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병술) 四日 丙戌 맑음. 소산(小山) 박영철(朴榮哲) -자는 명헌(明憲)이고, 호는 죽서(竹西)이다- 이 조대시(釣䑓詩)를 읊었는데, 조대는 곧 옥과 담녕(淡寧)89)의 대(坮)이다.계석(溪石) 중간에 이 대(坮)가 있어,(溪石中間有此坮)하늘이 아끼고 땅이 보호하여 별승지 열렸구나.(天慳地護別區開)초록색 도롱이 둥근 삿갓에90) 찬 강의 눈이요,(綠簑團笠寒江雪)푸른 물가 밝은 모래에 절벽의 이끼로다.(碧水明沙斷岸苔)초택(楚澤)의 옛 노래 부르던 어부는 떠나가고,91)(楚澤古歌漁子去)한나라 때 청절이92) 친구되어 찾아오네.(漢時淸節故人來)무후사 건물이 용강(龍崗) 위에 있으니,(武侯祠屋龍崗上)마침 이 노인이 자적할 곳을 얻었구나.(取適斯翁得所哉) 陽。小山朴榮哲。 字明憲。 號竹西。 咏釣䑓詩。釣䑓者。 卽玉果淡寧之坮也。溪石中間有此坮。天慳地護別區開.綠簑團笠寒江雪。碧水明沙斷岸苔.楚澤古歌漁子去。漢時淸節故人來.武侯祠屋龍崗上。取適斯翁得所哉. 담녕(淡寧) 옥과에 사는 제갈하백(諸葛夏帛, 1855~1918)의 호가 담녕이다. 초록색 …… 삿갓에 당나라 장지화(張志和)의 〈어부사(漁父詞)〉에 "푸른 삿갓 쓰고 초록색 도롱이 걸쳤으니, 비낀 바람 가랑비에 굳이 돌아갈 것 없네.[靑蒻笠綠蓑衣, 斜風細雨不須歸]"라는 명구가 있다. 초택(楚澤)의 …… 떠나고 초(楚) 나라 굴원(屈原)이 쫓겨난 뒤 초택(楚澤)에서 〈어부사〉를 지었다. 한나라 때 청절이 후한(後漢) 때 사람인 엄광(嚴光)의 청절(淸節)을 말한다. 자는 자릉(子陵)이다. 광무제(光武帝)와 어릴 때 같이 공부한 친구로, 광무제가 왕위에 오른 뒤 찾아 맞이하여 간의대부(諫議大夫)를 맡겼으나 사양하고 동려현(桐廬縣) 남쪽 칠리탄(七里灘)에서 낚시를 즐기며 일생을 마쳤다.