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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곡 배공【상섭】에게 보냄 與隱谷裴公【相涉】 천만뜻밖으로 덕문(德門)이 불행하여 갑자기 둘째 영랑(令郞)의 상사(喪事)를 당하였으니 이것이 무슨 말이고 이것이 무슨 일입니까. 난초가 불타고 보옥이 깨지는 일이 세상에 간혹 있기는 하지만, 어찌 우리 존장(尊丈)께서 만년에 이런 일을 겪으리라고 생각하였겠습니까. 삼가 생각건대 자애(慈愛)가 매우 지극하고 교회(敎誨)가 참으로 독실하여 우리의 기대가 일찍부터 훗날 존장께서 문호를 세우는 계책에 달려 있었건만, 갑자기 중간에 멈추게 되었으니 참혹한 슬픔을 어찌 견디고 어찌 억누르겠습니까. 사람을 저도 모르게 넋이 나가고 뼈가 으스러지게 만듭니다. 의림(義林)은 지난 몇 년 동안의 신세가 낚시에 걸린 물고기와 같아서 병이 들었을 때는 의원(醫員)을 찾고 약을 수소문하지도 못하였고 세상을 떠났을 때도 반함(飯含)60)하는 것을 보거나 상여를 끄는 예를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이 어찌 인정(人情)이겠습니까. 부끄럽게도 유명(幽明)을 저버렸으니 비통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오늘 계원(啓元)61)의 편지를 받았는데, 대체로 병중에 있으면서 작별을 고하는 글이었습니다. 글의 내용이 가슴 아프고 슬퍼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의 병이 매우 위태롭지는 않은 듯하였건만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입니까. 예전에 종유하던 이들을 생각하니 정일(正一)이 이미 세상을 떠났고 계원이 또 이와 같습니다. 위를 우러러보고 아래를 굽어보아도 심사(心事)가 잊히지 않으니 마음을 둘 방도를 모르겠습니다. 그렇더라도 세상의 온갖 일이 모두 이렇습니다. 앞에 놓인 운명은 넘지 못하는 쇠 문턱이라 인력으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백어(伯魚)62)도 일찍 죽었고 수지(受之)63)도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자(孔子), 주자(朱子) 같은 성현(聖賢)조차도 일찍이 이런 일을 당하였으니 명(命)을 어찌하겠습니까? 운(運)을 어찌하겠습니까? 부디 이치에 따라 상황을 넘기며 자신을 위로하시기 바랍니다. 千萬料外。德門不幸。第二郞遽至大故。此何言此何事。蘭焚玉碎。世或有之。而豈謂吾丈晩年遭此耶。伏惟慈愛深至。敎誨誠篤。所以期望未嘗不在於他目門戶之計。而遽爾中閼。悲慘之酷。何以支抑。令人不覺銷魂而鑠骨。義林年來身世。如魚掛鉤。病未有尋醫問藥之節。死未有視含執紼之禮。此豈人情耶。愧負幽明。萬萬悲慘。今日得啓元書。蓋病中告訣文也。辭意悲愴。不覺出涕。其病若不十分危殆。豈至若是也。念昔從遊。正一已逝。啓元又如此。俯仰耿耿。不知所以置心。雖然人間萬事皆是。前程鐵限。非人力所可移易。伯魚早卒。受之先死。以孔朱聖賢。猶嘗遭此。命也奈何。運也奈何。伏乞遣理自寬。 반함(飯含) 습(襲)을 하기 전 시신을 목욕시킨 뒤 진주, 생쌀, 조개 등을 죽은 이의 입에 넣어 아름답게 장식하는 의절이다. 반(飯)은 신분에 따라 잘게 부순 옥(玉)을 쌀과 섞은 함옥(含玉), 수수, 기장 등으로 입 안을 가득 채우는 것이고, 함(含)은 옥, 조개 등으로 양쪽 어금니 부분과 입 중앙에 놓는 것이다. 반함은 죽은 이에게 음식을 봉양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비어 있는 입을 차마 볼 수가 없어 아름답게 장식함으로써 죽은 이를 존귀하게 대한다는 뜻에서 하는 것이다. 계원(啓元) 문송규(文頌奎, 1859~1888)의 자이다. 본관은 남평(南平), 호는 구암(龜巖)이다. 전라남도 화순 출신으로, 하락이수(河洛理數)와 천문(天文)의 물상을 확연하게 융회하였다.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문하에서 수학하여 학문의 요체를 깨닫고, 심성과 이기의 묘리를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백어(伯魚) 공자(孔子)의 아들이다. 수지(受之) 수지는 주희(朱熹)의 장남 주숙(朱塾)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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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중64)【인진】에게 보냄 與朴學中【麟鎭】 이번 심부름꾼이 와서 형의 병환이 근래 현저하게 줄어든 효과가 있다고 들었으니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나이가 이미 한평생의 반을 넘겼으니 건강하고 평안하더라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또다시 이처럼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음에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아우도 일전에 감기로 2, 3일간 괴로웠으며 남은 증상이 아직도 시원스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경립(景立)의 인후통(咽喉痛)은 잘못한 일 없이 생긴 병이니 장차 오래지 않아 평상을 회복할 것입니다. 옛날에 회재 선생(晦齋先生)65)이 이 병에 걸려서 소리를 내어 책을 읽지 못하고 단지 눈으로 읽고 사색하셨지만 끝내 대유(大儒)가 되었습니다. 경립만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모름지기 금기(禁忌)를 통렬하게 끊고 간간이 약이 되는 음식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묘방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송규(宋圭)는 집을 그리워하는 얼굴빛을 하지 않는 때가 없지만, 이것은 그 또래 아이들의 상정(常情)입니다. 대체로 이 아이는 자질은 매우 순수하지만 용맹스러운 기개가 부족합니다. 몸가짐을 삼가고 스스로 조심하는 선비가 되는 것은 염려가 없겠으나 큰일을 하는 자리에 나아가자면 각별히 진작(振作)하고 확충한 다음에야 도달할 수 있겠습니다. 끝내 스스로 힘쓰는 방도를 갖출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此使之來。承聞兄愼節。比有顯減之效。爲慰爲慰。吾輩年紀。已過半生。雖康健無故。會合無幾。况疾病沈淹。又復如是乎。弟於日前。亦以感崇叫苦數三日。餘症尙不見快耳。景立喉痛。是無妄之疾。行當非久復常。昔晦齋先生有此病。不能出聲讀書。但看閱思索。而終成大儒。孰謂景立獨不能辨此乎。須痛絶禁忌。間以藥餌調和爲妙。宋圭每不無思家之色。此是兒曹常情。大抵此兒。姿質極其淳慈。而猛氣不足其爲謹勅之士。則無慮矣。而進就大有爲之地。別有振作開拓然後。可以到之。未知終當有以自勵耶。 박학중 학중(學中)은 박인진(朴麟鎭, 1846∼1895)의 자(字)이다. 박인진의 본관은 밀양(密陽)이고 호는 우인(愚忍), 즉이재(則以齋)이다. 회재 선생(晦齋先生)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을 말한다. 이언적의 자는 복고(復古), 호는 회재, 시호는 문원(文元)이다. 우찬성 등을 지냈으며 옥산서원(玉山書院)에 모셔져 있다.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고 퇴계 이황에게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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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중에게 보냄 與朴學仲 두 차례 나아가 안부를 살폈으나 짧은 사이에 물러나서 온밤을 병고에 시달리는 회포를 위로해드리지 못하였습니다. 