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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을 지나며 過錦城山 젊어서 용문이 장쾌하게 구경한244) 마음 품고 少有龍門壯觀心한 번 이곳을 지난 뒤로 몇 세월이 흘렀던가 一經此地幾光陰산과 강은 모습이 달라졌고 사람은 늙었으니 山河異色人遲暮눈에 보이는 것마다 부질없이 눈물이 흐르네 觸目徒然淚自滛 少有龍門壯觀心, 一經此地幾光陰?山河異色人遲暮, 觸目徒然淚自滛. 용문(龍門)이 장쾌하게 구경한 한(漢)나라 사마천(司馬遷)이 20세부터 수년간 역사 유적을 탐방하기 위한 큰 뜻을 품고 오늘날의 호북(湖北)ㆍ호남(湖南)ㆍ절강(浙江)ㆍ산동(山東)ㆍ안휘(安徽)ㆍ하남(河南) 등 각 성(省)에 걸치는 광대한 지역들을 여행한 일을 말한다. 《史記 太史公自序》 '용문'은 사마천을 말하는데, 그가 섬서성(陜西省) 용문 출신이기 때문에 이렇게 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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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에 올라 登衾山 생동하는 그림 같은 강산의 모습이 새로워 活畵江山面目新행인이 이르는 곳마다 좋은 날에 감사하네 行人到處感佳辰높은 하늘과 광대한 땅은 끝이 없고 長天大地遙無際일만 푸름과 일천 붉음이 모두 봄이네 萬綠千紅摠是春십 대의 종친 중에 알던 사람이 남았고 十世親宗餘舊識같은 문하의 학우들 또한 지난 일이네 同門學伴亦前塵바람 높고 날 저물어 머물기 어려운데 風高日暮留難得도리어 귀로에 한 몸 머물 곳을 구하네 却討歸程泊一身 活畵江山面目新, 行人到處感佳辰.長天大地遙無際, 萬綠千紅摠是春.十世親宗餘舊識, 同門學伴亦前塵.風高日暮留難得, 却討歸程泊一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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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운을 써서 치실에게 주다 用前韻, 贈致實 장부는 길이 아름다운 이름 전해야 하니 丈夫端合永流芳부디 이룬 것 없이 백 년을 지내지 말게 愼勿無成度百霜하늘이 변치 않았을 때 어찌 도가 없으랴508) 天不變時豈亡道음이 다하려는 곳엔 반드시 양이 돌아오네 陰將盡處必回陽비방과 무함이 스승에 미처 통탄스럽고 謗誣堪痛延三席뜻과 사업은 한평생 북당을 계승하였네 志事平生繼北堂천릿길에 찾아주어 고마운 마음 많으니 千里相尋多感荷증별하는 말은 짧아도 뜻은 되레 깊다네 贈言雖短意還長 丈夫端合永流芳, 愼勿無成度百霜.天不變時豈亡道? 陰將盡處必回陽.謗誣堪痛延三席, 志事平生繼北堂.千里相尋多感荷, 贈言雖短意還長. 하늘이……없으랴 "도의 큰 근원이 하늘에서 나오나니, 하늘이 변하지 않으면 도 또한 변하지 않는다.〔道之大原出於天, 天不變道亦不變.〕"라고 한 동중서(董仲舒)의 말을 변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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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겸388)을 훈계하다 戒炯謙 학문에 전혀 얻은 게 없은 지 이미 오래 學無一得已年長부모와 하늘을 원망하지는 마라 莫怨爺孃與上蒼예전에 많이 게을렀던 게 후회스럽겠지만 念昔多怠應悔恨지금 힘쓰지 않으면 문득 황폐해지리라 及今不勉輒荒涼먼저 효제를 실천하는 것이 인의 근본이요 先行孝悌爲仁本자신을 겸양과 공손으로 기르면 덕이 빛나리 自牧謙恭是德光한 부의 《대학》을 익숙히 읽어야 하나니 一部曾經宜熟讀한갓 소식389)하며 산당에 앉아 있지는 마라 毋徒素食坐山堂 學無一得已年長, 莫怨爺孃與上蒼.