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서명 【갑신년(1944)】 十書銘 【甲申】 《소학(小學)》하상주 삼대의 법, 三代法,자양(紫陽)의 주자께서 모으셨네. 紫陽輯,이 책이 아니었으면 匪此兮,공부에 사다리가 없었으리. 學無梯.부모님처럼 공경하고 敬如親,신명인듯 믿으리니, 信如神,옛 사람의 말씀 古人言,어찌 아니 준수하랴! 我盍遵.《대학(大學)》공씨가 남긴 책,212) 孔氏遺,증자가 서술했네. 曾述之,대씨(戴氏)의 《예기(禮記)》를 적고, 記戴氏,정자(程子)가 장(章)을 표시했네. 表程子.세 강령을 드리우고 綱三垂,여덟 조목을 펼쳤으니, 目八施,사람들 만대 토록 배워도 萬世學,길은 어긋나지 않으리. 路不錯.《중용(中庸)》정도에 적중하고 中正道,이치에 딱 맞음이니, 理恰好,능히 이를 해내려면 如可能,관건은 성(誠)에 있네. 樞在誠.글이 잠기고 드러난 바는 書潛見,증자의 《대학》과 같으니, 同曾傳,잘 읽고 읊조리며 善讀誦,종신토록 쓰리라. 終身用.《논어(論語)》간결한 말에 담긴 뜻 깊고, 簡而蘊,가까운데서 먼데로 이어지니, 近而遠,여러 많은 경전 중에 經傳列,가장 정심하고 절실하네. 最精切.공자의 크고 성스러움 孔大聖,인(仁)의 온전한 성품, 仁全性,이 책을 놓아 두고 舍此篇,어디에다 몸을 두리! 安置身.《맹자(孟子)》이욕(利欲)을 멈추고 遏其利,의리를 보존하니, 存其義,일곱 편의 취지는 七篇旨,이것이 다이네. 是已矣.성(性)의 공능 논하며 論性功,홍수 막은 공로213)에 견주니, 比抑洪,문장이 웅대하고 文亦雄,의미가 정통하네. 宜精通.《시경(詩經)》사람의 성정(性情)이 뿌리이고 本性情,권선과 징악이 주된 기둥이네. 主勸懲.요점은 어디 있나 要在何,생각에 비뚤어짐 없음이네. 思無邪.내용은 셋으로 나누고 三體分,형식은 여섯으로 말하네.214) 六義陳.시에 통하지 못하면 如不通,마주선 담벼락 같아지네. 面墻同.《서경(書經)》글은 네 시대215)를 썼는데 文四代,핵심은 하나이네. 心一切.전례 훈계 명령 典訓命,인(仁) 성(誠) 경(敬) 仁誠敬.정치를 하려거든 欲從政,이것이 힘 부릴 자루이네. 是欛柄.누가 힘써 공부했나 誰用功,구봉 채침216)이 있었네. 有九峯.《주역(周易)》네 성인이 짓고 四聖作,두 현자가 주석하였네.217) 二賢註.때를 따라 바꾸며 隨時易,도(道)와 덕(德)을 따르네. 從道德.줄고 늘어남을 미루어 消長推,존속과 쇠망을 알아보네. 存亡知,재질이 비루하면 才如陋,다 알기 쉽지 않네. 未易究.《춘추(春秋)》칭찬과 폄하가 분명하여 袞銊明,도적의 마음 두렵게 하네. 懼賊情.공자 높은 지위 없었지만 孔無位,천하의 대의를 여기 실었네. 寓大義.맹자와 주자가 이어받아218) 傳鄒晦,이로써 이단을 물리쳤네. 用闢異.아아, 오늘은 이제 嗟今日,누가 있어 붓을 떨칠까. 孰奮筆.《예기(禮記)》예법의 대략과 자세한 내용 經曲禮,강령과 세목으로 실었네. 鉅細載.한(漢)나라 때 이루어져219) 成漢時,선왕의 규례를 모았네. 先王規.공경치 않음 없게 함이 毋不敬,구경의 뜻이로다. 爲究竟.모름지기 급하고 간절하게 須汲汲,설 자리를 생각하라. 思所立.《총론》이 경전과 전적들 惟經籍,이가 바로 생명이고 기맥이니 是命脈.이로써 의복과 음식을 보고 視衣食,터잡고 집을 지으며 作廬宅.평생을 두고 읽고 讀終身,아들 손자에게 물려주어 傳子孫.그 심요를 체득하고 體此心,길이 이어가리라. 永無斬. 三代法, 紫陽輯, 匪此兮, 學無梯。 