인정과 도리에 매우 온당치 않았더라도 형편에 구애를 받으니 어찌하겠습니까? 매우 부끄럽고 서글펐습니다. 다만 노형(老兄)의 병화(病禍)를 보건대 짧은 시간에 생긴 극질(劇疾)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하루 아침저녁 사이로 성급하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우선 모름지기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운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다음에야 마음의 화(火)가 가라앉고 울적한 기분이 풀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병을 다스리는 첫 번째 약방(藥方)입니다. 지난번에 형의 뜻을 보았더니 온통 빨리 치료하려고만 하면서 감내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지니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인정으로 볼 때 참으로 응당 이와 같겠지만 상처가 크면 시일이 오래 걸립니다. 어찌 이렇게 위중한 병증(病症)을 만나서 아주 짧은 시간에 나을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이치는 없습니다. 설령 있더라도 근본 원인을 다스리지 못하면 도리어 나중에 치료하기 어려운 증상으로 바뀝니다. 남조(南朝) 범운(范雲)의 일66)을 보지 못하였습니까. 서둘러 급하게 치료하고자 한다면 무익할 뿐만 아니라 또 해가 됩니다. 또 슬하에서 병시중을 드는 사람이 그 뜻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바라건대 형께서는 생각을 편하게 갖고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생사(生死)는 천옹(天翁)에게 맡기고 영췌(榮悴)는 조옹(造翁)에게 맡긴 채 이따금 입맛을 돋우는 초목(草木)의 반찬과 조제한 약물(藥物)로 기운을 보완하는 일을 빠트리지 마십시오. 며칠이나 몇 달을 기한으로 삼는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하늘이 화락한 군자를 돕는 이치가 어긋나지 않으니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또 자제들의 정성과 효심으로 어찌 하늘이 감동하여 쇠약한 양기가 회복되는 날이 없겠습니까. 兩度進省。霎然告退。未得慰一夕病苦之懷。此於情理。雖極未穩。而其於勢有所拘何。深用歉悵第觀老兄病祟。非一時劇疾之比。恐難以一朝一夕。遽責其效。先須安定其心。平易其氣然後。心火得以降下。氣鬱得以舒散。此是治病第一藥也。向見兄意。切欲急速救治。而有不能堪耐鎭定之狀。此在人情。固應如此。然創巨則爲日久矣。豈有遭此重症而頃刻可愈者乎。此是所無之理。設或有之。根據未化。轉成他日難醫之症。獨不見南朝范雲之事。欲速副急。非徒無益。而又害之。且膝下侍病之人。何以當其意乎。願兄平心坦懷。付死生於天翁。委榮悴於造翁。時以草木之滋。刀圭之劑。珍補無闕。限以幾日幾月。可收其功也。况天佑愷悌。其理不忒。且諸郞誠孝。豈無感天回陽之日乎。 남조(南朝) 범운(范雲)의 일 옛날 남조(南朝)의 범운(范雲)이 진무제(陳武帝)의 속관(屬官)으로 있었는데 상한병에 걸려 왕이 주는 영예를 받지 못할까 염려하여 서문백(徐文伯)을 청하여 땀을 빨리 내줄 것을 간청하였다. 문백이 말하기를 "지금 당장 낫게 하기는 아주 쉽지만 다만 2년 후에 죽을 것이 염려스럽다."라고 하였다. 범운이 "아침에 좋은 말을 듣고 저녁에 죽어도 좋은데 어찌 2년 후의 일을 가지고 두려워하겠는가"고 말하자 문백은 곧 방을 덥힌 다음 복숭아잎을 펴고 범운을 그 위에 눕혔다. 얼마쯤 있다가 땀이 푹 난 다음 온분(溫粉)을 몸에 뿌려 주니 다음날 병이 나았다. 범운이 매우 기뻐하였다. 문백이 기뻐할 것이 아니라고 하더니 과연 2년 만에 범운이 죽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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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일【영만】에게 보냄 與趙和一【泳萬】 동문(同門)이 수십 년이 지난 뒤 흰머리의 늙은이가 되고서야 비로소 얼굴을 보았습니다. 사람의 일이 어긋나는 것이 온통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지난번 유람은 한 세상에서 덕이 융성한 분들과 동문의 옛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아 방장산(方丈山 지리산)의 명구 승지(名區勝地)에서 한가롭고 여유 있게 보낼 수 있었으니, 오직 이 일만이 이른바 "동우(東隅)에 잃고 상유(桑楡)에 수습하는"68) 것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감격스럽고 위로가 됩니다. 가을 기운이 점점 스산해지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지내시는 안부는 더욱 건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멀리서 그리워하는 마음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아우는 집으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나도록 남은 피로가 사람을 괴롭히지만, 노쇠한 지경의 허약한 몸이니 당연한 형세일 따름입니다. 근래 영남의 상황은 어떠한지요? 외진 곳이라 들리는 소식이 없으니 늘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 일의 실마리를 찾자면 당장은 미리 헤아리지 못하지만, 동문 가운데 노성(老成)하고 기력(氣力)을 지녀 의지할 만하기로 노형(老兄)을 능가하는 이가 없습니다. 바라건대 모름지기 자세히 살피고 꼼꼼하게 따져서 일의 체모를 잃지 않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총계 정사(叢桂精舍)의 속운(續韻)69)은 지난번 어지러운 여정(旅程) 중에 다급하게 엮은 것이라서 매우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윤색(潤色)을 했으나 역시 예전의 기량(伎倆)을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적어 올리니 지난번 것을 대체해 주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同門數十年。至於老白首。而乃始面焉。人事差池。一至於是耶。然曩日之遊。俱得一世長德。同門舊要。從容敘暢於方丈名勝之區。所謂失之東隅。收之桑楡者。惟此一事可以當之。感感慰慰。未審秋氣漸肅。侍傍節宣。體事增重。遠溯不任。弟歸巢有日餘憊惱人。衰境孱質。勢固然耳。嶺中爻象。近來云何。僻居無聞。每切悶鬱。此事究緖。故未豫料而同門老成。有氣力可倚仗。無過於老兄。幸須詳審周察。無失事體。如何。叢桂精舍續韻。向於旅撓中。悤悤構作太不成語。今加潤色。亦不免前日伎倆。玆以書上用以替舊。如何。 동우(東隅)에……수습하는 후한(後漢) 때의 장수인 풍이(馮異)가 적미(赤眉)의 난을 토벌하기 위해 나섰다가 처음 싸움에서 대패하고, 얼마 뒤에 다시 군사를 정비하여 적미의 군대를 격파하였는데, 황제가 친히 글을 내려 위로하기를 "처음에는 회계에서 깃을 접었으나 나중에는 민지에서 떨쳐 비상하니, '동우에 잃었다 상유에 수습하였다.'라고 할만하다.