念昔多怠應悔恨, 及今不勉輒荒涼.先行孝悌爲仁本, 自牧謙恭是德光.一部曾經宜熟讀, 毋徒素食坐山堂. 형겸(炯謙) 저자의 넷째아들 이름이다. 소식(素食)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것을 말한다. 《시경》 〈벌단(伐檀)〉에 "저 군자여, 공밥을 먹지 않도다.〔彼君子兮, 不素餐兮!〕"라는 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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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에 冬至 천시는 비로소 돌아온 일양이 미약하나 天時始復一陽微비 갠 일천 산에는 눈빛이 희미하네 雨霽千山雪色稀한밤중 맑은 소리는 우레가 이미 동했고390) 夜半淸聲雷已動아침 되어 따스한 기후에 재가 처음 날리네391) 朝來暖候灰初飛촌가는 풍속이 후덕해 죽을 다퉈 전하는데 村家俗厚爭傳粥서객은 열심히 공부하느라 옷 갈아입지 못했네 書客工勤未換衣이제부터는 뭇 음이 머물 수가 없는데 從此群陰留不得유문엔 어찌 유독 운수가 더디 돌아오는가 儒門何獨運遲歸 天時始復一陽微, 雨霽千山雪色稀.夜半淸聲雷已動, 朝來暖候灰初飛.村家俗厚爭傳粥, 書客工勤未換衣.從此群陰留不得, 儒門何獨運遲歸? 우레가 이미 동했고 《주역》에서 우레는 양(陽)을 의미하므로 양이 움직였다는 말과 같은데, 동짓날에는 양기(陽氣)가 움직인다고 한다. 《李經援神契》 재가 처음 날리네 절후를 관찰하는 법에, 동짓날 갈대 재[葭灰]를 율관에 채우고 비단[緹縠]을 덮어 두면 자야(子夜)에 재가 날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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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낙춘을 전송하며 送洛春歸家 까마득한 봉도는 길이 동서로 뻗었는데 迢迢蓬島路西東갈잎은 파릇파릇하고 벼 이삭 누렇구나 葭葉蒼蒼稻穗紅책 속의 공부 과정은 종결지어야 하니 卷裏工程宜究竟세상의 부귀는 모두 헛된 일이 된다네 世間富貴摠成空오래 종유해 이별이 어려운 게 괴로우나 久從正苦難爲別홀로 지냄에 일찍 공이 있었음을 알았네 索處方知早有功다만 너나없이 마음에 보존할 수 있다면 但得心存無彼此허전함을 가을바람에 부칠 필요 없으리 不須怊悵寄秋風 迢迢蓬島路西東, 葭葉蒼蒼稻穗紅.卷裏工程宜究竟, 世間富貴摠成空.久從正苦難爲別, 索處方知早有功.但得心存無彼此, 不須怊悵寄秋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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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재434) 어른을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하다 訪悅齋丈不遇 풍모와 자태가 봉지435) 가에 합당한데 風姿端合鳳池頭아, 선생의 적막한 물가를 찾아갔네 嗟訪先生寂寞洲집 주변 보리더미는 어지러이 길을 막고 宅畔麥堆紛塞路문 앞의 도랑물은 혼탁하여 흐르지 않네 門前渠水濁停流노년에 호기를 보니 매를 날리는 듯하고 老看浩氣如揚隼일찍 속된 생각 끊어 물새와 친할 만하네 早息塵機可狎鷗행차가 까마득하고 금마산은 푸르니 行駕迢迢金馬碧서글프게도 현산 유람을 헛되이 저버렸네 悵然虛負峴山遊 風姿端合鳳池頭, 嗟訪先生寂寞洲.宅畔麥堆紛塞路, 門前渠水濁停流.老看浩氣如揚隼, 早息塵機可狎鷗.行駕迢迢金馬碧, 悵然虛負峴山遊. 열재(悅齋) 소학규(蘇學奎, 1859~1948)의 호이다.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정습(正習)이다. 