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장 회갑일에 〈육아〉 시237)에 차운하다 此日六章【周甲日次蓼莪詩】 오늘은 어떤 날인가 此日何日아호238)에 애통함이 깊네 痛深莪蒿고인은 내 마음 먼저 알아 古人先獲어버이의 노고를 생각하였네 念親劬勞-부(賦)이다.-내 나이 61세 我年六一아위239)에 애통함이 간절하네 痛切莪蔚어버이 은혜 보답 못하고 親恩莫報홀연 늙고 병들었구나 忽焉老瘁-부(賦)이다.-늙도록 성취한 것 없이 老而無成부모에게 수치만 끼쳤네 貽親之恥이러한 때 나라가 망하고 際此國亡집안 또한 무너졌다오 家亦敗矣서글프게 눈물 흘리며 哀哀漣漣우리 부모를 부르노라 號我怙恃들어가서는 말할 수 없고 入無可語나가서는 갈 데 없다오 出無所至-지(至)는 지금 운은 거성(去聲)인데, 옛날에는 상성(上聲)과 운이 통하였다. 〇부(賦)이다.-부모는 나에게 父母於我다른 사람인데 낳고 길러 주셨도다 異人生鞠의리로써 가르치시고 維義之敎도리로써 길러주셨네 維道之育대체 기르기를 기약하고 期養大體소복 기를까 염려하셨네240) 恐作小腹부모의 큰 덕을 저버렸으니 靠負大德그 죄가 망극하구나 厥罪岡極-부(賦)이다.-서산이 우뚝하니 西山崒崒상쾌한 기운 길이 일어나네 爽氣長發내 아버지 어디 가셨기에 我父何往나 홀로 해 입게 하셨나 俾我獨害-부(賦)이다.-남산이 높고 높으니 南山崔崔꽃과 나무 잘 자라도다 卉木滭弗내 어머니 어디 가셨기에 我母何往끝까지 길러주지 못하셨나 俾養不卒-부(賦)이다.- 此日何日? 痛深莪蒿.古人先獲, 念親劬勞.【賦也】我年六一, 痛切莪蔚.親恩莫報, 忽焉老瘁.【賦也】老而無成, 貽親之恥.際此國亡, 家亦敗矣.哀哀漣漣, 號我怙恃.入無可語, 出無所至.【至, 今韻去聲, 古與上聲通韻.○賦也】父母於我, 異人生鞠.維義之敎, 維道之育.期養大體, 恐作小腹.靠負大德, 厥罪岡極.【賦也】西山崒崒, 爽氣長發.我父何往? 俾我獨害.【賦也】南山崔崔, 卉木滭弗.我母何往? 俾養不卒.【賦也】 육아(蓼莪) 시 《시경》 〈소아(小雅)〉의 편명으로, 돌아가신 부모를 생각하며 애통해하는 마음을 담은 시이다. 아호(莪蒿) 좋은 쑥과 천한 쑥으로, 〈육아(蓼莪)〉 시 1장에 "길고 큰 아름다운 쑥인 줄 알았더니, 아름다운 쑥이 아니라 저 천한 쑥이로다. 슬프고 슬퍼다 부모여, 나를 낳아 기르느라 수고하셨도다.[蓼蓼者莪, 匪莪伊蒿. 哀哀父母, 生我劬勞.]"라고 하였다. 아위(莪蔚) 좋은 쑥과 좋지 않은 제비 쑥으로, 〈육아(蓼莪)〉 시 2장에 "길고 큰 아름다운 쑥인 줄 알았더니, 아름다운 쑥이 아니라 저 제비쑥이로다. 슬프고 슬프다 부모여, 나를 낳아 기르느라 수고하셨도다.[蓼蓼者莪, 匪莪伊蔚. 哀哀父母, 生我勞瘁.]"라고 하였다. 대체(大體)……염려하셨네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대체를 따르면 대인이 되고, 소체를 따르면 소인이 된다.[從其大體爲大人, 從其小體爲小人.]"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는 "대체는 마음을 가리키고, 소체는 이목(耳目) 등의 기관을 가리킨다."라고 풀이하였다. 소복(小腹)은 아랫배를 가리키는 말로, 여기서는 소체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