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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빈에 대한 제문 祭趙泰彬文 글을 짓고 술 마시는 벗은 얻기 쉬우나 강마(講磨) 하는 벗은 얻기 어려우며, 강마 하는 벗은 얻기 쉬우나 생사를 함께하는 벗은 얻기 어렵네. 군은 나에게 비록 나이가 조금 적고 교분을 맺은 것이 조금 늦지만, 글을 짓고 술을 마시는 놀이와 강마하는 모임에 함께 한 것은 거의 많은 해가 되었네. 시사(時事)가 한번 변하여 풍색(風色)을 헤아리기 어렵게 되어서는 함께 짝이 되어 자정(自靖)117)의 뜻으로 개연히 스스로 허여한 사람은 대개 몇 명 없는데, 군이 그 중 한 사람이네.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인정상 실로 당연한 것인데 경중과 취사의 분별이 평소 마음에 정해져 있지 않으면 어찌 능히 그럴 수 있었겠는가. 이에 군은 생사를 함께할 벗이 되는 것에 의심이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네.강마 하는 벗은 열에 한 사람도 없고 생사를 함께 하는 벗은 백에 한 사람도 없는데, 군은 이미 나를 버리고 가버렸네. 노년에 서로 지키려던 뜻과 북풍(北風) 불 때 함께 돌아가자던 약속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구름처럼 공허해져 오유(烏有)의 고을118)로 돌아가 버려 백아(伯牙)가 홀로 노래하는 슬픔과 동리(東里)에 더불 이가 없다는 탄식119)이 아득한 천지에 어찌 끝이 있겠는가. 천지간에 외로운 몸 눈물이 쏟아지는 듯하네. 노쇠한 몸에 병이 들어 갑자기 달려가 문상하기 어려워 이렇게 제문을 지어 애통한 마음 깃들이네. 文酒之友易得。而講磨之友難得。講磨之友易得。而死生之友難得。君於我。雖年紀稍後。契遇差晩。而文酒之遊。講磨之會。爲幾多年矣。至於時事一變。風色叵測。則以同仇自靖之意。慨然自許者。槩無幾焉。而君其一也。好生惡死。人情固然。而輕重取舍之分。非有素定於內。則安能乃爾。於是而知君之爲死生之友無疑矣。講磨之友。十無一焉。死生之友。百無一焉。而君旣棄我而逝矣。老年相守之志。北風同歸之約。烟消雲空。歸於烏有。而伯牙獨唱之悲。東里無與之歎。悠悠天地。曷有已哉。俯仰煢煢。淸血如注。衰軀嬰病。遽難趨造。聊此緘辭。以寓一哀。 자정(自靖) 자신의 분의에 마땅하게 처신하여 스스로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다. 《書經 商書 微子》 오유(烏有)의 고을 허무하게 됨을 말한다. 한(漢)나라 때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자허부(子虛賦)〉에서 자허, 오유선생(烏有先生), 무시공(亡是公)이라는 가공의 세 인물을 설정하여 문답을 전개했는데, 자허는 '빈말'이라는 뜻이고 오유선생은 '무엇이 있느냐'는 뜻이고 무시공은 '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후세에 허무한 일을 말할 때 흔히 자허·오유라 하였다. 동리(東里)에……탄식 《장자》 〈서무귀(徐無鬼)〉에 "지금 나도 혜자가 죽은 뒤로 장석처럼 나를 알아주는 상대가 없어져서 더불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졌다.[自夫子之死也, 吾無以爲質矣, 吾無與言之矣.]"라고 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리와의 관계는 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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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홍120) 인환 에 대한 제문 祭曺元弘【仁煥】文 공은 영특하고 호걸스러운 자질로 가정에서 시례(詩禮)의 기풍을 익혀 문아(文雅)가 넉넉하고 시원하며 행의(行義)가 빛나고 아름다웠네. 사물의 이치와 세상의 일에 이르기까지 환히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경륜과 지략은 무리에서 매우 뛰어나 성대하게 남쪽 지방의 명사가 되고 위대하게 이 세상의 통유(通儒)가 되었네. 다만 도가 시대와 어긋나 능히 시험해보지 못하고 산림에서 한가로이 지내며 세상을 마쳤네.보잘것없는 내가 외람되이 벗이 되어 경계하며 절차탁마한 것이 지금 10년이 되었네. 갑오년의 변란121) 때 자정(自靖)의 마땅함으로 내게 고해 주었고, 병신년의 거사122) 때 의에 처하는 정미한 뜻을 나에게 고해 주었으니, 오호라!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네.모래와 자갈은 뒤에 남았고123) 앞의 바다는 넘실거리는데 키를 잃은 배가 장차 어디에 정박하겠는가? 천지간에 외로운 신세 마음이 타는 듯하네. 세월이 머물지 않아 묘소의 풀이 이미 묵었네. 병을 무릅쓰고 어려운 걸음으로 늦게야 비로소 와서 곡하니, 정은 친밀해도 예는 엉성하여 저버린 죄 매우 깊네. 公以英邁豪傑之姿。擩染乎家庭詩禮之風。文雅贍暢行義煒曄。至於物理世故。無不通曉。而經綸智略。絶出等夷。蔚然爲南服之名士。偉然爲斯世之通儒。但道與時違。莫克有試。而婆娑邱林。聊以卒歲。余以無狀。猥與爲友。規警切磋。十年于玆。甲午之變。告我以自靖之宜。丙申之擧。戒我以處義之精。嗚乎。言猶在耳。沙石在後。前洋瀰漫。失柁之船。將何所依泊耶。俯仰煢煢。心焉如燬。日月不留。墓草已宿。力疾艱步。晩始來哭。情密禮踈。辜負殊深。 조원홍(曺元弘) 조인환(曺仁煥, 1846∼?)을 말한다. 자는 원홍, 호는 병은(病隱), 본관은 창녕(昌寧)이다. 갑오년의 변란 1894년(고종31) 6월 21일에 일본군이 경복궁에 침입하여 궁궐을 점령한 사건을 말하는데, 이를 통상 갑오변란(甲午變亂)이라고 한다. 병신년의 거사 아관파천(俄館播遷)으로, 1896년 2월 11일 친러 세력과 러시아 공사가 공모하여 비밀리에 고종을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긴 사건을 말한다. 모래와……남았고 원문의 "사석재후(沙石在後)"를 풀이한 말이다. 진(晉)나라 왕탄지(王坦之)와 범계(范啓)가 서로 앞을 양보하면서 걸어가다가 뒤에 처지게 된 왕탄지가 "곡식을 까불며 바람에 날리면 겨와 쭉정이가 앞에 있게 마련이다.[簸之颺之, 糠粃在前.]"라고 한마디 하자, 범계가 "조리질을 하며 물에 흔들면 모래와 자갈이 뒤에 있게 마련이다.