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망운탄〉에 차운하다 次李元浩《望雲嘆》 내가 예전에 〈운한〉132) 시를 읽었으니 我昔讀過雲漢詩동주133)의 세상은 어찌 그리 가물었던가 東周之世一何旱외로운 백성들에게 남은 것이 없었으니 黎民孑孑無餘遺그 때문에 길게 한숨 쉬고 또 짧게 탄식했네 爲之吁長又嘆短어찌 금년의 가뭄을 직접 볼 줄 생각했으랴 豈意親見今年旱너무 심한 것은 예전에만 그런 게 아니었네 太甚不曾古時但사람들이 말하길 비가 내릴지 알고 싶으면 人言欲識雨與否다만 구름 기운이 이어졌다 끊어짐에 있는데 亶在雲氣連復斷뭉게뭉게 구름 일면 사람의 마음 기쁘게 하고 萋萋有渰悅人意유유하여 무심하면 그 게으름을 미워한다네 悠悠無心憎其懶그 말이 맞을까 어찌 그럴 수가 있겠는가 其然乎哉豈其然들어도 귀가 시원하지 않고 배만 더 고달프네 聞不爽耳腹增憊엄숙하면 제때 비가 내림은 기성의 가르침이니134) 曰肅雨若箕聖訓천고에 명백함은 큰길이 평탄한 것과 같네 千古明如周道坦오늘날의 인간사를 한 번 보게나 試看今日人事際어떻게 하늘을 감동시켜 단비를 빚겠는가 那得感天時雨醞서로 친근하던 윤리는 세상에서 끊어졌고 相親倫理世間絶서로 이익 취하는 풍조가 천하에 가득하네 交征利風天下滿게다가 선비의 풍습엔 사특하고 어긋남 많아 更有士習多邪悖마침내는 우리 무리가 모두 흩어지게 하였네 遂令吾黨盡渙散아, 극도의 혼란함이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건 嗚呼亂極乃至此일찍이 옛 역사책에서도 보지 못한 것이네 曾所未見古史纂하늘이 크게 노하여 큰 흉년을 내렸으니 上天赫怒降大無오래도록 강산에 뜨거운 햇볕을 덮었네 久將江山覆火傘하늘과 사람이 서로 관계된 이치 말하지 말라 莫曰天人相關理아득하고 현묘하고 심원하여 헤아릴 수 없네 渺漠玄遠難可算남녀 백성들은 실로 죄가 없는데 蒼生男女實無辜횡액에 걸려 짝을 잃으니 개탄스럽네 橫罹仳儷慨其歎아득하게 수로와 육로에 매일 가득 차서 逖矣日滿水陸路수없이 엎어지고 넘어지니 어찌 근심을 견디랴 十顚九倒豈勝悹무릇 이 지경이 된 것은 허물이 똑같으니 凡厥致此咎惟均후회가 없지 않으나 아무 소용이 없네 莫無追悔不可趕옥전거사는 참으로 어진 사람이라 玉田居士寔仁者백성들의 걱정을 자신의 일로 여겨 生民之憂非閒管백 리에서 〈망운탄〉을 부쳐왔는데 百里寄來望雲歎용용135)한 장편은 고금에 드문 것이네 舂容鉅篇今古罕정한 제목을 글로만 보지는 말지니 命題莫看以辭已뜻은 근본에 있지 줄기에 있지 않네 意在本根不在稈참으로 구름 빛깔로 기쁨과 탄식을 삼는 건 苟以雲物爲喜歎털과 깃만 알고 태생과 난생엔 어두운 것이네 但知毛羽昧胎卵듣건대 옛날에 군자가 길함을 얻을 때는 聞昔君子得吉也모름지기 흉함을 따라 묘하게 운행한다네 須從其凶妙斡轉마음이 바르고 기운이 순한 공이 지극해지면 心正氣順功旣至천지도 함께 효과가 서로 이어진다네136) 天地亦與效相纘나에게도 허물 있을까 먼저 염려하여 先念吾亦有咎否감히 여관에 있듯 편히 지내지 못했네 不敢安處如在館이어 바라건대 사람이 모두 마음 다스려 繼願人皆治心舍한 간특함도 빈 터에 숨게 하지 않으면 勿令一慝隱町畽하늘이 반드시 보답해 좋은 징조 내려서 天必報答賜休徵만백성이 모두 배부르고 따뜻하게 하리라 俾爾萬姓咸飽煖나는 그대의 시 밖의 말을 한 것이니 