전우(田愚)의 문인으로, 1891년(고종28) 사마시에 진사가 되었다. 문집에 《열재집》이 있다. 봉지(鳳池) 봉황지(鳳凰池)라고도 한다. 보통은 재상들이 집무를 보는 관청이나 재상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데, 조선에서는 임금의 교서 따위를 대신 짓는 옥당(玉堂) 또는 한림학사를 가리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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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시 卽事 각각 동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가 楚蓬落落各西東이 깊은 산에서 만나니 소리와 기운이 같네 會此深山聲氣同겨울 날씨가 잠깐 따뜻해져 비가 올 듯하고 冬日乍暄天欲雨저녁연기 흩어지지 않으니 들엔 바람도 없네 暮煙不散野無風국화는 이미 가을이 지난 뒤에 저버렸고 黃花已負三秋後흰 귀밑털은 유독 온갖 감회 속에 생겼네 霜鬢偏生百感中한 조각 지극한 정성 그대는 변치 말게나 一片赤誠君毋變밤새도록 타는 붉은 촛불 심지처럼 말일세 有如終夜燭心紅 楚蓬落落各西東, 會此深山聲氣同.冬日乍暄天欲雨, 暮煙不散野無風.黃花已負三秋後, 霜鬢偏生百感中.一片赤誠君毋變, 有如終夜燭心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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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위의 그림에 적다 題壁上畫 곧게 솟은 세 그루 어찌 그리도 굳센가 直秀三竿何勁剛아래로 천 길 맑은 물에 임하고 있구나 下臨千尺澄淸水물속에서 몸과 그림자 늘 서로 바라보는데 水中形影長相看어김없이 추운 날씨에도 이 모습이라네 不負寒天這樣子물가의 대나무를 말한 것이다. 水上竹깊은 숲속이라 이미 옮겨가기 어려워 深林已是難移去더욱 초연하게 백 척 바위에 있다네 更在超然百尺巖바위 아래서 누가 부여잡고 오를 수 있나 巖下何人攀得上향과 빛을 간직했으나 세상엔 아는 이 없네 幷藏香色世無諳바위 위 난초를 말한 것이다. 石上蘭 直秀三竿何勁剛? 下臨千尺澄淸水.水中形影長相看, 不負寒天這樣子.【水上竹】深林已是難移去, 更在超然百尺巖.巖下何人攀得上? 幷藏香色世無諳.【石上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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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국정432) 杞菊亭 기국정에 중회433)의 마음이 전해 왔는데 杞菊傳來仲晦心어찌 밖에서 재앙이 잇달을 줄 알았으랴 豈圖自外禍相尋홀로 정자에 남겨진 좋은 이름 있으니 獨留亭上嘉名在남겨 준 향기가 내 옷깃에 스며드네 遺與芬芳襲我衿 杞菊傳來仲晦心, 豈圖自外禍相尋?獨留亭上嘉名在, 遺與芬芳襲我衿. 기국정(杞菊亭)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에 있던 송시열의 별당이다. 1654년(효종5)에 송시열이 벼슬을 사양하고 내려와 있으면서 소제 방죽을 쌓고 그 연못가에 세웠던 건물로, 주변에 구기자와 국화가 무성하게 피어난다 하여 기국정(杞菊亭)이라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연못을 메우게 되자 1926년 남간정사 좌측으로 옮겨왔다. 