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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질 경엽 영회 에게 주다 贈族姪景燁【榮晦】 산속엔 봄기운이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고 春滿山中雲滿天한 해에 다시 만나다니 보고서 기뻐하네 一年喜見再逢緣이어서 소반의 죽으로 참된 뜻을 바치고 仍將盤粥呈眞意마침 이웃의 술 얻어 마시고 취해 잠들었네 適得隣醪取醉眠오늘밤 친족의 만남248)에 즐거움 끝이 없으니 花樹今宵無盡樂훗날 봉래산에서 신선을 찾지 않으리라 蓬萊他日不求仙시를 지어 주지만 어진 자에게 부끄러우니 詩言相贈慙仁者그저 장정에서 버들 꺾어 채찍을 대신하네 聊替長亭折柳鞭 春滿山中雲滿天, 一年喜見再逢緣.仍將盤粥呈眞意, 適得隣醪取醉眠.花樹今宵無盡樂, 蓬萊他日不求仙?詩言相贈慙仁者, 聊替長亭折柳鞭. 친족의 만남 원문의 '화수(花樹)'는 원근의 친족들이 자주 한 자리에 모여서 골육의 정을 도탑게 하는 일을 말한다. 당나라 위장(韋莊)이 화수 아래에 친족을 모아 놓고 술을 마신 일이 있는데, 이에 대해 잠삼(岑參)의 〈위원외화수가(韋員外花樹歌)〉에 "그대의 집 형제를 당할 수 없나니, 열경과 어사와 상서랑이 즐비하구나. 조회에서 돌아와서는 늘 꽃나무 아래 모이나니, 꽃이 옥 항아리에 떨어져 봄술이 향기로워라.〔君家兄弟不可當, 列卿御使尙書郞. 朝回花底恒會客, 花撲玉缸春酒香.〕" 한 데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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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대신하여 집안어른 성헌 영우 에게 바치다 呈惺軒族老【榮禹】替折簡 우뚝 솟은 두류산 푸른 하늘을 찔렀는데 頭流矗矗揷靑天일찍이 성헌과 사흘 밤 묵은 인연 있었네 曾作惺軒三宿緣영해에 눈 펄펄 날리니 기러기 그림자도 없고 瀛海雪紛無鴈影요천에 얼음이 어니 물고기가 잠들었네 蓼川氷合有魚眠비로소 오늘 아침에 평안하단 소식 들으니 平安始得今朝報상쾌하여 천상에 올라 신선이 된 듯하네 爽豁如登上界仙훗날 동경으로 가는 천 리 길에 他日東京千里路나란히 말 달리자는 옛 약속 잊지 말게나 莫忘舊契許聯鞭 頭流矗矗揷靑天, 曾作惺軒三宿緣.瀛海雪紛無鴈影, 蓼川氷合有魚眠.平安始得今朝報, 爽豁如登上界仙.他日東京千里路, 莫忘舊契許聯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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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사327)에 영호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龜巖寺訪暎湖不遇 영호와 한번 이별한 지 삼십 년인데 一別暎湖三十年오늘 와서 만나지 못하니 망연자실할 뿐이네 今來不遇意茫然유학과 불교가 비록 귀결이 다르더라도 儒禪縱是殊歸致그대와 같은 문장은 당세에 앞선 이 없으리 文翰如君世莫先 一別暎湖三十年, 今來不遇意茫然.儒禪縱是殊歸致, 文翰如君世莫先. 구암사(龜巖寺) 전라북도 순창군에 있는 선운사(禪雲寺)의 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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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스러움이 있어 有嗟 대도가 더디고 더뎌 한계를 보게 되니 大道遲遲見際涯머리털은 하얘지고 눈은 어른어른하네 頭生白雪眼生花원래 못난 자질로 남의 뒤를 차지했고 元來劣質居人末일찍이 다투는 마음으로 풀싹을 끊었네 早把爭心斷草芽종신토록 간학477)에 독실하길 잊겠는가 敢忘終身敦艮學영원토록 중화 지키길 마다하지 않으리 不辭萬劫守中華세상에서 방황하며 누구와 함께 말하랴 彷徨世界誰同語유독 매미만이 나의 한탄스러움을 돕네 獨有淸蟬助我嗟 大道遲遲見際涯, 頭生白雪眼生花.