【始雖垂翅回谿 終能奮翼黽池 可謂失之東隅 收之桑榆】"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동우(東隅)'는 동쪽 모퉁이로 해가 뜨는 곳인데 젊은 시절을 가리키고, '상유(桑楡)'는 뽕나무와 느릅나무로 해가 지는 곳을 가리키며 만년을 비유한다. 《後漢書 卷47 馮異列傳》 총계 정사(叢桂精舍)의 속운(續韻) 《일신재집(日新齋集)》 권1에 실려 있는 〈제조우화일총계정사(題趙友和一叢桂精舍)〉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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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행오72)【달삼】에게 보냄 與安行五【達三】 강가의 이별이 매우 총망(悤忙)하였고 천 리 멀리 산과 바다로 헤어진 것이 한자리에 모였던 친분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은 역시 마음과 뜻이 자연스럽게 호응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다행스러움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날 강가에서 길을 떠나고부터 궁벽한 바닷가에 눈바람이 몰아쳤는데 한 조각 조그만 배로 조천(朝天 제주시 조천리(朝天里))까지 무사히 당도하셨습니까? 소식이 아득하니 잠시도 걱정을 떨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는 곳이 서로 멀리 떨어져 학문과 덕행을 닦는 도리는 끊임없이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물러나 스스로 학문을 닦아 헛된 명성으로 결말이 나지 않는다면 의지하고 서로를 보면서 감동하는 것이 어찌 적다고 하겠습니까? 좌하(座下)께서는 남쪽 지역의 시골 모퉁이에서 몸을 일으켜 천 리 멀리 북쪽으로 유학을 오셨으니 뜻이 장대하다고 이를 만하고 성의가 독실하다고 이를 만합니다. 어찌 언언(言偃)73)과 진량(陳良)74)만 옛 시대에서 미명(美名)을 독차지하겠습니까. 바라건대 힘써 노력하여 우리 선생께서 권애(眷愛)하신 뜻에 부응하고 이 영주(瀛州 제주도)의 시골 모퉁이가 문교(文敎)에 밝고 도리에 앞장서는 고을로 이름을 드날리게 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이우(李友) 경운(慶雲)은 비록 평소 교분은 없지만 우러러 흠앙한 지 오래입니다. 그와 더불어 책상을 나란히 하고 마주 앉아 토론한다면 날로 서로에게 좋은 점을 본받는 유익함이 있을 것입니다. 영윤(令允)은 자질이 매우 아름다우니 세속인들이 자제를 가르치는 방도로 가르치지 마시고 한결같이 《소학(小學)》의 예에 따라 날로 북돋아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江上一別。非不悤劇。而山海千里。使不失一席雅分者。亦聲氣自然之應也。何幸如之。自江上那日啓程。而風雪窮海。一片孤帆。好抵朝天耶。信息杳然。是庸耿耿。吾儕所居落落。其於切磋之道。縱未源源。惟當退而自修。不爲虛聲所歸。則其所以依藉觀感。豈淺淺哉。惟座下崛起南隅。千里北學。其志可謂壯。而其誠可謂篤矣。言偃陳良。豈專美於古也。願克加勉旃。以副我先生眷愛之意。而使此瀛州一隅。擅爲文明倡道之鄕。如何。李友慶雲。雖無雅分。傾仰則久矣。與之連丌對討。日有相觀之益耶。令允才質甚佳勿以世俗所以敎其子弟者。敎之。而一依小學例。日加栽培。如何。 안행오(安行五) 행오는 안달삼(安達三, 1837~1886)의 자이다. 안달삼의 호는 소백(小柏)이며 제주도 조천(朝天) 출신으로 기정진의 문인이다. 언언(言偃) 공문십철(孔門十哲) 가운데 정사에 능했던 제자이다. 자(字)는 자유(子游)이고 오(吳)나라 사람이다. 노(魯)나라 무성(武城)의 원으로 있으면서, 담대멸명(澹臺滅明)이 어진 사람임을 알고 등용하였다. 진량(陳良) 전국 시대 비속(鄙俗)한 남초(南楚) 지역 사람이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진량은 초(楚)나라 사람인데 주공(周公)과 공자의 도를 사모하여 북쪽으로 가서 중국에서 공부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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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정164)에 올라 민단암165)의 시에 차운하다 上龍頭亭次閔丹巖韻 영락한 벼슬 못한 선비들이 용두정에 모여 布衣零落會龍頭급제166)하여 옛날 노닐었던 것 추억하며 말하네 追說龍頭昔日遊저물어가는 삼월이라 안개 낀 경치 애처로워라 煙景堪憐三月暮아름다운 온갖 인연은 상전벽해되었으니 어이하리 滄桑其柰萬緣休쌓인 회포는 정녕 교산167)과 함께 높아지고 積懷定與蛟山屹깊은 한은 요수168)에 띄워 보내기가 어렵네 深恨難將蓼水流만년에 친구 얻어 한 말 술을 마시자 晩得故人斟斗酒티끌 씻기니 옥경169)의 누대보다 훨씬 나은듯 滌塵勝似玉京樓 布衣零落會龍頭, 追說龍頭昔日遊.煙景堪憐三月暮, 滄桑其柰萬緣休?積懷定與蛟山屹, 深恨難將蓼水流.晩得故人斟斗酒, 滌塵勝似玉京樓. 용두정(龍頭亭) 전라북도 남원군(南原郡)에 있는 정자이다. 민단암(閔丹巖) 단암은 민진원(閔鎭遠, 1664~1736)의 호이다. 본관은 영흥(驪興), 자는 성유(聖猷), 다른 호는 세심(洗心)ㆍ민기(閔機),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숙종비 인현왕후(仁顯王后)의 오빠이자 우참찬 민진후(閔鎭厚)의 동생이며, 송시열의 문인이다. 저서에 《단암주의(丹巖奏議)》·《연행록(燕行錄)》·《단암만록(丹巖漫錄)》·《민문충공주의(閔文忠公奏議)》 등이 있다. 급제(及第) 원문의 '용두(龍頭)'는 용의 머리란 뜻으로, 과거에 장원급제하거나 장원급제한 사람에 대한 별칭으로 쓰인다. 교산(蛟山) 교룡산(蛟龍山)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북 남원시에 있는 산이다. 요수(蓼水) 전라북도 남원시 동충동과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대성리 사이를 흐르는 하천을 말한다. 옥경(玉京) 백옥경(白玉京)의 준말로, 천제(天帝) 혹은 신선이 상주하는 곳이다. 하늘나라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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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산의 편액 뒤에 제하다 題晦山扁額後 회암 스승 뒤에 회산175)이 태어났으니 晦菴師後晦山生천년토록 존경하는 마음 아니 들랴 莫是千秋景仰情안씨176)는 순임금을 바람이 어쩌면 그리도 간절한가 顔氏希虞一何切장경도 인상여를 사모함이 일찍이 가볍지 않았네177) 長卿慕藺不曾輕무언가 하려면 굳이 표방을 싫어할 필요 없고 有爲未必嫌標榜의리 생각하며 오직 이름 지음을 돌아봐야 하네 思義惟當顧命名영서연설178)을 풀이해서 말하지 마오 休道郢書燕說解회산옹의 마음 본래 절로 고명한 것을 翁心本自向高明 晦菴師後晦山生, 莫是千秋景仰情?顔氏希虞一何切? 長卿慕藺不曾輕.有爲未必嫌標傍, 思義惟當顧命名.休道郢書燕說解, 翁心本自向高明. 회산(晦山) 이택환(李宅煥, 1854~1924)의 호이다. 안씨(顔氏)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를 이른다. 장경(長卿)은……않았네 장경은 한(漢)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인데, 전국 시대 조(趙)나라 인상여를 사모하여 스스로 '상여'라고 개명하였다. 장경은 경제(景帝) 때에 〈자허부(子虛賦)〉를 지어 명성을 떨쳤다. 그의 사부(辭賦)는 화려한 것으로 유명하며, 한(漢)ㆍ위(魏)ㆍ육조(六朝) 문인의 모범이 되었다. 