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보름날 七月之望 천시에 오늘은 바로 중원271)이니 天時是日卽中元백종272)이란 별칭이 속론에서 나왔네 白踵之稱出俗論성긴 오동에서 잎 떨어지니 우물가의 집이요273) 葉落疏梧井上屋올벼에서 꽃 피니 언덕 사이의 마을이로세 花開早稻壟間村세상이 지극히 혼란하니 치세를 그리워할 테고274) 世當極亂宜思治몸이 장차 죽게 되었으니 본원을 깨닫는구나 身到將終可悟原이내 뜻을 오늘밤에 그 누구와 얘기할까 此意今宵誰與語다정한 밝은 달이 산문에 들어가누나 多情明月入山門 天時是日卽中元, 白踵之稱出俗論.葉落疏梧井上屋, 花開早稻壟間村.世當極亂宜思治, 身到將終可悟原.此意今宵誰與語? 多情明月入山門. 중원(中元) 음력 7월 15일을 이른다. 도가(道家)에서 1월 15일을 상원(上元), 10월 15일을 하원(下元)이라고 하며 7월 15일의 중원과 함께 삼원(三元)이라 하여 초제(醮祭)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백종(白踵) 중원(中元)의 별칭으로, 백중(百中), 백종(百種), 망혼일(亡魂日)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긴 ……집이요 당(唐)나라 이백(李白)의 〈증별사인제대경지강남(贈別舍人弟臺卿之江南)〉 시에, "오동잎이 금정에 떨어지니, 잎새 하나 은상에 날리누나.[梧桐落金井, 一葉飛銀床.]"라고 하였다. 세상은 ……테고 《시경집전》 〈조풍(曹風) 하천(下泉)〉을 평한 정자(程子)의 해설 중에 "혼란이 극도에 이르면 절로 치세(治世)를 그리워하게 마련이다.[亂極則自當思治]"라는 구절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