元來劣質居人末, 早把爭心斷草芽.敢忘終身敦艮學, 不辭萬劫守中華.彷徨世界誰同語? 獨有淸蟬助我嗟. 간학(艮學) '돈간지학(敦艮之學)'으로, 간괘를 수양의 요체로 중시하는 학문이다. 저자의 스승인 전우(田愚)는 간괘(艮卦)가 경(敬)과 주정(主靜) 공부의 근원이자 시중(時中)으로 나아가는 토대가 된다고 보고, 평생을 '간학(艮學)'에 힘썼지만 여전히 이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토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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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일140)에 열재 어른의 〈제석〉시를 얻어 차운하여 뒤늦게 화답하다 人日得悅丈《除夕》詩 步韻追和 서로 그리운데 어찌 매화 피길 기다리랴 相思何待發梅花마음의 기둥은 똑같이 기울어지지 않으리 心柱同將不倚斜달력이 새해로 바뀐 것 보고 놀랐는데 驚見蓂書新改歲봄 경치를 두 집에 나눠주니 조금 낫구나 差强春色分兩家늘그막에 귀밑머리 다 센 것을 망각하고 暮年忘却鬢邊雪살려는 뜻이 가슴속의 꽃을 길러내네 生意養成胸裏葩옛사람이 이날 지은 시를 기쁘게 읽으니 喜讀古人詩此日예나 이제나 과장한 인일을 칭송할 만하네 可稱人日古今誇 相思何待發梅花? 心柱同將不倚斜.驚見蓂書新改歲, 差强春色分兩家.暮年忘却鬢邊雪, 生意養成胸裏葩.喜讀古人詩此日, 可稱人日古今誇. 인일(人日) 음력 1월 7일의 별칭이다. 1월 1일부터 6일까지 각각 차례로 닭, 개, 양, 돼지, 소, 말을 점친 뒤 7일에 사람을 점치고, 이어서 8일에 곡식을 점쳤던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점치는 날 기후가 청명하고 온화하면 평안하고 풍년이 들며, 기후가 흐리거나 추우면 질병이 있고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荊楚歲時記》 《事物紀原 天生地植 人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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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에 또 읊다 翌日又吟 산남은 한번 찾아가려해도 갈 방법이 없어 山南一訪未由能지난봄에 두악산489) 올랐던 일을 회상해 보네 回憶前春斗嶽登내게 맑은 술 있어 국화를 함께 감상하고 我有淸樽同賞菊하늘은 밝은 달로 다시 등불을 삼네 天將好月更爲燈한평생 머리털을 보존한 이는 서동해490)요 一生全髮徐東海들뜬 흥취로 시 지은 이는 두소릉491)이라 漫興題詩杜少陵손잡고 마땅히 구경법492)을 찾아야 하니 携手要當尋究竟사람을 만들 때 속인이나 중은 원치 않네 作人不欲俗兼僧 山南一訪未由能, 回憶前春斗嶽登.我有淸樽同賞菊, 天將好月更爲燈.一生全髮徐東海, 漫興題詩杜少陵.携手要當尋究竟, 作人不欲俗兼僧. 두악산(斗岳山) 전북 정읍시 고부면에 있는 두승산(斗升山)을 말한다. 서동해(徐東海) 명말청초(明末淸初)의 충신 서부원(徐孚遠, 1599~1665)으로, 자는 암공(闇公), 호는 복재(復齋)이다. 두소릉(杜少陵) 당(唐)나라의 시성(詩聖)으로 알려진 두보(杜甫)로, 소릉은 그의 자이다. 구경법(究竟法) 제법실상(諸法實相)을 뜻하는 불가(佛家)의 용어로, 최고 경지의 원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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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의 홍석규 군과 홍석모 군의 별장에서 유숙하며 시를 주다 宿甑山洪君【錫奎、錫模】庄有贈 바닷가에 부풍은 예로부터 이름난 곳 海上扶風古著名증산의 맑은 기운은 어찌 그리도 맑은가 甑山淑氣一何淸물은 띠처럼 돌아 전체의 형국을 이루고 水回襟帶成全局굴은 용과 뱀이 찾아와 중생을 괴롭히네 穴訪龍蛇惱衆生이곳에 영기가 모이니 마치 이치가 있는 듯 箇裏鍾靈如有理이 속의 많은 선비 어찌 명성이 없었겠는가 此中多士豈無聲그대 집에 또 나란히 급제하는 형제를 보리니 君家復見聯芳棣젊은이여 힘써 학문하여 태평세상을 기다리게 勉學靑年待世平 海上扶風古著名, 甑山淑氣一何淸?