[淘之汰之, 沙礫在後.]"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世說新語 排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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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언163)에 대한 제문 祭盧禹言文 군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군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대대로 내려온 유업은 전술한 이가 있는가? 평소의 오랜 뜻은 성취시킬 이가 있는가? 가문의 계획은 맡을 이가 있는가? 집안의 부탁은 맡길 이가 있는가? 이른 나이에 부모를 잃고 만년에 형제도 없이 객지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다가 또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시고 단지 한 명의 어린 아들만 외로이 품속에 있으니, 정경을 생각하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네.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찌 여기에 이르게 하였는가!아름답고 화락한 위의와 강직하고 질박한 자질로 의를 귀하게 여기고 재물을 가볍게 여겨 선과 인을 쌓았으니, 마을에서 모두 감동하여 칭송하고 사우들이 추중하여 감복하였네. 나는 만년에 멀지 않은 곳에 이사하여 지내며 비록 떠돌며 곤궁하고 초췌함이 지극하였으나 생존해 갈 수 있었던 것은 그대가 구휼해 준 덕분이 아니라고 누가 말하겠는가. 마음으로나 말로나 어느 날인들 잊겠는가. 그런데 신세가 황량하여 한결같이 얽매여 군이 병들었을 때 살피지 못하였고 죽었을 때 영결하지 못했으니, 내가 군에게 저버리고 저버린 것이 많지 않은가. 애통하고 애통하도다!오호라! 하늘이 능히 사람을 이기지 못한 지 오래되었고, 더구나 지금 말세의 운수는 전도되어 헤아리기 어려운 날에야 어떠하겠는가. 선한 사람이 능히 복을 받지 못하고 어진 사람이 능히 장수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실로 마땅하네. 그러나 하늘이 사람을 이기는 것은 반드시 그 날이 올 것이니, 지금 품속에 있는 고아가 석과(碩果)164)의 종자가 되어 장래에 번성하게 되지 않을 줄 어찌 알겠는가. 혼령은 눈을 감고 유감을 갖지 마소서. 君何至於斯耶。君何至於斯耶。世來遺業。其有述之者耶。平日宿志。其有就之者耶。門戶之計。其有任之者耶。家室之托。其有委之者耶。早而孤露。晩而終鮮。客地踽凉。又此奄忽。而只有一箇幼孩。孑然在懷。言念情景。令人傷神。天乎天乎。胡令至此。以休休愷悌之儀。侃侃質慤之姿。貴義輕財。積善累仁。閭里感誦。士友推服。余於晩暮。移寓不遠。雖流離困悴之極。而所以存活得過。誰謂非吾友賙恤之力也。心乎謂矣。何日忘之。而身事荒凉。一味絆縶。病焉而未得相省。歿焉而未得相訣。吾之負負於君者。不其多矣乎。痛哉痛哉。嗚呼。天之不能勝人久矣。況今叔季數運。顚倒難測之日乎。善之不能獲福。仁之不能享壽。固其宜也。然天之勝人。必有其日。則見今在懷之孤。安知不爲碩果之種而蕃衍於來許耶。靈其瞑目。勿使有遺憾耶。 노우언(盧禹言) 노창석(盧昌錫, 1861∼?)을 말한다. 자는 우언, 호는 월파(月坡),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석과(碩果) 《주역》 〈박괘(剝卦) 상구(上九)〉에 "큰 과일은 먹히지 않는다.[碩果不食]"라는 말에서 나왔는데, 이는 다섯 개의 효(爻)가 모두 음(陰)인 상태에서 맨 위의 효 하나만 양(陽)인 것을 석과(碩果)로 비유한 것으로, 하나 남은 양의 기운이 외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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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일165)에 대한 제문 祭裴政一文 자태가 단아하고 잡아 지키는 것이 삼가고 성실하여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여 일찍 아름다운 소문이 드러났네. 과거 공부를 사절하고 위기(爲己)의 학문으로 돌아와 깊이 잠심한 지 몇 년에 나아간 경지가 두서가 있었네. 한 번 병들어 3년 만에 결국 일어나지 못하였네. 오호라! 위로는 부모님이 계시고 아래로는 자식이 없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막혀 뜻을 가지고도 이루지 못하였으니, 아득한 천지에 이 한이 얼마나 지극한가.군과 계원(啓元)166)은 그 나이와 지업이 일찍이 성대하게 한 무리의 사람이 아닌 적이 없었는데, 군이 죽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계원이 또 죽었으니, 군은 아는가, 모르는가? 아니면 혹 저승에서 상종하기를 이승에 있을 때와 같이 하고 있는가?의림(義林)은 미적거리며 세월만 보내다가 제때 배우지 못해 비록 비슷한 점이 없었지만 두 군의 뒤를 따라 구구하게 노년에 효과를 거둘 계획을 삼았는데, 그렇게 행한지 얼마되지 않아 갑자기 두 사람 모두를 잃었으니, 외로운 이 생애 누구와 통하며 누구와 함께할까?일신상의 일에 얽매여 달려가 곡하는 것도 오래도록 늦어져 성상에 세 번이나 바뀌어 종상(終祥)이 장차 다가오니, 인정과 도리로 헤아려봄에 저버린 죄 무겁네. 지금 이에 와서 임하여 삼가 박한 제수 갖추어 올리니 영령이여, 아시겠는가? 姿相端雅。持守謹慤。入孝出恭。夙著令聞。謝功令之業。返爲己之學。沈潛有年。造詣有緖。一病三年。竟告不起。嗚呼。上有雙親。下無一育。妙齡遽閼。齎志未就。悠悠天地。此恨何極。君與啓元。其年紀其志業。未嘗不是蔚然一隊人也。而君逝未幾月。啓元又逝矣。君其知之耶否耶。抑或相從於泉臺之下。如在世時耶。義林因循失學。雖無所似。而擬從兩君之後。以爲區區收桑之計。行未幾何。遽皆失之。煢煢此生。誰因誰與。身事有絆。久稽奔哭。星霜三遞。終祥將屆。揆以情理。辜負重矣。今玆來臨。謹具薄奠。靈其知否。 배정일(裴政一) 배흥묵(裴興默, 1857~?)을 말한다. 자는 정일, 본관은 달성(達城)이다. 정의림의 문인록에는 자가 정일(正一)로 되어 있다. 계원(啓元) 문송규(文頌奎, 1859∼1888)의 자이다. 호는 귀암(龜巖)·면수재(勉修齋), 본관은 남평(南平)이다.