인상여는 진(秦)나라가 조나라의 진귀한 구슬인 화씨벽(和氏璧)을 15개 성과 바꾸자는 거짓말로 빼앗으려 하였는데, 인상여가 구슬을 들고서 기둥을 흘겨보며 "억지로 빼앗으려 하면 기둥에 대고 구슬을 머리로 내리쳐 함께 부서지겠다."라고 하여 구슬을 온전히 되가져 올 수 있었다. 《史記 卷81 廉頗藺相如列傳》 영서연설(郢書燕說) 글의 본뜻을 곡해하고 천착하여 억지로 끌어다 붙인다는 뜻이다. 초나라 영 지방 사람이 연나라 정승에게 외교문서를 보내려고 하였다. 밤에 외교문서를 쓰는데 불이 어둡기에 촛불을 들고 있는 자에게 "촛불을 들라."라고 말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외교문서 안에 '거촉(擧燭)'이란 두 글자를 써넣고 말았다. 그런데 국서를 받은 연나라 정승은 이 외교문서를 읽으며 설명하기를 "거촉은 밝음을 숭상한 것이니, 밝음을 숭상하는 자는 어진 이를 천거하여 맡길 것입니다."라고 왕에게 아뢰었다고 한다. 《韓非子 外儲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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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해 노동 에게 지어 주다 2수 贈金杏海【魯東○二首】 금학산 속에 은거하는 모습을 보니 金鶴山中見隱淪퇴폐한 풍속 함께하여 광진을 뒤섞지 않는구나127) 不同頹俗混光塵비바람 겨우 가릴 담장이 둘러 있는 세 칸의 집이요 環堵風雨三間屋세상을 덮을 만한 재기가 넘쳐나는 칠 척의 몸일세 蓋世才豪七尺身훗날 냇물 건너는 노128)가 될 줄 정녕 알겠으니 定識他年川作楫지금 빈천한 분수로 철석같이 믿을 것 없다오 未須此日鐵成貧영달하면 겸선하고 궁하면 독선함은 추여의 법이니129) 達兼窮獨鄒輿法늘그막까지 집안에서 선조의 뜻을 잘 계승하였도다130) 至老家中善繼人원래 이 학문은 오직 공정함이 필요하니 元來此學只須公공 자가 행해질 때 온갖 길이 통하게 된다오131) 公字行時百途通중도를 잃은 한마디 말은 폐단을 일으키거니와 片語失中能起弊뒷날을 염려하는 많은 생각은 몽매하다고 하지 마소 多心慮後莫云蒙기미 따라 신묘하게 응함은 도를 따르는 것이요 隨機妙應惟從道대중과 함께 화로 돌아감은 공을 세우는 것일세 與衆歸和是立功감히 구구하게 사사로운 뜻을 쓴 것이 아니니 非敢區區容己意하늘의 해가 미미한 충심을 비추는 것과 같다오 有如天日照微衷 金鶴山中見隱淪, 不同頹俗混光塵.環堵風雨三間屋, 蓋世才豪七尺身.定識他年川作楫, 未須此日鐵成貧.達兼窮獨鄒輿法, 至老家中善繼人.元來此學只須公, 公字行時百途通.片語失中能起弊, 多心慮後莫云蒙.隨機妙應惟從道, 與衆歸和是立功.非敢區區容己意, 有如天日照微衷. 광진(光塵)을 뒤섞지 않는구나 원문의 혼광진(混光塵)은 화광동진(和光同塵)과 같은 말로, 《노자(老子)》 제4장 및 제56장에 "그 빛을 누그러뜨리고 티끌과 뒤섞인다.[和其光, 同其塵.]"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는데, 자신의 재주와 현명함을 감추고 세속에 따른다는 의미이다. 냇물 건너는 노 세상을 구제하는 재상과 대신을 비유한다. 상(商)나라 고종(高宗)이 현상(賢相) 부열(傅說)에게 이르기를 "내가 만일 큰 냇물을 건너려거든 그대를 사용하여 배와 노로 삼을 것이며, 만일 해가 큰 가뭄이 들거든 그대를 사용하여 장맛비로 삼을 것이다.[若濟巨川, 用汝, 作舟楫; 若歲大旱, 用汝, 作霖雨.]"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書經 商書 說命上》 영달하면……법이니 추여(鄒輿)는 추(鄒)나라 사람으로 자가 자여(子輿)인 맹자(孟子)를 가리킨다. 원문의 달겸궁독(達兼窮獨)은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곤궁하면 그 몸을 홀로 선하게 하고, 영달하면 천하를 겸하여 선하게 하는 것이다.[窮則獨善其身, 達則兼善天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선조의 뜻을 잘 계승하였도다 원문의 선계인(善繼人)은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9장에 "무릇 효란 선조의 뜻을 잘 계승하고, 선조의 일을 잘 전술하는 것이다.[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공(公) 자가……된다오 《근사록(近思錄)》 권2 〈위학(爲學)〉에 "인의 도는 요컨대 단지 하나의 '공(公)' 자로 말할 수 있으니, 공은 단지 인의 이치일 뿐이다.[仁之道, 要之只消道一公字, 公只是仁之理.]"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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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여함49)【철환】에게 보냄 與安汝涵【澈煥】 지난번 수레가 돌아갈 적에 고생하지 않았습니까. 소식이 막혀 애가 탔습니다. 대저 우리 두 사람은 같은 세상 같은 고을에 살며 할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교분이 있었고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으니, 그 분의는 실로 남다릅니다. 더구나 나라에서 어진 이를 벗하는 의리로 볼 때 실로 달려가기에도 겨를이 없어야 하는데 그럭저럭 혼탁하게 사느라 한번 찾아가지 못한 지 여러 해 되었습니다. 지금 또 화고(禍故)를 겪은 남은 목숨은 외진 곳에서 칩거하고 있으니, 어찌 세간의 많은 일을 염려하겠습니까. 무너지고 찢어지는 마음은 죽음만 기다릴 따름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은혜로이 돌보아 주시어 위로하고 아껴주심이 두루 지극하였습니다. 아, 평소 알아주신 정이 참으로 무궁함을 알겠으나 천한 이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슬프고 부끄러운 마음 한량이 없습니다. 생각건대, 노형께서는 사문(斯文)의 구족(舊族)으로서 문학적 재능을 이른 나이에 발휘하여 양초(梁楚)50)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한 지 지금 여러 해 되었습니다. 선업(先業)을 실추하지 않기를 도모하고 숙망(宿望)이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하여 조금씩 더 진보하여 끝내 크게 밝힌다면 교유하는 말석에서 영광스럽게 여길 뿐만 아니라, 덕문(德門)에서 대대로 계승하는 것이 또한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頃者駕旋無撓。信息間阻。有庸耿耿。夫吾兩人。倂一世同一鄕。論交從父祖。見知自孩嬰。則其分固不在於入後矣。況居邦友仁之義。固當趨走之不暇。而因循淟涊。罔克一遂者。積有餘年矣。今又禍故餘喘。廢蟄窮荒。安有一念於世間多少事耶。崩霣摧裂。只竢溘然。謂外辱賜惠顧。慰愛周至。嗚呼。平素記知之情。儘覺無窮。而爲賤生者。堪可承當耶。悲愧亡量。惟老兄以斯文舊族。文學才華。早年發颺藉藉于梁楚之間者。今幾年矣。圖先業之不墜。念宿望之不細。加一簣進一步。而終至大闡。則不惟從遊之末。與有榮焉。德門之所以世世繼述者。不亦美矣乎。 안여함(安汝涵) 양재원(梁在源)으로 자는 자함(子涵)이다. 양초(梁楚) 《사기》〈계포열전(季布列傳)〉에 "조구(曹丘)가 와서 계포에게 읍하면서 말하기를 '초인(楚人)의 속담에 황금 100근을 얻는 것이 계포의 한 번 승낙을 얻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족하(足下)께서 어찌 양초 사이에서 이 명성을 얻었습니까?' 하였다."라고 한 고사가 있다. 