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후태 군에게 주다 贈徐君厚泰 내가 서씨의 아들을 사랑하는데 我愛徐氏子맑고 온화해 정말 좋아할 만하니 淸溫眞可欲필력은 용과 뱀이 움직이는 듯하고 筆力龍蛇動문장의 물결은 강물을 쏟은 듯하네 文瀾江河沃또 자기를 위한 학문에 뜻을 두고 復志爲己學나의 창동 서당을 찾아왔으나 訪我滄東屋돌아보건대 난 적임자가 아니었기에 顧余非其人기꺼이 빈 골짜기로 달아났었지 喜在逃空谷그대는 활 쏘는 법469)을 아는가 君知射法否온 마음으로 정곡을 가리켜야 하니470) 一心指正鵠누구나 하면 또한 이처럼 되거늘471) 有爲亦若是어찌 순임금과 문왕만 그렇겠는가 舜文彼何獨밝고 강함은 오교472)를 다스리며 明强總五敎성의와 격물은 팔조목의 요건인데473) 誠格要八目어떤 것으로 철두철미할 수 있는가 何物徹頭尾또 하나의 경이 있으면 충분하리라 又有一敬足세상에는 끝맺음을 잘한 이 드문데474) 世人鮮克終시장에서 매 맞는475) 치욕 왜 생각지 않는가 盍思撻476)市辱도의 명맥이 철류477)처럼 위태로우니 道脈危綴旒오싹하여 몸에 소름이 돋는다네 凜然身生粟이처럼 인재가 부족할 때를 만나 當此乏材日선비는 절로 금과 옥이 될 수 있으니 士可自金玉힘써 아홉 길 산을 이루려478) 하면 勉成九仞山이전의 공적 쌓은 것을 버리지 말게 毋棄前功築통달하면 조양에서 우는 봉황479) 되고 達爲朝陽鳳곤궁하면 흉년에 곡식이 되리라 窮作荒年穀서재 창문에 가을이 또 돌아왔으니 書牕秋又至그댈 위해 깊이 마음으로 부탁하네 爲君深心屬 我愛徐氏子, 淸溫眞可欲.筆力龍蛇動, 文瀾江河沃.復志爲己學, 訪我滄東屋.顧余非其人, 喜在逃空谷.君知射法否? 一心指正鵠.有爲亦若是, 舜、文彼何獨?明强總五敎, 誠格要八目.何物徹頭尾? 又有一敬足.世人鮮克終, 盍思撻3)市辱?道脈危綴旒, 凜然身生粟.當此乏材日, 士可自金玉.勉成九仞山, 毋棄前功築.達爲朝陽鳳, 窮作荒年穀.書牕秋又至, 爲君深心屬. 활 쏘는 법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인한 자는 활쏘기 하는 것과 같으니, 활을 쏘는 자는 자신을 바로잡은 뒤에야 발사하여 발사한 것이 맞지 않더라도 자신을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신에게서 찾을 뿐이다.〔仁者如射, 射者正己而後發, 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矣.〕"라는 말이 나온다. 정곡(正鵠)을 가리켜야 하니 《중용장구》 제14장에 나오는 말로,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활쏘기는 군자다운 데가 있으니, 정곡을 맞히지 못했거든 자기 몸에 반성하는 것이니라.[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라고 하였다. 누구나……되거늘 노력만 하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안연(顔淵)이 "순 임금은 어떤 사람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훌륭한 일을 하는 자는 또한 이 순 임금과 같다.[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亦若是.]"라고 말하였다. 《孟子 滕文公上》 오교(五敎)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다섯 가지 도리로, 《서경(書經)》 순전(舜典)에 의하면, 아버지는 의롭고[父義], 어머니는 자애롭고[母慈], 형은 우애하고[兄友], 아우는 공손하고[弟恭], 자식은 효도하는[子孝] 다섯 가지를 말한다. 성의(誠意)와……요건인데 《대학》 삼강령(三綱領)의 구체적 덕목을 말한 것이다. 팔조목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것[格物], 지식을 지극히 하는 것[致知], 뜻을 성실히 하는 것[誠意], 마음을 바루는 것[正心], 몸을 닦는 것[修身],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齊家], 나라를 다스리는 것[治國], 천하를 고르게 하는 것[平天下]을 이른다. 끝맺음을……드문데 《시경》의 〈대아 탕(蕩)〉에 "하늘이 뭇 백성을 내시니 그 명(命)이 믿을 수 없음은 처음에는 선(善)하지 않은 이가 없으나 선으로 마치는 이가 적기 때문이다.[天生烝民, 其命匪諶, 靡不有初, 鮮克有終.]"라는 말이 나온다. 시장에서 매 맞는 원문의 '달시(撻市)'는 사람이 많은 저잣거리에서 매를 맞는 것으로, 매우 수치스러운 일을 뜻한다. 이윤이 "내가 나의 군주를 요순과 같은 군주가 되게 하지 못한다면, 마음속에 부끄럽기가 마치 저잣거리에 매를 맞는 것과 같았다." 하였다. 《書經 說命下》 撻 底本에는 "橽". 문맥을 살펴 수정. 철류(綴旒) 유(旒)는 깃술이고 철(綴)은 매단다는 말이다. 곧 깃술이 바람 따라 흔들리며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임금이 권위를 잃고 신하에게 끌려다니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국가의 위태로움을 비유할 때 사용한다. 아홉……이루었네 《서경(書經)》 〈여오(旅獒)〉에 "작은 행실을 삼가지 않으면 마침내 큰 덕에 누가 되어, 마치 아홉 길의 산을 만들 적에 흙 한 삼태기가 부족하여 이루지 못하는 것과 같다.〔不矜細行, 終累大德, 爲山九仞, 功虧一簣.〕"라는 말이 나온다. 조양(朝陽)에서 우는 봉황 인품이 출중하고 정직하며 감히 간언하는 사람을 비유한다. 《시경》 〈권아(卷阿)〉에 "봉황이 우네 저 높은 언덕에서, 오동나무 자라네 저 산의 동쪽에서〔鳳凰鳴矣, 于彼高岡. 梧桐生矣, 于彼朝陽.〕"라고 했다. 撻 底本에는 "橽". 문맥을 살펴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