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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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매화 古梅 늙은 매화 찾아가노니 꽃은 피었는가 行尋古梅問著花바로 적막한 물가에 있었네 乃在寂寞水之涯줄기와 가지 오히려 서로 사귈 수 있는데 幹梢猶能相交義뿌리와 밑둥 일찍이 토사로 북돋아 주지 않았네 根柢曾不培土沙어젯밤에 내린 봄비는 노을처럼 가늘었건만 昨夜春雨細如霞홀연히 온갖 나무의 꽃들이 활짝 피었네 忽焉開盡萬樹葩향기 진동하니 어찌 바람을 보내 차단하리 香動怎遣風斷遮그림자 성기니 더욱더 달이 떠서 기쁘네 影疎更喜月來加아리따운 자태는 미인처럼 아름답고 娉婷姿態美人姱맑고 여윈 기상은 고사처럼 훌륭하네 淸瘦氣像高士佳수레 백 대에 실린 수많은 꽃 돌아보니 回看衆芳載百車모두 어지럽게 〈하리파인〉254)을 부르네 盡是紛紛下里巴하손255)은 오지 않고 임포256)는 멀리 있으니 何遜不來林逋遐그대를 사랑하는 이 오늘 다시 누구이겠는가 愛君今日復誰耶향기 머금고 천진 보존함은 모두 자신의 몫 含薰葆眞皆自家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지도 않네 不向世上別人誇 行尋古梅問著花? 乃在寂寞水之涯.幹梢猶能相交義, 根柢曾不培土沙.昨夜春雨細如霞, 忽焉開盡萬樹葩.香動怎遣風斷遮, 影疎更喜月來加.娉婷姿態美人姱, 淸瘦氣像高士佳.回看衆芳載百車, 盡是紛紛《下里巴》.何遜不來林逋遐, 愛君今日復誰耶?含薰葆眞皆自家, 不向世上別人誇. 하리파인(下里巴人) 전국 시대(戰國時代) 초(楚)나라의 민간 가곡으로, 수준이 낮은 평범한 음악을 말한다. '하리'는 시골, '파인'은 파촉인(巴蜀人)을 말한다. 하손(何遜) 472~519. 남조(南朝) 양(梁)나라 사람이다. 그는 건안왕(建安王)의 수조관(水曹官)으로 양주(楊州)에 있을 때 관청 뜰의 매화가 시흥(詩興)을 발동시켜 그 나무 아래서 시를 읊곤 하였다. 그후 낙양(洛陽)에 돌아갔다가 그 매가 그리워서 다시 양주로 발령해 주길 청하여 양주에 당도항니 매화가 한창 피었기기에 매화 나무 아래서 종일토록 서성거렸다고 한다. 《梁書 卷49 何遜列傳》 임포(林逋) 967~1028. 서호의 고산에 은거하여 20년 동안 성시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 처자 없이 매화를 심고 학을 기르며 사니, 당시 사람들이 매처학자(梅妻鶴子)하였다고 칭하였다. 《宋史 卷457 林逋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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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에 석계에게 드리다 2수 病中呈石溪【二首】 공산207)에서 오랜 비로 행인 걸음 묶였더니 公山久雨滯行人돌아온 뒤 이로 인해 병든 사람이 되었다오 歸後因成病中人삼십 리208) 떨어진 공의 집209)에 아직 가지 못하니 一舍仙庄猶未進백일을 헛되이 보낸 박정한 사람이 가증스럽구나210) 可憎百日薄情人병이 깊어 장수할 사람211) 되기가 어려우니 病重難爲久視人명산 그 어디에 선인을 이장할 수 있으랴212) 名山何處葬先人그저 일찌감치 공의 높은 안목에 도움 받아 但祈及早憑高眼천추의 불효자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네 免作千秋不孝人 公山久雨滯行人, 歸後因成病中人.一舍仙庄猶未進, 可憎百日薄情人.病重難爲久視人, 名山何處葬先人?但祈及早憑高眼, 免作千秋不孝人. 공산(公山) 충청도 공주(公州)에 위치한 산 이름인데, 공주의 별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삼십 리 원문의 사(舍)는 원래 머물러 유숙하는 것인데, 옛날 군대가 하루에 30리를 가서 유숙하였으므로 30리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공(公)의 집 원문의 선장(仙莊)은 상대방의 집을 높여 부른 것이다. 백일을……가증스럽구나 후창이 집으로 돌아온 뒤 병석에 눕게 되어 공의 집에 백일 동안 찾아가지 못하였기에 이렇게 말한 듯하다. 장수(長壽)할 사람 원문의 '구시(久視)'는 오래도록 본다는 뜻으로, 장생불사(長生不死) 즉 오래도록 살고 죽지 않음을 의미한다. 《도덕경(道德經)》 59장에 "나라를 소유한 모는 장구할 수 있으니 이는 뿌리를 깊이 하고, 꼭지를 단단히 하여 길이 살아 오래도록 보는 도라 한다.〔有國之母, 可以長久, 是謂深根固蔕, 長生久視之道.〕"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명산……있으랴 후창은 26세가 되는 1909년에 부친인 김낙진(金洛進)의 상을 당하였으니, 이때는 선인(先人)의 이장(移葬)을 도모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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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운【정섭】에게 답함 答尹子運【定燮】 헤어진 지가 여러 달이 지났는데 소식이 전혀 없으니 평소 거처하면서 마음이 서글펐다네. 뜻밖에 덕수가 와서 그대의 편지를 전해주니, 고마운 마음은 평소에 배가 되었다네.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온화하고 화열하며 건강도 좋다가 하니, 얼마나 마음에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네. 그대의 학과(學課)는 비록 근래 어떤 양상으로 절도를 지키며 행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깨닫지 못해 분하게 여기고 표현을 못하여 답답하게 여기며69) 뉘우치는 뜻이 지면에 넘치는 것을 보니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기에 더욱 마음이 놓이네. 나의 몸은 노쇠하고 마음은 병들어감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데 반드시 세상에 오래 있지 못할 것이니, 흘러가는 데로 맡겨둘 따름이네. 