여기서는 안철환(安澈煥)의 고향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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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칙에게 보냄 與崔元則 지난겨울에 장아(蔣雅) 편에 보낸 편지는 받아 보셨습니까?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또 이미 반년이 지났습니다. 덕성을 함양하는 체후는 만중하시며, 댁내 제절(諸節)은 만복하시며, 영남의 벗들은 험난한 세상에 모두 무사히 지내십니까? 눈앞에 보이는 형세가 사람으로 하여금 걱정이 앞서게 하니, 천리에서 서로 그리워함에 어찌 마음이 달려가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은 나이와 기력이 이미 노쇠하였으니 구구하게 강론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남았겠습니까. 모름지기 연배가 비슷한 사람끼리 중간에 편안한 곳을 정해 해마다 한번 모일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는 대곡(大谷) 옹의 뜻이었는데 이루지 못한 것이니, 형께서 도모해 주십시오. 아, 얼음이 얼고 밤이 긴 때 온 세상이 혼란스러우니, 《비풍(匪風)》→〈비풍(匪風)〉의 시5)를 읊조리고 괄낭(括囊)의 경계6)를 생각하여 친한 벗과 강론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세상이 혼란하여 강론할 수 없다는 뜻인 듯합니다.) 노형(老兄)께서는 고요히 거처하며 홀로 생각하시는 중에 또한 어떤 감개를 일으키십니까. 《시경(詩經)》에 이른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잠자서 널 낳으신 부모님을 욕되게 하지 말라."라고 한 이 한 구절의 말이 우리들이 귀결처입니다. 봄 사이 송사(松沙)의 편지를 받고 한 달에 두 번 강회를 열었는데 100여 인이 모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는 흉년에 가난한 유자(儒者)가 감당할 만한 일이 아닌데 이 형이 어떻게 이것을 마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듣건대, 이달 10일에 선비들이 선생의 묘소에서 석존제(釋奠祭)를 지내고 향음주례를 묘소 아래에서 행한다고 하였습니다. 前冬蔣雅便書。趁入照徹否。荏苒光陰。又已半年。未審養德衛重。諸節百福。嶺中知舊。險世經過。一一無事否。滿目風色。令人作惡。千里相向。安得不馳情。吾輩年力已邁。區區講聚之樂。能有幾何。須與年輩若而人。取中間穩便處。爲逐年一聚之計。如何。此是大谷翁之意而未就者。願兄圖之也。嗚乎。堅氷長夜。渾區滔滔。咏匪風之詩。念括囊之戒思欲與親知講之而不可得也。未知老兄靜居獨念。亦作如何感慨。詩所謂夙興夜寐。母忝爾所生。此一語是吾人歸宿處也。春間得松沙書。知一月兩次會講爲百餘人。此非荒年窮儒可堪之事。而未知此兄何以辨此耶。且聞今十日。多士釋奠于先生墓。因行鄕飮酒禮于墓下云耳。 비풍(匪風)의 시 《시경》〈회풍(檜風)〉의 편명이다. 주(周)나라 왕실이 점점 쇠약해짐을 현인(賢人)이 개탄하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조선의 국력이 약해 일본에 유린당한 것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괄낭(括囊)의 경계 자신의 재지(才智)를 감추고 침묵을 지켜야 하는 암울한 시대의 경계를 말한다. 괄낭은 주머니의 끈을 졸라맨다는 뜻으로, 곧 말을 조심한다는 의미이다. 《주역》 〈곤괘(坤卦) 육사(六四)〉의 "주머니 끈을 묶듯이 하면 허물도 없고 칭찬도 없을 것이다.[括囊无咎无譽]"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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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경【종기】에게 답함 答金大敬【鍾基】 우리 대경을 보지 못한 지가 오래 되었으니,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마음 날이 갈수록 깊어지네. 뜻밖에 편지 한 통을 받았는데 못내 잊지 못하는 깊은 마음을 담았으니, 대경도 또한 내가 대경에게 그러한 것처럼 나를 그리워함을 알게 되매 위로가 되어 마음이 매우 놓이네. 잘 모르겠네만, 편지를 보내 뒤에 달이 두 번 바뀌었는데 부모를 모시고 경전을 공부하면서 건강은 날로 좋아지며 전념으로 책을 읽으면서 과연 매우 어질게 발전하는가? 가끔씩 마음을 내달리는데 듣고픈 마음 놓을 수가 없네. 대저 대경은 부모의 명을 받아 나의 집에 와서 공부한 지가 몇 해가 되었네. 이러한 뜻은 얼마나 정중한가마는 못난 나는 그 만분의 일에도 부응하지 못하니, 평소에 뒤미쳐서 생각하면 실로 마음이 편치 않네. 잘 모르겠네만 대경의 생각으로도 또한 몇 해 나를 종유하면서 과연 다소 효과를 보아서 부모가 명하여 나에게 보낸 의도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여기는가. 이미 지나간 일은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비록 지금이라도 반듯한 규칙을 정하여 걸음마다 그것을 따라 조금도 멈추지 않는다면 이전에 빠트렸던 것을 벌충할 수 있을 것이니 부모의 기쁨이 어떠하겠는가. 보내준 편지에서 입지(立志)는 학자에게 제일 중요한 법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참으로 그렇다네. 한편 대경의 자질은 근후함에 뛰어나고 용감함에 뒤처지니, 이 때문에 진취에 기력이 부족하네. 그렇다면 입지는 비록 중인(衆人)에게 통하는 일반적인 법이지만 더욱 대경에게 현재 병통에 맞는 올바른 약이 될 것이네. 바라건대 모름지기 이에 맹렬하게 주의를 기울여 용감하게 곧바로 나아가기를 배를 침몰시키고 솥을 깨부수듯이105) 하게나. 不見吾大敬久矣。戀戀懷思。與日俱深。謂外一書。致意繾綣。可知大敬。亦如我之於大敬也。慰豁良深。未詢書後月已再弦。侍經節宣。日臻佳迪。佔畢一着。果能喫緊向上否。種種馳情。不任願聞。大抵大敬。受親命住敝室者。爲幾年矣此意爲何等鄭重。而區區無狀。未有以副其萬一之意。尋常追念。實爲未安。未知大敬之意。亦以爲數年從遊。果有多少見效。可不負親庭命送之意者耶。旣往勿說。雖在今日。辨得畵一規矩。步步遵循。無容間斷。則亦可以迫補前闕。而爲親庭供歡。爲何如耶。來喩所謂立志是學者第一法。此固然矣。且大敬資稟。優於謹厚。而遜於勇敢。此於進就所以小氣力也。然則。立志雖爲衆人通法。而尤爲大敬今日對證之直劑也。望須於此。猛着眼目。勇往直前。如沈船破釜之爲也。 배를……깨부수듯이 원래 살아 돌아올 기약을 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항우(項羽)가 진(秦)나라와 싸우러 가면서 하수(河水)를 건넌 뒤 배를 모두 가라앉히고, 솥과 시루를 깨뜨리고, 막사를 불태우고, 사흘 양식을 지니고서 사졸에게 반드시 죽을 것임을 보여 주었던 것[沈船破釜甑, 燒廬舍, 持三日糧, 以示士卒必死]에서 유래한다. 《史記 項羽本紀》 여기서는 죽을 각오로 공부에 매진하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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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로 종원 군이 찾아와서 林君貞老【鍾元】見訪 선비가 서로 만나 온 좌석이 차갑지만 韋布相逢一座寒마음이야 어찌 식은 재로 스러지겠는가 寸心豈與冷灰殘누가 알몸으로 인(仁) 속에 설 수 있으랴421) 孰能赤骨仁中立사람이 청모422)로 서(恕)에서 볼 수 있으리 人可靑眸恕上看쇠한 세상에선 깊은 걱정 땅에 묻으면 그만이나 衰世幽憂埋土已궁한 처지에선 멋진 모임 별 따기처럼 어렵다네 窮途勝會摘星難시를 지어 가져다주니 매우 고맙네만 覓詩持贈多珍重한담을 끌어와 비교하면 매우 편치 않으리 不把閑談較苦安 韋布相逢一座寒, 寸心豈與冷灰殘?