咬得 種養一畦中, 蒸之日再食.縱無百事成, 罕我菜咬得. 비록……있네 청빈한 생활을 할 수 있기에 앞으로 온갖 일을 이룰 수 있겠다는 말로, 송(宋)나라 왕혁(汪革)의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먹고 살면 온갖 일을 이룰 수 있다.〔人常咬得菜根, 則百事可做.〕"라는 말을 변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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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에 높은 곳에 올라 홀로 읊다 五月二十一日 登高獨吟 더위 무릅쓰고 산에 오르니 또한 속세 벗어난 듯 冒熱登山亦出塵시 읊고 돌아가기에 좋지 않은 때라 말하지 말라 詠歸莫道此非辰세상이 내 자취 용납하기 어려워도 문제 없으니 不妨世界難容迹되려 천지 사이에서 자유로운 사람 되었다오 還作乾坤自在人저물녘 구름 안개에 근심으로 늙으려다가 落日雲烟愁欲老버들잎이 돋아나니 뜻이 새로워지누나 光風楊柳意生新홀로 왔다가 외로이 가니 날 아는 사람 없는데 獨來孤往無知者때때로 숲속의 새가 내 발걸음을 짝하누나 時有林禽伴舃巾 冒熱登山亦出塵, 詠歸莫道此非辰.不妨世界難容迹, 還作乾坤自在人.落日雲烟愁欲老, 光風楊柳意生新.獨來孤往無知者, 時有林禽伴舃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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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오 이공 치형 을 애도하다 ○2수 悼省吾李公【治衡○二首】 노성한 분 오늘날 새벽 별처럼 드문데 老成今日曉星稀하늘이 공을 남겨두지 않고 또 데려갔구나 天不遺公又駕箕후배들은 어디에서 본보기를 삼을까 後進於何來取法어두운 길 암흑 같아 내 마음 서글프네 昏衢窣窣我心悲누차 지팡이 짚고 내 집을 왕림해 주셨는데 累蒙杖屨枉弊廬한번 선장에 사례하매 예가 소홀해 부끄러웠네 一謝仙庄愧禮疏어찌 생각했으랴 지난가을 길에서 나눈 이야기가 豈料昨秋中路話대뜸 천고에 영결하는 글이 될 줄을 遽成千古訣離書 老成今日曉星稀, 天不遺公又駕箕.後進於何來取法? 昏衢窣窣我心悲.累蒙杖屨枉弊廬, 一謝仙庄愧禮疏.豈料昨秋中路話? 遽成千古訣離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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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에서 수세230)하며 농은의 시에 차운하다 星齋守歲, 次聾隱韻 세월은 훌쩍 지나 머문 적이 없나니 光陰忽忽不曾留문득 갈옷과 갖옷 바꿀 때가 되었네 遽見周朞易葛裘한 발짝도 세상길에 다니기 어렵지만 尺步難行今世路한 치 마음은 등불 아래 서로 비추네 寸心相照一燈篝다행히 화수 아래서 좋은 밤 즐기나 幸哉花樹良宵樂별 수 없이 만년에 만사가 그만이네 已矣桑楡萬事休재실에서 수세함에 감상이 많으니 守歲丙齋多感想조상의 풍치가 반천 년에 아득하네 祖先風韻半千悠 光陰忽忽不曾留, 遽見周朞易葛裘.尺步難行今世路, 寸心相照一燈篝.幸哉花樹良宵樂, 已矣桑楡萬事休.守歲丙齋多感想, 祖先風韻半千悠. 수세(守歲) 음력 섣달 그믐날 저녁에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돌아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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