다만 오래 배운 학업은 성취하지 못하고 이전부터 품어온 뜻은 물거품이 되었는데, 교유하는 벗 사이에서 분연히 힘을 쏟아 마음을 둘 만한 곳이 없으니 이것이 대단히 한스럽네. 원컨대 자운은 이렇게 젊을 때 맹렬하게 정채를 쏟아 공부함이 어떻겠는가.질문 : 힘쓰는 것을 잊거나 조장하는 병을 구원하고자 한다면70) 아마도 '경(敬)' 한 글자가 좋은 약이 될 것입니다。답변 : 그럭저럭 한가롭게 하는 것은 잊어버리는 것에 가까우며 급하게 서두르는 것은 조장함에 가깝네. 공부의 핵심은 바로 이곳에 있으니, 경을 견지하여 점차로 익숙하게 된다면 절로 이런 폐단이 없게 되네. 分手數朔。音聞漠然。居常馳悵。謂外德受來。承惠墨。感豁倍常。仍審侍省怡愉。體事沖裕。何慰如之。盛課雖不詳其近日節度之果作何狀。而見憤悱悔悟之意。溢於紙面。可想其不悠悠浪過也。尤庸豁然。義林衰相病情。日甚一日。必非久於世者。任之而已。但舊業未就。宿心歸虛。而交遊之間。又無奮然用力可以寄意處。是爲悢悢耳。願子運趁此少壯時。猛着精彩如何。欲救勿忘勿助之病。恐以敬一字爲良劑。悠泛近於忘。急迫近於助。功夫要處。正在於此。持敬浸熟。自無此獘。 깨닫지……여기며 앞의 〈답황신여(答黃新汝)〉에 보인다. 힘쓰는……한다면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서 "반드시 일삼아서 미리 기필치 말고서 마음으로 잊지도 말고 조장하지도 말라.〔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勿助長也〕"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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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삼130)에 대한 제문 祭朴正三文 천태산(天台山) 아래 문산(文山)과 덕봉(德峯) 사이에 덕을 숨기고 지내는 사람이 많은데, 내가 함께 서로 잘 아는 사람으로는 오직 우당(愚堂)과 덕헌(德軒)131) 및 공이 이런 사람이네. 이윽고 우당과 덕헌이 서로 이어서 세상을 떠나고 오직 공만 살아 있었네. 여러 옥과 이어진 구슬이 서로 비추며 서로 윤택하였던 것은 비록 옛날에 미치지는 못하였지만 외로운 거문고 줄이 아직 끊어지지 않은 것을 아끼고 남은 향기가 아직 다하지 않은 것을 사랑한 것은 그 마음이 실로 무궁하였는데, 공이 조금 더 살지 못하고 또 다시 문득 가버릴 줄 어찌 알았으랴! 효우(孝友)132)하고 화락한 기풍과 온량(溫良)하고 근칙(謹勅)한 위의는 태허의 어둡고 어두운 가운데로 연기와 구름처럼 사라져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네.오호라! 덕봉(德峯) 아래에 살던 평소133)의 벗들을 지금은 모두 잃었고 오직 수석과 풍월만 남았으니, 나로 하여금 바라보고 상상함에 다하지 않는 슬픔이 있게 하네. 天台之下。文山德峯之間。多隱德之人。余與之相熟者。惟愚堂德軒及公是也。旣而愚堂德軒。相繼謝世。惟公在焉。其群玉聯珠。交映而互潤。雖不及曩時。而所以惜孤絃之未絶。愛餘芳之未歇者。其心固無窮已。豈知公不少延。而又復奄忽耶。孝及愷悌之風。溫良謹勅之儀。烟消雲散於太虛冥冥之中。而不可復見矣。嗚呼。年生知舊在於德峯下者。今皆失之。而惟有水石風月。令人有瞻想不盡之悲。 박정삼(朴正三) 박준원(朴準元, 1849∼1908)을 말한다. 자는 정삼(正三), 호는 덕와(德窩),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자세한 내용은 《일신재집》 권20 〈덕와 박공 유사장(德窩朴公遺事狀)〉에 보인다. 덕헌(德軒) 박준채(朴準彩, 1839∼?)의 호이다. 자는 우서(禹瑞),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효우(孝友) 저본에는 '효급(孝及)'으로 되어 있으나 문맥에 의거 수정하였다. 평소 저본에는 '연생(年生)'으로 되어 있으나 문맥에 의거 수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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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덕유124)에 대한 제문 祭宋德裕文 홍양125)의 구족이고영남의 명가이네자상하고 화락하니그 사람 매우 아름답네중간에 온갖 어려움 겪어떠돌며 겨를이 없었네잠깐 금북에 유랑하다가만년에 천태산 남쪽에 집을 지었네형제가 서로 의지하며어려움 애써 헤쳐왔네모든 것들 대강 모았고옛 학문 더욱 힘썼네나는 누추한 사람이라늙어서야 직접 보았네이미 인척이 되었고또 이웃에 살게 되었네밤낮으로 서로 따르며창수하지 않은 날 없었네운치는 훈지126)가 합한 듯 하고기운은 교칠127) 같았네돌아보건대 외롭고 쓸쓸한 나는이것을 얻은 것이 족하였네스스로 생각건대 여생에길이 이 즐거움 보리라 여겼네누가 생각했으랴 하루 저녁에갑자기 이렇게 버리고 떠날 줄을마치 패가 낭을 잃은 것128) 같고마치 공이 거를 잃은 것129) 같네나의 말과 나의 생각누구와 통하며 누구와 지극히 논할까슬픈 바람 뼈에 서늘하고지는 달은 빛을 잃었네달려가 한 번 곡하니눈물이 뺨에 줄줄 흐르네제문으로 제사 드리니영령이여 흠향하소서 洪陽舊族。永南名家。慈詳愷悌。其人孔嘉。中嬰百艱。流離靡遑。薄遊錦北。晩築台陽。兄弟相依。拮据艱關。凡百粗集。舊學加勉。義也陋生。老而見親。旣荷結姻。又從接隣。日夕相隨。唱酬靡闕。韻合塤箎。氣若膠漆。顧惟踽凉。得此爲足。自擬餘日。永視此樂。誰謂一夕。遽爾見棄。如狽失狼。若蛩失蚷。我言我懷。誰因誰極。悲風凄骨。落月無色。奔走一號。涕泗交頤。操文致侑。靈其饗之。 송덕유(宋德裕) 송연식(宋演植, 1897∼?)을 말한다. 자는 덕유, 호는 계은(溪隱), 본관은 홍주(洪州)이다. 홍양(洪陽) 충청남도 홍성(洪城)의 옛 이름이다. 훈지(壎篪) 고대의 악기 이름으로, '훈'은 흙을 구어서 만든 나팔이고 '지'는 대나무로 만든 피리인데, 이 두 악기를 합주할 경우 성음이 잘 조화되기 때문에 형제간에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비유한다. 《시경》 〈소아(小雅) 하인사(何人斯)〉에 "백씨가 훈을 불면, 중씨가 지를 부네.[伯氏吹壎, 仲氏吹篪.]"라고 하였다. 교칠(膠漆) 부레풀과 옻나무의 칠처럼 뗄 수 없는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자세한 내용은 앞의 같은 . 패(狽)가……것 패는 앞다리가 짧아 다닐 때 낭(狼)에 기대야 하기 때문에 낭을 잃으면 다닐 수 없다. 세상일이 어긋날 때를 낭패라고 한다. 