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 아우인 자유 김인술에게 곡하며 올리는 글 哭宗弟子由【仁述】文 묵재(默齋)거사 김군 자유(子由)가 별세함에, 종친인 늙은이 후창 김택술(後滄金澤述)이 그 장례를 와서 보았고, 다시 해를 넘겨 을해년(1935, 대한민국17) 4월 10일 을유날에 제문을 들고 묘 앞에서 통곡하노라.아아, 아우 자유야! 嗟嗟子由,어찌 이에 이르렀단 말이냐! 胡至此焉!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好學之難,옛날에도 찾기 어려웠는데 在昔猶然,하물며 지금 이 말세 어디에 矧玆叔季,그런 특출한 이가 다시 있겠는가? 孰復超倫?그런데 너는 배움에 임하여 而子於學,마치 팔진미인듯 좋아하며 嗜若八珍,다 알 때까지는 놓치 않고 不得不措,배고픔도 추위도 잊었지. 忘飢與寒.난형난제라고 너를 칭찬해도 以難許子,누구도 그것을 넘친다 말 안했지. 莫云其溢,시험이 있은 뒤에 칭찬 있다고 所試之譽,성인 공자께서 말씀하셨지.176) 聖人有曰.싹이 트고 이삭이 패었으니 旣苗而秀,이제 의당 그 열매 보려는데 宜見其實,아아, 아우 자유야! 嗟嗟子由,어찌 이리 홀연히 갔느냐! 胡此奄忽!너의 나이 열 아홉에 子年十九,공부하러 나에게 왔는데 就我講硏,뒤이어 스승님 별세하시고 屬當山頹,호남 영남이 갈려 시끄러웠지. 湖嶺紛紜.너는 말했지, 어린 제가 子謂後生,누구를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莫適所從.널리 순후한 스승을 찾느라 博求純師,온 나라를 다 돌아다녔지. 殆遍國中.돌아와 나에게 사과하며 말했지 歸則謝我,망녕되이 다른 문에 발 들였다고. 妄涉他門,금과 철은 섞이지 않으니 金鐵不雜,문채와 실질을 함께 갖춘 이는 文質兼全,지금 이 세상에는 當今之世,선생님 한 분 뿐이니 先生一人,다른 모든 것 끊겠다고 斷斷無他,서신으로 하늘에 서약했지. 一書誓天.나는 본디 그런 사람 못 되는데 余固非人,네 아는 바가 부족하여 子豈知哲,나를 잘못 추앙하였으니 謾加推尊,너무나도 어리석었다 할 만하지. 適足痴絶.실답게 서로 돕는 것 實實相與,이것이 서로 보태는 학우인데 是爲互益,나를 따르는 학도들 蓋從我者,무려 수십 수백 명에 이지만 無慮十百,날이 갈수록 더 미더운 이는 久而愈信,바로 네가 그사람이었지. 惟子是獲.아아, 자유야! 嗟嗟子由,어찌 이리 끝낸단 말이냐! 胡至此極?아, 내가 공부를 하여 繄余爲學,도학의 명성은 비록 없지만 道雖無聞,심회 푼 시와 문장은 所述詩文,합하면 약간 여러 편이구나. 總若干篇.네가 다듬어 고치고 擬子筆削,모아 전해주기를 바랐었는데 庶不泯泯,어찌 알았더냐 오늘 이렇게 孰知而今,네가 남긴 글을 내가 고칠 줄을. 校子遺文.네 마음 담긴 글 만지는데 摩挲心畫,내 눈물 글씨 사이에 젖는구나. 淚入紙間.너는 외로운 가족에 태어나서 子生孤族,가문의 명성 키워주기 바랐는데 期昌家聲,용봉이 날다가 떨어져 내린 듯 龍顚鳳墮,박 차오름 중천에서 그쳤구나. 中天未騰,몇 권 책으로 허무하게 寂寥數卷,너의 평생을 끝마치니, 了子平生,이와 같이 멈추는 것이 若此而止,어찌 너의 본래 뜻이었으랴? 豈子素志?