敬如親, 信如神, 古人言, 我盍遵。 【小學】孔氏遺, 曾述之, 記戴氏, 表程子。 綱三垂, 目八施, 萬世學, 路不錯。 【大學】中正道, 理恰好, 如可能, 樞在誠。 書潛見, 同曾傳, 善讀誦, 終身用。 【中庸】簡而蘊, 近而遠, 經傳列, 最精切。 孔大聖, 仁全性, 舍此篇, 安置身。 【論語】遏其利, 存其義, 七篇旨, 是已矣。 論性功, 比抑洪, 文亦雄, 宜精通。 【孟子】本性情, 主勸懲, 要在何, 思無邪。 三體分, 六義陳, 如不通, 面墻同。 【詩】文四代, 心一切, 典訓命, 仁誠敬。 欲從政, 是欛柄, 誰用功, 有九峯。 【書】四聖作, 二賢註, 隨時易, 從道德。 消長推, 存亡知, 才如陋, 未易究。 【易】袞銊明, 懼賊情, 孔無位, 寓大義。 傳鄒晦, 用闢異, 嗟今日, 孰奮筆。 【春秋】經曲禮, 鉅細載, 成漢時, 先王規。 母不敬, 爲究竟, 須汲汲, 思所立。 【禮記】惟經籍, 是命脈, 視衣食, 作廬宅。 讀終身, 傳子孫, 體此心, 永無斬。 【總論】 공자……가르침 《대학》의 저자에 관한 청대 고증학(考證學) 이전의 설명은 대체로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지었고 증자(曾子)의 사상을 기술한 것이라고 보는데, 북송의 정자(程子)는 《대학》을 '공씨가 남긴 책[孔氏之遺書]'라고 하였다. 홍수 막은 공로 《맹자》〈등문공 하(滕文公下)〉에 "옛날에 우왕이 홍수를 막자 천하가 태평해졌다.[昔者禹抑洪水, 而天下平。]"을 인용한 것인데, 맹자가 양주(楊朱)ㆍ묵적(墨翟) 등의 학설을 배격하는 자신의 성선설(性善說) 등을 우왕의 치수(治水) 사업에 견주었음을 말한 것이다. 내용은……말하네 시경의 삼체(三體)는 풍아송(風雅頌)인데 풍은 천하 각 지역의 민가이고, 아는 궁정의 연회 가악(歌樂)이며, 송은 종묘의 제사 가악이다. 육의(六義)는 풍아송 삼체에 부비흥(賦比興)의 세 수사형식을 합해 말하는데, 부는 직접적 진술이고, 비는 비유 표현이며, 흥은 일종의 감흥의 비약적 연상을 말한다. 네 시대 요순(堯舜)과 하상주(夏商周) 삼대를 말한다.《서경》은 요순(堯舜) 시대의 우서(虞書), 우왕(禹王) 이하의 하서(夏書), 탕왕(湯王) 이하의 상서(商書)와 문무주공(文武周公) 이하의 주서(周書)로 구성되었다. 구봉 채침(九峯蔡沈) 채침(蔡沈, 1167~1230)은 구봉선생(九峯先生)이라고 일컬어졌는데, 스승인 주희의 부탁을 받고 침잠한 지 10여 년 만에 《서경집전(書經集傳)》을 완성하였다. 네 성인……주석하였네 《주역》의 저술과 주석에 관해서는, 복희(伏羲)가 팔괘(八卦)를, 문왕(文王)이 괘사(卦辭)를, 주공(周公)이 효사(爻辭)를, 공자가 십익(十翼)을 짓고, 북송의 정이(程頤, 1033~1107)가 〈전(傳)〉으로, 남송의 주희(朱熹, 1130~1200)가 〈본의(本義)〉로 해석하였다고 한다. 맹자……이어받아 장횡거(張橫渠)는 "맹자는 《춘추》의 강령(綱領)을 제시하고 공자가 그것을 편찬한 취지를 밝혔다."라고 말하였다.(《近思錄集解》) 그리고 송문흠(宋文欽)은 〈춘추론(春秋論)〉에서 "맹자는 '춘추는 천자의 일이다'라고 하였는데, 맹자 이후로 공자를 아는 자로는 주자만한 이가 없다."라고 하였다.(《孟子.滕文公下〉, 《閒靜堂集.春秋論》) 한(漢)나라 때 이루어져 《예기》는 전한(前漢)의 대덕(戴德)과 대성(戴聖)이 공자 이후로 전해온 예법의 내용과 이론을 정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