孰能赤骨仁中立? 人可靑眸恕上看.衰世幽憂埋土已, 窮途勝會摘星難.覓詩持贈多珍重, 不把閑談較苦安. 알몸으로……있으랴 《주자어류(朱子語類)》 권29 〈논어 안연계로시장(顔淵季路侍章)〉에 "성인은 인에 편안하니 몸에 닿은 제일 안쪽의 한삼까지 모두 벗어 버린 채 맨몸으로 서 있는 것과 같다.[聖人則如那裏面貼肉底汗衫, 都脫得赤骨立了.]"라고 한 것에서 유래한 말로, 타고난 본성을 그대로 가졌음을 의미한다. 청모(靑眸) 푸른 눈동자라는 뜻으로, 반가운 눈빛을 의미한다. 진(晉)나라 완적(阮籍)이 고사(高士)를 만나면 청안(靑眼)으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냈고, 예속(禮俗)을 따지는 선비를 만나면 백안(白眼)으로 대하여 경멸하는 뜻을 보였던 데서 유래하였다. 《晉書 卷49 阮籍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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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식할 일이 있어 有歎 세상의 환란이 참으로 이루어져 어쩔 수 없으니 世禍眞成無可柰윤리와 강상이 실추되고 끊겨 의관이 뒤집혔네 倫綱墮絶倒冠裳몸을 빌린 오랑캐들이 사납게 굴게 되었고 假形夷虜能爲虐열을 나게 하는 돈은 점점 미치게 만드네 發熱金錢轉作狂매복이 오시에 숨은 일 너무 늦었고217) 已晩梅眞隱吳市굴원이 남쪽 고을로 추방당한 일 절로 마땅하네218) 自應屈醒放南鄕우레가 칠 일 늦었다219) 그대 한탄하지 말고 雷遲七日君休歎마음속에 양기를 잘 보존하게나 且就心中善保陽 世禍眞成無可柰, 倫綱墮絶倒冠裳.假形夷虜能爲虐, 發熱金錢轉作狂.已晩梅眞隱吳市, 自應屈醒放南鄕.雷遲七日君休歎, 且就心中善保陽. 매복(梅福)이……늦었고 매복은 전한(前漢)의 은사(隱士)이다. 오시는 오(吳) 지방의 시가(市街)로,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에 있었던 시장의 거리이다. 매복은 경학(經學)에 뛰어나 군(郡)의 문학(文學)이 되고 남창 현위(南昌縣尉)를 지냈으나, 왕망(王莽)이 정권을 전횡하자 처자를 버리고 구강(九江)으로 가서 은둔하였다. 뒤에 이름을 바꾸고 오나라 시장의 문지기로 있었다고 하며,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도 한다. 《漢書 梅福傳》 굴원(屈原)이……마땅하네 굴원의 〈어부사(漁父辭)〉에 "온 세상이 모두 탁한데 나 홀로 맑고, 사람들 모두 취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네.〔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라고 한 말을 가리킨다. 우레가……늦었다 5월에 양기(陽氣)가 처음 소멸되기 시작하는 구괘(姤卦)가 되었다가, 순음(純陰)인 10월을 지나 11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양기가 처음 회복되는 지뢰복(地雷復)의 괘(卦)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구괘로부터 복괘까지 걸리는 기간이 7개월이 되는 셈인데, 이것을 《주역》 복괘 단사(彖辭)에서는 "그 도를 반복해서 이레 만에 되돌아오니, 이것이 하늘의 운행이다.[反復其道, 七日來復, 天行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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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아66)가 몽사67)의 스승이 된 것을 기뻐하며 喜復兒爲蒙士師 기뻐한 건 본디 몽사의 스승에 있는 게 아니니 可喜本非蒙士師네가 이 일을 해낸다면 얼마나 기특하겠는가 汝能此事一何奇남의 모범이 되려면 먼저 자신을 따르게 할지니 作人模範先從己글이나 익히게 한들 끝내 누구를 이롭게 하리오 溫故文書竟益誰잘못 고치는 데 인색하지 않았기에 탕왕을 성군이라 했고68) 過不吝時湯謂聖분수를 편안히 여길 수 있었기에 소옹을 지혜롭다 했다네69) 分當安處邵稱知만약 온갖 고생을 감내할 수 있다면 如令煞喫辛酸得틀림없이 앞으로 쾌활한 경지에 이르리라 快活前頭在不疑 可喜本非蒙士師, 汝能此事一何奇?作人模範先從己, 溫故文書竟益誰?過不吝時湯謂聖, 分當安處邵稱知.如令煞喫辛酸得, 快活前頭在不疑. 복아(復兒) 후창의 첫째 아들인 김형복(金炯復)을 가리킨다. 몽사(蒙士) 어린 학도를 이른다. 잘못……했고 《서경》 〈상서(商書)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상(商)나라 탕왕(湯王)의 덕을 칭송하며 "사람을 등용하는 데 자신으로 생각하고, 잘못을 고치는 데 인색하게 하지 않으시어 능히 너그럽고 능히 인자하여 그 덕이 밝게 드러나 만백성에게 믿음을 받으셨습니다.[用人惟己, 改過不吝, 克寬克仁, 彰信兆民.]"라고 한 것을 원용한 것이다. 분수를……했다네 소옹(邵雍)은 송나라의 학자로, 자는 요부(堯夫), 호는 안락와(安樂窩), 시호는 강절(康節)이다. 《주역》의 이치에 정통하고 상수학(象數學)에 능하였다. 그의 〈어느 곳이 선향인가[何處是仙鄕]〉 에 "만일 분수를 편안히 여길 수 있다면, 모두가 유별난 생각보다 나을 것일세.[若能安得分, 都勝別思量.]"라고 하였다. 《擊壤集 卷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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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일당 김공52)에 대한 제문 祭愛日堂金公文 성인과 세상이 멀어지고 말씀이 인몰되니풍속이 경박하고 상하였네추향에 실마리가 많으니배워서 익숙한 것을 떳떳함으로 삼네군자가 있지 않으면누가 그 참됨을 깨우치랴처음 동류에서 뛰어난 이오직 공이 그 사람이네지기가 원대하며타고난 것이 높고 밝았네학문으로 겸비하여 이룬 것이더욱 크고 넓었네사문의 은미하고 깊은 뜻공이 실로 참여하여 들었네우리들 강론하며 모임에공이 실로 창도하였네쌍계사에 봄바람 불고취정에서 밤에 달 뜰 때창수가 정다웠고위의가 정연하였네공이 이미 병들었다 하였고나도 돌아와 또 쉬게 되었네날마다 원기를 회복하길 바라며옛 날의 교유 이으려 하였네누가 알았으랴 영원한 작별이갑자기 이에 있을 줄을거문고 부셔지고 줄이 끊어짐53)은만고에 같은 슬픔이네사론이 분열되니거두어 쇄신할 기약이 없네또 한 분의 현인을 잃었으니여생을 어찌하리오내 사는 곳 막히고 멀어오래도록 달려가 문상하는 것 미루었네세월이 한해가 지났으니유풍 여운이 날로 멀어지네구운 닭과 술54) 올리니상생55)은 여전하네큰 소리로 길게 울부짖으니눈물이 샘처럼 쏟아지네 世遠言湮。風澆俗傷。趍向多端。習熟爲常。不有君子。孰覺其眞。出類發軔。惟公其人。志熟磊落。禀賦高明。濟以學問。益大益宏。師門微蘊。公實聞焉。吾儕講聚。公實倡焉。雙寺春風。翠亭夜月。唱酬款款。威儀秩秩。公旣告病。我歸且休。日望天和。擬續舊遊。誰知永別。遽爾在兹。琴破弦斷。萬古同悲。士論分裂。收刷無期。又失一賢。餘生何其。我居阻遠。久稽奔問。星霜一周。風韻日遠。灸雞漬綿。象生依然。大聲長號。淚隕如泉 애일당(愛日堂) 김공(金公) 김치희(金致煕, 1828∼?)를 말한다. 자는 장여(章汝), 호는 애일당,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기정진의 문인으로 낙안(樂安)에 거주하였다. 거문고……끊어짐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이른 말이다. 