여기서는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 공(蛩)이……것 공은 공공(蛩蛩)이고 거는 거허(蚷虛)인데, 전설상의 두 짐승의 이름이다. 공공은 북해 가운데 있다는 말 비슷한 짐승이고 거허는 수말과 암나귀 사이에서 난 짐승인데, 늘 같이 따라 다닌다고 한다. 교분이 두터워 항상 같이 다니는 친한 관계를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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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질 문경 형익 의 〈탄치화음〉에 차운하다 2수 次族姪文卿【炯翼】《嘆薙禍吟》【二首】 더위와 추위처럼 치세와 난세가 번갈아 오니 治亂相禪若暑寒이 세상 이치에 달관하면 또 무엇을 한탄하랴 達觀此世亦何歎의리를 헤아려 칼로 자르듯이 구할 뿐이요 但求裁義如刀截애타는 마음으로 불기운 일으키듯 하지 않네 不用薰心動火煓원나라 청나라와 견주면 오히려 조금 멀지만 視彼元淸猶稍闊용화산115)에 숨는 게 어찌 끝내 어려운 일이겠나 隱於龍華豈終難온전히 돌아가고자116) 웅어117)의 뜻을 두었다면 全歸如有熊魚志먼저 스스로 곤궁하게 살며 편안함은 잊어야겠지 先自居窮忘快安음기 가득한 세상에 홀로 양기 보존했으니 擧世窮陰獨保陽누가 함부로 병들어 쓸쓸하다고 기롱하겠나 何人妄譏病凉凉노재는 도를 행함이 끝내 구차하게 되었고118) 魯齋行道終爲苟동해는 형체 보전해 결국 장수할 수 있었네 東海全形竟得長불 속에 들어간 금과 동은 더욱 단련되고 入火金銅增鍛鍊겨울을 지난 소나무 잣나무는 뒤에 시드네 經冬松柏後凋黃그대는 하늘이 옥성119)하려는 뜻을 아는가 君知天意玉成否역경에 처함이 도리어 안락한 곳이 된다네 逆境還爲安樂鄕 治亂相禪若暑寒, 違觀此世亦何歎?但求裁義如刀截, 不用薰心動火煓.視彼元、淸猶稍闊, 隱於龍華豈終難?全歸如有熊魚志, 先自居窮忘快安.擧世窮陰獨保陽, 何人妄譏病凉凉?魯齋行道終爲苟, 東海全形竟得長.入火金銅增鍜鍊, 經冬松柏後凋黃.君知天意玉成否? 逆境還爲安樂鄕. 용화산(龍華山) 전라북도 익산(益山)의 북쪽에 있는 산이다. 온전히 돌아가고자 부모가 온전히 낳아 주신 몸에 손상을 끼치지 않고 자신을 욕되게 하지 않고 죽는 것을 말한다. 증자(曾子)의 제자 악정자춘(樂正子春)이 "부모가 온전히 낳아 주셨으니, 자식이 온전하게 돌아가야만 효도라 할 것이다.[父母全而生之, 子全而歸之, 可謂孝矣.]"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禮記 祭義》 웅어(熊魚) 취하고 버릴 바에 대해 판단할 줄 안다는 의미로, 주로 의리를 택하는 것을 가리킨다.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생선도 내가 먹고 싶어 하는 바이며 곰 발바닥도 내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곰 발바닥을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바이며 의리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리를 취하겠다."라는 말이 나온다. 노재(魯齋)는……되었고 노재는 허형(許衡, 1209~1281)의 호이다. 자는 중평(仲平),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성리학에 전념하여 북방에 성리학을 일으켰으나, 후대에 송나라를 저버리고 원나라에 출사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것을 말한다. 주자학자로서 원나라 초기, 주자학의 기초를 닦았는데, 원나라 세조가 그의 제자 왕재(王梓)ㆍ유계위(劉季偉)ㆍ한사영(韓思永) 등 12인을 불러 국자감(國子監)의 재장(齋長)으로 삼았다. 저서에 《독역사언(讀易私言)》ㆍ《노재심법(魯齋心法)》ㆍ《허노재집(許魯齋集)》이 있다. 옥성(玉成) 하늘이 온갖 시련을 주어 완전한 사람이 되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송(宋)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그대를 빈궁하게 하고 시름에 잠기게 하는 것은, 장차 그대를 옥으로 만들어 주려 함이다.[貧賤憂戚, 庸玉汝於成也.]"라고 하였다. 《張子全書 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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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 백남주에게 주다 贈白秀才南柱 세월을 단단히 붙잡아 촌음도 아끼니 緊把光陰惜寸分어린 나이 알찬 학업 누가 그대 같으랴 童年實業孰如君손가락 끝으로 돌구멍 끝내 뚫을 수 있으니 指端石竇終能透귀 밖에 속세의 소음을 들으려 하지 말게나 耳外塵喧不欲聞의리에 처해서는 물 먹은 진흙처럼 되지 말며368) 處義莫令泥帶水마음을 밝힘에는 구름을 헤친 달 같아야하리 明心要似月披雲백세를 감화시킨 이가 휴암369) 노인이시라 風乎百世休菴老선조에 스승 계시니 어찌 문왕을 기다리랴370) 師在家先豈待文 緊把光陰惜寸分, 童年實業孰如君.指端石竇終能透, 耳外塵喧不欲聞.處義莫令泥帶水, 明心要似月披雲.風乎百世休菴老, 師在家先豈待文. 물을 …… 말며 어물어물하지 말고 분명한 태도를 보이라는 뜻이다. 원문의 '니대수(泥帶水)'는 '화니대수(和泥帶水)'의 뜻으로 선(善)ㆍ악(惡)ㆍ시(是)ㆍ비(非) 등이 뒤섞여 분명히 구별되지 않음을 말한다. 휴암(休菴) 백인걸(白仁傑, 1497~1579)의 호이며, 자는 사위(士偉)이다. 기묘사림의 일원으로 이율곡ㆍ성혼과 함께 성리학을 토론하였다. 파주의 파산서원(坡山書院)과 남평(南平)의 봉산서원(蓬山書院)에 제향되었다. 선조 …… 기다리랴 스승은 백인걸을 말한다. 백남주는 혼자서도 스스로 분발하는 선비라는 말이다. 맹자가 "문왕 같은 통치자가 나온 뒤에야 흥기하는 것은 일반 백성이니, 호걸스러운 선비로 말하면 문왕이 없더라도 홀로 흥기한다.[待文王而後興者, 凡民也. 若夫豪傑之士, 雖無文王獨興.]" 하였다. 