我是發君詩外言한 동그라미에 어찌 크고 작은 사발 있으랴 一規豈有大小椀만일 나의 지금 생활을 묻는다면 若問吾人今生活어찌 풍작 흉작으로 걱정 즐거움을 삼겠나 豈以豊歉作戚衎평생에 잊지 않을 것이 어디에 있는가 平生不忘何處在도랑에 뒹구는 송장 빛깔이 검은 것이라 溝中之瘠其色䵟그런 뒤에야 정신이 상쾌하고 즐거우리니 然後精神快樂像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도 한계가 있다네 旱餘甘霈猶有限이것으로 나를 멀리하지 않은 뜻에 사례하니 將此奉謝不遐義바라건대 함께 면려하여 오래도록 짝이 되세 願同勉勵永作伴 我昔讀過《雲漢》詩, 東周之世一何旱?黎民孑孑無餘遺, 爲之吁長又嘆短.豈意親見今年旱? 太甚不曾古時但.人言欲識雨與否, 亶在雲氣連復斷.萋萋有渰悅人意, 悠悠無心憎其懶.其然乎哉豈其然? 聞不爽耳腹增憊.曰肅雨若箕聖訓, 千古明如周道坦.試看今日人事際, 那得感天時雨醞?相親倫理世間絶, 交征利風天下滿.更有士習多邪悖, 遂令吾黨盡渙散.嗚呼亂極乃至此, 曾所未見古史纂.上天赫怒降大無, 久將江山覆火傘.莫曰天人相關理, 渺漠玄遠難可算.蒼生男女實無辜, 橫罹仳儷慨其歎.逖矣日滿水陸路, 十顚九倒豈勝悹?凡厥致此咎惟均, 莫無追悔不可趕.玉田居士寔仁者, 生民之憂非閒管.百里寄來《望雲歎》, 舂容鉅篇今古罕.命題莫看以辭已, 意在本根不在稈.苟以雲物爲喜歎, 但知毛羽昧胎卵.聞昔君子得吉也, 須從其凶妙斡轉.心正氣順功旣至, 天地亦與效相纘.先念吾亦有咎否, 不敢安處如在館.繼願人皆治心舍, 勿令一慝隱町畽.天必報答賜休徵, 俾爾萬姓咸飽煖.我是發君詩外言, 一規豈有大小椀?若問吾人今生活, 豈以豊歉作戚衎?平生不忘何處在, 溝中之瘠其色䵟.然後精神快樂像, 旱餘甘霈猶有限.將此奉謝不遐義, 願同勉勵永作伴. 운한(雲漢) 《시경》 〈대아(大雅)〉의 편명으로, 가뭄이 계속되는 날씨를 걱정하는 시이다. 폭군인 여왕(厲王)의 뒤를 이은 선왕(宣王)이 심한 가뭄이 들자 자신을 돌아보고 백성들을 위해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을 읊었다. 동주(東周) 주(周)나라 평왕(平王)부터 난왕(赧王)에 이르기까지의 시대를 가리키는데, 주 평왕(周平王)이 낙양(洛陽)에 도읍하여 동방(東方)에 있었으므로 이렇게 일컫는다. 엄숙하면……가르침이니 《서경》 〈홍범(洪範)〉에 나오는 말로, "아름다운 징조는 엄숙함에 제때에 비가 내리며, 조리가 있음에 제때에 날이 개며, 지혜로움에 제때에 날이 따뜻하며, 헤아림에 제때에 날이 추우며, 성스러움에 제때에 바람이 부는 것이다. 〔曰休徵: 曰肅, 時雨若; 曰乂, 時晹若; 曰哲, 時燠若; 曰謀, 時寒若; 曰聖, 時風若.〕"라고 하였다. '기성(箕聖)'은 은(殷)나라의 성인(聖人)인 기자(箕子)를 말한다. 용용(舂容) 문장에서 한가로운 운치가 우러나고 전아(典雅)한 분위기가 풍기는 것을 말한다. 마음이……이어진다네 《중용장구》 제1장 제5절 주희의 주에 "천지와 만물이 본래 나와 일체이기 때문에 나의 마음이 바르면 천지의 마음이 또한 바르고, 나의 기가 순하면 천지의 기가 또한 순하다. 그러므로 그 효험이 이와 같음에 이르는 것이다.〔蓋天地萬物, 本吾一體, 吾之心正, 則天地之心亦正矣, 吾之氣順, 則天地之氣亦順矣.〕"라는 내용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