춘추(春秋) 시대 거문고의 명인 백아(伯牙)가, 그의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자기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을 한탄하고는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絶絃]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列子 卷5 湯問》 구운 닭과 술 원문의 '적계지면(炙鷄漬綿)'을 풀이한 말인데, 친구 간에 조상(弔喪)하거나 묘에서 제사 지내는 것을 뜻한다. 후한(後漢)의 서치(徐穉)는 자가 유자(孺子)로 남주(南州)의 고사(高士)라 일컬어졌다. 그는 먼 곳으로 문상(問喪)하러 갈 때 솜을 술에 적셔 햇볕에 말린 다음 그것으로 구운 닭을 싸서 휴대하기 간편하도록 만들어 가지고 가서 솜을 물에 적셔 술을 만들고 닭을 앞에 놓아 제수를 올린 뒤 떠났다 한다. 《後漢書 卷35 徐穉列傳》 상생(象生) 궤연을 말하는데 망자가 살아생전에 사용했던 기물들을 진열하여 살아있을 때를 그대로 본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우(杜佑)의 《통전(通典)》 권49 〈시향천신부(時享薦新附)〉에 "사당에 신주를 보관하여 사시제를 지내고, 침전(寢殿)에는 의관과 궤장 등 살아생전에 쓰던 기물을 두고서 그곳에 새로운 음식물을 올린다.[廟以藏主, 以四時祭, 寢有衣冠几杖象生之具, 以薦新物.]"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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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아70)가 독서하는 것을 기뻐하며 喜謙兒讀書 푸른 등불은 깜박이는데 밤이 얼마나 되었는고71) 靑燈耿耿夜何其큰 소리로 글 읽는 겸아도 참으로 기특하구나 大讀阿謙亦一奇일찍 공부에 힘쓸 뜻을 잃으니 어리석은 너를 어쩌겠는가 早失勤工柰癡汝뒤늦게나마 뜻을 분발하면 호걸이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晩能奮志匪豪誰노천학사는 진정한 사표라 하겠고72) 老泉學士眞師表동백산인은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있었다네73) 桐栢山人卽己知이로부터 우리 집안에 남은 운수가 있을 터이니 從此吾家餘運在그저 더욱 힘쓰고 망설이거나 의심하지 말거라 只要加勉莫遲疑 靑燈耿耿夜何其? 大讀阿謙亦一奇.早失勤工柰癡汝? 晩能奮志匪豪誰?老泉學士眞師表, 桐栢山人卽己知.從此吾家餘運在, 只要加勉莫遲疑. 겸아(謙兒) 후창의 넷째 아들인 김형겸(金炯謙)을 가리킨다. 밤이 얼마나 되었는고 원문의 야하기(夜何其)는 《시경》 가운데 주(周)나라 선왕(宣王)이 정사(政事)를 보는 수고를 찬미한 〈정료(庭燎)〉 시에 "밤이 얼마나 되었는고. 한밤중도 아니 되었으나, 정료가 환히 빛나도다.[夜如何其? 夜未央, 庭燎之光.]"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노천학사(老泉學士)는……하겠고 노천은 송(宋)나라의 문인이자 학자인 소순(蘇洵, 1009~1066)으로, 자는 명윤(明允)이고, 노천은 그의 호이다. 아들 소식(蘇軾), 소철(蘇轍)과 함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다. 그는 어린 시절에 독서를 좋아하지 않다가 늦은 나이에 어느 날 갑자기 발분하여 두문불출하며 오로지 독서에 전념하여 육경(六經)에서 제자백가(諸子百家)에 이르기까지 두루 통달하고 마침내 대문장가가 되었다. 동백산인(桐栢山人)은……있었다네 동백산인은 당(唐)나라 덕종(德宗) 때의 은사(隱士)인 동소남(董召南)을 가리킨다. 동소남은 동백산(桐柏山)에 은거하면서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의(義)를 행하고 부모를 효로 잘 봉양하고 처자식을 사랑으로 양육하였다. 당대 대문호인 한유(韓愈)가 이렇게 훌륭한 동소남을 세상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동생행(董生行)〉을 지어 그를 칭송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동소남이 세상에 크게 알려졌다. 한유의 〈동생행(董生行)〉에 "아, 동생이여! 부모께 효도하고 처자식 사랑함을 남들은 알지 못하고, 오직 천옹만이 알아, 수시로 상서를 내고 길조를 내려주도다.[嗟哉董生! 孝且慈人不識, 唯有天翁知, 生祥下瑞無時期.]"라는 구절이 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는 동소남의 훌륭함을 알아주고 세상에 크게 드러낸 한유를 가리킨다. 《小學 善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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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안74)에게 부치다 寄汝安 흐르는 물처럼 세월이 빨리도 흐르니75) 居諸奔迅若流水올해 제석도 이십 일만 남아 있을 뿐일세 今年除夕餘二旬아 내가 어느새 칠순의 나이가 되었으니 嗟我遽當七耋年몸은 고목 같고 귀밑은 흰 털이 분분하구나 身如槁木鬢雪紛아 그대는 가난하여76) 세상사에 얽매이니 嗟君食貧絆世故몹시 바쁘고 분잡하여 한가한 겨를이 없구나 倥傯紛沓無暇辰동서로 삼십 리 정도 떨어져 있는데 東西相距三十里함께 수세77)한 지 십년이나 되었네그려 與同守歲積十年늙어 가매 약한 마음이 쉬이 감상에 젖으니 老來弱腸易感傷매양 울적함을 품고 밤새도록 시름한다오 每抱鬱陶悄達晨생각을 하지 않아서이지 어찌 멀어서이겠는가78) 未之思也夫何遠고통의 바다에도 때맞춰 조수가 밀려든다네 苦海亦有信潮臻장차 관 속에 들어갈 형을 가련히 여길지니 須憐阿兄將就木번연히 마음 돌려 지난 일을 뉘우치고 있다오 幡然回心悔前塵바라노니 눈 내린 밝은 달밤 창동 집에서 願言雪月滄東屋그대와 묵은해 보내고 새해를 맞고 싶어라 與君送舊又迎新 居諸奔迅若流水, 今年除夕餘二旬.嗟我遽當七耋年, 身如槁木鬢雪紛.嗟君食貧絆世故, 倥傯紛沓無暇辰.東西相距三十里, 與同守歲積十年.老來弱腸易感傷, 每抱鬱陶悄達晨.未之思也夫何遠? 苦海亦有信潮臻.須憐阿兄將就木, 幡然回心悔前塵.願言雪月滄東屋, 與君送舊又迎新. 여안(汝安) 후창의 셋째 아우인 김억술(金億述, 1899~1959)로, 자는 여안, 호는 연강(蓮岡) 또는 척재(拓齋)이다. 또한 간재(艮齋) 전우(田愚)의 문인이다. 문집으로 《척재집(拓齋集)》이 있다. 세월이 빨리도 흐르니 원문의 거저(居諸'는 일거월저(日居月諸)의 줄인 말로, 세월이 흘러감을 이른다. 《시경》 〈패풍(邶風) 백주(柏舟)〉에 "해여 달이여, 어찌 뒤바뀌어 이지러지는가.[日居月諸, 胡迭而微?]"라는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가난하여 원문의 식빈(食貧)은 거빈(居貧)과 같은 말로, 《시경》 〈위풍(衛風) 맹(氓)〉에 "내 그대의 집에 시집간 뒤로, 삼년 동안 가난하게 살았도다.[自我徂爾, 三歲食貧.]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수세(守歲) 제석(除夕)에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새해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을 기다려 맞는 것을 이른다. 생각을……멀어서이겠는가 일시(逸詩)에 "당체의 꽃이여, 바람에 펄럭이도다. 어찌 너를 생각지 않으리오마는, 집이 멀어서이다.[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라고 하였는데, 孔子가 이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아서이지, 어찌 멀어서이겠는가.