《孟子 盡心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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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에 이구214)에게 부치다 4수 病中寄以求【四首】 오랜 객지에서 삼경215) 만남이 근년에 드물었는데 久旅三庚罕近年우사216)가 비를 뿌려 죄수처럼 나를 잡아 두는구나 雨師拘我若囚然일찍 돌아가 다시 그대를 찾아갈 수 있다면 早歸如得重尋子해가 저물도록 이내 충정을 남김없이 토로하리 吐盡衷情到暮天거상하여 삼년 동안 문밖에 나가지 않으니 居喪不出限三年부득이한 상황에서 나온 일은 미진함이 있었네 事出無何未盡然하루에 두 번 성묘하니 돌아가는 길에 日再省墳歸去路그대가 날 찾아옴이 어찌 하늘을 어기는 일이겠는가 子能過我豈違天큰 병 걸린 처지로 막 일흔 살을 맞이하니 大病初當七十年좋은 의원도 손 못 쓰고 바보처럼 앉아 있네 良醫束手坐呆然이런 몸을 가지고 어디로 갈 수 있으려나 此身把得投何處귀신이 될지 사람이 될지 하늘에 달려 있도다 作鬼成人在上天낙척하여 한 일 없이 고령에 이르렀는데도 落拓無爲到耋年첩첩의 파란이 일어 도리어 분잡하기 그지없네 波瀾疊疊却紛然바라노니 자식이 사후의 일을 잘 처리하여 冀子善裁身後事남과 내가 서로 편안해 절로 하늘에 합하기를 物我相安自合天 久旅三庚罕近年, 雨師拘我若囚然.早歸如得重尋子, 吐盡衷情到暮天.居喪不出限三年, 事出無何未盡然.日再省墳歸去路, 子能過我豈違天大病初當七十年, 良醫束手坐呆然.此身把得投何處? 作鬼成人在上天.落拓無爲到耋年, 波瀾疊疊却紛然.冀子善裁身後事, 物我相安自合天. 이구(以求) 최민열(崔敏烈)로, 이구는 그의 자이다. 자세한 사항은 미상이다. 《후창집》 권11에 후창이 그에게 보낸 편지 몇 편이 실려 있다. 삼경(三庚) 1년 중 가장 더운 한여름의 세 번의 경일(庚日), 즉 삼복(三伏)을 이른다. 하지(夏至) 후 세 번째 경일을 초복(初伏), 네 번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立秋) 후 첫 번째 경일을 말복(末伏)이라 한다. 우사(雨師) 고대 전설상에 비를 관장하는 신(神)이다. 《주례》 〈대종백(大宗伯)〉에, "희생(犧牲)을 쌓아 놓은 섶 위에 올려놓고 태워서 사중(司中)ㆍ사명(司命)ㆍ풍사(飌師)ㆍ우사(雨師)에게 제사를 지낸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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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산244)에 오르다 上天台山 병이 낫자 흥이 일어 높은 산에 오르니 病蘇興發上高山칠 척의 몸이 천지 사방을 여유롭게 노니는구나 七尺優遊六合間머리가 하얗게 셌지만 마음만은 늙지 않았고 白髮惟能心不老맥추인지라 여름에도 서늘한 게 괴이하지 않네 麥秋無怪夏猶寒사람들은 모두 바쁘니 번잡하게 왔다가 분란하게 가고245) 熙來穰往人皆忙구름은 절로 한가하니246) 저녁에 걷혔다가 아침에 퍼지누나 暮卷朝舒雲自閑무엇보다도 내 생애에 바람 쐬고 시 읊는 곳이니 最是吾生風詠處봉황이 다시 천길 높이 나는 걸247) 자랑할 만 하여라 可詑千仞鳳翔還 病蘇興發上高山, 七尺優遊六合間.白髮惟能心不老, 麥秋無怪夏猶寒.熙來穰往人皆忙, 暮卷朝舒雲自閑.3)最是吾生風詠處, 可詑千仞鳳翔還. 천태산(天台山) 전라북도 정읍 이평면 창동리에 있는 산이다. 번잡하게……가고 원문의 희(煕)와 양(穰)은 사람들이 이익을 좇아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사기(史記)》 권129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천하 사람들이 번잡하게 오는 것은 모두 이익을 위해 오는 것이요, 천하 사람들이 분란하게 가는 것은 모두 이익을 위해 가는 것이다.[天下煕煕, 皆爲利來; 天下壤壤, 皆爲利往.]"라고 하였다. 양(壤)과 양(穰)은 통용된다. 구름이 절로 한가하니 저본에는 '운자간(雲自間)'으로 되어 있는데, 문맥을 살펴 간(間)을 한(閑)으로 수정하여 번역하였다. 봉황이……걸 한(漢)나라 가의(賈誼)의 〈조굴원부(弔屈原賦)〉에 "봉황이 천 길 높이 낢이여, 덕이 빛남을 보고 내려오도다.[鳳凰翔于千仞兮, 覽德輝而下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史記 卷84 賈生列傳》 閑:底本에는 "間".문맥을 살펴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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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성·이영규·전용욱에게 답함 答黃 佾性·李永珪·田溶彧 한번 병이 들어 삼년이 되었으니 다스릴 힘도 없습니다. 문에는 참새그물을 칠 정도로 손님이 없고 집은 저승과 같습니다. 어디선가 한바탕 청풍이 불어와 편지를 날려 보냄으로써 저에게 한 줄기 서광을 비쳐주어 오늘은 인간세상의 사람이라 할 수 있으니, 이보다 큰 다행스러움은 없습니다. 보내신 편지에서〈지산선생연보〉 발간을 도모하여 시일이 좀 되었음을 말했는데, 이 일은 저 또한 6년 전에 행해(김노동)선생이 저를 손님으로 초청했을 때 교정하느라 힘을 좀 썼습니다. 행해선생이 오래도록 인쇄하려 했지만 겨를이 없었는데 오늘에야 착수했다고 하니, 사림 모두의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행해선생의 소식을 이로 인해 아울러 들을 수 있었으니, 저에게는 큰 다행입니다. 편지 한 장을 동봉하여 올리니 전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一病三年, 無力可治.門垂雀羅, 室若冥府.何來清風, 颺送華翰, 照我以一點曙光, 今日可謂陽界人, 幸莫大焉.承喩以謀刊《志山先生年譜》之役有日, 是役也, 鄙亦六年前, 因杏海請殯, 費校寫之力.杏海積營剞劂, 而未遑者, 今焉就緒, 又士林公共之幸也.杏海聲光, 因可獲聽, 在我尢幸.一紙胎呈, 傳致仰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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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 전장에게 답함 갑술년(1934) 答靜齋田丈 甲戌 연보(年譜) 후반을 저보고 기록하라 하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 연월과 사실이 충분히 갖추어졌으니, 우리 어른이 알지 못하는 부분을 감히 마음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가장(家狀)을 대신 지으라는 것은 더욱 감당할 수 없습니다. 