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북계회 2수 山北契會【二首】 풍진 세상에 옛 사림은 영락했는데 風塵零落舊詞林적막한 물가를 무슨 일로 찾았는가 寂寞之濱底事尋봄옷 떨친 기우92)는 천 길의 기상이요 春服沂雩千仞像옛 거문고 속 산수93)는 평생의 마음이네 古琴山水百年心어떻게 꽃 아래서 흠뻑 취하지 않겠는가 那能花下無沈醉상쾌하게 산봉우리에서 한바탕 읊조리네 聊快峯頭一朗吟산북의 맑은 별장은 참으로 속세 밖이니 山北淸庄眞物外이문이 어느 곳에서 감히 다다르겠는가94) 移文何處敢來臨문을 나서자 마음이 맑고 편해 즐거우니 出門却喜意淸平날개가 돋아나 백옥경95)에 오른 것 같네 羽化如登白玉京일천 숲에서 웃는 꽃은 모두 고운 모습이요 花笑千林皆好面일만 나무에서 우는 새는 환영하는 듯하네 鳥呼萬樹若歡迎시가 절묘한 경치 만난 건 신이 도운 듯하고 詩當妙境神如助술로 쇠약한 몸 보호하니 힘이 약하지 않네 酒護衰身力不輕우연히 만난 동인96)은 인연이 더욱 소중하니 邂逅同人緣復重봉래산97) 찾아가는 해산 길은 쓸 데가 없네 鰲蓬不費海山程 風塵零落舊詞林, 寂寞之濱底事尋?春服沂雩千仞像, 古琴山水百年心.那能花下無沈醉? 聊快峯頭一朗吟.山北淸庄眞物外, 移文何處敢來臨?出門却喜意淸平, 羽化如登白玉京.花笑千林皆好面, 鳥呼萬樹若歡迎.詩當妙境神如助, 酒護衰身力不輕.邂逅同人緣復重, 鰲蓬不費海山程. 기우(沂雩) 기수(沂水)에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을 쏘인다는 말로, 산수간에 노는 즐거움을 뜻한다. 공자의 제자 증점(曾點)이 자신의 뜻을 말해 보라는 공자의 명에 따라 "늦봄에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관자 대여섯 사람과 동자 예닐곱 사람과 함께 기수에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시를 읊으면서 돌아오겠습니다.〔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대답하였다. 《論語 先進》 산수(山水) 춘추 시대 백아(伯牙)가 탔다고 하는 〈고산유수곡(高山流水曲)〉으로, 〈아양곡(峨洋曲)〉이라고도 한다. 백아가 마음속에 '높은 산[高山]'을 두고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이를 알아듣고 "아, 훌륭하다. 험준하기가 태산과 같다.[善哉! 峨峨兮若泰山.]" 하였으며, 백아가 마음속에 '흐르는 물[流水]'을 두고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이를 알아듣고 "아, 훌륭하다. 광대히 흐름이 강하와 같다.[善哉! 洋洋兮若江河.]" 하였는데, 이를 지음(知音)이라 하여 친구 간에 서로 상대의 포부나 경륜을 알아줌을 비유하게 되었다. 《列子 湯問》 이문(移文)이……다다르겠는가 은거를 그만두고 세상에 나아가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남조(南朝) 송(宋)의 공치규(孔稚珪)가 북산(北山)에서 함께 은둔하던 주옹(周顒)이 벼슬길에 나서자 산신령을 가탁하여 〈북산이문(北山移文)〉을 지어 그를 꾸짖었던 고사가 있다. 백옥경(白玉京) 천제(天帝) 혹은 신선이 상주(常住)하는 천상의 낙원으로, 옥루(玉樓)라고도 한다. 동인(同人) 서로 마음이 맞는 벗을 말한다.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의 〈동인괘(同人卦)〉를 풀이한 말에 "두 사람이 한마음이면 그 예리함이 쇠를 끊고, 한마음에서 나오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봉래산(蓬萊山) 원문의 '오봉(鰲蓬)'으로, 여섯 마리의 큰 자라가 떠받치고 있다고 하는 세 개의 선산(仙山) 가운데 하나이다. 《列子 湯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