[未之思爾, 夫何遠之有?]"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子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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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일을 위로하다 慰允一 선경169)은 예로부터 하늘의 이치임을 믿을 만하니 善慶從來信上天그대 집안의 복록이 어찌 성대하지 않으리오 君家福祿盍繁延나이 사십170)은 비록 자식을 늦게 보는 때라 해도 强年縱道遲兒子남은 음덕은 어찌 선조를 의뢰하지 않으랴 餘蔭那無籍祖先이미 향산이 백련171)을 여는 걸 보았는데172) 已見香山開白蓮하물며 희무173)가 주의 국운을 이었다고 들음에랴 況聞姬武續周緣한 마디 말로 위로함은 아부하는 게 아니니 一言慰祝非阿好이치로 증험해보면 명백히 그러한 것일세 以理證之明自然 善慶從來信上天, 君家福祿盍繁延强年縱道遲兒子, 餘蔭那無籍祖先己見香山開白蓮2), 況聞姬武續周緣?一言慰祝非阿好, 以理證之明自然. 선경(善慶) 선행(善行)을 쌓아 많은 복록(福祿)이 생김을 뜻한다. 《주역》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나이 사십 원문의 강년(强年)은 강사(強仕)와 비슷한 말로, 나이 40세를 이른다. 《예기》 〈곡례 상(曲禮上)〉에 "나이 사십을 강이라고 하니, 이때에 벼슬길에 나선다.[四十曰强而仕]"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백련(白蓮) 저본에는 '백운(白運)'으로 되어 있는데, 문맥을 살펴 운(運)을 련(蓮)으로 수정하여 번역하였다. 이미……보았는데 향산(香山)은 향산거사(香山居士)라고 자호한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를 가리킨다. 백련(白蓮)은 자연 속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단체를 결성하여 어울리는 결사(結社) 가운데 대표적인 백련사(白蓮社)를 이른다. 백련사는 동진(東晉) 때 여산(廬山)에 있는 동림사(東林寺)의 고승 혜원 법사(慧遠法師)가 당대의 명유(名儒)인 도잠(陶潛), 육수정(陸修靜) 등을 초청하여 승속(僧俗)이 함께 염불 수행을 할 목적으로 결성된 결사이다. 백거이와 관계된 결사는 백거이가 만년에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나 향산(香山)의 승려 여만(如滿)과 함께 결성했던 향화사(香火社)가 있다. 여기서는 백거이의 향화사를 백련사로 대신하여 말한 것이다. 희무(姬武) 주(周)나라 무왕(武王)을 가리키는 말로, 희(姬)는 주나라의 성이다. 무왕은 주나라를 창업한 초대 황제로서, 이름은 발(發)이다. 서백(西伯)인 부친 문왕(文王)을 계승하여 상(商)나라를 멸한 후 아우 주공(周公)의 보좌를 받아 봉건적인 통치제도를 수립하였다. 蓮:底本에는 "運".문맥을 살펴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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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리의 족숙 낙찬 을 삼가 애도하다 敬悼立石里族叔【洛瓚】 지금 세속엔 거짓이 불어나고 있는데 僞滋今世俗공만은 홀로 천진함을 보전하였다오 公獨保淳眞네 아들을 두었으니 남은 경사182)를 알 수 있고 四子知餘慶팔순을 넘었으니 인자에게 보답함183)을 볼 수 있네 八旬見報仁인간 세상의 묵은 빚을 모두 다 갚고는 人間方了債천상 세계로 갑자기 구름 타고 올라갔다네 天上遽乘雲아아 이제는 끝이로다 성재의 모임184)에서 已矣星齋會더 이상 모시고 정담을 나눌 수가 없구나 更無陪話辰 僞滋今世俗, 公獨保淳眞.四子知餘慶, 八旬見報仁.人間方了債, 天上遽乘雲.己矣星齋會, 更無陪話辰. 남은 경사 선행을 쌓아 많은 경사가 생김을 뜻한다. 《주역》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인자(仁者)에게 보답함 《논어》 〈옹야(雍也)〉에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자는 동하고 어진 자는 고요하며, 지혜로운 자는 즐기고 어진 자는 장수한다.[智者樂水, 仁者樂山. 智者動, 仁者靜; 智者樂, 仁者壽.]"라고 하였는데, 이를 차용하여 그가 팔순을 넘도록 산 것은 하늘이 그가 평소 어질었기 때문에 장수하게 하는 것으로 보답하였다고 말한 것이다. 성재(星齋)의 모임 성재는 취성재(聚星齋)를 가리킨다. 취성재는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연곡리(蓮谷里) 석동산(席洞山) 남동쪽에 있는 부안 김씨(扶安金氏)인 군사공(君事公) 김광서(金光敍) 묘소의 재실(齋室)이다. 1819년(순조19)에 처음 건립되었다가 화재로 소실되고 1826년(순조26)에 중건하여 지금에 이른다. 이곳에서 부안 김씨의 종회(宗會)를 열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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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오공69)에 대한 제문 祭松庵吳公文 공은 어버이를 섬김에 종시(終始)의 효성이 있었고 집안을 일으킴에 이룩한 사업이 있었으며, 몸가짐에 근칙(謹勅)하다는 명예가 있었고 고을에서는 화락한 풍모가 있었습니다. 자식의 혼사를 다 시켜 자손들이 줄을 이루고, 선을 닮도록 하여70) 아들이 계술하는 것이 다함이 없습니다. 걱정 없이 강녕의 복에 응하고 욕됨이 없이 예순의 장수 누렸습니다. 인생의 사업 끝냈다 하겠고, 세상의 책임 마쳤다 하겠습니다. 이것이 유연히 떠나고 호연히 돌아가 근심하며 죽음을 슬퍼하는 뜻이 기미에 나타나지 않았던 까닭이니, 공은 사생의 설을 알고 종시(終始)의 의가 있었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향당(鄉黨)에서는 기구(耆舊)의 명망을 잃게 되었고, 글방에서는 위의를 갖춘 현인이 사라졌고, 붕우 간에는 따를 만한 유익한 벗이 없어졌으니, 뒤에 죽을 사람의 비통함은 그만 둘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영원히 돌아갈 날이 정해져 저승과 이승이 장차 막힐 것이라, 제문을 지어 대신 제사 드리며 슬픈 마음 깃들이니, 어둡지 않은 존령이여 보시고 흠향하소서. 公事親而有終始之孝。起家而有成立之業。持身而有謹勅之譽。處鄕而有愷悌之風。昏嫁畢而孫枝成行。式穀似而子述不匱。無憂而膺康寧之福。無辱而享耆久之壽。人生之業。可謂終矣。世間之債。可謂了矣。此所以悠然而逝。浩然而歸。無慽慽怛化之意。見於幾微。公可謂知死生之說。而有終始之義者也。但鄉黨失耆舊之望。庠塾無風儀之賢。朋友乏從逐之益。後死者之悲痛。有不可已者。大歸有日。幽明將隔。緘辭替侑。以寓一哀。尊靈不昧。庶幾鑑饗 송암(松庵) 오공(吴公) 오수화(吴壽華, 1835∼1895)를 말한다. 자는 태중(泰仲), 호는 송암, 본관은 보성(寶城)이다. 자세한 내용은 《일신재집》 권18 〈송암 오공 행장(松庵吳公行狀)〉에 보인다. 선을 닮도록 하여 자식 교육을 잘 시키는 것을 말한다. 《시경》 〈소아(小雅) 소완(小宛)〉에 "언덕 가운데의 콩을 서민들이 거두어 가는 것처럼, 명령의 새끼를 과라가 업어 데리고 가서 키우니, 네 자식도 잘 가르쳐서 선을 닮게 하거라.[中原有菽, 庶民采之, 螟蛉有子, 蜾蠃負之, 敎誨爾子, 式穀似之.]"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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