중회(仲晦) 남송(南宋)의 대학자 주희(朱熹, 1130~1200)의 자(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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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에 족제 경능 이술 의 별장에서 말복일은 7월 16일이다. 末伏日族弟京能【利述】庄上【七月旣望】 찌는 더위가 조금 그치고 벌써 칠월461)이라 蒸炎少息已三陰뜨락 오동잎이 열 길 높이에서 떨어지네 一葉庭梧墜十尋길손 데리고 어찌 꼭 적벽에서 놀아야 하나 携客何須遊赤壁삶는 듯한 복날에도 청금을 마련할 수 있네 煮庚且可辦靑金공연히 세월이 노쇠함 더하는 것을 슬퍼하며 空悲歲月添衰老오로지 시편을 더욱 천착하는 데에 힘쓰네 專力詩篇轉鑿深아침에 가랑비 내린 것이 우연이 아닐 터 小雨朝來非偶爾응당 석별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알았겠지 應知惜別兩人心 蒸炎少息已三陰, 一葉庭梧墜十尋.携客何須遊赤壁, 煮庚且可辦靑金.空悲歲月添衰老, 專力詩篇轉鑿深.小雨朝來非偶爾, 應知惜別兩人心. 칠월(七月) 원문의 "삼음(三陰)"은 건상곤하(乾上坤下)로 이루어진 비괘(否卦)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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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462)가 있는 여관을 방문하다 訪子由旅館 남쪽으로 온 지 사흘 아직 돌아가지 못했는데 南來三日未能歸문득 속세의 인연 때문에 어수선하게 헤어지네 却被塵緣紛陸離돈에 권력이 있어 사람들 모두 취하는데 銅貝有權人盡醉산하는 주인 없어 일이 모두 그릇되는구나 河山無主事皆非초가을 지붕엔 오동나무 잎이 무성하고 蕭森梧葉新涼屋석양의 울타리엔 박꽃이 피어 선명하네 的歷匏花落日籬유독 강가 정자에 맑은 선비가 살고 있어 獨有江亭淸士在담론이 점점 오묘해져 기쁘게 들었다네 談論喜聽轉精微 南來三日未能歸, 却被塵緣紛陸離.銅貝有權人盡醉, 河山無主事皆非.蕭森梧葉新涼屋, 的歷匏花落日籬.獨有江亭淸士在, 談論喜聽轉精微. 자유(子由) 김인술(金仁述, 1903~?)의 자이다. 후창 김택술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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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눈이 내려 大雪 하룻밤에 많은 집들이 경궁555)으로 바뀌니 一夜瓊宮換萬家안개와 이내 낀 별천지인가 문득 의심했네 却疑仙境別煙霞평평히 살펴보니 대지엔 다른 경치가 없고 平看大陸無他色사방을 바라보니 일천 숲엔 다 꽃이 피었네 四望千林總是花물 긷고 나무하는 일 다 끊겨 길 찾기 어렵고 斷盡汲樵難覓路꿩과 토끼를 잡아 오니 삼대처럼 쌓였네 殺來雉兎積如麻석 자의 섣달 매화나무 몹시 사랑스러운데 偏憐三尺臘梅樹어느 날에 머리 들어 앙상한 그림자 비낄까 何日擡頭疎影斜 一夜瓊官換萬家, 却疑仙境別煙霞.平看大陸無他色, 四望千林總是花斷盡汲樵難覓路, 殺來雉兎積如麻偏憐三尺腦梅樹, 何日擡頭疏影斜? 경궁(瓊宮) 옥으로 만든 궁전으로, 극도로 사치스럽게 꾸민 궁전을 뜻한다. 여기서는 눈에 덮인 집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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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의 시에 차운하다 次瀛農韻 눈길 닿는 곳곳 풍조는 날마다 새로운데 觸目風潮日日新그늘진 벼랑엔 다시는 따뜻한 봄기운이 없네 陰崖無復見陽春그댄 자식에게 유학을 가르치니 훌륭하고 多君敎子從斯學나는 경서를 연구해 이웃이 있으니 기쁘네 喜我硏經幸有隣운수를 어기자 한 선비와 다투었다 들었는데 拗運曾聞爭一士자신이 곧으면 천 명이라도 대적할 수 있지564) 縮身自可往千人누구인가 곤륜산의 불길이 맹렬한 곳에서 誰歟火烈崑岡處타지 않아 참으로 옥을 보전할 수 있었던 이는565) 不燼方能保玉眞 觸目風潮日日新, 陰崖無復見陽春.