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집 서구272)의 자사 【갑신년(1944)】 黃舜輯【瑞九】字辭 【甲申】 순(舜)이 천자가 되니 舜爲天子,다섯 서옥(瑞玉)이 다 모였네273) 五瑞畢輯,어떻게 그것을 이루었을까 何以致之,제 몸에 성스런 덕을 지녀서네. 身有聖德.높고도 높은 그 덕 維德巍巍,그 발자취 누가 능히 뒤밟을까? 孰能追跡,안씨(顔氏) 집에 한 아들 있어 有顔氏子,순(舜)에 닿을 만 했다 하고, 謂舜可及.또 저 추나라의 맹씨(孟氏)는 亦粤鄒孟,순(舜)처럼 구휼하라 하였네.274) 如舜是恤,내 벗 황서구(黃瑞九)가 黃友瑞九,순집(舜輯)이라 자를 붙이니 舜輯字曰,그 자질이 아름다운데다 旣美者質,공부에도 부지런한데 亦勤于學,마음에 그리는 바를 보건데 觀厥所慕,안자 맹자가 갔던 길과 같네. 顔孟同轍.그런데 근본의 궁구가 없이 然不究本,한갓 사모함만으로는 얻지 못하니 徒慕無得,그 근본은 무엇인가? 其本伊何,정일(精一)을 이루어 惟精惟一,준철ㆍ문명ㆍ온공ㆍ윤색하고 哲明恭塞,시중(時中)을 잡으라. 時中之執.정일(精一)은 무엇인가 精一伊何,진리를 알고 실지를 밟음이네 知眞踐實,어떻게 그것을 배울까 我何以學,성의(誠意)하고 격물(格物)하라 誠意格物,성(誠)과 격(格) 이루고 나면 旣格旣誠,그것을 일러 상달(上達)이라 하니 是謂上達,안자의 바램과 맹자의 근심이 顔願孟憂,얻어지고 풀릴 날이 멀지 않으리라. 酬解有日.이로써 순(舜)처럼 집(輯 모음)하는 玆爲舜輯,미묘한 비결을 봉정하니 奉呈要訣,일념으로 두루 돌아보며 一念周旋,하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하리라. 宜無敢忽. 舜爲天子, 五瑞畢輯, 何以致之, 身有聖德。 維德巍巍, 孰能追跡, 有顔氏子, 謂舜可及。 亦粤鄒孟, 如舜是恤, 黃友瑞九, 舜輯字曰。 旣美者質, 亦勤于學, 觀厥所慕, 顔孟同轍。 然不究本, 徒慕無得, 其本伊何, 惟精惟一。 哲明恭塞, 時中之執, 精一伊何, 知眞踐實。 我何以學, 誠意格物, 旣格旣誠, 是謂上達。 顔願孟憂, 酬解有日, 玆爲舜輯, 奉呈要訣。 一念周旋, 宜無敢忽。 황순집 서구 1896~1966, 본관은 평해(平海), 자는 순집(舜輯)이다. 구대조 이재(頤齋) 황윤석(黃胤錫, 1729~1791)의 《이재속고(頤齋續藁)》와 팔대조 만은(晩隱) 황전(黃㙻, ?~1771)의 《만은유고(晩隱遺稿)》를 간행하였으며, 고창군 흥덕현에서 독립운동 자금조달과 민족 교육을 위한 흥동장학회(興東獎學會)의 활동에 참여하였다. 다섯 서옥……모였네 다섯 서옥[五瑞]은 천자가 공(公)ㆍ후(侯)ㆍ백(伯)ㆍ자(子)ㆍ남(男)의 다섯 등급의 제후에게 반사(頒賜)한 신분표시의 옥패이다. 여기서는 전국 각 지역을 다스리는 크고 작은 부족장들이 모두 와 복종하며 신하가 되었다는 말이다. 안씨(顔氏) 집……구휼하라 하네 《맹자》〈등문공(滕文公)〉편에서 안연(顔淵)은 "순임금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말하고, 〈이루(離婁)〉편에서 맹자(孟子)는 "순임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순임금과 같이 하면 그만이다."라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