水回襟帶成全局, 穴訪龍蛇惱衆生.箇裏鍾靈如有理, 此中多士豈無聲?君家復見聯芳棣, 勉學靑年待世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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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담에서 臥龍潭 누가 당년에 〈양보음〉12)을 노래했는가 誰唱當年梁父吟홀연히 못의 이름 들으니 찌든 가슴 상쾌해지네 忽聞潭號爽塵衿가마솥 같은 외면은 우묵한 모양을 이루었고 釜錡外作十分樣검푸른 물속은 천 자의 마음도 통할 듯하네 黝碧中通千尺心남은 물결을 흘려보내니 흰 비단이 되고 流送餘波爲練白찬 기운을 불어내니 날이 흐려지려 하네 噓生寒氣欲天陰이 속에 신령스런 생물이 있다면 斯間若有神生物응당 깊이 누워서 바람과 구름을 기다리리라 應待風雲臥且深 誰唱當年《梁父吟》? 忽聞潭號爽塵衿.釜錡外作十分樣, 黝碧中通千尺心.流送餘波爲練白, 噓生寒氣欲天陰.斯間若有神生物, 應待風雲臥且深. 양음보(梁父吟) 악부(樂府)의 곡명인데 〈양보음(梁甫吟)〉이라고도 한다. 양보(梁甫)는 중국 태산(泰山) 아래 있는 산 이름으로, 사람이 죽으면 이 산에 묻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을 장가(葬歌)라고 일컫기도 한다. 지금 전해지고 있는 제갈량(諸葛亮)의 〈양보음〉은 춘추 시대 제(齊)나라 재상 안평중(晏平仲)이 도량이 좁아 세 명의 용사를 죽이고야 만 일을 한탄하는 내용이며, 이백(李白)의 〈양보음〉은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지 못한 울분을 서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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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춘정 익상 어른께 드리다 呈柳丈春汀【翼相】 봄기운 같은 옛 은혜를 회상해보는데 緬惟舊惠受靑陽한 채의 초당에 사대의 글이 있었네 四代之書一草堂용모가 모두 변하여 바뀐 것도 서글픈데 顔髮堪悲皆變換세월은 점차 분망해짐을 참으로 느끼네 光陰良覺轉紛忙얕은 공부는 어렵사리 흉년의 곡식 되었고 淺工難作荒年穀큰 솜씨는 일찍이 활쏘기 재주38) 겨루었네 鉅手曾穿百步楊억계39)는 오히려 고령이 된 뒤에 말했으니 抑戒猶陳耄境後이제 남은 날에 도심이 자라기를 원한다네 願將餘日道心長 緬惟舊惠受靑陽, 四代之書一草堂.顔髮堪悲皆變換, 光陰良覺轉紛忙.淺工難作荒年穀, 鉅手曾穿百步楊.抑戒猶陳耄境後, 願將餘日道心長. 활쏘기 재주 원문의 '백보양(百步楊)'은 본디 "100보 거리에서 버들잎을 활로 쏘아 맞춘다."라는 말인데, 활쏘기를 대칭(代稱)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재주가 뛰어나다는 말이다. 억계(抑戒)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抑)〉을 이른다. 위 무공(衛武公)이 95세의 나이에 이 시를 지어 스스로를 경계하였는데, 시의 내용은 주로 위의(威儀)를 삼가고 말을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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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질 김중식 영찬 을 애도하고 이어 외종형 만당 어른53)을 위로하다 悼戚姪金重植【永鑽】 因慰外從兄晩棠丈 그대가 쓸쓸하게 다른 고을에 살고 있어서 緣君落落異鄕居18년간 면목이 소원했었지 十八年間面目疏재차 왔을 때 마침 나가 벼슬하고 있더니 再到巧當不家食이제 오니 대뜸 저승으로 떠나 길이 탄식하네 今來永嘆遽泉途중년에 하늘이 4년을 더 살게 해 주었으니 中身曆數天加四슬하의 자손들 남은 경사 있으리라 繞膝兒孫慶有餘또한 인간 세상에서 드물게 복을 받았으니 也是人間稀覯福부모의 슬픈 마음을 풀어 줄 수 있으리라 兩堂悲思可寬舒 緣君落落異鄕居, 十八年間面目疏.