우리 어른의 문장으로 족히 이 일을 할 수 있으니, 비록 잘 쓰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대신 쓰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첨삭하고 윤문하는 것은 사우들과 함께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年譜後半, 今鄙生記之, 豈敢當, 豈敢當? 但其年月事實, 足以備, 吾丈未悉者, 則敢不用心也? 家狀代撰, 尤非敢當.吾丈之文, 自足爲此, 雖有善手, 不必使代.添刪修潤, 則可與士友共之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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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진에게 답함 을해년(1935) 答鄭國振 乙亥 삼가 생각건대, 유자(儒者)가 사설(邪說)을 물리치는 것과 왕자(王者)가 이적(夷狄)을 물리치는 것은 안으로 닦은 것이 굳건해서 의뢰하여 근본으로 삼을 만한 것이 있어야만 물리치는 것을 더욱 강력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맹자(孟子)가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을 물리침에 의(義)를 모아 기른 호연지기(浩然之氣)로 근본을 삼았고, 한유(韓愈)가 불교와 도교를 물리침에 경서(經書)를 통달한 것으로 근본을 삼았으며, 주자(朱子)가 소식(蘇軾)과 육구연(陸九淵)을 변론함에 시종 일관된 하나의 경(敬)으로 근본을 삼았습니다. 이들은 그 근본이 안에서 굳건함이 이와 같았기 때문에 밖으로 발로된 것이 저처럼 창대했던 것입니다. 우리들이 오늘의 일에 분수를 다하고 힘을 다한 것은 거의 옛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다만 이른바 근본을 옛사람처럼 할 수 없으면 백세 이후에 어찌 우리의 말을 맹자, 한유, 주자처럼 믿어주겠습니까? 이것이 진실로 돌아보매 두려운 점입니다. 竊念儒者之闢邪說,王者之攘夷狄,有內修之固可藉而爲本地,然後闢之尤爲有力.故孟子之闢楊、墨,本之於集義養氣; 韓子之排佛、老,本之於曉通經書; 朱子之辨蘇、陸,本之於一敬終始.以其本固於內者如此,故發之於外者,如彼其張大也.吾輩今日之役之盡分竭力,庶不愧乎古人,但其所謂本者未得如古人,則百世之下,安可必信吾言如孟、韓、朱乎? 是誠却顧瞿然處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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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마을 집을 지나다가 글 읽는 소리를 듣고 過全州村舍 聞讀書聲 어디선가 글 읽는 소리가 나니 何處讀書聲보내온 충고인 듯 나그네가 듣네 來砭客子聽처음엔 단산235)의 정상에서 初認丹山頂봉황새가 화락하게 운 줄 알았네 噦噦鳳鳥鳴다시 균천광악236)인 듯 기뻐했으니 再喜均天樂우르릉 천둥 소리 동정호에서 듣는 듯 轟轟聞洞庭때까치 소리237)가 천하에 가득하건만 鵙舌盈天下이 소리가 어찌해 생겨났는가 此聲胡爲生이레 동안 우레를 남겨 둔 것238) 留作七日雷하늘도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 無乃天有情생각하니 옛날 주나라가 쇠퇴했을 때 念昔周衰日공자가 무성에서 빙그레 웃었네239) 夫子莞武城지금 세상은 또 어떤 세상인가 此世又何世마음과 눈이 깨어있지 않구나 有不心目醒사문이 어찌 끝내 망하겠는가마는 斯文豈終喪아마도 태평한 정치를 기다려야 하리 庶以待治平 何處讀書聲, 來砭客子聽.初認丹山頂, 噦噦鳳鳥鳴.再喜均天樂, 轟轟聞洞庭.鵙舌盈天下, 此聲胡爲生?留作七日雷, 無乃天有情?念昔周衰日, 夫子莞武城.此世又何世? 有不心目醒.斯文豈終喪? 庶以待治平. 단산(丹山) 봉황이 산다는 전설적인 산 이름으로, 단혈(丹穴)이라고도 한다. 《산해경(山海經)》 〈남산경(南山經)〉에 "단혈의 산에…새가 사는데, 그 모양은 닭과 같고 오색 무늬가 있으니, 이름을 봉황이라고 한다.[丹穴之山…有鳥焉, 其狀如雞, 五采而文, 名曰鳳皇.]"라는 구절이 보인다. 균천광악(鈞天廣樂) 천상의 음악을 말한다. 춘추 시대 진 목공(秦穆公)이 병이 들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나 말하기를 "내가 옥황상제가 있는 곳에 갔는데 심히 즐거웠으며 신선들과 균천광악을 들었다." 하였다. 《列子 周穆王 註》 때까치 소리 다른 나라의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말한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지금 남만의 때까치 소리를 하는 사람의 말이 선왕의 도가 아니다.〔今也南蠻鴃舌之人, 非先王之道.〕"라는 말이 나온다. 이레……것 복괘의 괘사(卦辭)에 "그 도를 반복하여 7일 만에 와서 회복하니, 가는 것이 이로우니라.〔反復其道, 七日來復, 利有攸往.〕"라고 하였다. 공자(孔子)가……웃었네 공자께서 자유(子游)가 다스리는 무성(武城)에 가서 현가(弦歌)를 들으시고 빙그레 웃으셨다.[子之武城, 聞弦歌之聲, 夫子莞爾而笑.]는 일을 말한다.《論語 陽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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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질없이 읊다 謾吟 성도에 팔백 그루 뽕나무도 심지 못했고317) 未種成都八百桑집에 간직한 것은 적적하여 책상 하나네 家藏寂寂一書床달빛이 집을 비춰 정다운 벗이 되어주고 月光入戶爲情友솔잎은 산을 채워 양식 걱정은 아니하네 松葉盈山不慮粮일이 없을 때도 도리어 항상 두려워하고 無事還能常惕惕곤궁하게 살아도 다시 절로 양양318)하네 居窮亦復自陽陽이내 생애의 뜻과 사업이 이같을 뿐인데 此生志業如斯已누가 허명으로 분수 밖의 일을 취하리오 誰遣虛名取濫觴 未種成都八百桑, 家藏寂寂一書床.月光入戶爲情友, 松葉盈山不慮粮.無事還能常惕惕, 居窮亦復自陽陽.此生志業如斯已, 誰遣虛名取濫觴. 성도에……못했고 유산으로 남길 만한 넉넉한 재산이 없다는 뜻이다. 