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사 재욱 의 일을 듣고 시를 지어 그를 장하게 여기다 聞安義士【在旭】事, 詩以壯之 태산 아래의 안 의사는 泰山之下安義士곧은 기개로 상제에게 상달했네 直氣上達帝座筵한 소리 우레 같은 근래의 일을 一聲轟雷近日事내가 기쁘게 듣고 두 어깨 으쓱했네 我喜聞之聳雙肩어찌하여 운수가 백육471) 때를 만났나 夫何運値百六際금수의 자취472)가 온 나라에 두루했네 蹄跡交遍率土濱근래 머리 깎는 풍조가 곳곳에서 성하나 邇來削風在處競그야말로 선비가 변치 않아야 할 때이네 正是士子不變辰아, 그대가 당한 것은 실로 도리 없었으니 嗟君所遭眞無理경관의 협박이 화급하였네 警官脅迫火急然내 머리는 잘라도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고 我頭可斷髮不斷그들 꾸짖기를 상산의 안씨473)처럼 하였네 罵之有若常山顔한 몸으로 세 명의 장사를 대적해내니 一身敵過三健兒힘은 이미 지쳤으나 간담은 서늘했네 力旣疲兮心膽寒저들이 또 만 가지로 설득해 마지않았으나 彼又萬端說不已일이 끝내는 예사로운 사이에 있지 않았네 事竟不在尋常間공자는 인 이룸을 말하고 맹자는 의를 취했는데474) 孔曰成仁孟取義일찌감치 이를 갖추어 마음속에 새겨두었네 早已辦得銘心肝품속에 있던 칼로 두 번이나 목을 찔렀으니 懷中有刀再刺頸한 죽음에 어찌 다시 여생을 아까워했으랴 一死那復惜餘年좌중에는 일순간에 풍파가 일어났고 座中頃刻生風波흥건히 쏟아진 피는 색이 검고 누랬네 淋漓濺血色黃玄비록 저들의 위세가 폭염과 같았지만 雖以彼之威燄暴무심히 음식이 목에 넘어가듯 놀라고 겁 먹었네 驚㥘無心食下咽의약품을 써서 치료하여 완쾌되었지만 爲施醫藥療且完사례하노니 선생의 의는 얼마나 장한가 稱謝先生義何壯나는 알겠네 의사의 한 줌 피가 吾知義士一掬血사람들이 새 풍조에 흔들림을 그치게 할 줄 止得時人新潮盪문산의 독약과 동계의 칼날475)은 文山腦子桐溪刃일이 모두 천년토록 부끄러울 바가 아니네 事同千載非所恥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의사와 같았다면 全邦人皆如義士애초에 의사가 한번 죽으려 하지 않았으리 初無義士辦一死나는 알겠네 의사의 한 줌 피가 吾知義士一掬血훗날에 반드시 하늘을 되돌릴 조짐임을 兆得他日必返天이로부터 우리들이 영광을 함께하니 從此吾輩與有光의사를 위해 친히 말고삐를 잡고 싶네 願爲義士親執鞭아, 의사가 능히 이와 같이 하였는데 嗚呼義士能如此세유476)가 어찌 각자 마음을 돌아보지 않으랴 世儒盍各顧心田 泰山之下安義士, 直氣上達帝座筵.一聲轟雷近日事, 我喜聞之聳雙肩.夫何運値百六際? 蹄跡交遍率土濱.邇來削風在處競, 正是士子不變辰.嗟君所遭眞無理, 警官脅迫火急然.我頭可斷髮不斷, 罵之有若常山顔.一身敵過三健兒, 力旣疲兮心膽寒.彼又萬端說不已, 事竟不在尋常間.孔曰成仁孟取義, 早已辦得銘心肝.懷中有刀再刺頸, 一死那復惜餘年?座中頃刻生風波, 淋漓濺血色黃玄.雖以彼之威燄暴, 驚㥘無心食下咽.爲施醫藥療且完, 稱謝先生義何壯?吾知義士一掬血, 止得時人新潮盪.文山腦子桐溪刃, 事同千載非所恥.全邦人皆如義士, 初無義士辦一死.吾知義士一掬血, 兆得他日必返天.從此吾輩與有光, 願爲義士親執鞭.嗚呼義士能如此, 世儒盍各顧心田? 백육(百六) 액운(厄運)을 말한다. 4천 5백 년인 1원(元) 중에 다섯 번의 양액(陽厄)과 네 번의 음액(陰厄)이 찾아오는데, 양액이 1백 6년마다 있게 되므로 백륙회(百六會)라 한다. 《漢書 律歷志上》 금수(禽獸)의 자취 금수는 오랑캐, 즉 청나라나 일본 등의 외세를 뜻한다. 송(宋)나라 구규(丘葵, 1244~1333)의 시에 "거북 규범, 말 그림 같은 상서가 모두 안 보이니, 짐승과 새 발자국만 참으로 분분하네.〔龜範馬圖俱寂寂, 獸蹄鳥跡正紛紛.〕"라고 하였다. 《釣磯詩集》 상산(常山)의 안씨(顔氏) 당나라 때 사람으로 안녹산(安祿山)의 난리 때 상산군(常山郡)을 지키다가 순절한 안고경(顔杲卿)을 가리킨다. 당나라 현종(玄宗) 때 안녹산이 난을 일으키고는 사사명(史思明)으로 하여금 상산군을 공격하게 하였다. 그때 성을 지키고 있던 위위경(衛尉卿) 안고경이 군사가 적어서 성이 함락되어 사사명에게 포로로 잡혔는데, 동도(東都)로 끌려가서 안녹산을 크게 꾸짖다가 끝내 처형당했다. 《舊唐書 卷187 忠義列傳 顔杲卿》 공자(孔子)는……취했는데 《논어》 〈위령공(衛靈公)〉에 "지사와 인인은 삶을 구하여 인을 해치는 일은 없고, 목숨을 바쳐 인을 이루는 일은 있다.〔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라고 한 것과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삶도 내가 하고자 하고 의도 내가 하고자 하는데, 두 가지를 겸할 수 없으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라고 한 것을 말한다. 문산(文山)의……칼날 지조를 지키려 죽으려다가 실패한 일을 말한다. 문산은 송(宋) 말엽의 충신 문천상(文天祥)의 호인데, 그는 원군(元軍)의 공격을 받아 도망치다가 왕유청(王惟淸)에게 사로잡히자 뇌자(腦子 독약)를 먹었으나 죽지 않았다. 동계(桐溪)는 정온(鄭蘊, 1569~1641)의 호인데, 그는 병자호란 때에 강화도가 함락되고 항복이 결정되자 오랑캐에게 항복하는 수치를 참을 수 없다고 하며 칼로 자결했으나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세유(世儒) 속된 유자(儒者)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