多君敎子從斯學, 喜我硏經幸有隣.拗運曾聞爭一士, 縮身自可往千人.誰歟? 火烈崑岡處, 不燼方能保玉眞. 자신이……있지 《맹자》〈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스스로 돌이켜서 정직하지 못하면 비록 미천한 사람이라도 내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 보아서 정직하다면 비록 천만 명이 앞에 있더라도 나는 가서 대적할 수 있다.[自反而不縮, 雖褐寬博, 吾不悴焉? 自反而縮, 雖千萬人, 吾往矣.]"라고 하였다. 곤륜산(崑崙山)의……이는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 다 같이 재앙을 당함을 비유한 말로, 《서경》 〈윤정(胤征)〉에 "곤륜산에 불길이 맹렬하여 주옥이 모두 불탔도다.[火烈崑岡, 玉石俱焚.]"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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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심한 더위 苦熱 숲 바람이 미묘하게나마 한점도 일지 않으니 不動林風一點微더위 무릅쓰고 산속 집에 이른 사람 없구나 無人觸熱到山扉두로처럼 신대를 드리우는 것36)은 참으로 어렵지만 正難杜老垂紳帶선니처럼 갈포 옷 겉에 입는 것37)은 아주 좋네 端合宣尼表綌衣어떻게 하면 누각에 단비를 뿌릴 수 있을까 那得樓頭靈雨灑처마 가에 불 구름 날아 더욱 걱정이구나 更愁簷畔火雲飛가슴 서늘하게 할 묘책이 서책에 있으니 妙方涼膈書中在선현의 맑은 의표에 부쳐 의지할 수 있다오 前哲淸標可附依 不動林風一點微, 無人觸熱到山扉.正難杜老垂紳帶, 端合宣尼表綌衣.那得樓頭靈雨灑? 更愁簷畔火雲飛.妙方涼膈書中在, 前哲淸標可附依. 두로(杜老)처럼……것 두로는 두보(杜甫)를 가리키고, 신대(紳帶)는 고대 사대부들이 허리에 두르는 큰 띠로 벼슬아치들의 공복(公服)을 뜻한다. 두보의 일은 미상이다. 선니(宣尼)처럼……것 선니는 공자를 가리킨다. 공자의 평소 모습을 형용하여 "더위를 당해서는 가는 갈포와 굵은 갈포로 만든 홑옷을 반드시 겉에다 입으셨다.[當暑, 袗絺綌, 必表而出之.]"라고 하였다. 《論語 鄕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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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을 걱정하다 憫旱 구름을 바라보매 살짝 모였다가 흩어지니 望望天雲較密疏백성들 가뭄 걱정으로 눈썹을 펴지 못하네 齊民憂旱不眉舒대기근이든지 겨우 삼 년이 지난 뒤인데 大饑才經三年後옛 곡식은 모두 없고 《논어》만 남았다오 舊穀幷無半部餘골짝의 익모초는 바짝 말라38) 한창 급한데 蓷谷暵乾方且急상림의 큰비39)는 이 어찌 그리 더디 오는가 桑林滂霈此何徐상제의 노여움이 있어서 그런 줄은 알지만 縱然帝怒知有在어찌 차마 가난한 집에 먼저 죄를 주시는가 豈忍先加罪蔀廬 望望天雲較密疏, 齊民憂旱不眉舒.大饑才經三年後, 舊穀幷無半部餘.蓷谷暵乾方且急, 桑林滂霈此何徐?縱然帝怒知有在, 豈忍先加罪蔀廬? 골짝의……말라 가뭄으로 골짜기의 풀들이 말라 죽은 것을 형용한 말로, 흉년으로 인한 처참한 상황을 묘사한 표현이다. 《시경》 〈중곡유퇴(中谷有蓷)〉에 "골짜기 가운데 익모초가 있으니 바짝 말랐도다.[中谷有蓷, 暵其乾矣.]"라고 하였다. 