너의 아버님 서신 보내와 尊府書來,너의 원고 정리 말씀하시어 言子稿事,내가 미루어 늦추지 못하고, 余豈虛徐,아버지의 정 지극하여 爲父情至,남의 손 빌려 글씨 쓰니 書倩他手,너의 글을 어찌 할까? 子文何置.너의 정경 생각하면 言念情境,코가 시큰 거리는데, 替爲酸鼻.구천에 있는 너도 子於泉下,눈물 콧물 흐르겠지. 亦應涕泗.아아, 자유야! 嗟嗟子由,어찌 이렇게 길이 떠났느냐? 胡此永逝.중요한 단 한 가지 但有一焉,사람의 한 세상 삶은 人之生世,장수와 요절은 묻지 않고 莫問壽夭,행하여 지은 바가 귀하니, 有爲則貴,따뜻함과 배부름 백년 누려도 煖飽百年,삶의 무게에는 상관 없단다. 輕重靡係.너는 비록 짧은 삶이었지만 子縱無壽,이렇게 문장 남겨놓았으니, 遺此文字,가감승제 하고 남은 乘甲除乙,득실이 어떠한가? 得失何似.유명을 달리한 너의 한이 幽明之恨,이것으로 위로가 되는구나. 所慰者此.아아, 자유야! 嗟嗟子由,어찌 차마 말하랴, 尙可忍言,네가 떠나가고 나니 自子之逝,오른팔 잃은 듯하여 如失右肩,영결의 글 한 편을 一文永訣,지금까지도 미루면서 豈至此延,가슴에 감겨 얽힌 슬픔 悲纏于中,어찌 말할 줄을 몰랐구나. 不知所云.이제야 비로소 정회 재단하여 今始裁情,새 무덤에 와 아뢰니, 來告新阡,새 무덤이 어디인가 新阡于何,전날 네가 재계하던 곳이구나. 昔子營齋.세상 일은 미리 잴 수 없으니 事變莫測,생각하면 마음에 불 꺼져 식는구나. 思之心灰,너의 혼령이 있어 안다면 子如有知,나의 말 듣고 잔 들거라. 聽言飮盃. 默齋居士金君子由之沒也, 同宗後滄老夫澤述來視其喪, 復以翌年乙亥四月初十日乙酉操文, 一慟于其墓, 曰: 嗟嗟子由, 胡至此焉! 好學之難, 在昔猶然, 矧玆叔季, 孰復超倫? 而子於學, 嗜若八珍, 不得不措, 忘飢與寒。 以難許子, 莫云其溢, 所試之譽, 聖人有曰。 旣苗而秀, 宜見其實, 嗟嗟子由, 胡此奄忽! 子年十九, 就我講硏, 屬當山頹, 湖嶺紛紜。 子謂後生, 莫適所從, 博求純師, 殆遍國中。 歸則謝我, 妄涉他門, 金鐵不雜, 文質兼全, 當今之世, 先生一人, 斷斷無他, 一書誓天。 余固非人, 子豈知哲, 謾加推尊, 適足痴絶。 實實相與, 是爲互益, 蓋從我者, 無慮十百, 久而愈信, 惟子是獲。 嗟嗟子由, 胡至此極? 繄余爲學, 道雖無聞, 所述詩文, 總若于篇。 擬子筆削, 庶不泯泯, 孰知而今, 校子遺文。 摩挲心畫, 淚入紙間。 子生孤族, 期昌家聲, 龍顚鳳墮, 中天未騰, 寂寥數卷, 了子平生, 若此而止, 豈子素志? 尊府書來, 言子稿事, 余豈虛徐, 爲父情至, 書倩他手, 子文何置。 言念情境, 替爲酸鼻。 子於泉下, 亦應涕泗。 嗟嗟子由, 胡此永逝。 但有一焉, 人之生世, 莫問壽夭, 有爲則貴, 煖飽百年, 輕重靡係。 子縱無壽, 遺此文字, 乘甲除乙, 得失何似? 幽明之恨, 所慰者此。 嗟嗟子由! 尙可忍言, 自子之逝, 如失右肩, 一文永訣, 豈至此延, 悲纏于中, 不知所云。 今始裁情, 來告新阡, 新阡于何? 昔子營齋。 事變莫測, 思之心灰, 子如有知, 聽言飮盃。 시험이……말씀하셨지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 "내가 만약 누구를 칭찬한다면 아마 시험해 본 바가 있을 것이다.[如有所譽者, 其有所試矣。]"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