再到巧當不家食, 今來永嘆遽泉途.中身曆數天加四, 繞膝兒孫慶有餘.也是人間稀覯福, 兩堂悲思可寬舒. 만당(晩棠) 어른 김희현(金熺鉉, 1872~1951)으로, 만당은 그의 호이다.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정오(定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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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당 외종형이 시를 지어 호의 뜻을 해석하기에 차운하여 드리다 晩棠外兄以詩解其號意 次韻以呈 바다고을 멋진 이름은 감당 고사58) 빌렸으니 海鄕嘉號借甘棠만당 노인의 집 문미는 또한 아주 아름답다오 棠老齋楣亦擅芳남한의 높은 재주는 하늘을 뚫고 南漢高材干碧落석성59)의 짙은 그늘은 봄볕을 펴네 石城厚蔭布春陽9대가 전해지도록 집안 명성 훌륭하였고 生孫九葉家聲好평생 선조 앙모하는 효성이 장구하였네 慕祖平生孝思長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사람들이 사랑하고 아끼니 今古同爲人愛惜아름다운 말 서로 전하매 입안이 향기롭네 相傳美話頰牙香 海鄕嘉號借甘棠, 棠老齋楣亦擅芳.南漢高材干碧落, 石城厚蔭布春陽.生孫九葉家聲好, 慕祖平生孝思長.今古同爲人愛惜, 相傳美話頰牙香. 감당(甘棠) 고사 〈감당〉은 《시경》 〈소남(召南)〉의 편명으로, 지방관의 선정(善政)을 비유한다. 주(周)나라 때 소공(召公)이 남국(南國)을 순행(巡行)하면서 선정을 베풀었는데, 소공이 떠난 뒤 남국의 백성들이 소공의 덕을 그리워하여 소공이 머물고 쉬었던 감당(甘棠) 나무를 소중히 여겼던 고사가 있다. 석성(石城) 지금의 충청남도 공주(公州)와 홍성(洪城) 사이에 있던 고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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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비바람이 치자 앞의 시에 첩운하여 백양사와 내장사의 유람객을 걱정하며 翼日風雨 疊前韻 慮羊、藏遊客 비바람 쉬지 않고 불어 한바탕 어지러우니 風雨無端擾一場유산객의 고통을 진정 잊기 어렵구나 遊山旅苦正難忘단풍 국화 모두 흔들려 떨어질까 애처롭고 堪憐楓菊皆搖落의관도 부서지고 상할까 가장 걱정스럽네 最恐衣冠亦敗傷온갖 일의 흥망성쇠는 운수로 말미암지만 萬事乘除由命數두 가지 시름과 흥취가 마음을 어지럽히네 兩般愁興錯心腸내일아침에 어찌 날씨 맑게 갤 수 있으랴만 明朝那得天開朗세 젊은이 나는 듯이 기러기 행렬 지으리라 三少如飛作鴈行 風雨無端擾一場, 遊山旅苦正難忘.堪憐楓菊皆搖落, 最恐衣冠亦敗傷.萬事乘除由命數, 兩般愁興錯心腸.明朝那得天開朗? 三少如飛作鴈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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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에 일찍 길을 떠나며 翌日早行 어젯밤엔 빗소리에 백발이 되었으나 雨聲昨夜白頭成오늘 아침 산빛이 눈과 함께 푸르네 山色今朝眼共靑한때로써 근심하거나 기뻐하지 말라 莫以一時作憂喜원래 길흉은 서로 번갈아 생겨나네 元來休咎迭相生 雨聲昨夜白頭成, 山色今朝眼共靑.