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질 문경 형익 의 〈탄치화음〉에 차운하다 2수 次族姪文卿【炯翼】《嘆薙禍吟》【二首】 더위와 추위처럼 치세와 난세가 번갈아 오니 治亂相禪若暑寒이 세상 이치에 달관하면 또 무엇을 한탄하랴 達觀此世亦何歎의리를 헤아려 칼로 자르듯이 구할 뿐이요 但求裁義如刀截애타는 마음으로 불기운 일으키듯 하지 않네 不用薰心動火煓원나라 청나라와 견주면 오히려 조금 멀지만 視彼元淸猶稍闊용화산115)에 숨는 게 어찌 끝내 어려운 일이겠나 隱於龍華豈終難온전히 돌아가고자116) 웅어117)의 뜻을 두었다면 全歸如有熊魚志먼저 스스로 곤궁하게 살며 편안함은 잊어야겠지 先自居窮忘快安음기 가득한 세상에 홀로 양기 보존했으니 擧世窮陰獨保陽누가 함부로 병들어 쓸쓸하다고 기롱하겠나 何人妄譏病凉凉노재는 도를 행함이 끝내 구차하게 되었고118) 魯齋行道終爲苟동해는 형체 보전해 결국 장수할 수 있었네 東海全形竟得長불 속에 들어간 금과 동은 더욱 단련되고 入火金銅增鍛鍊겨울을 지난 소나무 잣나무는 뒤에 시드네 經冬松柏後凋黃그대는 하늘이 옥성119)하려는 뜻을 아는가 君知天意玉成否역경에 처함이 도리어 안락한 곳이 된다네 逆境還爲安樂鄕 治亂相禪若暑寒, 違觀此世亦何歎?但求裁義如刀截, 不用薰心動火煓.視彼元、淸猶稍闊, 隱於龍華豈終難?全歸如有熊魚志, 先自居窮忘快安.擧世窮陰獨保陽, 何人妄譏病凉凉?魯齋行道終爲苟, 東海全形竟得長.入火金銅增鍜鍊, 經冬松柏後凋黃.君知天意玉成否? 逆境還爲安樂鄕. 용화산(龍華山) 전라북도 익산(益山)의 북쪽에 있는 산이다. 온전히 돌아가고자 부모가 온전히 낳아 주신 몸에 손상을 끼치지 않고 자신을 욕되게 하지 않고 죽는 것을 말한다. 증자(曾子)의 제자 악정자춘(樂正子春)이 "부모가 온전히 낳아 주셨으니, 자식이 온전하게 돌아가야만 효도라 할 것이다.[父母全而生之, 子全而歸之, 可謂孝矣.]"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禮記 祭義》 웅어(熊魚) 취하고 버릴 바에 대해 판단할 줄 안다는 의미로, 주로 의리를 택하는 것을 가리킨다.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생선도 내가 먹고 싶어 하는 바이며 곰 발바닥도 내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곰 발바닥을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바이며 의리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리를 취하겠다."라는 말이 나온다. 노재(魯齋)는……되었고 노재는 허형(許衡, 1209~1281)의 호이다. 자는 중평(仲平),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성리학에 전념하여 북방에 성리학을 일으켰으나, 후대에 송나라를 저버리고 원나라에 출사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것을 말한다. 주자학자로서 원나라 초기, 주자학의 기초를 닦았는데, 원나라 세조가 그의 제자 왕재(王梓)ㆍ유계위(劉季偉)ㆍ한사영(韓思永) 등 12인을 불러 국자감(國子監)의 재장(齋長)으로 삼았다. 저서에 《독역사언(讀易私言)》ㆍ《노재심법(魯齋心法)》ㆍ《허노재집(許魯齋集)》이 있다. 옥성(玉成) 하늘이 온갖 시련을 주어 완전한 사람이 되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송(宋)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그대를 빈궁하게 하고 시름에 잠기게 하는 것은, 장차 그대를 옥으로 만들어 주려 함이다.[貧賤憂戚, 庸玉汝於成也.]"라고 하였다. 《張子全書 卷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