상림(桑林)의 큰비 은(殷)나라에 여러 해 동안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탕왕(湯王)이 상림에서 기도하며 여섯 가지 일로 자책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방 수천 리에 큰비가 내렸다고 한다. 《荀子 大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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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앉으니 생각이 일어 夜坐有思 밤이라 서실(書室)이 적적한데 芸窓夜寂寂홀로 앉으니 걱정에 시름겹구나 獨坐憂京京지난 잘못은 분분하여 후회만 생기고 往錯紛生悔새로 안 것도 모호하여 분명하지 않네 新知杳莫明비록 자강불식(自强不息)을 기약했으나 縱期强不息늙어 성취한 것 없으니 무슨 이익이랴 何益老無成차가운 달이 와서 날 비추니 寒月來相照아마도 내 마음 위로해 주겠지 倘應慰我情 芸窓夜寂寂, 獨坐憂京京.往錯紛生悔, 新知杳莫明.縱期强不息, 何益老無成?寒月來相照, 倘應慰我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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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을 보다 見新月 비바람이 며칠 밤 몰아치다 이제야 개니 風雨連宵始見晴곱디고운 초승달이 창을 밝게 비추누나 嬋姸初月照窓明은자는 이 모습 대하매 환희가 생기니 幽人對此生歡喜마음의 때 씻는 것 도와 배나 맑아지네 助洗心塵一倍淸 風雨連宵始見晴, 嬋姸初月照窓明.幽人對此生歡喜, 助洗心塵一倍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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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재에게 드리다 呈危齋 계산 누각에 먼지 하나 없으니 溪山樓閣絶纖塵맑은 복이 누가 주인과 같으랴 淸福誰能如主人만 권 경서는 공자의 학문이요 萬卷經書東魯學평생 의발은 옛 한국 백성이네 一生衣髮舊韓民백발 노년에 오래 못 만남을 탄식하고 白頭暮境嗟逢闊홍촉 심야에 진정 토로함을 기뻐했네 紅燭深更喜吐眞훈몽재에서의 모임은 진중하니 珍重訓蒙齋裏會내년 국화 단풍철에 만나자 했네 留期明歲菊楓辰 溪山樓閣絶纖塵, 淸福誰能如主人?萬卷經書東魯學, 一生衣髮舊韓民.白頭暮境嗟逢闊, 紅燭深更喜吐眞.珍重訓蒙齋裏會, 留期明歲菊楓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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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142)를 훈계하다 戒觀兒 부형이 어진데다가 자손까지 훌륭한 것을 賢父兄幷好子孫세상에 누군들 다 가지길 바라지 않겠느냐 人間孰不願皆存내가 후세에 부끄러울까 항상 걱정하였고 常憂以我羞來世걸맞게 하여 한 가문 윤택하게 하려 했다 更欲稱而潤一門찬란한 우리 유학은 천년토록 확실하지만 赫赫斯文千載的분분한 이단의 설은 모든 길을 어둡게 한다 紛紛異說萬衢昏가학에서 서로 전한 선현의 일을 相傳家學前賢事기약할 수는 없지만 감히 힘쓰지 않으랴 縱不能期敢不勤 賢父兄幷好子孫, 人間孰不願皆存?常憂以我羞來世, 更欲稱而潤一門.赫赫斯文千載的, 紛紛異說萬衢昏.相傳家學前賢事, 縱不能期敢不勤? 관아(觀兒) 저자의 셋째 아들인 김형관(金炯觀)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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