莫以一時作憂喜, 元來休咎迭相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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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짓다 路中作 열흘 동안 너무나 속절없이 떠도느라 經旬逆旅太無端결국은 영남의 좋은 산수를 저버렸네 竟負嶠南好水山처음에 끝을 도모하지 않아 이러하니 始不圖終有如此그대여 매사에 정신 집중하여 보게나 請君每事着精看 經旬逆旅太無端, 竟負嶠南好水山.始不圖終有如此, 請君每事着精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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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손두봉 성률 을 찾아가다 訪孫友斗峯【聖栗】 청절한 그대 집은 청산에 가까운데 淸絶仙庄近翠微좋은 날에 다시 술잔이 날아다니네 良辰更有羽觴飛여러 해 그리움 깊어 애가 끊어지고 思深積歲腸應斷자리에 기쁨 넘쳐 몸이 절로 살지네 喜溢當筵體自肥맹세하여 지킨 이 몸은 두려움 없이 서니 誓守此身無懼立만년에 부끄러움 안고 돌아감은 면하겠네 免敎晩節抱羞歸난리 때 훗날 모임은 어려울 줄 알겠으니 亂時後會知非易작별하고 떠나면 각자 숲의 사립문 닫으리 別去各關林下扉 淸絶仙庄近翠微, 良辰更有羽觴飛.思深積歲腸應斷, 喜溢當筵體自肥.誓守此身無懼立, 免敎晩節抱羞歸.亂時後會知非易, 別去各關林下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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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전령을 넘으며 踰馬轉嶺 빽빽한 숲속에 하늘만 보일 뿐인데 翠密之中但見天가끔 길이 가팔라 나아가지 못하네 有時危逕未能前구름 속에서 의건이 절반쯤 젖었고 衣巾半濕雲霏裏폭포 가에서 흉금이 온통 맑아졌네 胸肚全晴澗瀑邊이 마음에 물욕이 없음을 알았으니 已覺此心無物累어디에 인가가 있는 줄도 모르겠네 不知何處有人煙이어서 꼭대기에 올라 표연히 서니 轉登絶頂飄然立호흡이 상제의 자리에 서로 통하네 呼吸相通帝座筵 翠密之中但見天, 有時危逕未能前.衣巾半濕雲霏裏, 胸肚全晴澗瀑邊.已覺此心無物累, 不知何處有人烟.轉登絶頂飄然立, 呼吸相通帝座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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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이르러 족질 상집 형돈 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다 到秋川, 訪族姪庠集【炯敦】不遇 몇 년이나 보고 싶어 동쪽 바라보았던가 幾年願見望東天십 대 전에 근원이 같아서일 뿐만 아니네 匪直同源十世前간담 속에 심은 솔과 대를 이미 인정했고 已許松筠肝膽裏머리털 가에 내린 눈서리를 함께 슬퍼했네 共憐霜雪鬢毛邊천 리에 오로지 찾아간 곳을 어찌 알았으랴 那知千里專尋地오늘밤 다정히 강론할 인연 공교롭게 잃었네 巧失今宵穩討緣예전에 어떤 사람이 봉자를 써 두었던가270) 在昔何人題鳳字예법을 아는 초가가 술자리를 베풀었네 肖哥解禮設樽筵 幾年願見望東天? 匪直同源十世前.已許松筠肝膽裏, 共憐霜雪鬢毛邊.那知千里專尋地? 巧失今宵穩討緣.在昔何人題鳳字? 肖哥解禮設樽筵. 봉자(鳳字)를 써 두었던가 어떤 사람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감을 뜻한다. 위(魏)나라 때 혜강(嵇康)의 친구 여안(呂安)이 혜강을 찾아갔다가 혜강은 만나지 못하고 그의 형인 혜희(嵇喜)의 영접을 받게 되자, 여안이 문에 들어서지도 않고 문 위에다 '봉(鳳)'이라는 글자를 써 놓고 그냥 갔는데, 나중에 혜강이 이를 보고는 궁금해하는 형에게 "봉은 범조(凡鳥)이다."라고 설명해 주었던 고사가 있다. 