제갈량(諸葛亮)이 죽음에 임해 촉한(蜀漢)의 후주(後主) 유선(劉禪)에게 올린 표(表)에서 "성도에 뽕나무 800그루와 척박한 땅 15경(頃)이 있으니 자손들의 의식은 절로 충분합니다.[成都有桑八百株, 薄田十五頃, 子孫衣食自有餘饒.]"라고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三國志 卷35 諸葛亮傳》 양양 원문의 '양양(陽陽)'은 '양양(揚揚)'과 같은데, 득의(得意)한 모습이다. 《시경》 〈군자양양(君子陽陽)〉에 "군자가 양양하여, 왼손에 생황을 들고, 오른손으론 날 방으로 부르니, 아 참으로 즐겁네.[君子陽陽, 左執簧, 右招我由房, 其樂只且.]"라고 하였다. 주희 집전에 "양양은, 득의한 모습이다.[陽陽,得志之貌.] 하였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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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종형 김경문 태현 을 애도하다 ○무자년(1948) 悼外從兄金景文【泰鉉○戊子】 함께 나고 함께 죽는 것은 俱生與俱死오직 가난일 뿐이라네 惟是一貧字효성과 공손은 일신의 직분이요 孝恭一身職굳세고 깨끗함은 평생의 뜻일세 介潔平生志집안에 혈혈단신인 아들이 있는데 家有孑孑子나가서는 그와 견줄 사람이 없다네 出無一人比공의 행적이 향리에 묻히니 足跡埋鄕里그 이름을 그 누가 다시 알리오 姓名誰復識한 번 황천에 들어간 뒤로 一入黃泉後염두에 두는 사람이 전혀 없구나 無人念頭置나 홀로 애통해하기를 마지않는 건 余獨慟不已참으로 공의 특출함 때문이라네 良亦祗以異공의 솜 속의 쇠219) 같은 성품을 흠모하니 欽公綿中鐵죽어도 줏대 없이 굽실거리지 않았고 死不作骫骳공의 적자의 마음220)을 사랑하니 愛公赤子心살아서 교활한 꾀를 부리지 않았다오 生不作巧智어찌 단지 중표221) 사이일 뿐이었겠는가 豈適以中表친형제처럼 여겨 우애가 두터웠네 視若親兄誼일찍이 친애하는 정을 느꼈으니 曾經親愛情말도 하기 전에 먼저 눈물이 쏟아지네 未言先傾淚슬픈 마음이 너무나 심한지라 還恐悲太劇애사를 지으려다 그만둘까 염려된다오 欲題旋自閟 俱生與俱死, 惟是一貧字.孝恭一身職, 介潔平生志.家有孑孑子, 出無一人比.足跡埋鄕里, 姓名誰復識?一入黃泉後, 無人念頭置.余獨慟不已, 良亦祗以異.欽公綿中鐵, 死不作骫骳.愛公赤子心, 生不作巧智.豈適以中表? 視若親兄誼.曾經親愛情, 未言先傾淚.還恐悲太劇, 欲題旋自閟. 솜 속의 쇠 원문의 면중철(綿中鐵)은 용면과철(用綿裹鐵), 과철이면(裹鐵以綿), 이서과철(以絮裹鐵)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모두 외강내유(外剛內柔)의 성품을 비유한 말이다. 적자(赤子)의 마음 어린아이처럼 순수하여 거짓이 없는 본연의 마음을 이른다.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대인이란 적자의 마음을 잃지 않은 자이다.[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라고 하였다. 중표(中表) 내외종(內外從) 사촌 형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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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에게 지어 주다 贈崔正錫 군의 객지 생활이 너무 청한함을 걱정하니 憫君旅況太淸寒찬 구들방과 거친 음식이 어찌 어렵지 않으랴 冷突粗飯豈不難두 끼로 죽을 나눠 먹었던 범로248)의 고사를 들었고 粥畫兩時聞范老눈 덮여 봉해진 한 방에 누워 있던 원안249)을 생각하네 雪封一室憶袁安옥성시킴이250) 어찌 하늘에게 아무 뜻이 없으랴 玉成豈是天無意재주 쓰임을 장차 사람들이 통쾌하게 보리라 器用應將人快看늙은이의 복 많음을 스스로 축하하노니 自賀衰翁福分好이렇게 수재를 얻어 기쁨으로 삼았구나 得玆秀士作欣歡 憫君旅況太淸寒, 冷突粗飯豈不難?粥畫兩時聞范老, 雪封一室憶袁安.玉成豈是天無意? 器用應將人快看.自賀衰翁福分好, 得玆秀士作欣歡. 두……범로(范老) 범로는 소범 노자(小范老子)로 불렸던 송(宋)나라의 명재상 범중엄(范仲淹)으로, 자는 희문(希文),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범중엄이 젊은 시절에 친구 한 명과 함께 산사(山寺)에 들어가 3년 동안 학문에 힘썼는데, 단지 좁쌀 두 되를 삶아 죽 한 그릇을 쑤어 놓고는 하룻밤이 지나 마침내 죽이 굳으면 칼로 나눠 네 덩이를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두 덩이씩 취해 먹었던[惟煮粟米二升, 作粥一器, 經宿遂凝, 以刀畫爲四塊, 早晚取二塊.] 고사가 있다. 《五朝名臣言行錄 卷7 參政范文定公》 눈……원안(袁安) 원안은 후한 화제(和帝) 때의 충신으로, 효성과 청렴으로 추천되어 초군 태수(楚郡太守)를 거쳐 정승을 지냈다. 원안이 일찍이 미천했을 때 낙양(洛陽)에 큰 눈이 내렸다. 낙양 영(洛陽令)이 민가를 순행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모두 눈을 치우고 나와서 걸식(乞食)을 하고 있는데, 원안의 집만 유독 눈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사람을 시켜 눈을 치우고 들어가 보았더니 원안이 방 안에 태연히 누워있는 것이었다. 왜 나오지 않느냐고 묻자, "큰 눈이 와서 사람들이 모두 굶주리는 때에 남에게 밥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다. 이에 낙양 영이 원안을 어진 사람이라 하여 효렴(孝濂)으로 천거하여 벼슬길에 나아가게 한 고사가 있다. 후에 이를 '원안고와(袁安高臥)'라 하여 선비가 곤궁함에 처해서도 굳게 지조를 지키는 것을 비유하게 되었다. 《後漢書 卷45 袁安列傳》 옥성(玉成)시킴이 옥성은 사람을 옥처럼 훌륭히 완성시켜 준다는 뜻이다. 송(宋)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빈천과 우척은 너를 옥처럼 다듬어 완성시키는 것이다.[貧賤憂戚, 庸玉汝於成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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