봉(鳳)을 파자(破字)하면 범(凡)과 조(鳥)가 된다. 《世說新語 簡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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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 4장 有匏四章 박이여 박이여 有匏有匏넝쿨이 백 척이나 긴데 蔓長百尺열매를 맺지 않아 不結子兮내 마음을 슬프게 하네 使我心惻(賦)이다.박이여 박이여 有匏有匏잎이 일산만큼 큰데 葉大如蓋열매를 맺지 않아 不結子兮내 마음을 걱정하게 하네 使我心痗(賦)이다.박이여 박이여 有匏有匏꽃이 눈이 엉긴 듯한데 花如繁雪열매를 맺지 않아 不結子兮내 마음을 우울하게 하네 使我心惙(賦)이다.박이여 박이여 有匏有匏어찌 외면에 힘써 열매가 없는가 胡務外兮無實늦게 이루더라도 괜찮으니 雖晩成其猶可兮오늘까지 빨리 수렴하라 亟收斂兮迨今日(賦)이다. 有匏有匏, 蔓長百尺.不結子兮, 使我心惻.【賦也】有匏有匏, 葉大如蓋.不結子兮, 使我心痗.【賦也】有匏有匏, 花如繁雪.不結子兮, 使我心惙.【賦也】有匏有匏, 胡務外兮無實.雖晩成其猶可兮, 亟收斂兮迨今日.【賦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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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生朝 기운과 정신이 쇠약해짐을 점차 느끼니 氣神漸覺到衰微거듭 생일을 만남에 눈물이 옷깃 적시네 重値弧辰淚滿衣병들어 시서 폐하는 걸 지금 시작했고 病廢詩書今也始꿈에 부모 보는 것도 근래에 드물었네 夢瞻父毋近而稀한탄스럽게 혈육들이 많이 흩어졌으니 堪歎骨肉多離散산림에 들어가 짐승과 짝하기도 했네 且入山林伴走飛오십육 세나 되어 살아갈 날이 적으나 五十六年餘日少남은 몸 삼가면 하늘도 어기지 않으리 敬將遺體莫天違 氣神漸覺到衰微, 重値弧辰淚滿衣.病廢詩書今也始, 夢瞻父毋近而稀.堪歎骨肉多離散, 且入山林伴走飛.五十六年餘日少, 敬將遺體莫天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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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날에 中伏日 소나무 아래 띳집이 청산에 가까워 松下茅堂近翠微한나절 바람 쐬니 의관이 서늘하네 納凉半日爽巾衣중복 절기 돌아와 무더위 혹독하고 節回中伏炎天酷흉년 때를 만나 멋진 모임도 드무네 時値荒年勝會稀새로운 시 베끼려 모영111) 불렀으니 且寫新詩毛穎召높은 흥 돋우어 술잔112) 돌리지 말게 休挑高興羽觴飛멀리 서쪽 구름 바라보며 서운함 많으니 西雲遙望多怊悵구리의 참된 인연을 어찌 오래 어겼던가 龜里眞緣柰久違 松下茅堂近翠微, 納凉半日爽巾衣.節回中伏炎天酷, 時値荒年勝會稀.且寫新詩毛穎召, 休挑高興羽觴飛.西雲遙望多怊悵, 龜里眞緣柰久違? 모영(毛穎) '붓털'의 아칭(雅稱)이다. 한유(韓愈)의 〈모영전(毛穎傳)〉에서 붓털을 의인화(擬人化)하여 "모영이라는 자는 중산 사람이다.〔毛穎者, 中山人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중산은 본디 국명(國名)으로, 옛날부터 품질 좋은 토끼털이 생산되어 붓의 명산지로 일컬어졌다. 《東雅堂昌黎集註 卷36》 술잔 원문의 '우상(羽觴)'은 새 모양으로 만들어 양쪽에 날개를 붙인 술잔이다. 이백(李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 "화려한 자리 벌여 꽃 사이 앉아,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빛 아래 취한다.〔開瓊宴以坐花, 飛羽觴而醉月.〕"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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